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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흔비설 님의 서재입니다.

안녕! 나의 늦은 첫사랑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채흔비설
작품등록일 :
2020.07.16 20:24
최근연재일 :
2020.09.06 17:13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0,839
추천수 :
643
글자수 :
695,967

작성
20.09.05 08:11
조회
77
추천
4
글자
12쪽

104화 – 결혼 추진?

DUMMY

“역시. 윤지숙 화끈하다.”


명주가 흡족한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사실 학교에서도 두 분 함께 있는 거, 너무나 다정하게 지내는 거 보면 얼마나 부러웠는데요. 전 그런 친구가 없어서. 다 형식적인 친구들 뿐이라. 그리고 명주 쌤이, 아니 명주 언니가 좀 까칠해 보여서 다가가지도 못 하고 부러워만 했는데 지금 정말 엄청 행복하답니다. 이제 나도 같이 함께 할 수 있어서요.”


“그랬어? 진작 말을 하지. 은근 소심한 면이 있었네. 우리 명주 안 그래. 얼마나 속이 깊은데. 언니처럼 엄마처럼. 가끔 욱하는 것만 빼고. 말투가 좀 그래서 오해 자주 받지만, 진심 멋진 여자란다. 그리고 천재의 두뇌도 가져서 살아가는데 도움 많이 될 거야? 원래 학창 시절 배구 선수였는데 다리부상만 아니었어도. 하지만 워낙 천재라 그것도 수학 천재라 바로 공부에 전념하고 일류 명문대 들어갔잖아. 우리 학교. 운동만 하던 애들 그러기 쉽지 않잖아. 그러고 보니, 우리 다들 끈기와 오기 노력만큼은 다 죽여주는 애들만 모였네.”


“오. 웬일로 정은수가 날 칭찬하냐? 해줄 것도 없는데.”


“어. 그냥 너한테 다 떠넘기려고. 난 신우랑 꽁냥꽁냥 데이트 하기도 바쁘니까 무조건 네가 엄마 같은 마음으로. 딸 원했잖아. 딸이라 생각하고 얘들 잘 챙기라고.”


“그럼. 그렇지. 저 잔머리 굴리는 것 좀 보소. 역시 정은수답다.”


그 모습을 보던 소혜가 넌지시 신우에게 말을 건넨다.


“원래 저래?”


“어. 그런데 저건 아주 약한 거고. 평소엔 좀 더 거칠어. 그래도 계속 보다 보면 적응돼서 그러려니 하게 될 거야.”


“그럼. 다들 찬성인 건가? 할 수 없지. 나도 대세에 따를 수 밖에. 하긴 반대할 이유도 딱히 없고.”


민혁이 그렇게 말하자 동우가 슬쩍 섭섭해한다.


“이런. 얘네들 보게. 은근슬쩍 이렇게 넘어가려고? 지금까지는 우리 가게에서 원 없이 덕 보더니 이젠 소혜나 지숙씨한테 묻어가겠단 말이지? 와. 진짜 속 보인다.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 봐.”


“너도 결혼해서 살아봐라.”


“결혼 해봤다고.”


“자식 놓고 살아 봐.”


“이런.”


“애 놓고 살아 봐. 한 푼이 귀하고 귀하단다. 그 심정을 네가 알기나 하겠어.”


“그러게. 싱글들이 우리 마음 알기나 하겠어. 아직 애들이라.”


그 말에 싱글들 모두 동시에 민혁을 째려보자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하며 얼른 다른 말로 분위기 돌리려 한다.


“아. 참. 말 나온 김에 진짜 동우 결혼이나 추진해볼까? 올해는 넘기면 안 될 것 같아서. 30대와 40대는 하늘과 땅 차이잖아.”


“그렇다고 갑자기 결혼 얘기가 왜 나와?”


생각지도 않은 동우의 결혼 얘기에 또 한 사람. 양소혜의 눈빛도 슬며시 흔들렸다.


(‘이러다 겨우 친구 된 것도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는 거 아냐’)


동우는 소혜 눈치를 보면서 재빨리 말을 막았다.


“결혼은 무슨. 습관 되니까 얼마나 편한데. 아직은 화려하게 솔로 생활 더 누리고 싶어.”


그런데 신우도 진심 걱정이 되었는지. 아니면 동우가 오래도록 솔로로 있으면 은수가 신경 쓸까 봐 질투심에 우러나온 말인지 오히려 민혁이 편을 들면서 부추겼다.


“민혁이 형 말 맞아요. 기왕 할 거면 30대에 해야 보기도 좋죠. 그리고 본인이야 편해서 솔로가 좋겠지만 너무 늦게 결혼하면 애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창피해할 텐데요. 반 친구들이 할아버지 온 줄 알고 놀려서요. 우동우 주니어 생각해서라도 가능하면 일찍 하세요.”


“신우야 그렇다고 어떻게 그런 비수 같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내가 더 미안하게.”


은수가 오히려 눈치를 보며 미안해한다.


그런데 민혁이 또 한술 더 떠서 염장질을 하는데 동우가 아찔해 한다.


“틀린 말 없는데 뭘. 나야 명주랑 일찍 결혼해서 그리고 나이에 비해서 많이 동안이라 학부모 모임에 가면 우리 애들 얼마나 기가 사는지. 아주 좋아하더라고. 신우 말 맞다니까. 동우야 너 생각만 하지 말고 나중에 너의 귀여운 2세 생각해서 이제라도 좋은 사람 만나 안정된 삶 살아야 하지 않겠어? 그동안 많이 힘들었잖아.”


“그래. 나도 누나 같은 마음에서 늘 그런 걱정 많이 했거든. 민혁이랑. 그런데 너 싫어할 것 같아서 차마 대놓고 말 못 꺼내겠던데. 기왕 말 나왔으니... 이제라도 마음 잡고 추진해보자. 응?”


“왜 갑자기 주제가 그쪽으로 가? 분위기 이상하다. 그만해.”


“분위기 전혀 안 이상한데요. 동우 오빠님. 여자분 필요하시면 제가 알아봐 줄까요? 딱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지 알겠는데. 추진해봐요? 어차피 올해 은수 선생님이랑 신우 오빠 결혼할 건데”


“어머. 우리가 올해에 할지 안 할지 어떻게 알고.”


“아이고. 아까부터 계속 40대에 결혼 하지 말라고 하는 말. 다 돌려서 하는 말 같던데요.”


“윤지숙. 진짜 눈치 하나는 끝내준다.”


신우가 좋아서 웃음이 터졌다.


“말이라고. 암튼. 동우 오빠도 그 참에 합동결혼식 해요. 절친들인데. 신혼여행도 같이 가면 오. 정말 재미있겠는데요. 그러면 우리도 다 아는 사이들인데 그냥 확 단체로 확 따라가 버리죠.”


“그거 좋은 생각인데. 그래. 동우야 그렇게 하자.”


“민혁아 좀! 됐다고. 뭐야 정말 이 분위기. 그만하자. 자꾸 이러면 나간다. 너네들끼리 알아서 놀다 가든지 해라.”


“어. 안 잡아. 잘 가.”


은수 말에 동우가 놀라 다시 얌전히 앉는다.


“왜 안가?”


“나 없으면 내 말 엄청 할 것 같아 불안해서 못 가겠다.”


“그럴 것 같아 안 잡았어. 너 은근 소심하잖아.”


은수와 동우가 서로 주고받는 말이 투닥투닥하는 것 같아도 또 한편으론 오랜 시간 동안 이루어진 끈끈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뭔가가 느껴지면서 소혜는 그 모습조차도 왠지 부럽게 느껴졌다.


(‘감히 끼어들 수 없는. 손톱만큼의 공간조차 없어 보이는 저 두 사람 모습이 부럽다. 난 언제쯤 저렇게 편하게 함께 할 수 있을까’)


“우동우. 나까지 결혼하고 나면 너 정말 외로워서 어떻게 살 건데?. 다들 너 걱정 해서 하는 말이잖아. 고맙게 생각하지는 못할망정. 내 진작 말했지. 너 눈 낮추라고. 이 녀석 보기보다 은근 눈 높고 여자 밝힌다니까. 그러다 독거노인 되는 수 있어. 그렇게 되기만 해. 우리 너 왕따 시킬거야. 안 받아줄 거라고.”


“정은수 너 자꾸 사람 억울하게 만들지 말라 했지. 내가 무슨 여자를 밝히고 눈이 높아? 아. 눈은 좀 높긴 하네. 까다롭기도 하고. 그건 인정. 결혼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또 1, 2년 살 것도 아닌, 평생 함께할 사람인데 거기다 우동우 후손이 생기는 일인데 어떻게 대충 함부로 해. 자랑은 아니지만 유경험자야. 너야말로 결혼은커녕 연애 초짜가 어디서 조언질이야.”


“아 놔. 절친 우정 생각해서 하는 말을. 조언질? 너. 내 결혼식장에 오기만 해. 군견 두 마리 준비해서 네 냄새 확 길들여 놓고 너 보면 접근금지. 절대 못 들어오게 할 줄 알아.”


“어. 그래. 그럼 신혼여행 후원 없을 줄 알아. 제주도 호텔. 스위트 룸은 꿈도 꾸지 마라. 알겠어!”


“어쭈. 마음대로 하셔. 우린 프랑스로 가면 되니까. 거기다 방학 한 달 내내 유럽 다 돌아다닐 수 있게끔 어머님이 알아서 다 최상급으로 해주신다고 했거든.”


“누구 어머니요? 우리 엄마가요? 언제 그런 말씀 하셨죠?”


은수가 재빨리 신우 귀에다 어금니 깨물고 한마디 한다.


“이런. 눈치 없이. 잠시 가만히 있어 줄래.”


그 순간 윤지숙이 웃음이 터져 뒤로 넘어가려 한다.


“와. 이 모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정말 10대 소녀, 소년. 서클 모임처럼. 어쩜 이리 다들 순수하게 잘 노실까나. 나 절대 탈퇴 안 해야지. 진짜 안 늙을 것 같아요.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 캬~ 아쉽다. 좀 더 일찍 태어났더라면 대학 시절도 정말 기똥차게 재미가 있었을 텐데. 과연 소문 대로군요. 그래도 다행. 이제라도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마워요. 끼워주셔서. 다들 너무 사랑하고프다. 히히히.”


동우의 결혼 얘기가 나오고부터 소혜가 말없이 듣고만 있길래 그는 무안해져 얼른 말을 마무리한다.


“내 결혼은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이런 얘기 그만 접고 오늘은 날이 날이니만큼 그냥 맛있게 먹고 그냥 생각 없이, 아니, 하지 말고 그냥 제발 즐기자. 새 멤버 들어 온 첫날인데 좀 품격 있게 보이자고. 알았어?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주저 없이 얘기하고. 자. 건배 한번 하자. 잔들 들어. 우리의 멋진 우정을 위하여”


“우정을 위하여!”


다들 미소 가득한 얼굴로 건배를 한다.


다시 시끌시끌하며 와인과 맥주를 주거니 받거니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테이블이 후끈 달아올랐지만 소혜는 다시금 표정이 살며시 굳어지며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고 가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신우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동우와 소혜를 번갈아 보게 되는데 그들 마음이 읽혔는지 왠지 모를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미 두 사람도 아주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였다는 것이, 그리고 두 사람의 행동과 대화들을 보면 그저 그냥 단순히 아는 사이 같지는 않아 보였고 얼핏 오가는 눈빛에서 자꾸만 미묘한 감정이 느껴지는데 꼭 무슨 깊은 사연이 그들 사이에 있는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그들에게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차마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은수에게는 더더욱 말을 꺼낼 수가 없어 조금은 답답하기까지 했다.


(‘두 사람 어떤 사이일까? 단순히 여행에서 만난 사이라고 하기엔 그 느낌은 진짜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두 사람이 속 사정 다 털어놓고 얘기할 만큼 그런 성격은 더욱이 아닌데. 그렇다고 정은수에게 말할 수도 없고. 아무리 날 사랑해도 동우와 20년이란 그 오랜 시간 많은 일을 함께했던 사이인데 괜히 상처받을 수도 있는 거잖아. 정도 무시 못 하는 거니까.’)


신우는 그들을 생각해서 그냥 혼자만 알기로 했다.


그러나 오늘 함께 했던 내내 우연찮게 본 소혜의 모습은 정말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져 계속 마음이 쓰였다.


그녀의 눈빛은 이제 자신이 아닌, 우동우에게로만 향해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론 낯설기까지 했다.


10년 동안 늘 이신우 자신만 바라보던 그녀가 하필이면 우동우라는 사람을...


저도 모르게 심장이 조금은 시려오면서 그들이 어쩌면 인연인가 싶기도 했다.


(‘저 두 사람도 어쩌면 그들 나름대로 인연인가? 그런가? 하~ 내가 왜 이러지? 습관처럼 늘 내 곁에 있던 사람이어서 이러나? 휴. 나 역시도 여느 보통의 남자 맞네. 이런 미묘한 기분이 드는 거 보면. 이신우도 별수 없구나.’)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자신만을 바라보던, 차마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말해준 적은 없었지만 늘 마음속으론 최고의, 완벽한 여자라 인정했던 양소혜가 막상 다른 사람에게로 마음이 가고 있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그녀의 심정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다 보듬어 주지도 못하고 상처만 줬었던 것 같은데 그녀의 행복을 위해 이신우 자신이 아닌, 다른 좋은 사람 빨리 만나길 바란다며 수없이 얘기했으면서도 이런 일이 정작 현실로 막상 겪고 보니 알 수 없는 마음들이,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버겁게 맴돌았다.


(‘나도 참 나쁜 남자네. 내 욕심만 부리고, 내 생각만 하는 것 같아서. 왜 가슴이 이상하게 아리는 것 같지. 이러면 안 되는데... 사랑하는 정은수가 그토록 그리웠던 정은수가 내 곁에서 이렇게 행복한 얼굴로 함께 하고 있는데... 정말 나쁜 남자인 건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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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119화 – 영원히 사랑하길..... [완결.*^^*] +9 20.09.06 237 7 16쪽
118 118화 – 별을 보며 사랑을... 20.09.06 108 5 12쪽
117 117화 – 신혼 여행 갑니다. 20.09.06 90 6 13쪽
116 116화 – 드디어 우리, 결혼해요. 20.09.06 118 5 14쪽
115 115화 – 이런 우정 또 있을까. 20.09.06 76 4 12쪽
114 114화 – 이젠 서로의 연인에게로. 20.09.06 81 4 12쪽
113 113화 – 깜짝 발표. 20.09.06 112 4 12쪽
112 112화 – 감동의 약혼식. (2) 20.09.06 73 4 13쪽
111 111화 – 감동의 약혼식. (1) 20.09.06 66 4 13쪽
110 110화 – 결혼해 줄래요. 20.09.06 78 4 15쪽
109 109화 – 다시 그날의 기쁨을. 20.09.05 83 4 15쪽
108 108화 – 뜨거운 여행. 20.09.05 118 4 14쪽
107 107화 – 우리. 연인 하자. 20.09.05 70 4 12쪽
106 106화 – 아슬아슬했던 그 시절. 20.09.05 69 4 13쪽
105 105화 – 하면 안 돼. 20.09.05 91 5 14쪽
» 104화 – 결혼 추진? 20.09.05 78 4 12쪽
103 103화 – 새 멤버? 20.09.05 81 4 11쪽
102 102화 – 새롭게, 더 가깝게. 20.09.05 122 4 14쪽
101 101화 – 승부욕. 그리고... (2) 20.09.05 8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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