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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사랑하라

영혼의 왕 - 세계의 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Lee書靈
작품등록일 :
2016.12.14 02:34
최근연재일 :
2016.12.21 18:38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981
추천수 :
13
글자수 :
63,467

작성
16.12.14 13:04
조회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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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4쪽

서장 - 세계의 끝

DUMMY

-마역 너머 세계의 끝에는 죽음보다 더한 소멸이 기다리고 있으니, 살아있는 자, 그 곳을 궁금해하지도 마라. - 라트린서 13절 마지막에서 발췌.


'혼지기'는 생각도 못한 보물에, 잊어버린 줄만 알았던 흥분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있었다. 태양의 빛마저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한 어둠의 마력이 차지한 세계, 시간관념이 마모될 정도로 모든 것이 오랫동안 멈춰버린 이 곳은 더 이상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지 않는 폐허였다. 새로운 혼은 더 이상 오지 않고, 온전한 혼들은 이미 다 닳아 사라지거나 그 편린만이 남은 영혼의 강에서, 홀로 빛을 발하고 있는 혼을 발견한 것이었다.

혼지기는 기대감과 함께 그 빛의 알멩이를 조심스레 자신의 검은 손으로 불러들였다. 손을 이루고 있는 흑색 마력 때문에 불안해서 그럴까, 혼은 부르르 떨며 그녀에게 오는 것을 거부했다. 빛에 손이 화끈거림에도 불구하고 혼지기는 자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걱정하지 마렴, 아가야. 나는 널 해치지 않는단다."

그 말이 통한 것일까, 혼은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그녀의 품으로 들어왔다. 혼지기는 조심스레 그 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지만, 무슨 일에서인지 혼은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수백 번의 겨울을 본 것에 비하면 이 혼이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한없이 짧을 터, 혼지기는 타는 것 같은 고통을 참으며 기다리기로 했다.


그녀의 생각대로 며칠 뒤 보물 같은 혼이 빛의 껍질을 벗었다. 그녀가 이 곳에서 깨어난 이래 처음 보는 온전하고 깨끗한 혼이었다. 그녀는 조바심을 감추며, 조심히 혼에게 말을 걸었다.

"얘야, 깨어났니?"

-여긴 어디죠? 여기가 세계의 끝인가요?

혼의 영문 모를 말에 순간 갸웃했지만, 혼지기는 이내 쓰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어쩌면 여긴 세계의 끝, 무로 가득한 곳이지."

-제가, 제가 어떻게 된 거죠? 아주머니는 누구시고요?

혼의 당혹스런 목소리와 경계 가득한 태도에 혼지기는 안심시키고자 천천히 말했다.

"아가야, 너의 이름을 말해줄 수 있니?"

-펜릴, 펜릴 하워드요. 아주머니는 누군데요?

"좋은 이름이구나. '우리'는 혼지기라고 해. 혹시 괜찮다면 너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겠니?"

-제가 왜요?

"말했듯이 우리는 혼지기, 이 멸망해버린 세계의 끝에서 혼들의 말과 넋두리를 들어주는 사람이란다. 만약 네가 너의 이야기를 말해주다 보면, 널 도와줄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몸을 흐르는 검은 마력과 다르게 자상한 그녀의 어투 때문이었을까, 가시돋혔던 혼의 태도가 한결 누그러진 게 느껴졌다.

-얘기하자면 길어요. 며칠이 걸릴 지 몰라요. 전 빨리 돌아가야 해요.

"급할 수록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단다. 우리는 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그녀의 간청에 혼은 잠깐 고민하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킬니아란 곳에서 왔습니다.

그가 황폐화된 이 세계의 끝으로 올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작가의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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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정말 천천히 글쓰게 되었습니다. +1 16.12.14 162 0 -
11 3장 - 꽃은 시들지 않고 꺾인다(6) +1 16.12.21 191 1 17쪽
10 3장 - 꽃은 시들기 전에 꺾인다(5) +1 16.12.20 103 1 11쪽
9 3장 - 꽃은 시들기 전에 꺾인다(4) 16.12.19 124 1 10쪽
8 2장 - 꽃은 시들기 전에 꺾인다(3) 16.12.18 164 1 9쪽
7 3장 - 꽃은 시들기 전에 꺾인다(2) 16.12.18 124 1 9쪽
6 3장 - 꽃은 시들기 전에 꺾인다(1) 16.12.18 114 1 8쪽
5 2장 - 장벽에서(3) 16.12.16 131 1 24쪽
4 2장 - 장벽에서(2) +1 16.12.15 134 1 19쪽
3 2장 - 장벽에서(1) +1 16.12.14 190 1 18쪽
2 1장 - 약속 +1 16.12.14 339 3 12쪽
» 서장 - 세계의 끝 16.12.14 366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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