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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松炫) 님의 서재입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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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松泫)
작품등록일 :
2023.05.10 21:09
최근연재일 :
2023.05.24 23:5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042
추천수 :
78
글자수 :
84,397

작성
23.05.12 06:05
조회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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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4화 서바이벌은 말 그대로 생존이다.

DUMMY

그렇게 말하고 지환은 주변의 가장 큰 나무를 찾아 오르기 시작했다.


이동할 목표를 정하기 위함이다.


지구에서는 슉슉 잘 올라가는 나무이건만 지금은 몸무게가 180kg이 넘는지라 엄청나게 힘이 든다.


“야, 리아야, 완전 동기화하면 힘 세진다며? 별로 안세진 거 같은데?”


중력이 강해 사람 하나를 더 들고 나무를 타는 것이니 쉬울 리가 있겠느냐마는 지환은 괜히 리아 탓을 해본다.


<완전 동기화는 하였으나 사용자의 근섬유 및 신경과 일체화 시키는 안정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근력 강화시 근육이 파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로 재생하면 괜찮지만, 고통이 상당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


어이없는 설명에 지환이 중얼거린다.


“무서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어···? 아무리 그래도 근육이 터져 나가는 것 보다 조금 힘든 게 낫지···.”


그렇게 말한 지환은 다시 낑낑대며 나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가장 높은 나무로 올라가니 그제야 이 일대의 지형이 보이기 시작한다.


때마침 강하지만 시원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지환의 머리를 흩날린다.


휘이이이이이잉-


“우와··· 끝내주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평선까지 빽빽이 들어선 나무들, 그리고 엄청나게 높은 봉우리들 이곳은 정말 엄청난 크기의 숲 아니 산맥이었다.


<위성이 없어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운 산맥입니다. 가시거리 안의 가장 높은 산의 봉우리가 추정치 32,000m에 육박합니다. 이는 에베레스트산보다는 4배, 태양계에 가장 큰 산인 화성의 올림푸스 산과 비교해도 5,000m가 높은···.>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그나저나 저쪽에 보이는 저거? 저거 뭐로 보여? 나만 이상하게 보이는 거 아니지?”


지환이 가리킨 방향에는 무언가 인공물 같은 것이 보인다.


<거리가 멀어 확인할 수 없습니다. 망원 모드를 활성화 하시겠습니까?>


“별 기능이 다 있네, 활성화 해봐.”


10배 줌으로 당겨서 확인해봐도 저게 나무인지 울타리 같은 건지 구분이 잘되지 않는다 화질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오, 어지러워. 생각보다 화질이 좋지는 않네?”


<안정화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럴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지, 일단 가서 확인하는 수밖에.”


완전 동기화 때문에 낭비한 시간이 꽤 길었는지 어느새 날이 조금씩 저물어 간다.


산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지금 이동하기보다는 체력을 비축해 놓는 것이 낫다.


지환은 방금 본 울타리 비슷한 인공물 일지 아닐지 모르는 목표를 잡고 이동하기로 했다. 그곳 말고는 이곳에서 어떤 인공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리아가 말하기로는 행성 전체의 크기를 알지 못해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목표물까지의 대략적인 거리가 50km는 된다고 한다.


‘행군 한번 하게 생겼구만···.’


게다가 이곳은 잘 닦인 도로도 아니다. 언제 어디서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숲이다.


안정화를 통해 지환의 신체 능력이 조금씩 향상되고는 있지만 50km를 이동하기 위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 노릇.


지환은 빠르게 목표를 향해 가는 대신 천천히 안전하게 가기로 했다.


이곳 날씨는 봄과 여름 사이인지. 기온은 포근했고 지천으로 널린 것이 열매였다.


다행히 생명력이 넘치고 먹을 것이 가득한 풍요로운 숲이라는 소리다.


지환이 가까운 나무의 열매를 따서 손으로 감싸 쥔다.


“어때 먹어도 되겠어?”

<인간에게 해로운 성분은 검출되지 않습니다. 날것으로 드셔도 무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숲에서의 서바이벌 지식은 지환에게도 약간은 있다.


하지만 이런 지구도 아닌 다른 행성에서 기괴하게 생긴 버섯들과 과일 그리고 식물들을 먹는 것은 목숨을 담보로 한다.


하지만 리아덕에 성분 검사를 하고 안전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기하게 생겼네. 그럼 어디 한번!”


괜찮다는 말에 지환이 회오리 감자처럼 생긴 열매를 한입 아그작 깨문다.


와삭!


상쾌한 소리가 들려오며 과일을 먹은 지환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그리곤 바로 얼굴이 시뻘게지기 시작한다.


“매, 매워!!!”

<매, 매워!>


지환과 완전 동기화가 이루어져 지환과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게 된 리아다.


“큭, 야이씨!! 해로운 성분 없다며!”

<캡사이신의 스코빌 지수를 우습게 봤습니다. 빨리 물드십시오. 물!>


지환은 이 나노머신이 생각할수록 기가 찼다. 매운 걸 먹고 같이 매워하는 인공지능이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도 단단히 없다.


“매운 걸 먹는 인공지능이라니 세상이 진짜 미쳐도 단단히 미쳐 돌아가는구나.”


그리고 단백질 보충을 위해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았다.


나노머신 덕에 빨라진 지환의 반사신경은 나이프 하나로 물고기를 잡는 데 충분했다.


“크하하하! 내가 바로 낚시왕이다!!”


중력 때문인지 물고기의 무게가 장난 아니다.


지환은 다른 쪽 전투화 밑에 있는 파이어 스틸을 꺼내 물고기를 굽기 위해 불을 피웠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우적! 크으! 이거 맛있는데?”


시장이 반찬이라고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았는데도 살이 엄청 탄탄하고 육즙이 가득한 것이 맛이 끝내준다.


리아의 설명에 따르면 중력이 강해 모든 생물의 근밀도가 높아 살이 단단한 거라고.


그래도 어찌어찌 식사는 해결한 지환이다. 해는 지평선에 걸려있었고 이제 곧 밤이다. 노숙을 준비해야 한다.


"이 나무가 괜찮겠네."


다행히 지환이 입은 전투복에는 지금 사용하기에 괜찮은 서바이벌 도구가 들어있었다.


바로 전투화 밑창에 있던 군용나이프와 파이어 스틸이 그것이다. 이미 두 가지는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허리띠는 몇 겹으로 접혀 있어 밧줄로 대신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산 짐승을 피해 나무 위에서 잠을 잘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산에서 노숙할 때 일반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체온 유지다.


아무리 낮에 따뜻한 산이라고 해도 이렇게 울창한 숲은 밤이 되면 기온이 급강하해서 체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불을 꼭 피워야 하는 것인데 지환은 몸속에 있는 나노머신들이 진동해서 열을 발생시켜주고 있었기에 꼭 불을 피워야 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불을 발견한 동물들이 호기심에 다가올 가능성이 있기에 지환은 잘 때는 불을 피우지 않기로 했다.


“후우··· 밤이 되니까 확실히 좀 쌀쌀하네.”

<추우십니까? 발열 기능을 좀 더 강화할까요?>

“됐어, 내가 무슨 핫팩도 아니고··· 이 정도면 충분해. 오늘은 이 나무에서 쉬고 내일 해 뜨자마자 또 부지런히 가보자.”


그리곤 지환은 억지로 눈을 감았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에 떨어진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쉽게 잠이 들지 않는 지환이다.


‘좋게 생각하자 좋게. 집에 갈 수 있어. 갈 수 있다!’


그렇게 수없이 되뇌어도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안 되겠다 싶어 감은 눈을 뜨고 밤하늘을 바라보니 아까 낮에 봤던 달 두 개가 휘영청 산을 비추고 있다.


한 개는 좀 가까운 모양인지 다른 달보다 세배는 크다.


저 큰 달빛 때문에 산의 밤도 그다지 어둡지 않게 느껴진다.


달이 밝긴 하지만 밤하늘의 별도 만만치 않다.


마치 은가루들이 쏟아지는 듯한 아름다운 하늘. 가끔 별똥별이 떨어져 바라보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와··· 죽이네···.'


이렇게 가만히 밤하늘을 바라본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같이 하늘을 바라보던 리아가 한마디 한다.


<아름답군요.>

“참나··· 아름다운 게 뭔지는 알고 말하는 거냐?”

<글쎄요.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게 인공지능이란 말인가? 인간과 대화하는 기분에 지환은 웃음이 난다.


“큭큭, 웃긴 놈. 너 이러다가 진짜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말하겠다? 아니 벌써 그러고 있긴 하네. 도대체 어떻게 그게 되는 거야?”

<저도 잘 모릅니다. 그저 인간의 감정을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다는 것 밖에는요.>


잠시 가만히 하늘을 보던 지환이 말한다.


“나는 저기 어딘가 지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그래야 마음이 좀 편할 것 같거든.”

<그것도 그렇네요.>


리아의 맞장구에 지환은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이 인공지능 같지 않은 인공지능 덕에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거다.


조금 전에 괴로웠던 마음이 가시는 기분이다. 인공지능을 인간이라고 착각이라도 하는 건지···.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지금 상황에서는 썩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그렇게 리아와 지환이 밤하늘을 감상하고 있는 그때,


리아덕에 날카로워진 지환의 감각에 무언가 포착된다.


“끼긱. 끽.”


지환은 몸을 벌떡 일으키며 주변을 살핀다.


“들었어?”

<들었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를 추정했을 때. 동일한 높이에서 들려온 것이 확실합니다.>

“빌어먹을··· 나무가 안전한 곳이 아니었어!”


지환은 빠르게 단단히 고정한 벨트 밧줄을 풀어 챙겼고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전투를 대비해 군용나이프를 손에 단단히 쥐었다.


“우선, 시야! 시야 확보부터! 숲속은 어두워서 잘 안 보여! 그 야투경 같은 거 있잖아!”

<가능합니다. 달빛이 강해 열상 감지형 야간투시경으로 시야를 확보합니다.>


시야가 순식간에 바뀌었지만, 지환은 이것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지금 내 눈의 시야와 동시 송출할 수 있어? 열상 감지형은 지형 파악에 취약해서 그래!”

<가능합니다. 강지환 사용자의 기본 시야와 열상 감지 야간투시 시야를 동시 송출합니다.>


역시 엄청난 성능의 리아다. 지환은 짧게 리아를 칭찬하고 나무에서 내려가 적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나이스! 끝내주네!! 준비해! 온다!!”


시야가 순식간에 지환의 요구대로 바뀌었고 바뀐 시야로 탐지한 곳에서는 긴 팔다리를 가진 원숭이처럼 보이는 동물 한 마리가 지환을 쳐다보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고작해야 1.5m 정도? 하지만 팔이 축 늘어진 것이 오히려 몸보다 팔이 더 길어 보인다.


“원숭이!?”


하지만 저걸 과연 원숭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


두 눈은 푸른빛으로 번들거리고 있고 귀와 주둥이는 뾰족해 얼핏 보면 고양이과 맹수처럼 보인다.


그리고 어찌나 날렵한지 다가오는 속도가 동기화의 안정화가 거의 다 끝나가는 지환보다도 훨씬 빠르다.


게다가 팔에는 낫 같은 기다란 발톱이 달려있었는데 저게 주된 공격 방법으로 보였다.


지구의 원숭이는 기본적으로 무리 생활을 한다. 저런 괴물이 몇 마리만 더 몰려와도 지환의 생사는 장담 할 수 없다.


게다가 원숭이는 아무리 작아도 인간보다 근력이 강하다고 하지 않는가.


정보도 없이 맞상대 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여 지환은 도주를 결심한다.


“작전상 후퇴! 산짐승에게 굳이 위험을 감수 할 필요가 없다.”

<동의합니다.>


결심 하자마자 지환은 빠르게 뒤를 향해 달린다.


파밧-


아닌 밤중에 추격전의 시작이다.


“끼익!! 끼기기기긱!! 뷰악! 뷰악!”


원숭이 괴물을 이상한 소리를 내며 지환을 쫓고 있었다.


지환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뛰었다. 그런데도 원숭이 괴물은 오히려 여유가 있어 보인다.


“헉! 헉! 헉!! 제길! 빨라!”


하지만 역시나 였을까? 완전 동기화로 정말이지 엄청난 속도를 내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원숭이 괴물을 정말 손쉽게 지환을 따라 잡는다.


숲속을 달리는 지환의 정면에 또다시 나타난 장애물. 커다란 바위에 이어 이번에는 쓰러져 있는 통나무다.


괴물 놈도 문제지만 이런 장애물들이 지환을 더 힘들게 만든다.


지환은 어쩔 수 없이 크게 점프하며 장애물을 뛰어넘었다.


그 순간 나무 위에서 지환을 쫓던 원숭이 괴물이 나무를 밟고 도약하며 지환에게 쏜살같이 쇄도한다.


카앙!!


“크, 큭! 이 빌어먹을 원숭이 새끼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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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눈치. 23.05.24 57 3 13쪽
14 14화 어디서 구하지? 23.05.22 67 3 12쪽
13 13화 정보원. 23.05.20 103 4 12쪽
12 12화 돈 벌고 싶냐? 23.05.19 113 5 12쪽
11 11화 전력 증강. 23.05.18 122 5 12쪽
10 10화 의뢰. +1 23.05.17 129 5 13쪽
9 9화 밀입국. +2 23.05.16 140 5 13쪽
8 8화 유명세. 23.05.15 141 6 12쪽
7 7화 마법 천재. 23.05.14 147 6 13쪽
6 6화 다른 차원의 인간. 23.05.13 148 5 13쪽
5 5화 중력 2배가 갖는 의미. 23.05.12 155 5 13쪽
» 4화 서바이벌은 말 그대로 생존이다. +2 23.05.12 157 6 12쪽
3 3화 완전 동기화. 23.05.11 163 6 11쪽
2 2화 조난. 23.05.10 169 7 12쪽
1 1화 탈출. 23.05.10 232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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