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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松炫) 님의 서재입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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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松泫)
작품등록일 :
2023.05.10 21:09
최근연재일 :
2023.05.24 23:5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040
추천수 :
78
글자수 :
84,397

작성
23.05.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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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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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8화 유명세.

DUMMY

어이가 없다는 마리나의 표정.


하지만 지환은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모를 뿐이다.


물론 신기하기는 하다.


자신의 손에서 라이터처럼 불이 일어나다니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말이다.


"음··· 마리나 부인?"


지환이 부르자 무언가를 생각하던 마리나는 깜짝 놀라 대답한다.


"아, 네 후안 씨."

"마법을 더 강하게 쓰려면 어떤 방법으로 수련해야 하나요?"


지환은 가능성을 보았다.


딱 봐도 실력있는 마법사로 보이는 마리나가 이 정도로 놀라다니 자신의 마법적 재능이 보통이 아닌 까닭일 것이다.


물론 리아로 인해 생긴 재능이지만 물리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둘이기에 지환의 능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지환의 질문에 마리나는 재밌는 표정을 짓는다.


설마 이것도? 라는 표정.


"······마법사는 몸 안에 서클이라는 것을 만들어 경지를 높입니다. 이는···."


길고 긴 마리나의 설명에 따르면 이 세계에는 마나를 단전에 쌓고 근접전투에 이용하는 오리사용자, 그리고 마나를 심장에 모아 다채롭게 활용하는 마법사로 나뉜다.


물론 다른 직업들도 있긴 하지만 크게 구분해서 그렇다는 소리다.


보통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단련하는데 그것은 이 둘이 상호 배타적인 성격을 지녔기 때문.


지환은 선택을 해야 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둘 중 하나는 필수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당연히 마음은 오러 사용자가 되고 싶지만, 효율의 문제로 서클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환이 서클을 만들기로 결심하자 역시나 마리나는 책을 한 권 가지고 와서 지환에게 서클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다 알려주셔도 되는 겁니까? 슐츠 씨는 비기를 유출할 수 없다고 하던데요."

"후훗, 그거야 그건 정말로 비기이니까요 반면에 마법은 학문입니다. 제가 알려드리는 것 전부 조금 큰 도시의 도서관만 가도 알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에요."


배우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소리.


당연하게도 지환은 바로 그날 한 개의 서클을 심장에 새겼다.


마리나는 허탈하다는 듯이 중얼거릴 뿐이었다.


"하하··· 이제는 놀랄 기운도 없네요."


***


그렇게 3개월이 지났다.


지환은 부던히 마법을 수련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이 세계에 대해 공부했다.


이곳은 마법과 약간의 과학이 공존하는 세계.


지구는 과학이 주력학문이라면 이곳은 마도 공학이 주력학문이라고 보면 편했다.


과학의 기술 수준은 지구의 산업혁명 시절과 비슷했으며 증기기관 대신 마력 기관이 존재했다.


게다가 효율마저 엄청나게 뛰어나 전기를 사용하는 과학 쪽은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다.


국가는 군주제와 공화제가 뒤섞인 형태.


하지만 중세라고 하기에는 꽤 발전된 형태의 사회였다.


화폐와 은행도 있어 금융 산업도 발전했고 의외로 마나 기록소를 통한 정보의 데이터베이스 화가 이루어져 있어 지구와 비슷한 점도 많았다.


물론 지구의 전산화와 비교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꽤 빡빡하게 사람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구처럼 신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산에서 오래전부터 살았고 같이 살던 부모가 죽고 도시로 내려왔다고 하고 새롭게 신분을 받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했다.


분명 슐츠 가족처럼 위험하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오랜만에 이루어지는 대련.


홀츠와 지환이 서로를 노려본다.


홀츠의 신형이 빠르게 움직이며 지환의 등 뒤를 잡았다.


“하압!”


홀츠의 검격이 수직으로 지환에게 내려꽂힌다.


하지만 이미 헤이스트와 민첩 증가의 버프 마법을 쓴 지환은 어렵지 않게 홀츠의 공격을 피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지환의 두 손이 앞으로 뻗어지며 두 가지의 마법이 각각의 손에서 발사된다.


[바인딩]

[일렉트릭 볼트.]


순식간에 두 가지 마법을 시간차로 발사한 지환.


완전한 동시 영창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마법의 연사다.


바인딩 마법으로 만들어진 마력의 끈이 홀츠를 속박했고 일렉트릭 볼트의 전기 마법 역시 홀츠의 가슴을 노리고 달려든다.


당황한 홀츠가 바인딩으로 다리가 묶이고 그사이에 일렉트릭 볼트가 바인딩 마법에서 벗어나기 전에 홀츠의 몸에 꽂힌다.


파지지지직-


“끄아아악!”


전기, 번개 마법은 지환이 가장 애용하는 마법이었다.


불이나 얼음, 돌 등을 이용하는 마법은 마나 자체를 속성을 변환하여 생성해야 하는 반면.


번개 마법은 신체에 미약하게 흐르는 인간의 생체 전류를 증폭시켜서 사용하는 방법을 쓰면 되기에 조금은 발동이 편했기 때문이었다.


머리털이 쭈뼛쭈뼛하게 타버린 홀츠가 대검을 바닥에 꽂으며 지환을 올려본다.


“이게 말이 돼!? 고작 3개월 만에 아니! 그것도 마법사가 근접전에 이렇게 강한 게 말이 되냐고?”


홀츠의 투덜거림에 지환은 피식 웃고 만다.


“큭큭, 다 이 형님이 뛰어나서 그런 거 아니겠냐.”


3개월간 지환은 홀츠와 대련하면서 제법 친해졌다.


그간 홀츠의 대련 상대는 아버지 정도밖에 없었다. 마법사는 전사와 근접 대련하기 어려운 까닭.


마법사가 강하고 유용한 건 사실이지만 근접전에서 전사를 이긴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채롭게 움직이면서 술식과 연산을 동시에 해내기 쉽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 어렵다는 것을 지환은 리아의 도움으로 쉽게 해내 버린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싸우는 마법사는 본 적도 없어. 형이 벌써 3서클에 올랐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지환은 3개월간 열심히 수련해서 이제 3서클 마법사에 올랐다.


보통 마법사가 제대로 된 마법사 취급받으려면 3서클 마법사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환은 일반적인 3서클 마법사가 아니다. 마법 발동 속도가 어마무시하고 대부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자였던 것이다.


보통의 3서클 마법사가 10가지 이하의 마법을 주력 마법으로 정해 놓고 그 마법을 숙달하는 것에 집중한다.


마법의 종류만 많아질수록 헷갈리기만 하고 기존에 익숙한 마법조차 실수할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지환에게 그런 페널티는 없었다.


모든 마법은 리아에게 제대로 저장되어 있었고 지환은 리아의 도움을 받아 수십 수백 개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3서클 마법사가 된 것이다.


술식 구성? 연산?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리아의 연산 능력은 오차 따위는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장난스럽게 말한 지환은 머리가 삐쭉삐쭉해진 홀츠에게 손을 뻗는다.


[힐링]


샤아아아-


간단한 치료마법이지만 홀츠에게는 이 정도도 충분했다.


전기에 그을린 홀츠의 몸의 상처가 빠르게 사라졌으나 뻗친 머리는 이상하게 그대로다.


“안 되는 게 없네 진짜··· 사기 아니냐고···.”


지환은 피식 웃으며 홀츠에게 어깨동무를 한다.


“배고프다, 가서 밥이나 먹자 인마.”


홀츠의 전력은 소드 유저 중급쯤 된다. 마법사로 따지면 지환과 비슷한 3서클 정도의 수준.


하지만 비슷한 수준이라면 당연히 홀츠가 지환을 압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지환이 듣기에도 소드 유저 중급이라면 대도시의 경비소대 소대장 정도는 되는 전력이라고 했다.


슐츠의 강함은 익스퍼트 초급 정도. 도시 경비대 중대장 이상급의 전력. 지금의 지환으로도 이기기 힘든 상대다.


슐츠가 이 세계에서 제법 강한 강자 축에 속한다는 것을 파악한 지환은 그 정도의 강자쯤은 혼자서 상대할 만한 정도가 되면 이 가족에게 신세 지는 것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때가 온 모양이다.


훈련을 마치고 홀츠와 오두막으로 돌아와 슐츠 가족과 함께 식사를 위해 모여 앉았다.


항상 미소 짓는 인상의 마리나가 머리가 뻗친 홀츠를 발견하더니 웃는 모습.


“어머? 오늘도 당한 모양이구나 우리 아들?”


홀츠는 심술 난 얼굴로 마리나의 말에 대꾸한다.


“이 형이 이상한 거야! 3개월 만에 3서클이 말이 되냐고?”


슐츠의 누나인 에리나 역시 그런 홀츠를 보며 놀리는 모습.


“네가 약한 건 아니고?”

“아니래도!”


3개월간 항상 보던 왁자지껄한 가족. 이 가족이 어째서 이런 산골에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모습을 보면 지환이 굳이 오지랖 부릴 일은 아니었다.


슐츠도 그렇고 마리나도 이질적이다.


이 세계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이 정도의 인재가 이런 산골에 사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정없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 지환 또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두를 말하지는 못했다.


가벼운 분위기의 식사 자리.


지환은 슐츠의 가족들에게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한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나지막한 지환의 말에 슐츠 가족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슐츠와 마리나는 지환이 무슨 이야기를 할 건지 예상이라도 한 듯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지환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들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내일 떠나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자리를 벅차고 일어난 홀츠.


녀석은 눈을 있는 대로 크게 뜨고는 지환을 바라본다.


“뭐, 뭐? 무슨 소리야 형? 어딜 떠나?”


항상 재미없고 얌전한 누나만 상대하던 홀츠는 지환의 존재를 가장 즐거워했다. 자신에게 진짜로 형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그런 마음을 알고 있는 지환의 눈이 부드럽게 변한다.


“가야지. 너무 신세를 졌다. 지금까지도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어.”


에리나 역시 지환과 정이 많이 들었다.


에리나는 마리나에게 마법을 배우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에리나 보다 높은 성취를 보이는 지환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해대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


“고향으로 가시려고요?”


지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후안, 그냥 여기 같이 살면 안 돼요? 저도 마법사지만 차원 이동··· 그거 정말 말도 안 되게 어려운 거라고요. 지환이 이야기했잖아요. 지환도 마나석 폭발 사고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돌아가기 불가능할 거예요.”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모르지. 뭐, 정말 돌아갈 방법이 없다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게.”


잔뜩 볼을 부풀린 아쉬운 표정. 둘 다 귀여웠지만, 지환은 가야만 했다.


음식을 잔뜩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슐츠가 무덤덤하게 말한다.


“그래, 가족이 있다면 돌아가야지. 나라도 그랬을 거다.”


돌아갈 곳에 가족 따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지환은 멋쩍게 머리를 벅벅 긁는다.


“어디로 갈 건지 정했나요 후안?”


마리나의 말에 지환이 생각해놨던 바를 이야기 한다.


“일단 코르 공화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공화제는 군주제보다 일반 시민에게 관대하다. 현대인인 지환은 군주제의 나라보다 공화제의 나라가 조금 더 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환의 이야기를 들은 슐츠가 턱을 쓰다듬는다.


“흠···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하지만 자유로운 나라는 그만큼 범죄도 많네. 알고 있겠지?”


강력한 권력으로 찍어 누르는 군주제 국가보다 공화제 국가의 치안이 더 엉망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환이 코르 공화국을 스타팅 포인트로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신분 때문이다.


일단 공화국 안에 들어가는 것까지만 성공한다면 공화국 안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며 정보를 모을 수 있기 때문.


코르 공화국은 대륙과 대륙을 잇는 무역의 허브 국가다. 당연히 물자도 풍부하고 각종 기업이 들어서고 있으며 이를 감당하지 못해 공화제로 국가 정치 기반을 바꿨다.


돈 많은 상인들, 귀족들, 의원들의 힘이 너무 커지다 보니 군주제로는 국가를 유지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그러한 국가이다 보니 정보가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정보를 모으다 보면 대마법사도, 아니면 차원에 관한 마법이라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나름 생각해서 결론지은 일입니다. 이것저것 해결사 일을 하다 보면 대마법사도 저를 궁금해하지 않겠습니까?”


예전에는 용병, 지금은 해결사라고 불리는 각종 의뢰를 수행하는 직업.


급격히 발전하는 산업 시대의 사회에는 해결사가 필요한 일들이 참으로 많다.


그런데 마법사 해결사가 있다? 어떤 미친놈이 마법사씩이나 되어서 해결사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명성을 얻고 대마법사를 만나는 것이 지환의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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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의뢰. +1 23.05.17 129 5 13쪽
9 9화 밀입국. +2 23.05.16 140 5 13쪽
» 8화 유명세. 23.05.15 141 6 12쪽
7 7화 마법 천재. 23.05.14 147 6 13쪽
6 6화 다른 차원의 인간. 23.05.13 148 5 13쪽
5 5화 중력 2배가 갖는 의미. 23.05.12 155 5 13쪽
4 4화 서바이벌은 말 그대로 생존이다. +2 23.05.12 156 6 12쪽
3 3화 완전 동기화. 23.05.11 163 6 11쪽
2 2화 조난. 23.05.10 169 7 12쪽
1 1화 탈출. 23.05.10 232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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