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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님의 서재입니다.

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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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작품등록일 :
2012.10.17 17:06
최근연재일 :
2012.12.01 19:03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1,270
추천수 :
149
글자수 :
28,299

작성
12.11.28 19:01
조회
1,750
추천
9
글자
8쪽

2장. 실연(失戀)

DUMMY

“결혼식? 뜬금 없이 그저께 한 결혼식은 왜?”

털썩

“신부가 어쩜 그리도 서럽게 울던지. 내 평생 그렇게 신부가 우는 결혼식은 또 처음 봤었네. 에휴. 박가놈이랑 그 오래비 놈이 재물에 눈이 어두워 딸 인생을 망쳐버린 게야. 지 딸이 어떻게 살든 자기만 잘먹고 잘 살겠다고……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선은 몸을 날려 수연이 시집을 갔다는 곳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마치 한 마리의 야조처럼 허공을 가르는 영선의 신영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길을 압축해 달려나가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였다.

“어딜 가려는 게냐.”

“큭!”

하지만 그런 영선의 달음박질도 곧 멈춰질 수밖에 없었다. 달려나가는 영선의 앞으로 언젠가부터 있었던 것인지 사부가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제가 이러실 수 있으십니까!?”

“그럼 너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게냐?”

“수혈을 짚으시다니요! 제가! 제가 얼마나 간절히 빌었는데도 결국 하실 선택이 그것 밖엔 없으셨습니까!?”“그래서 너는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냐? 설마 이미 결혼해서 한 남자의 부인이 된 수연이를 강제로 납치라도 할 생각인게냐?”

“결혼식을 하는 내내 울었다고 했습니다! 왜 울었겠습니까!”

“이제와서 네가 가면 더 눈물을 흘릴 일들이 생기겠지.”

“비켜서십시오!”“가려거든 어디 한 번 네 재주껏 나를 지나가 보거라.”

“…….”

말을 마침과 동시에 사부의 몸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천근 무쇠처럼 자신의 양어깨를 짓누르자 영선의 눈빛이 바뀌더니, 이윽고 영선의 몸에서도 주변을 압박할 정도로 대단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파파팟!

가장 먼저 두 사람 주변에 있던 자잘자잘한 흙먼지 같은 것들이 사방으로 튀며 자잘자잘한 소리를 내었다.

두 사람이 단순히 기를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영향이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오너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콰앙!

영선의 신형이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영선과 사부의 주먹이 허공에서 격돌했다. 두 사람의 주먹이 허공에서 정면으로 맞부딪치자 그 여파로 주변에 있던 돌담이 들썩거렸다.

“핫!”

팍!

영선의 왼손이 사부의 명치를 향해 번개처럼 움직이자, 사부가 순간적으로 몸을 외전시키며 팔꿈치로 영선의 주먹을 가격하려했다.

단련된 주먹은 강하지만 팔꿈치는 인체에서 가장 단단하고 날카로운 부분 중 하나. 사부의 임기응변에 영선은 한 걸음 뒤로 몸을 빼더니 그 반동을 이용해 뒤돌려차기로 다시 사부의 어깨를 노렸다.

본래대로라면 머리를 노렸어야 하는 공격이지만, 차마 사부의 머리를 공격할 수 없어 어깨를 공격했던 것이다.

“어리석은!”

쾅!

“컥!”

그러나 어깨를 공격했던 것은 영선의 실수였다.

영선이 뒤돌려차기로 어깨를 노리자 사부가 발을 크게 한 걸음 앞으로 내딪으며 어깨로 뒤돌려차기를 하던 영선의 몸을 그대로 들이받아 버렸기 때문이다.

“나를 위하는 마음은 고맙다만 이 대결이 무엇을 걸고 하는 것인지를 벌써 잊어버렸단 말이더냐?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놈을 막을 것이다. 그러니 네놈도 수연이에게 가고 싶다면 최선을 다하거라.”

“크윽…….”

어깨에 들이 받혀 넘어진 영선을 향해 사부가 말했다.

사실 냉정한듯 말을 하곤 있었지만 어깨로 몸을 들이 받았을 때 사부가 순간적으로 힘을 뺐다는 것을 영선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단 한수지만 적잖은 내상을 입고 피부터 토했으리라. 물론 그 전에 영선 또한 호신강기를 펼쳐 충격을 최소화했을 테지만.

“좋습니다. 지금부터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일어서며 영선이 사부를 향해 말했다.

세상에 단 한 사람. 사부만큼은 자신이 적당히 해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최선을 다한다 할지라도 이길 수 없는 세상의 단 한 사람이 바로 사부였다.

영선이 갖고 있는 모든 무공과 기술들이 전부 사부에게로부터 전수받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두근! 두근!

하지만 그러기에 더욱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 무엇을 해도 뛰지 않았던 심장이 드디어 흥분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뛰어넘지 못하는 벽을 뛰어넘는 것이야 말로 영선이 가장 원하는 것이니까.

“그럼 지금부터는 제대로 하겠습니다.”

몸을 일으킨 영선이 크게 숨을 들이켰다. 심장이 두근 거리는 자신에 비해 눈앞에 선 사부는 너무나 평온해 보였다.

그리고…거대해 보였다.

‘이렇게 크신 분이셨나?’

때론 자신에게 둘도 없는 친구였고, 든든한 아버지였고, 한 없이 자애로운 할아버지였던 사부가 지금은 마치 거대한 철벽처럼 보였다.

아마도 지금 자신의 눈앞에 태산처럼 서있는 사람이 무인으로서의 사부일 것이다.

“핫!”

단발마의 기합과 함께 영선이 신형이 다시 사라졌다.

‘사부님께서 힘과 기술로 맞서신다면 저는 체력으로 승부할 겁니다!’

비겁한 수를 써서 이기고 싶지 않았다. 아니. 비겁한 수를 써서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파파팟!

말뚝처럼 우뚝 서있는 사부를 중심에 두고 영선의 몸이 빠르게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선의 발이 지면을 박찰 때마다 흙먼지가 일어나더니, 잠시 후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변이 온통 뿌옇게 변해버렸다.

“핫!”

파팟!

영선이 별안간 뿌옇게 변한 연기속 중심에 있는 사부를 향해 돌진해 주먹을 날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파팍!

‘다시!’

“핫!”

타닥!

사부를 향해 날렸던 주먹이 중간에 막히는 것이 느껴지자 영선은 그 즉시 공격을 포기하고 다시 몸을 뒤로 뺐다.

무리한 욕심에 어설픈 연타를 날렸다간 방금 전처럼 노련한 사부의 반격에 당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핫!”

파팟!

그 후부턴 끊임 없는 공격의 연속이었다. 사부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흙먼지를 만들어내고, 시야가 가려질 때 쯤이면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공격했다. 그러다 공격이 막히면 미련 없이 다시 몸을 빼고 사부를 중심으로 돌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흙먼지를 계속해 일으키는 것은 조금이라도 사부의 시야를 어지럽히기 위해서였다.

영선은 사부가 원의 중심에 서 있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사부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흙먼지 속에서 계속해 움직이는 영선의 신형과 공격을 시야가 아닌 청각과 촉각, 느낌만으로 감지해야 했다.

아무리 뛰어난 감각을 지닌 무인이라 할지라도 장님이 된 상황에선 그 능력이 절반으로 반감 된다. 또한 영선이 사부에 비해 부족한 것은 기술과 실전경험이지 신체적 능력 따위가 아니었다.

이미 사부가 밟은 무의 마지막 단계를 영선 역시 밟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공격을 하는 쪽이 방어를 하는 쪽보다 유리하다. 영선의 공격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올지 모르는 사부보다, 사부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알고 공격해 들어가는 영선이 훨씬 유리했다.

콰앙!

‘통했다!’

수차례의 공격 끝에 드디어 사부가 자신의 공격을 피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영선의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사부는 절대 공격을 막았으면 막았지 피할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사부가 자신의 공격을 피했다면 막을 수 없었다는 뜻.

거대한 댐이 손가락 만한 구멍 하나에 붕괴되듯, 거대한 태산도 바늘만한 균열하나로 시작해 무너지는 것이었다.

‘승부!’






감사합니다. 추천 잊으신 것은 아니죠!?^^ 요 아래 추천 꾹!!!


작가의말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얼어가는 계절에 조금이라도 따뜻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지네요.

허공 가득 휘날리는 꽃잎속에 숨을 쉬고 있는 것처럼 ^^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추천,선작,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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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89 44조
    작성일
    12.11.28 19:16
    No. 1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11.29 04:43
    No. 2

    저같았으면 당신을 증오한다 외치고 사부가 충격먹고 쫓아올생각 못할때 냅다 튀어서 사부가 지키려던 그 잘난 강호 막 때려부수다가 사부가 소식듣고 쫓아오면 슬스머니 내빼서 신부 만날듯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집파리
    작성일
    12.11.29 22:20
    No. 3

    동감입니다 저라두 깡그리 다 부수고 싶네요. ..지킨다는 명분이 너무 부족한거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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