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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고래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한 연금술사는 제약 회사를 차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향고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6.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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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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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9,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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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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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동백 크림

DUMMY

[동백 크림]




서경덕 대령은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아침.


근데 이게 무슨 냄새지?


코를 자극하는 이것은 확실히 음식냄새였다.

맛있는 찌개 냄새가 났다.


자연스럽게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 밖으로 나오게 됐다.


근데 이 아침에 누가 요리를?


아내와 아침을 먹지 않게 된 지가 꽤 되었다.

사실 경덕은 아침 먹는 것을 좋아했지만 부부 사이가 소원해 진 뒤로부터는 함께 아침을 먹은 적이 거의 없었다.


경덕이 밖으로 나오자 평소와 다른 낯선 풍경을 마주했다.

아내가 요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보. 깼어요?”

“당신 설마. 아침 하는 거야?”

“네. 오랜 만에 하고 싶어져서요. 곧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흥얼거리며 다시 요리를 하는 아내.

뭔가 낯설다.


거기다 이상하게 오늘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뭐가 달라진 거지?


일단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 사이 아침 밥이 완성되었다.


자리에 앉은 경덕은 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졌다.


이게 다 뭐야?


김치찌개부터 계란말이, 장조림, 각종 나물들까지 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뿐이었다.


“이걸 다 아침에 한 거야?”

“당신 좋아하잖아요. 이것도 먹어봐요.”


갈비찜이었다.


경덕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


아내의 이상 행동에 갑자기 불안함이 몰려왔다.


내가 뭘 잘 못했나?

혹시 결혼기념일?

확실히 아니다.


아내의 생일이나 자신의 생일도 아닌데 갑자기 아침상을 차려주니 긴장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제일 이상한 점은 따로 있었다.


“근데 당신 혹시 화장했어?”

“아니요. 화장 한 것처럼 보여요?”

“어···”

“나 혹시 어때 보여요?”


아깐 멀어서 잘 몰랐는데 마주 앉아서 다시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얼굴이 달라졌다.

뽀얀 피부에 은은한 생동감이 감돌고 눈으로 봐도 탱탱해졌다.


마치 젊은 시절 자신이 청혼했던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간 듯한···


보톡스라도 맞은 건가?

그럴 리가.


새벽에 문 여는 병원이 있을 리도 없고 아내가 나갔다 왔을 리도 없으니까.


그럼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좋은데?”

“에이. 그게 다에요? 나 예뻐졌죠?”


경덕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손거울로 얼굴을 들여다 보며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예뻐졌다.

자신의 아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제 당신이 준 크림 그거 뭐에요?”

“크림···?”


경덕은 어젯밤 아내에게 건넨 동백 크림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꼭 피드백을 달라고 했던 말도.


“아, 이번에 알게 된 사람이 제약 회사를 하는 데 신제품이라고 써보라고 하더라고. 어땠어?”

“완전 좋아요. 지금까지 썼던 거랑은 비교도 안 돼요.”


아내가 싱글벙글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이거 만든 회사 어디에요? 나 이거 사모 모임에 가지고 나가도 되요?”


경덕은 기분이 무척 좋아 졌다.


예전의 자신이 좋아했던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돌아간 아내.

상다리 부러질 정도로 차려진 맛있는 집밥.

오랜만에 나눈 즐거운 대화까지.


화장품 하나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

확실히 평소와는 다른 아침이었다.


***


상식은 귀진과 함께 진중샵으로 이동 중이었다.

법인으로 구입한 고급 세단이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


“좀 전에 서경덕 대령에게 전화 왔습니다.”

“오호. 예상보다 빨리했네. 그래 뭐라고 하던가요?”

“선물 너무 고맙답니다. 사모님이 엄청 좋아하셨다고.”

“잘 됐네요.”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뭘요?”

“서경덕 대령의 사모가 종포 제약 VVIP 고객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아. 그 사모님이 회장으로 있는 사모클럽 회원들이도 종포 제약 주주들이란 사실 말이죠?”


상식의 대답을 들은 귀진이 어이가 없어 웃기 시작했다.


“대단하십니다. 아니 정말 용의주도 하십니다.”

“신사장님은 저를 너무 높이 평가하는 것 같아요. 저 그 정도 아닙니다. 그냥 운이 좋은 거죠.”


이게 운이라고?

말도 안 된다.


귀진은 웃고 있었지만 한 편으로 소름이 돋았다.

동년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주도 면밀한 구석이 있다.


마치 몇 수 앞을 내다보는 듯한.


겉으로는 별 생각 없이 저지르는 일이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회사의 이익으로 연결된다.


마치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이런 걸 보고 천재라고 하는 건가?


자신도 영재라는 소리를 꽤나 들으며 컸고 실제로 남들과 다른 성과를 내며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눈앞의 있는 사람은 체급이 달랐다.


분명 이 사람을 따라 가다보면 엄청난 일을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최고의 제약 회사?

왠지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사실 상식에겐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로 그리 놀랍지도 않았다.


벨루니아에서 81년을 구르며 배운 전략 중 하나.


아무리 엄격하고 딱딱하게 구는 인물이라도 약점은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켠에 향기로운 꽃한송이 쯤 간직하고 사니깐.


경덕에게 꽃 한송이는 바로 그의 아내다.

상식은 그 점을 노렸다.


한 때는 마도국 사교클럽을 주름잡던 상식이었다.

사모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 다 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효과도.


종포 제약의 주력 상품이 화장품 계열이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계획했던 일이기도 했다.


종포의 투자자이자 큰 손들을 빼앗아 종포를 손에 넣는다.


아직까지도 기세등등하게 나오는 종포도 뒷배를 잃어버리면 자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한 건지 알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령의 사모가 종포 제약의 VVIP들을 현혹하여 오동 바이오의 든든한 아군들을 늘리고 있을 것.


이런 걸 원 플러스 원, 꿩 먹고 알 먹는다고 하는 건가?

서경덕이란 든든한 보호막과 걸어 다니는 화려한 광고판을 동시에 얻은 셈.


“서경덕 대령 쪽에서 크림을 요구하면 더 보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상식의 전략을 찰떡 같이 이해한 귀진이 대답했다.


“아 그리고 방금 전 경찰에 연락이 왔는데 결국 놓쳤답니다.”


상식은 큰 부상을 입고도 공장을 빠져나간 늑대 마인을 떠올렸다.


“역시 그 때 쫓아가서 잡았어야 했을까요?”

“아니요. 그랬다간 팀장님이 위험했을 겁니다. 코너에 몰린 생쥐는 무는 법이니까요.”


당시 상식의 판단은 옳았다.

순정은 마인 셋을 상대한 상태라 이미 상당한 피로가 누적되었었다.


거기다 늑대 마인은 다른 마인과는 조금 달랐다.

뭔가 비장의 수를 숨겨두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 회사의 귀중한 자원을 위험에 빠트릴 수 없었다.


경덕과의 계약만 아니었으면 자신이 갔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고녀석. 생각보다 저력 있네?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도망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잡아서 이것저것 연구해보고 싶었다.

특히 키메라의 소재로.

강한 신념이나 원한은 키메라를 움직이는 핵을 만드는 데 쓰기 좋으니 딱이었는데 아쉬웠다.


또 기회가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종포 제약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고 합니다. 마인과 연락을 주고받은 건 한 직원의 개인적인 청탁이었다는 것으로 꼬리 자르기를 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것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유령을 통해 그들의 아지트에서 봤던 대포폰들과 자료들을 보며 상당히 신중하게 일을 맡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미 종포 제약의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동백 크림의 식약청 허가는 이미 끝난 상태였으니까.


종포의 숨통은 이미 조여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세단이 드디어 진중샵 앞에 멈춰섰다.


미리 연락을 받은 김한솔과 그의 직원들이 샵 앞에까지 마중 나와 있었다.


“왜 나와 계세요?”

“오랜 만의 방문 아닙니까. 당연히 마중 나와 있어야죠.”

“다음엔 안 그러셔도 됩니다. 그 시간에 물건 하나라도 더 팔아주세요.”

“그건 걱정 마십시오. 매출 쪽은 저에게 믿고 맡기셔도 됩니다.”


허세가 아닌 자신감.

계속해서 올라오는 한솔의 매출보고서.


역시 판매 전문가로 데려오길 잘 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준수한 성과를 내고 있었다.

거기다 진중샵 체인점 사업도 착착 진행 중에 있어서 다른 지역에 새로운 지점도 이미 오픈 준비 중인 상태.

직원도 눈에 띄게 늘었다.


여수 지역에 있는 드러그샵 중에 진중샵의 직원들이 제일 친절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한다.


직원 선발부터 교육까지 한솔이 직접 한다고 하니 빈틈이 없을 수 밖에.


진중샵은 여수에서 한창 번창하고 있는 중이었다.

종포를 따르는 지점들은 자연스럽게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고.


아주 잘 하고 있군.

흡족하게 보고 있는데.


“널 뭘 믿고 맡기냐? 일 할 시간에 농땡이 피우는 거 아니야?”

“뭐야? 너도 온 거야? 회장님 나오시면 회사를 지키고 있어야지. 너야 말로 농땡이네.”


귀진과 한솔 사이에서 레이져가 오간다.

견원지간.

개와 원숭이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들어보니 한동과 아진 어르신도 이들처럼 서로 엄청나게 경쟁했다고 한다.


물론 덕분에 서로 시너지를 얻어 업계 레전드가 되었다고.


이들도 겉으로는 서로 사이가 안 좋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각자의 능력을 엄청 인정하고 있었다.


귀진의 경영능력과 한솔의 영업능력.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지만 일하나는 만족스럽게 해낸다.

서로 협력해서 하는 일도 깔끔하게 성과를 낸다.


그래서 티격태격이 아니라 티키타카.


회사 입장에선 좋은 일이니 상식으로서도 불만이 없었다.


“준비는 다 됐나요?”

“네. 회장님. 이쪽으로 오시죠.”


한솔의 안내에 따라 진중샵으로 들어갔다.


진열장에 새로운 신제품 동백 크림이 아주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다.

새로운 용기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시그니쳐 마크인 동백꽃이 미술작품처럼 그려져 있었다.


“어떠신가요?”

“생각보다 더 잘 나왔는데요?”

“회장님 마음에 드신다니까 다행입니다. 동백 디자인은 특히나 신경을 더 썼습니다.”


들어보니 해외 유명 화가까지 섭외해서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아서 하는 사람.

자신보다 동백 크림에 더 진심인 사람이 여기 또 있었다.


“회장님이 지시한 대로 여성과 노인들을 상대로한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이상한 일이요?”

“네. 아직 출시 전인데 이미 일부 부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요? 그거 이상하네요. 허허허”


그 이유를 알고 있는 귀진은 뒤에서 혼자 웃고 있었다.

김한솔은 그런 귀진을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고.


상식은 진열장에 있는 동백 크림을 하나 집어 들었다.


공허 슬라임으로 만든 피부 미용 크림.

종포를 넘어 금성을 무너트리기 위한 오동 바이오의 두 번째 무기가 드디어 준비 되었다.


“좋습니다. 그럼 판매 시작하세요.”

“네. 회장님.”

“한 달 안으로 종포 제약. 여수 안에서 내쫓읍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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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연금술사는 제약 회사를 차린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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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복지가 좋은 기업 +2 23.06.02 156 7 13쪽
26 뒤통수 칠 준비 +1 23.06.01 148 4 12쪽
» 동백 크림 +1 23.05.31 154 5 11쪽
24 계약 +1 23.05.30 165 5 11쪽
23 습격(3) +1 23.05.29 180 7 12쪽
22 습격(2) +1 23.05.28 199 9 12쪽
21 습격 +2 23.05.27 213 9 13쪽
20 공허 슬라임 +1 23.05.26 207 8 13쪽
19 서경덕 대령 +1 23.05.25 231 9 11쪽
18 CCTV?를 얻었다 +1 23.05.24 243 9 13쪽
17 비약 제조 +1 23.05.23 249 9 12쪽
16 고발 +2 23.05.22 254 10 13쪽
15 드러그샵 조합 +2 23.05.21 248 8 14쪽
14 3성의 경지 +1 23.05.20 258 12 12쪽
13 신약 허가 +1 23.05.19 263 12 11쪽
12 신약 허가 위원회 +3 23.05.18 276 13 14쪽
11 상인의 재능 +2 23.05.17 283 12 12쪽
10 신생 제약회사 오동 바이오로직스 +2 23.05.16 300 13 11쪽
9 여러모로 좋은 팀을 얻었다 +2 23.05.15 321 14 16쪽
8 돈 벌기에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다 +2 23.05.14 346 14 14쪽
7 떼돈을 벌기 위한 준비 +2 23.05.13 366 16 15쪽
6 혹시 감별사십니까? +2 23.05.12 369 16 14쪽
5 특별한 마나회복제 +1 23.05.11 388 15 14쪽
4 유산 +1 23.05.11 422 21 16쪽
3 연금술을 쓸 수 있다. +2 23.05.10 433 19 16쪽
2 있기는 있는데 뭔가 이상하다. +1 23.05.10 467 19 15쪽
1 대연금술사의 귀환 +1 23.05.10 551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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