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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는 회귀자를 죽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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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3.12.27 02:36
최근연재일 :
2024.07.1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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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07

작성
23.12.29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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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헌터와 각성자

DUMMY

천천히 지구의 축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궁───────!!!


반듯하게 세워져 있던 건물들이 무너진다. 마나융합열핵폭탄(融合熱核爆彈) 수십 발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일부분 ‘형태’를 유지하던 것들이 서서히 쓰러져만 간다.


‘이번 지구는 끝났군.’


지구의 파멸을 이안은 무미건조하게 바라보았다. 발을 디딘 땅에서부터 지각의 변동이 느껴진다.


이제 한 5분만 있으면 지구의 축이 완전히 기울 것이다.


보통 지구는 23.5도 기울어져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초속 460미터로 아주 빠르게 회전하는 지구가 아주 조금 기우는 것이다.


아주 조금.


그래, 구체적으로 숫자를 이야기하자면 한 3도 정도.


작은 숫자.


허나 돌아오는 결과는 결코 작지 않았다.


지구의 축이 무너진 반동으로 인해 중력이 무너지며 땅이 분출하고 해변가에는 해일이 발발한다.


물이 있어야 할 곳에 없고, 없어야 할 곳에 있으며. 바람의 풍속이 바뀌고 반동에 의해 만들어진 에너지는 지각을 자극시켜 기록될 수 없는 유례없는 대지진을 발생시킨다.


하늘은 이제 회색 하늘로 뒤덮일 것이다. 아니, 이미 뒤덮여있나.


천지가 개벽하고 하늘이 추락한다. 땅과 하늘의 경계선이 사라지며 결국 최후에는 지구 자체가 사라질 징조가 보인다.


종말. 그것이 다가온다.


이안은 느릿하게 인류를 구원했으면서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괴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열띤 열기가 가득한 곳에서, 헌터들의 왕. 리온은 서서히 거친 숨을 토해냈다.


리온이 낮게 읊조렸다.


원통함이란 감정이 담긴 묵직한 목소리였다.


“왜냐···.”


세계를 구했다.


그 대가로 구원자이자 헌터인 우리들이 얻은 것은 모든 인류의 배척이었다.


세상을 구원했다.


아틀란티스라는 대륙에서 100년간 끝없이 전쟁하며, 끝끝내 괴물들한테서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을 지켜냈다.


허나 지구에 남은 이들은 헌터라는 구원자를 구원자로 보지 않고 우리가 싸워왔던 괴물처럼 우리를 대하였다.


헌터들이, 인류를 위하여 아틀란티스의 괴물들에게서 세상을 구했건만.


인류는 헌터란 존재를 그저 괴물로 인식하고, 배척했으며, 싸움을 일으켰다.


이미 각성자란 존재들이 있건만.


인류는 단지 우리가 다른 세계에서 각성하여 살아 돌아온 ‘귀환자’란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를 구분 짓고, 다른 종처럼 취급하였다.


한탄했다.

슬퍼했다.

비통했다.


우리는 분명··· 각자의 모든 것을 바쳐 구했건만.


어찌하여 돌아오는 것은 모든 구원자들의 죽음이란 말인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우리에게는 모두 각자 행복할 자격이 있지 않았던가?


유치한 동화 속에서 영웅들은 모두 하나같이 행복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고 하지 않나?


우리, 헌터들이 원하는 해피엔딩이란 별거 없었다.

그저 소박하게, 가족들과 만나고 담소를 나누고 잃어버린 기간을 매꿀 수 있을 만큼.


‘평범한 행복’을 바랬었다.


100년.

헌터들이 시스템에 의하여 이계인 아틀란티스로 가 전쟁을 벌인 기간이다.


한 인간의 일생과도 같은 기간.

그 기간 동안 모든 인생을 인류를 위해 바쳤건만.


어찌하여···!!!


"도대체··· 왜···!!!!!"


소리를 질렀다.


쨍그랑───!!!


창문이 깨져나간다. 단순 고음을 지른 것만으로 유리들이 비산했다.


폭발의 충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펼친 보호막에 의해 보존된 유리 파편들이 있었나 보다.


리온의 귓가에 들리는 깨져나가는 유리 파편들의 소리는 마치 무너지는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유리가 깨진다.


유리 조각이 흩날렸다.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듯이 울려 퍼지는 소리를 뒤로하고 이안이 튀어 오르는 파편 사이를 걸었다.


뚜벅.


작은 발걸음. 죽음의 땅에서는 더는 들릴 수 없던 발걸음.


그 끝에 있는 것은 이안이라고 불리던 헌터이자 헌터가 아닌 남자였다.


모든 헌터들을 죽이기 위해 날뛰던 헌터들의 헌터.

지구 출신의 각성자.


리온이 아틀란티스 대륙의 헌터들의 왕이라면.

눈앞에 남자는 지구의 각성자들의 왕이었다.


리온이 그를 마주보며 이빨을 빠드득 갈았다.


억울함을 참지 못하겠다. 숨이 거칠어졌다.


두 눈에 핏발이 서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외계의 침입에서, 지구를 구원하고 돌아온 구원자.


헌터 랭킹 1위.

대륙, 아틀란티스를 공략하고 나온 사내.


헌터들의 왕이자, 이계인들의 왕. 리온.


그를 앞에 두고서 이안이 입술을 비틀었다.


학살자, 이안.


인류의 대의을 앞세우며, 헌터들의 죽음을 강요한 지구의 폭군.


이안이 말한다.


“···역시 이번 회차에 실패는 마나융합열핵폭탄에 위력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인가. 아니, 폭발 시간도 좀 늦었고. 그 전에 지구에 지각이 너무 물렀어.”


이안의 입술이 한없이 일그러졌다.


리온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들려온다.


“대답해라───!!!! 이안───!!! 어째서 너는───!!!”


리온에 발악. 이안은 리온을 눈가에 담는다.


“······귀찮은 질문을 내게 묻는 군.”


리온의 질문에 답을 해주기 위해, 이안은 입을 열었다.


“너희가 괴물이기에. 구원자이기 이전에, 헌터이고, 괴물이며. 신으로서 영속되기를 바라는 짐승이기에 그렇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겨 있는 증오가 마치 깨져가는 유리 파편처럼 흘러나왔다.


“어째서, 헌터들이 몰살당해야 하는가, 어째서 헌터들이 죽어야만 하는가. 우리는 영웅이지 않나?”


이안의 입에서 리온이 생각한 바가 적나라하게 읊조려진다.


"이제는 이 말에 대꾸하는 것조차 지친다."


이안이 자조적으로 웃었다.


이안의 시선이 주변을 흩는다.


헌터가 소리치면 유리가 깨진다.

창문의 평균 두께는 5mm ~ 6mm.

그것을 깨기 위해 필요한 데시벨은 140~150데시벨.


거기다가 유리의 바로 앞에서 소리친 것도 아닌 최소 50m~1km의 거리를 두고서 소리친 것이다.


여기서 데시벨을 조금만 더 올리는 것만으로 단순히 소리만으로 평범한 인간의 머리를 터트릴 수 있었다.


자, 그럼 여기서 묻겠다.


이래도 과연 헌터가 인류와 공존할 수 있는 존재인가?


헌터의 목소리가 그러할 진데.

헌터의 손과 발, 숨결은 어떠할 것인가.


헌터의 손짓은 지각을 변동시켜 지진을 일으키고.

헌터의 발재간은 천축을 뒤흔드니.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태풍이 잇는다.


그러한 인간을.

아니 그러한 '존재'를 과연 '인간'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인가?


현실은 웹소설이나 웹툰이 아니다.


지구는 ‘각성자’라는 존재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계에서 온 ‘헌터’란 존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 그런 이유로···!!!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 때문에······!!!”


리온이 발작한다. 리온의 귓가에 들리는 이안의 말은 그저 변명에 불과했다. 이 학살극을 일으킨 명분이자 변명.


“귀찮군.”


이안은 더 자세히 설명하기 귀찮았다.


헌터란 존재는 강하다. 현 체계의 붕괴를 일으킬 수 있는 강함.


그것을 세계를 위해서 쓴다는 ‘이상’은 현실에서 존재할 수가 없었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욕구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으며 설사 통제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과연 몇 명이나 그럴 수 있을까?


수십, 수백, 수천, 수만의 헌터 중.


얼마나? 몇 퍼센트나?


그들이 과연 통제할 수 있을까? 자신의 욕망을. 힘을 조금만 쓰면 모든 게 해결되고 편해지는데 그러한 유혹을 얼마나 많은 헌터들이 버틸 수 있을까.


이안은 눈앞에 헌터라고 불리우던 괴물을 두고서 아래로 검을 늘어뜨렸다.


개미는 인간과 같이 살 수 없다.


그리고 인간은 괴물과 함께 살 수 없다.


아무리 인간이라도 개미를 소리를 지리는 것만으로 죽일 수 없다.


허나 헌터는 가능했다.


그들의 조그마한 움직임은 그들과 같은 생김새, 모양새, 생각, 이치, 지능, 행동원리를 지닌 ‘인류’를 죽이기 충분했다.


그들이 발을 구르면 ‘지구’의 지각이 박살난다. 이계에서 얻어온 초월적인 힘은 어떻고?


예를 들어, 모든 각성자들의 선망의 스킬.


‘순간이동’을 헌터들이 했다고 쳐보자.


순간 이동 사이에 어떠한 과정도 없이 이동했다는 결과만 남는 게, 순간 이동이라는 이능이다.


그런데 그 ‘이동’ 사이에 ‘이계’에서 순간이동을 배워온 헌터가 ‘지구의 공전 궤도’를 고려하지 못한다면?


29,755m/s2, 바꾸어서 10만 7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공전하는 지구와 순간 이동한 헌터가 부딪힐 것이다.


마일로 계산하자면 66560마일.


대기층 밖.


과거 한 종(種)의 멸망의 원인이 된 천체(天體).


운석의 평균 속도에 수십에서 수백 배의 웃도는 초속.


각성자는 결코 낼 수 없는, 속도를 아무렇지 않게 내는 괴물.


헌터란 그런 존재다.


지구에서 각성한 존재가 아니기에, 지구의 비호를 받지 못하고. 필연적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순수 악.


하여 인류는 결코 헌터와 공존이 불가능했다.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생사가 결정되기에.


간단한 이치다.


그리고 그 간단한 이치를 거부하는 것은 헌터들이었다.


스스로가 괴물이 아니라고 하지만 공존할 수 없는 관계를 어떻게든 공존시켜 왕 혹은 신의 위치에 이르고자 하는 탐욕을 부리는 것은 헌터들이다.


그렇기에 나는 단언한다. 남들이 신이라 부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신이라 되기를 바라는 그들은 괴물이라고.


“우리가··· 괴물이라고? 내 눈에는 아틀란티스 대륙에 마왕보다 더한 괴물로 너가 보인다만.”


리온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에 맞추어 이안이 낮게 중얼거렸다.


"헌터는··· 괴물이다. 너희는 그것들을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너희는 괴물이다."


지구로 돌아와서는 안 되는 괴물.

차라리 아틀란티스에서 영원불멸의 권력을 얻고, 지구라는 과거의 향취를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괴물.


그것을 앞에 두고 이안은 옅은 한숨을 내뱉었다.


이번에도 실패다.

헌터들을 다 죽이지 못했다. 헌터가 한 명 남았고, 그로 인해 지구의 자전축이 무너졌다.


그리고 나는 곧 죽는다.


이안이 눈앞에 존재하는 스스로를 구원자라 생각하는 헌터들의 왕을 내려다보았다.


187번째의 회귀.


이번 회차는 실패다.


황폐화 된 땅과 회색으로 물든 하늘을 올려다본다.


"처참하군."


"···마지막 순간에도 변명조차 하지 않는 거냐."


리온이 자신을 노려보며, 자신의 손을 씹는다.

스스로를 인간이라 칭하는 놈이.

인간의 손을 먹고 있었다.


끝끝네 이안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너희들은 그래야지.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된 너희의 모습은 그래야 한다.

핵폭탄보다 위력이 무려 수십 배나 더 강한.


마나융합열핵폭탄을 수십 개나 정통으로 맞고도 멀쩡한 네놈들은 그래야 한다.


인간의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너희들은 괴물이다. 스스로를 신이라 믿고, 신의 행세를 하려하는 괴물들.


자신들을 악마라 칭하지 않았을 뿐.

악마와 다름없는 형태를 지닌 인간의 탈을 쓴 악신.


너희를 저주한다.


"어찌되든··· 드디어 실마리를 잡았다. 다음번에는···."


헌터 최강. 리온이 죽어가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괴물에 죽음을 눈에 담으며, 괴물을 사냥한 사냥꾼이 광소를 터트린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너희 헌터들을 모두 몰살시킬 것이다.


그리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희망을 엿본 이안이 한참을 웃었다.


너무나도 기괴한 모습에 리온이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여전히 이안의 손을 우물대던 그가 땅바닥에 이안의 손가락을 뱉었다.


광기에 휩싸여 끅끅, 웃어대는 이안의 모습은 리온에게 있어서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선사했다.


허나 그러거나 말거나.


이안은 남은 한 손을 들어 리온에게 손짓했다. 스스로의 목을 손으로 긋는 시늉을 하며 리온에게 경고했다.


모든 헌터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다시금 상기시켰다.


"다음번에도 나는."

"너희 모두를 죽일 것이다."


스스로를 인간이라 칭하지만.

헌터이자 신으로서 존재하기를 원하는 너희 모두를.



[행성 '지구'의 멸망을 확인하였습니다.]

[계약자 '이안'의 의지를 확인.]

[맹약에 따라 태엽시계가 돌려집니다.]



째깍─ 째깍─ 째깍─


언제나 한결 같은 시계가 돌아가는 소리.


그 소리가 귓가를 가득 메웠을 때 쯤.


새로운 소리가 귓가를 매웠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실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탑 바벨이 등장하고 나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만.]


[해당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하나 같이 갑작스레 상태창이란 것이 보인다는 정신 이상 증상을 호소한 사람들이며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해당 사건이 150년 전 바벨 대실종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하여······.]


“······.”


눈을 떴다. 보이는 것은 낯선 천장이 아닌 아주 익숙한 장소였다.


내가 있는 장소는 학교였다.

이맘때 쯤 나는 귓가에는 이어폰을 꽂고 뉴스를 보고 있었다.


시끌시끌, 왁자지껄.


학생다운 소란스러움이 가득한 곳.


그 가운데 회귀자만이 침묵을 유지했다. 입을 꾹 다문 채, 이마를 짚었다. 몰려들어오는 기억 탓에 머리가 잠시 어지러웠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잠시 참고 있자니 끝없이 몰려오던 기억의 파도가 하나의 대해를 이루었다.


몰아치는 기억의 파동 속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하여, 허벅지에 손가락을 박았다. 살갗을 뜯었다.


187번의 회귀. 오랜 세월이다. 한 인간의 정신이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


모든 기억은 필요치 않는다. 필요한 건 헌터들에 의해 세상이 멸망한 이유들.


“···아.”


몸이 들썩인다. 뇌의 신경 회로가 다 타버릴 것만 같다. 입안에서 나오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뇌에 화유를 부어버리고 구워버리는 미친 듯한 통증.


·····················아아아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


···········!!!!!!!!!!!!


머리에 뇌를 통째로 끄집어내서 화학 약품인 염화수소 수용액에 퐁당 빠뜨린 듯한 느낌이다.


기억이 몰아치고, 또 몰아쳐 기억이란 파도가 뇌를 집어삼킨다.


*


*


*


*


한참동안이나 몰아치던 기억이 점차 안정되어 간다.


대해가 된 기억의 파도는 이내 잠잠해졌다.


‘······.’


잠깐의 침묵.


기억이란 부품이 조립되는데 걸리는 약간의 시간.


이후 이안은 교복의 스웨터를 벗었다.


“저, 저기···?”


고개를 까뒤집고 괴성을 내지르며 발작하는 이안의 모습은 명백하게 이상했다.


근처에 있던 학생들이 질겁한 표정으로 이안의 안부를 살폈다.


“괜찮으니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안은 짤막하게 대답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교무실로 곧장 향하였다.


복도를 걷는 와중에 지나치는 학생들이 눈가에 걸린다.


교복. 학생이라면 항상 입고 다니는 소속을 증명하는 옷.


‘학생인가.’


아득하게도 오래된 과거의 향취를 맡으며, 그는 교무실로 들어섰다.


드르륵!


열린 나무문 사이로 수많은 책상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있었다. 그 중 이안은 자신의 반 선생님에게 다가가 자퇴 신청서를 받았다.


회귀한 이상, 학교에 더 있을 필요성이 없어졌다.


보통 자퇴에는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허나 이안은 전쟁고아였다.


“이안, 네 성적은 최상위권이잖아. 그런데 자퇴를 한다고? 다시 한 번 더 고려해보는 게 어떻니? 너라면··· 초인 아카데미까지는 무리겠지만 그 밑에 관리국과 연관된 곳까지는 어떻게든······.”


이제는 이름도 잘 기억 안 나는 선생님의 설득이 있었지만, 이안의 의지는 확고했고.


여러모로 바뀐 사법체계로 인해 이안은 당일 자퇴를 하였다.


“···언제나 이 순간만은 익숙하지 않군.”


학교 건물 밖으로 나오자 종말의 회색 하늘이 아닌 맑고 푸른 하늘이 이안의 눈가를 비추었다.


마치 방금 전까지의 일이 거짓이라는 듯이 존재하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이안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었다.


회귀란 참으로 편리하다.


그렇기에 구역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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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회귀자와 예언자 그리고 두 번째 회귀자 23.12.29 18 0 11쪽
3 예언자와 두 번째 회귀자 23.12.29 15 0 14쪽
2 예언자와 두 번째 회귀자 23.12.29 11 0 13쪽
» 헌터와 각성자 23.12.29 30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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