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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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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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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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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1.11.11 16:45
조회
453
추천
5
글자
66쪽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2)

DUMMY

첨벙!

욕조에 가득 들어있던 물들은 청년이 들어옴에 따라 그의 부피만큼 바닥으로 떨어져야 했다. 물에 꽃잎이 둥둥 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물을 사용하는 자는 평범한 자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후우... 따뜻하군."

욕조에 들어간 청년은 특이하게도 피에 물든 황혼을 떠올리게 하는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오른쪽 얼굴을 거의 가리는 긴 머리카락을 그는 한번 쓰다듬고는 욕조에 몸을 기댔다.

"아, 조금만 있다가."

그를 씻겨주려던 시녀복을 입은 여성들은 그의 제지에 가만히 대기하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평범한 시녀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문제는 머리에 나 있는 작은 뿔들이었다.

"후우......"

그녀들은 바로 마족이었던 것이다. 비록 힘도 없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허드렛일 뿐이지만, 그래도 어엿한 마족이었다.

"골치 아프군..."

마족들의 힘을 충전시키기 위해 갈레스를 받아들인 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갈레스를 이쪽으로 받아들이며 자동으로 나머지 용족들을 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뭐, 그나마 복수자들과 그 특이한 어스 드래곤이라면 쓸만했기에 그다지 손해를 봤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지금 마황자님은..."

밖에서 시녀마족이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지만, 그 누군가는 시녀마족을 뿌리치며 문을 열었다.

덜컹!

"안녕하신가. 마황자."

"......"

갑자기 쳐들어 온 불청객 때문에 카시드의 표정이 불쾌하게 변했다.

"무슨 일이지. 갈레스."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네. 나는 단지 한가지 따지러 왔을 뿐이니까."

"......그런가?"

이런 상황에서 얘기를 계속할 수도 없었기에 카시드는 물에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나와야 했다.

촤악.

일어난 카시드의 몸을 시녀마족들이 큰 천으로 덮어주었고, 카시드는 그 천을 받아서 자신의 몸을 대충 가렸다.

"이런... 이런. 천하의 마황자가 한가로이 목욕이라니."

"난 네놈처럼 썩은 냄새를 풍기기는 싫거든."

"......"

갈레스의 해골 같은 얼굴이 불쾌한 듯 찌푸려졌다.

"지금 인간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다는데,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 건가?"

"으음... 그랬나?"

카시드는 갈레스가 있는 곳,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욕실의 밖으로 나갔다.

"......응?"

그리고는 자신의 발치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시녀마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아, 미안하게 됐군. 자꾸 못 들어가게 방해해서 말이지."

"......그래?"

카시드는 별로 상관없다는 표정이었지만, 갈레스는 왠지 그 모습이 더 마음에 안 들었다.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자네는 마족 중에서도 어린축에 낀다고 들었는데. 올해로 53살이던가?"

"그래서?"

"자네가 전쟁에 대한 경험이 없을 수도 있지. 그러니까 자네의 동맹인 내가 특별히..."

"바보같이 방심하다가 스파르를 빼앗긴 멍청이에다가 용족 중에서 유일하게 죽음을 두려워하는 뼈다귀에게 그런 소리를 듣고싶지는 않은데."

지금 카시드의 말은 명백한 도발이었다. 게다가 카시드는 그 말을 하고 여유 있게 의자에 앉는 것이 아닌가!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왜? 내 말이 틀렸나?"

카시드는 의자에 앉아서 몸을 기대며 갈레스와의 대화를 귀찮아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자네......"

갈레스는 화가 울컥 솟구쳤지만 꾹 눌러 참았다. 만약 자신이 마계에서 버림받는다면 아세니카르에게 죽는 것밖에 남지 않겠는가?!

"좋네. 나에게 500의 마족만 빌려준다면, 내가 인간들을 다 쓸어버리지."

카시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싫은데?"

"......"

간단한 거절에 갈레스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500가지고 20만을 상대하겠다는 미친 녀석은 처음 보는군."

"그깟 인간들 따위..."

"그럼 너 혼자 나가봐. 너에게는 500대 20만이나 1대 20만이나 인간이 상대라면 상관없겠지?"

"......"

갈레스가 아무 말도 못하자 카시드는 고개를 돌리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멍청한 녀석. 방금 보냈던 20기의 중량형 마족들과 100기의 비행마족들이 전멸했다는 소식도 듣지 못한 모양이군."

"......"

"그것도 20만과 싸운 것이 아니라, 겨우 1만의 병사가 이루어낸 결과다."

물론 정면으로 부딪힌게 아니라 파리아, 라드, 자르카와 신형 노포가 이루어낸 결과지만 카시드는 굳이 그 사실을 갈레스에게 말해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거야 어떻게 운으로..."

"그럼 네가 그 운을 깨러 나가보지 그래?"

"......"

카시드의 말에 갈레스는 할 말을 잃었다. 어떻게 인간 따위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건만, 앞에 있는 사내, 카시드의 반응으로 봐서는 거짓 같지도 않았다.

"......알겠네. 그렇다면 자네의 결정을 따르지."

"잠깐."

결국 지휘권을 포기하고 갈레스가 나가려는 순간, 이번엔 카시드가 갈레스를 불렀다.

"그러고 보니 너에게 있는 죽음의 기운으로도 마력을 채울 수 있다며?"

"......그렇네만."

카시드는 의자에 앉은 채로 오른쪽 손을 내밀었다.

"나도 좀 채워주지 그래? 요즘 마력보충을 잘 못해서 말이지."

"......"

갈레스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흐흐흐... 이제 곧 고통에 몸부림치게 해주지'

죽음의 기운은 마력으로 치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갈레스가 육체가 버티지 못할 정도로 죽음의 기운을 쏟아 붓는다면 그 마족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다가 결국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요 며칠 간 시험해 봤던 것이 그것이니까. 시녀마족도 죽지 않을 정도로만 힘을 강제로 쏟아 부어 저렇게 만든 것이었다.

"좋네. 마력을 채워주지."

갈레스의 뼈다귀 같은 손이 카시드의 손에 얹혀졌다.

"......"

"......"

그리고 곧이어 갈레스의 팔에서 뿜어지는 검은 죽음의 기운이 카시드의 팔로 전해지며 붉은 마력으로 변하고 있었다.

'으음?!'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던 갈레스는 서서히 자신의 죽음의 기운이 말라 가는 것을 느꼈다.

'말도 안 돼... 지금까지 들어간 기운은 백작급 마족 열을 터져 죽게 만들 양이라고!'

하지만 카시드가 빨아들이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카시드의 입가에는 잔혹한 웃음이 걸려있자 갈레스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이런...!"

갈레스가 손을 뿌리치자 카시드는 왼쪽 손으로 갈레스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빠직!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카시드의 손가락이 갈레스의 머릿속으로 파고들었지만, 갈레스는 그런 세세한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마, 마력이 얼마나 되길래! 이건 말도 안 돼!'

자신이 오랜 세월동안 쌓아놓은 죽음의 기운이 모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으아악! 그만! 그마안!"

결국 갈레스는 버티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카시드의 입가에 진득한 웃음이 걸리며 손에 잡힌 갈레스의 머리를 던졌다.

퍼억!

"......뭐야. 겨우 이 정도인가?"

벽에 박혀있던 갈레스는 그의 차가운 눈빛에 허둥지둥 방을 나가야했다.

쾅!

"......"

카시드는 갈레스가 허둥지둥 나가는 모습을 잠시 구경하고선 쓰러져있던 몸을 일으켜 시녀마족에게 다가갔다.

"괜찮나?"

"으으......"

그리고는 갈레스에게서 뺏은 마력으로 시녀마족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아주 간단한 마법이고 효과도 좋지 않지만, 지금 그의 마력이라면 충분히 치료가 되리라.

찌이이잉...

누가 옆에서 포크로 접시를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신경 쓰이게 말이지...

찌이이이잉......

듣기 싫은 소리에 귀를 막으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힘이 다 빠져버려서 그런 건가? 예전에 순간 가속 능력을 처음 사용했을 때처럼?

찌이잉...

정말 싫다. 누가 이 소리 좀 멈춰주지... 파리아는 뭐하고 있는 거야?

지직- 지지지직...

갑자기 소리가 바뀌었다. 아까의 찌잉하는 소리보다는 그나마 이 지직거리는 소리가 낫구만.

-으아아아아!!-

-크워어어!-

지직거리는 소리 사이로 앳되게 들리는 고함소리, 그리고 마물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지지직...

하지만 저 지직거리는 소리는 그대로였다. 어떻게 저 소리가 들린게 신기하다고 해야할 정도로 시끄러운 소리였다.

-꾸에에에!!-

아아. 드디어 그 마물을 쓰러트렸나 봐.

-......님! 저도 도울게요!-

-멍청아! 오지 마!!-

잠깐... 지금 지직거려서 잘 듣지 못했는데, 지금 ‘멍청아’하는 목소리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소리 같은데?

-이야아아!!-

누구지?

-흥!-

지금 들리는 소리들로 봐서는 들리는 목소리는 셋... 아니, 그 마족까지 합쳐서 넷인가 보다.

-피해!-

지금 ‘피해!’ 라고 말한 이 목소리. 아까는 ‘멍청아’라고 했던 이 목소리... 확실히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인데?

지지지직!!

-으아악!-

이번에는 앳되게 들리는 목소리의 비명이었다.

-바네인!-

바네인? 저 목소리 주인공의 이름인가?

-마렘!!-

저주에 가득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까부터 계속해서 신경 쓰이는데 이거? 누구더라?

지지지지지직...

-세키!!-

!!!! 방금 그 이름은?!

-흐아아아!!

지지직!

지금의 고함도, 확실히 세키의 것이었다!

‘어째서 세키가...?! 이건 뭐지? 꿈인가?!’

파악!

내가 그 상황을 이해하려는 순간.

“......으아아악!!“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하아... 하아아...“

방금... 무언가 굉장한 것을 보... 지는 못했지만 들은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지?“

굉장히 중요한 일, 중요한 것인데...?

“으으윽...“

머리 아무리 쥐어짜도 생각이 날 듯 말 듯 하면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아, 깨어나셨습니까.“

“......“

파리아가 나에게 말을 걸면서 생각날 듯 하던 그것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뭐지? 내가 뭘로 고민하고 있었더라......?

“뭐지?“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지?“

“글쎄... 내가 뭘 물으려고 했더라?“

이상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잊혀지는게 말이 되냐고.

“흐음......“

어쩐지 그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별 수 없었다. 더 이상 생각하고 있어봐야 생각날 것 같지도 않고.

“식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별로 입맛이 없어서... 내가 얼마나 잔 거야?“

파리아는 잠시 시간을 계산해보더니 말했다.

“만 하루를 주무셨습니다.“

“하루?!“

“네.“

하루라니...

“그렇게나 많이 잤단 말이야?“

“네. 그리고 병사들은 전부 수용했으며, 지금 준비가 끝나는 이틀 뒤에 출발할 계획입니다.“

다행이었다. 병사들 수용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되었을 텐데.

“우리보다 앞서서 실론평원에 집결한 병사들은?“

“아직은 없습니다.“

수도로 진격하기 전, 우리는 일단 실론 평원에 집결해야 한다. 수도의 근처에는 실론 평원을 제외하고는 대군이 집결할만한 장소가 없으니까.

“알았어. 지금 바빠?“

“괜찮습니다.“

“그럼 나 좀 부축해 줘.“

“괜찮으시겠습니까?“

“아아. 몸은 괜찮은데 하루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그래.“

파리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침대로 다가왔다.

“아, 참. 방금 전까지 아세니카르님이 계셨습니다만 용족과의 연계를 통한 부대편성을 위해 나가셨습니다.“

“응? 어디에?“

지금 둘러보니 주변에 의자 하나도 없고 카펫도 없어서 바닥에 앉기도 힘든데 말이다. 설마 지금까지 서 있다가 간 건 아니겠지?

“침대 옆에 같이 누워 계셨습니다.“

“......“

할 말이 안나온다.

“그, 그걸 누가 본 사람은 없어?“

“저와 자르카님 밖에는...“

그나마 다행이군.

“물론 오늘 하루 말입니다만.“

“......그럼 어제는?“

“어제도 아세니카르님이 문병 오셨다가 있을 곳이 없으시자 침대에 같이 누우셨다가 옆에서 잠드시고 그 모습을 본 말단 병사가 소문을 퍼트려 거의 모든 간부급의 사람들이 그 모습을 확인하고 갔습니다.“

“......“



작가의말

아 챕터명 치기가 은근히 까다롭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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