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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중] 20131112

어제 읽다가 때려친 이유에 대해서 기록해보자.

 

재미가 없었다.

인내심이 없었다.

생각하기가 싫었다.

 

(*)

읽는 사람이 나라서 재미없는 건지 구분 안 되지만

그래도 쓴 사람인 내가 재미없는 건 문제 있다는 뜻이다.

왜 재미없는가 하고 살펴보니 지루한 부분이어서인데

스킵해도 될 내용이었다.

 

(**)

퇴고에서 지우기라는 것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그 자체로 군더더기라 그냥 지우기만 하면 깔끔해지는

...초고를 정말 발로 써서

퇴고가 쉬워지는 지우기가 있는가 하면

못 쓰는 글, 그래도 좀 잘 써보겠다고

궁리하고 궁리해서 최소한의 연결고리, 연계성을 살려놓은 부분은

이뭐병, 지우기도 굉장히 힘들다.

해당 부분의 앞뒤하고만 연결된 게 아니라

메인 스토리에 얽어 놓거든. 작은 것 하나도 세심하게.

모르고 보는 사람은 모르고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하지만

알고 쓴 나로서는 그 부분이 빠지면,

뒤에 나오는 이 사건의 이 요소는 갑툭튀처럼 느껴져 괴롭게 된다.

즉 앞을 수정하면 뒤에는 자연스레 전부 다 수정해야 함.

나비 효과가 위대하듯

글도 어떤 요소 하나를 삭제하면 그 여파가 어마어마하다. 뒤로 갈수록.

그렇게 수정하려니 짜증이 났음.

인내심이 없지.

 

(***)

근데 그건 알고 보면, 생각하기가 싫었던 거다.

지우는 거야, 막말로 지우면 됨.

문제는 그 공백을 어떻게 할 거냐는 거지.

지웠고 그대로 바느질만 매꿔주면 되는 거면 쉽다.

하지만 다른 것으로 대체해줘야 할 경우

뭘 갖다 붙이느냐, 구상을 해야 하는데

그걸 생각하기 싫었던 거겠지.

토나오니까.

아아, 과격하다.

 

(****)

핑계를 대자면 몸이 다 안 나았다.

글 읽는 거, 힘들다. 그러니까 체력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으로.

집중력이 확 떨어져 있는데

인내심을 발휘해 읽고 있으니 성이 쉽게 솟구치는 거다.

 

(*****)

어쨌든 간에

써야 한다는 것. 수정해야 한다는 건 변함 없으니.

더 미루지 말고 해내야지.

100p 정도만 더 보면 될까 했더니만

200[ 정도 더 봐야 하더라.

 

.....................난 왜 장편병 환자인 거지?


댓글 3

  • 001. Personacon 르웨느

    13.11.12 07:45

    에반스는 '검은 인어'가 인어들에게 배척당하고 있다는 걸 안다.
    에반스는 이듀르웬이 부탁한 전언으로 '검은 인어'가 협력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설 상에 나오지 않은 부분. 정리.

  • 002. Personacon 르웨느

    13.11.12 07:48

    5p를 어제 하루 내내 붙잡고 있었다. 솔직히 질림. 재미없고.
    개연성이 있는지 없는지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궁리하면 할수록 더 늪에 빠져드는 기분. 어서 이 부분 지나쳐 진도 쭉쭉 빼고 싶다!

  • 003. Personacon 르웨느

    13.11.12 23:10

    같은 것만 삼일째 보는 건가.
    그냥 넘기면 되거나 나중에 고쳐도 될 부분이면 그냥 넘길 텐데.
    지금 고쳐야 뒤도 고칠 수 있어서.
    퇴고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초고 좀 잘 쓰자! ㅜㅅ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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