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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松炫) 님의 서재입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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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松泫)
작품등록일 :
2023.05.10 21:09
최근연재일 :
2023.05.24 23:5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003
추천수 :
78
글자수 :
84,397

작성
23.05.13 23:50
조회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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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6화 다른 차원의 인간.

DUMMY

지환은 그제야 눈을 뜨고 상황을 파악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신에게 손톱을 휘두르던 원숭이의 목 없는 몸뚱이였다.


그리고 그 바로 앞.


지환과 비슷한 덩치의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중년 남성이 대검을 어깨에 걸치고는 지환을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그런 지환을 보고 다시 한번 입을 연다.


{왜 말이 없나, 너무 놀라서 그런 건가? 그나저나 트로글로에게 죽을 뻔하다니 얼마나 허약한 거야? 아니 꼴을 보아하니 곧 죽겠군. 내가 너무 늦었어.}


지환은 남자의 말을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리아, 저 언어 해석 안 돼?”

<저는 전 세계 약 7,000개의 모든 언어가 입력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들어본 적 없는 언어입니다. 지구의 언어가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눈앞의 남자 역시 지환의 언어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


{뭐야? 이놈, 그 상태로 말을 해?}


인상을 쓰며 중얼거리는 남자.


정신을 차린 지환은 일단 몸에 꽂혀있는 원숭이의 손톱을 뽑아낸다.


뿌득-

퓨슉!


손톱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피가 솟구치며 지환이 고통 어린 신음을 내뱉는다.


“커허헉!!”


그 모습을 바라보던 턱수염 남자는 지환의 행동에 당황한 모습이다.


{이, 정신 나간 놈이? 빨리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그는 소지품에서 이상한 약병을 꺼내 들곤 급히 지환의 상처에 붓는다.


주르륵-


“끄아아악!!”

{가만히 있어 자식아! 기껏 구해놨더니 누구 꿈자리 사나워지라고!}


그렇게 수염 남자는 지환의 옷을 펼치며 상처를 봐주려 한다.


하지만 엄청난 리아의 성능은 이미 지환의 구멍 뚫린 상처를 막아내고 있었고 어느새 지혈까지 되어 흔적밖에 보이지 않은 정도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턱수염 남자의 눈이 커진다.


{뭐, 뭐야!? 뭐야! 네놈!!}


호흡이 돌아온 지환은 턱수염 남자에게 고개를 깊이 숙인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살았습니다. 생명의 은인입니다.”


턱수염 남자의 이름은 슐츠. 이 산에 가끔 들어와 사냥하는 사냥꾼이다.


숙련된 사냥꾼이자 전사인 그는 오랜만에 산에서 노숙하며 사냥감을 물색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숲이 소란스러워 다가와 보니 검은 머리의 남자가 트로글로라고 부르는 몬스터에게 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것이다.


겉모습은 인간이 확실해 도왔으나 가슴의 상처가 재생되는 것을 본 슐츠는 눈앞의 검은 머리 남자가 혹시 자신이 모르는 몬스터가 아닌가 싶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는다.


인간의 언어인 것 같은 말을 하며 저렇게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니 적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90도로 숙인 지환의 진심을 조금은 알 것 같은 슐츠는 지환을 대검으로 툭 친다.


그제야 지환은 허리를 들고 슐츠를 바라보았다.


{흠··· 소수민족 그런 건가? 세상이 워낙 넓으니···. 일단 따라와라.}


턱짓을 하며 발걸음을 돌리는 슐츠를 따라 지환 역시 발걸음을 옮긴다.


***


타닥타닥-


모닥불이 컴컴한 숲에서 타오르고 맞은편에 앉은 슐츠가 지환에게 고기가 꽂혀있는 꼬챙이를 하나 넘긴다.


{먹어라, 꼬라지를 보니 고생깨나 했구만.}


트로글로에게 당해 여기저기 찢긴 전투복. 그렇지만 상처는 별로 없다.


“감사합니다. 슐츠.”


통성명은 이미 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았지만 이름 정도는 파악하는 것은 가능했다.


{이거 원,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름도 이상해, 캉지후안이라니. 이게 어느 나라 말이야?}

“리아, 저 사람 그거 맞지?”


말이 통하지 않으니 둘은 그저 혼잣말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지환은 리아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싸이커를 말하시는 것이라면 맞습니다. 슐츠라고 소개한 저 남자의 몸에 다량의 에테리얼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에테리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존재.


인간 이상의 힘을 보여주는 초능력자가 이 다른 차원에도 있던 것이다.


고기를 질겅거리던 슐츠가 또다시 혼자 말한다.


{마나도 없는 놈이 뭔 깡으로 이 숲에 들어온 거야? 죽고 싶어서 환장 한 건가? 아니 마나도 없는 놈이 치유는 어떻게 한 거지? 진짜 이상한 놈이네 이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지환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


{에라이, 이번 사냥은 공쳤군. 일단 돌아가야겠어. 날이 밝으면 바로 움직이자고.}


***


다음날 슐츠는 그가 잡았던 트로글로를 질끈 매고 숲길을 달렸다.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


어제 지환을 쫓던 원숭이와 비슷한 빠른 움직임이다.


단지 따라가는 것일 뿐인데 지환은 나노머신의 모든 기능을 사용해도 따라잡지 못했다.


{흠··· 느려··· 마나가 없어도 이 정도 속도는 낼 수 있어야 하는데 뭐 이리 허약한 놈이···.}


결국 어쩔 수 없이 슐츠는 지환의 속도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50km를 몇 시간을 걸려 주파한다.


슐츠는 지환이 나무에 올라갔을 때 봤었던 바로 그곳으로 이동했다.


“헉, 허억, 헉. 무식하게 빨라···.”

<기본적인 신체 능력이 인간과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에테리얼 유동이 없는 것을 보니 그냥 육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지환은 지구에 있을 때 중력이 두 배가 되거나 중력이 반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과학 상식을 영상으로 시청한 적이 있다.


우연히 보았지만 재미있는 주제였고 지환도 그런 내용에 꽤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영상에서 보면 중력이 늘어나면 인간은 키가 줄어들고 골밀도와 근밀도가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증가한 중력에 적응한 인간에 한해서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중력이 높아지면 인간은 혈류를 머리 쪽에 보내는 것이 힘들어 쉽게 지치고 살아남기가 요원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환은 그런 모든 보조를 리아라는 나노머신이 대신하고 있어 그나마 이 두 배의 중력에 적응한 것이다.


보통 인간이었다면 두 배로 늘어난 자신의 몸무게조차 이기지 못해 그 자리에서 죽어 나갔을 것이다.


꽤 넓은 부지에 지어진 나무로 된 오두막 같은 집.


슐츠는 그곳에 들어서며 큰 소리로 외친다.


{나왔다!}


그렇게 소리치자 슐츠의 가족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30대 정도 외었을까? 밝은 갈색 머리의 아름다운 미모의 여자가 가장 먼저 나타나 슐츠를 반기는 모습이다.


{어머? 당신 벌써 왔어요? 응? 저분은 누구시죠?}


입고 있는 의복도 긴 치마에 여러 천을 덧대어 만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의 지구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옷처럼 보인다.


“복장이, 생각보다 크게 차이가 없지?”

<그렇습니다. 섬유 자체도 꽤 고등기술로 제작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쾌재를 불러야 하건만 문명이나 과학기술 수준도 꽤 높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겠어.”

<제 생각도 같습니다. 아주 긍정적입니다.>


계속 혼잣말하는 지환을 보며 슐츠는 자신의 아내에게 지환을 소개해준다.


{숲에서 만났어, 트로글로에 죽을 뻔했던 모양이더군. 일단 사람이라 구해 주긴 했는데 뭐 하는 놈인지 알아봐야겠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지환은 슐츠의 말에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자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반갑습니다. 강지환입니다.”


이상한 언어에 슐츠의 아내인 마리나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언어도··· 처음 듣는 언어군요···.}


슐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아내에게 말한다.


{그래, 당신이 수고 좀 해줘야겠어.}


고개를 끄덕인 마리나의 몸에 마나가 모이기 시작한다.


그것을 파악한 리아가 지환에게 경고를 보낸다.


<에테리얼 유동입니다! 조심하십시오!>


호들갑스럽게 떠들었지만 저 여자의 표정은 지환을 공격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지환은 그대로 가만히 서서 여자의 행동을 그저 지켜보았다.


{저항하지 마세요. 트렌스레이션.}


파앗-


마리나에게서 뿜어나온 빛이 지환을 감쌌고 지환은 신기하게 빛으로 감싸진 자신의 몸을 훑는다.


“음··· 뭐 변한 건 없는 것 같은데?”

<에테리얼에너지가 뇌의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게 뭔데?”

<언어를 담당하는 뇌의 영역입니다.>


그렇게 지환이 혼잣말하는 순간.


마리나가 미소 지으며 지환에게 말을 건넨다.


“몸에는 이상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말이 통하게 되었죠.”


갑자기 언어가 이해가 되자 지환은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 어, 어떻게!?”

“통역 마법입니다. 마법을 모르시나요?”


마법.


지구에서도 마법과 같은 능력을 뽐내는 싸이커라는 인간들이 있다.


하지만 지환은 알 수 있었다. 이건 싸이커들의 능력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들의 능력이 거친 에너지의 방출이라면 이것은 잘 정제된 이적이다.


“아, 아뇨. 이런 마법은 처음이라서요··· 정말 대단하네요.”


마리나는 그렇게 말하는 지환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흔하지 않은 검은 머리를 가진 사내. 마리나가 보아도 남자에게서 마나의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흐음··· 모르겠군요···. 어디서 오셨지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의 정보로 지환은 이들에게 말할 핑계를 고심한다.


마법이 존재하는 이상한 차원의 세계. 그렇게 따지면 지환이 사는 세계와 이곳이랑 비슷한 공통점도 많다.


지환은 마법이 있다는 것을 기준으로 이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한다.


“그··· 마법이라고 하셨죠? 이곳에서는 그 마법을 쓰는 에너지를 뭐라고 부르죠?”

“마나 입니다.”


간단하게 대답해 주었지만 마나라는 에너지는 어린아이라도 안다. 그런데 이 검은 머리 남자는 그조차도 몰라 질문하는 모습.


이 한마디로 그녀는 많은 정보를 파악한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 그녀는 지환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린다.


“아, 마나라고 부르는군요. 제가 살던 세상에서는 이것을 에테리얼 이라고 부릅니다.”

“흐음, 그렇군요.”


이야기를 더 해보라는 소리.


“아시다시피 이 마나라는 것은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사고를 일으킬지 모르는 일이죠. 제가 사는 곳에서 마나 폭발의 사고가 있었고 저는 그 폭발 사고에 휘말려 갑자기 알 수 없는 곳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솔직히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겠어요.”

“그 사고가 공간 마법과 관련이 있을까요?”


차원이동 아티팩트라면 공간이동이랑 다를 바가 없다. 기본적인 개념이 이곳과 지구는 비슷한 것이다.


“맞습니다. 공간을 이동하는 시도를 하다가 사고에 휘말린 것이죠.”


지환은 잠시 고민했다. 이자들을 믿어도 되는지를.


산골에 숨어 살며 사냥해서 살아가는 가족.


저쪽에서는 이 부부의 자식인지 어리고 젊어 보이는 두 명의 남매가 지환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환의 감은 이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지환은 자신의 전투복 주머니에서 이제는 숯이 되어버린 차원 이동 아티팩트를 마리나에게 보여준다.


검게 탄 원반을 받아든 마리나는 그것을 단숨에 알아보았다.


분명 검게 탔지만 공간 마법과 관련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본 것이다.


“이것은···.”


하지만 원반은 고작 공간 마법이 사용된 흔적만 있을 뿐 어느 정도의 어떤 마법이 사용 된 건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 물건이 잘못 작동했거든요. 제가 이곳에 떨어진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사고라고 설명한 지환은 슐츠와 그의 부인의 눈치를 살핀다.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으나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다.


둘의 표정이 지환의 말을 믿는 것처럼 보이자 지환은 한가지 말을 더 덧붙인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고향에 가족들이 있습니다. 돌아가야 해요. 지금쯤이면 제가 죽은 줄 알고 있을 텐데···.”


사실 지환에게 가족은 없다.


하지만 관심을 끌기위해 굳이 가족이라는 말에 힘을 준다.


이런 곳에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다. 분명 서로 간의 유대가 대단할 터.


지환은 바로 그런 점을 찔러 이들에게 도움을 받고자 한 것이다.


고개를 푹 숙인 지환의 머릿속에 리아의 말이 들린다.


<괜찮은 작전입니다. 동정심에 호소해서 상대방의 호의와 협력을 구한다. 효과 있는 방법이군요.>


잠시 이어지는 침묵.


마리나는 그런 지환에게 안타깝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안타까운 사정이지만··· 저희는 당신을 도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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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을 지배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15화 눈치. 23.05.24 55 3 13쪽
14 14화 어디서 구하지? 23.05.22 66 3 12쪽
13 13화 정보원. 23.05.20 101 4 12쪽
12 12화 돈 벌고 싶냐? 23.05.19 110 5 12쪽
11 11화 전력 증강. 23.05.18 120 5 12쪽
10 10화 의뢰. +1 23.05.17 128 5 13쪽
9 9화 밀입국. +2 23.05.16 139 5 13쪽
8 8화 유명세. 23.05.15 139 6 12쪽
7 7화 마법 천재. 23.05.14 146 6 13쪽
» 6화 다른 차원의 인간. 23.05.13 146 5 13쪽
5 5화 중력 2배가 갖는 의미. 23.05.12 152 5 13쪽
4 4화 서바이벌은 말 그대로 생존이다. +2 23.05.12 153 6 12쪽
3 3화 완전 동기화. 23.05.11 160 6 11쪽
2 2화 조난. 23.05.10 165 7 12쪽
1 1화 탈출. 23.05.10 224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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