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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님의 서재입니다.

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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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작품등록일 :
2012.10.17 17:06
최근연재일 :
2012.12.01 19:03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1,269
추천수 :
149
글자수 :
28,299

작성
12.11.27 21:14
조회
2,076
추천
25
글자
6쪽

2장. 실연(失戀)

DUMMY

“포기해라.”

“스승님!”

“포기하라고 하지 않느냐!”

“그럴 순 없습니다!”

사부와 제자가 서로를 노려보았다.

한쪽은 어떻게 해서든 제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포기하길 원하고 있었고, 제자는 사부에게 맞서 사랑하는 여인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영선이 네가 정체를 드러내고 수연이와 결혼을 했다 치자! 그 후엔! 그 후엔 뭘 어떻게 할 것이냐!?”

“그건…….”

“돈 몇 푼에 딸까지 판 박가놈이다! 그런 박가놈이 천하제일인 사위를 보면 어떻게 될지 생각이나 해보았느냐? 무림은!? 지금까지 정사마 삼세가 치고 박고 싸우긴 했지만 그나마 그 싸움이 극단으로까지 치닫지 않았던 것은 바로 정체를 감춘 채 비밀스런 삶을 사는 무림의 수호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상황이 최악으로까지 번진다 하더라도 그것을 모두 해결해줄 사람이 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을 수 있었단 말이다! 하지만 네가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부터 그 모든 것들이 깨어진다!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수연이 그 아이의 삶도, 네 사부인 나의 인생도, 지금껏 유지된 무림의 평화마저도! 결국 넌 사랑이란 그 옹졸한 욕심 하나 때문에 세상 모든 것을 파멸로 몰고갈 것이란 말이다!”

속사포처럼 이어진 사부의 말에 영선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사부의 말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래서 화가 났다. 하나도 틀린 것이 없어 억울하고 화가 났다.

“포기해라. 이제는 그만 인정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 이건 네 인생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걸린 일이기도 하다.”

“수많은…사람들을 위해 결국 저를 희생하란 말씀이십니까?”

“지금 당장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요? 그래서 사부님께서는 괜찮으셨습니까?”

“뭐?”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돼서 사부님께선 항상 그렇게 슬픈 얼굴로 사셨습니까!?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돼서 항상 술잔에 비친 달을 보며 눈물을 흘리셨었습니까!?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돼서 평생을 후회속에 사셨습니까!?”

“…….”

“아니지 않습니까! 심장에 박힌 검보다 더 깊은 상처에 일생을 그리워하고, 외로워하고, 슬퍼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영선의 외침에 사부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 영선에게 얼마나 가혹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인지. 또 그로인해 영선이 평생을 얼마나 후회 속에 살아갈지.

자신이 겪었던 것이기에 영선이 얼마나 힘들지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나 또한 너처럼 무림인들간의 다툼으로 인해 부모님이 돌아가셨었다.”

“!?”

“나의 사부님도 내가 네게 그러했듯, 전장 속에서 부모를 잃고 울고 있던 내게 손을 내밀으셨었지. 그래서 나는 그 여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젊은 시절 나 역시 정체를 드러내면 얼마든지 그녀를 가질 수 있었지만, 그로인해 희생될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그 희생된 사람들 사이에서 부모를 잃고 울 아이들이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

처음으로 들은 사부의 과거 앞에 영선은 처음 사부를 만났던 날을 회상했다.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타들어가던 마을과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수많은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죽은 부모의 시체를 껴안고 울고 있던 자신을 향해 손을 내밀던 사부.

“그래도…전 싫습니다. 저는 수연이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얘기들이 오갔지만 결국 결론은 돌고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는 영선을 보며 사부는 두 눈을 감았다.

“정녕 안되겠느냐?”

“네.”

“죽어도 포기할 수 없느냐?”

“네.”

“내가 말한 것처럼 너뿐만 아니라 네 주변의 모든 것들이 파괴되어도 그 아픔을 감수할 수 있겠느냐?”

“차라리 수연이와 함께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서 숨어 살겠습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겠…….”

털썩

영선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부의 손끝이 영선의 수혈을 짚은 후였기 때문이다.

사부가 손을 움직인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말 그대로 순식간에 당해버린 영선이었다.

“미안하구나. 부디 어쩔 수 없는 나를 용서해다오. 남은 평생 네 원망과 한탄을 들으면서 살아도 좋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켰던 세상과 사람들이다. 이제와서 내가 어찌 그것들을 어찌 포기할 수 있겠느냐…….”

쓰러진 영선을 보며 사부가 결국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수많은 꽃들이 아름답게 만발한 평야.

“수연아!”

“영선 오라버니!”

꽃밭을 가르며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영선과 수연.

쿠오오

“오라버니!”

“안 돼! 수연아!”

하지만 점점 꽃들이 사라지고 세상이 암흑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손들이 수연을 어디론가 끌고가기 시작했다.

“오라버니! 살려줘요! 오라버니!”

“수연아! 안 돼! 안 돼!”

아무리 달리고 달렸지만 영선은 도저히 멀어져가는 수연을 따라잡을 순 없었다. 그리고 점점 수연은 멀어지더니, 결국 사라져 버렸다.

“수연아!”



“수연아!”

너무나 생생한 꿈에서 깨어나 몸을 일으킨 영선은 숨을 헐떡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긴…….”

너무나 익숙한 전경. 영선이 눈을 뜬 곳은 다름아닌 그 자신의 방안이었다.

“!”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던 그 순간 영선은 자신이 잠들기 직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기억해냈다.

수연의 결혼식을 막기 위해 사부와 말싸움을 벌였던 일. 그리고 끝까지 수연을 포기 못한다 말하는 자신의 수혈을 사부가 짚어버린 것까지도.

“안 돼……. 안 돼!”

서둘러 몸을 일으킨 영선은 밖으로 뛰쳐나와 수연의 집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안 돼!”

이럴 순 없었다. 정말 이럴 순 없었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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