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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단편


[기획단편] [기획단편1]하향평준화(기사와 영주의 대화 중)(수정 없이 쓴 글입니다. 오탈자는 봐주세요.추후수정)

귀족들은,

먹을걸 쌓아두고, 심지어 썩어서 버리는데도 가뭄이 들면 곡식을 풀지 않는다.

 

어느날 가뭄이 심해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음식을 쌓아두고 있다가 태워서 버리는 귀족이 있었다. 평민 출신인 기사는 귀족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평민 출신 기사가 물어보았다.

 

'썩어가는 곡식이라도 조금만 풀면, 죽어가는 영지민들을 구할 수 있는데, 왜 로드께서는 곡식을 베풀지 않으십니까? 혹시 아까워서 그러는 겁니까?'

 

그러자 귀족이 웃으며 말했다.

 

'물론, 내가 음식을 풀기 시작하면, 지금 당장 죽어가는 영지민들은 구할 수 있을 것이네.'

 

기사는 더욱 큰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만약 이 가뭄이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

 

기사는 생각해 보았다. 가뭄이 얼마나 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5년? 10년? 아니 사막화가 되기 전까지는 영주의 직영지에서는 계속해서 작물이 자라고 있으니 아마도 영주가 먹고 사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

 

기사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당장에 먹을 것과 다음해에 먹을 정도의 식량만 있어도 가뭄이 아무리 오래가도 영주께서는 버틸 수 있지 않느냐고.

 

'자네 말이 맞네. 하지만 맞지 않네.'

 

영주는 웃으면서 말했다.

 

'역시 기사출신은 머리가 나쁘군, 잘 들어보게.'

 

영주의 설명은 이랬다. 만약 지금 죽어가는 영지민들을 배불리 먹이면, 다른 영지민들을 먹여야 한다. 그리고 그 소문이 주변 영지로 퍼지면 부랑민이 늘어가고, 그만큼 먹여야할 입이 늘고 병이 늘고 사고가 는다. 그때 먹을 것을 줄이기라도 하면 민심이 흉흉해져 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민중은 안주던 것을 주면 고마워 하지만, 주던 것을 안주면 자기것을 빼앗긴 것 처럼 미워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주지 않고 희망을 주지 않음으로서 영지의 치안을 유지하고 영지민들과 영지의 광범위한 살상(*민란이 일어나면, 민란의 소식 조차 전파되지 못하게 당시 영지에 있던 모든이를 포위해 죽인다.)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는 영주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영주의 설명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영주의 입장에서는 영지의 광범위한 살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납득하게 만들었다. 그는 기사니까.

 

 그래도 썩어간다며 태워버리는 곡식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제안을 한다.

 

'그렇다면 나이든 노인이나 어른은 제외하고, 아직 살날이 오래 남은 아이들에게 만이라도 배식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아이들이 부랑자가 되어 떠돈다 해도 여기까지 살아 올리도 없고, 어차피 어린 아이들이 오래 살아있을테니 나중에 가뭄이 지나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오랫동안 인력을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영주는 조금은 짜증나는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내가 자네가 아이라고 했을때 자네와 자네의 어머니께서 굶어가고 있는데, 내가 자네에게만 먹을 것을 준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

 

기사는 잠시 생각해본 뒤 말했다.

 

'아마 제가 조금 먹는 것 처럼 하면서 어머니에게 남겨드리겠지요.'

 

'그러면 종전의 이야기와 같지 않겠나?'

 

'...'

 

기사는 영주의 말에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뒤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모아서 식사를 준뒤 다 먹을 때 까지 가둬두었다가 다 먹으면 풀어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방금전 이야기 했지만, 만약 자네가 아이라면, 어머니가 식사를 굶고있는데 어떻겠는가? 자기를 지키고 있는 병사들만 없으면, 어머니도 같이 먹을 수 있었을 텐데라면서, 그 식사가 자기거인양 생각하면서 병사들에 대한 증오를 키우겠지, 그리고 또한 병사들의 고용주인 나를 욕하겠지. 뿐만 아니라, 그 어머니가 굶어서 죽기라도 해보게, 그렇다면 왜 어머니에게는 먹을 것을 주지 않았냐고 나를 원망하지 않겠나? 자네라면 어떻겠는가?'

 

'...'

 

기사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자기가 생각해도, 만약 어머니가 자기 눈앞에서 굶어죽어 가는데 자기는 배불리 먹고 있다면, 영주에 대해 안좋을 생각을 품을 것이다.

 

'줘도 욕먹고, 안줘도 욕먹는건 마찬가지 이지만, 그래도 가급적이면 안전한 방향으로, 내가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는것이 인간이라면 당연한 결정 아닌가? 그래도 이렇게 쌓아둔 덕분에 자네같은 기사들이나 병사들 그리고 영주성에 연관된 사람들이나마 이 가뭄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역시, 현명하십니다. 마이로드.'

 

기사는 그제서야 의문을 풀었고, 영주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인간은 자기의 앞날과 자기의 안전만을 생각 할 뿐이다. 과연 저 성난 군중들에게 식량을 주어 무기나 농기구를 들 수 있는 힘까지 줘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에 기사는 납득해버리고, 귀족처럼, 자신의 안전을 챙긴다. 영주의 화를 거스르면, 영주에게 받는 봉급이 끊긴다면, 자신을 바라보는 많은 가족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다.

 

그렇게 기사와 영주는 타들어가는 곡식과 열기로 빨갛게 물들어가는 볼을 마주보며, '이러다가 밤에 오줌이라도 싸겠습니다. 하하하하'라는 실없는 농담을 했다.

 

그리고 그날 밤. 곡식이 타들어가는 연기를 목격한 가뭄으로 굶어 죽어가던 사람들은, 오기로, 배고픔을 원천 삼아, 자신의 아이에게 한스푼의 수프라도 집어넣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리고 몇일 뒤

 

지상에서 그 영지는 화마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이름조차 전해지지 않게 되었다.

 

(하향평준화의 패혜죠... 상향 평준화나 아니면 개별적인 차이를 인정한 평준화를해야... 그리고 아이나 노인은 잘 챙겨주자 이런말임..응? 그냥 하향평준화에대해 생각해내다가 쓴 단편... 인데 실제 여기에 나오는 책들에 나오는 이야기인 것이 함정? 이라기 보다는 The Dark Book에 나오는 서책들 중 한편입니다. 제 머리속에서는 거기 나오는 여러 책들에대한 구상까지 세계관에 잡혀버리거든요...)


댓글 7

  • 001. Lv.31 유해물질

    13.02.11 22:45

    무척... 인상적이네요. 특히 저 영주의 태도를 논박할 수 없다는게 더더욱 무섭습니다.

  • 002. Lv.61 정주(丁柱)

    13.02.11 22:51

    지배계층의 엘리트 논리죠... 어찌되든 망하니 덜 망하는쪽으로 하는것이 당연하다, 대를위한 소의 희생이다 뭐 이런 어거지같으면서도 논리있어보이는 글이라 그럴싸 하지요... 하지만 결국은 자기만 살아야 한다는 이기심의 발로

  • 003. Lv.1 [탈퇴계정]

    13.02.11 22:52

    이 시놉시스를 길게 늘이면 정말
    멋있는 장편의 소설이 나올 것 같아요...(아 부럽당)
    아,
    나는 왜 언제나 아이디어가 빈곤할건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고 갑니다.
    휘리릭~

  • 004. Lv.61 정주(丁柱)

    13.02.11 22:53

    아아아...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문젭니다. 성인 ADHD인가...

  • 005. Lv.61 정주(丁柱)

    13.02.11 22:54

    그리고... 사실 이글도 단편이긴 하지만 그냥 핵심되는 내용만 써놓은 거지 여기에 써놓는 모든 글이 나중에 장편의 글이 될 수는 있습니다. 심지어 3번의 표지를 제외한 모든 글들이 책 한권 두권은 그냥 뽑을 아이디어 복합체입니다...

  • 006. Lv.1 [탈퇴계정]

    13.02.11 23:21

    부럽다능.

  • 007. Lv.61 정주(丁柱)

    13.02.11 23:39

    그런데 그거시 현실세계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든지간에 연속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이건 집중력 장애 이거나 아니면 집중력이 너무 쌔서... 판타지 세계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것 둘중 하나인데.. 전자이든 후자이든 둘다 무섭습니다. 물론 현실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너무 잦아서...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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