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읽다가 때려친 이유에 대해서 기록해보자.
재미가 없었다.
인내심이 없었다.
생각하기가 싫었다.
(*)
읽는 사람이 나라서 재미없는 건지 구분 안 되지만
그래도 쓴 사람인 내가 재미없는 건 문제 있다는 뜻이다.
왜 재미없는가 하고 살펴보니 지루한 부분이어서인데
스킵해도 될 내용이었다.
(**)
퇴고에서 지우기라는 것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그 자체로 군더더기라 그냥 지우기만 하면 깔끔해지는
...초고를 정말 발로 써서
퇴고가 쉬워지는 지우기가 있는가 하면
못 쓰는 글, 그래도 좀 잘 써보겠다고
궁리하고 궁리해서 최소한의 연결고리, 연계성을 살려놓은 부분은
이뭐병, 지우기도 굉장히 힘들다.
해당 부분의 앞뒤하고만 연결된 게 아니라
메인 스토리에 얽어 놓거든. 작은 것 하나도 세심하게.
모르고 보는 사람은 모르고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하지만
알고 쓴 나로서는 그 부분이 빠지면,
뒤에 나오는 이 사건의 이 요소는 갑툭튀처럼 느껴져 괴롭게 된다.
즉 앞을 수정하면 뒤에는 자연스레 전부 다 수정해야 함.
나비 효과가 위대하듯
글도 어떤 요소 하나를 삭제하면 그 여파가 어마어마하다. 뒤로 갈수록.
그렇게 수정하려니 짜증이 났음.
인내심이 없지.
(***)
근데 그건 알고 보면, 생각하기가 싫었던 거다.
지우는 거야, 막말로 지우면 됨.
문제는 그 공백을 어떻게 할 거냐는 거지.
지웠고 그대로 바느질만 매꿔주면 되는 거면 쉽다.
하지만 다른 것으로 대체해줘야 할 경우
뭘 갖다 붙이느냐, 구상을 해야 하는데
그걸 생각하기 싫었던 거겠지.
토나오니까.
아아, 과격하다.
(****)
핑계를 대자면 몸이 다 안 나았다.
글 읽는 거, 힘들다. 그러니까 체력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으로.
집중력이 확 떨어져 있는데
인내심을 발휘해 읽고 있으니 성이 쉽게 솟구치는 거다.
(*****)
어쨌든 간에
써야 한다는 것. 수정해야 한다는 건 변함 없으니.
더 미루지 말고 해내야지.
100p 정도만 더 보면 될까 했더니만
200[ 정도 더 봐야 하더라.
.....................난 왜 장편병 환자인 거지?
001. 르웨느
13.11.12 07:45
에반스는 '검은 인어'가 인어들에게 배척당하고 있다는 걸 안다.
에반스는 이듀르웬이 부탁한 전언으로 '검은 인어'가 협력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설 상에 나오지 않은 부분. 정리.
002. 르웨느
13.11.12 07:48
5p를 어제 하루 내내 붙잡고 있었다. 솔직히 질림. 재미없고.
개연성이 있는지 없는지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궁리하면 할수록 더 늪에 빠져드는 기분. 어서 이 부분 지나쳐 진도 쭉쭉 빼고 싶다!
003. 르웨느
13.11.12 23:10
같은 것만 삼일째 보는 건가.
그냥 넘기면 되거나 나중에 고쳐도 될 부분이면 그냥 넘길 텐데.
지금 고쳐야 뒤도 고칠 수 있어서.
퇴고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초고 좀 잘 쓰자! ㅜㅅ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