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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표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 소설 표절 작가는 차기작만 10만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미표
작품등록일 :
2023.04.04 15:13
최근연재일 :
2023.05.02 17:4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4,948
추천수 :
432
글자수 :
262,382

작성
23.04.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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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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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4. 주인공이 되는 법 2

DUMMY

수많은 이야기 속 빌런들.

그들은 날 때부터 빌런이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도 꼬물꼬물 귀염뽀짝한 어린 시절이 있었을 테니.

그럼 뭐가 그들을 빌런으로 만든 걸까?

주인공도, 빌런도 태어날 땐 똑같이 귀여운 아기였을텐데,

뭐가 그 둘의 역할을 가른걸까?

여기, 웹툰, 웹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몇 명의 빌런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공식질문: [당신은 왜 빌런이 되셨나요?]


<시비전문 금발 테닝남 K씨>


“왜 빌런이 됐냐구요?

음··· 글쎄요.

아무래도 제 지랄맞은 성격 때문 아닐까요?

전 주로 편의점 의자나 길거리 같은 데 앉아있다가

밑도 끝도 없이 주인공한테 시비 거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그냥 왠지 주인공처럼 생긴 새끼를 보면

막 시비를 걸고 싶어져요. 밑도 끝도 없이···

특히 주인공이 여자랑 같이 걷고 있을 때는

시비 욕구가 2배로 상승하죠.

보통 그렇게 시비를 걸고 나면

주인공한테 개털리면서 끝이 나는데,

이게 은근 카타르시스가 있어요.

제가 처 맞을 때마다 독자들이 엄청 좋아해 주거든요.

저도 맞는 걸 좀 즐기는 것 같기도 하고···

저, 이건 제가 다수의 작품들에 까메오로 출현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인데요,

주인공이 생각보다 약해 보인다 싶으면,

주인공 때릴 때 일부러 살짝 힘을 빼기도 해요.

주먹을 꺾어서 손목으로 때린다던가···

그럴 땐 꼭 리액션을 과하게 해야 되는데,

‘야 이 새끼야!’ ‘넌 오늘이 제삿날이다!’ 뭐 이런 대사 처주면 제가 힘을 뺏다는 걸

독자들은 잘 모르거든요. 하하.

아, 그리고 가끔 절 겁나 패 놓고,

‘끝난건가?’ 이런 대사 치는 주인공들이 있는데,

진짜 개극혐이에요.

그 대사 치면 제가 다시 일어나야 되거든요.

방금 처 맞은 것도 아파죽겠는데 또 일어나야 돼요.

얄짤없어요. 뚝배기가 깨져서 피가 철철나도 일어나야 돼요.

일종의 최면이랄까?

진짜 주인공들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절 패는 거 까진 좋아요. 거기까진 나도 인정.

그런데 다 패놓고 ‘끝난건가?’ ‘헤치운건가?’

이런 대사는 제발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요.

일 두 탕 뛰는 느낌이거든요.”


“네··· 근데 원래 이렇게 말이 많으세요?”


“아, 제가 어디가서 제 입장을 말해볼 기회가 없다 보니 말이 좀 많아졌네요. ㅎㅎ;;”


“저, 아까 빌런이 되신 이유가 성격이 지랄맞아서 라고 하셨는데,

그럼 왜 그렇게 성격이 지랄 맞아지셨을까요?”


“보통 제 설정이 불우한 가정환경이거든요.

아무래도 아버지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희 아버지는 보통 술주정뱅이에 가정폭력범이거든요.”


“아 그렇군요. 그런데 주인공도 보면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거든요?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걔네들은 참는 거죠. 전 못 참은 거고.

똑같이 맞고 자란 환경이라면

주인공들도 폭력성이 있을 거 에요.

근데 걔네들은 참는 쪽을 선택한 거죠.

전 그냥 안 참는 쪽을 선택한 거고.”


“아~ 네. 결국 선택의 문제다?”


“뭐··· 그렇지 않겠어요?”


“네. 인터뷰 말씀 감사합니다.”



<분노유발 전문 재벌3세 J씨.>


“왜 빌런이 됐냐고?

하~ 나 참~ 어이가 없네?

누가 빌런인데? 응? 나야? 내가 빌런이야?

김 실장. 당신도 내가 빌런이라고 생각해?”


“아닙니다. 이보세요. 작가 양반. 얼른 본부장님께 사과드리세요!”


“아··· 네··· 근데 보통 주인공을 못살게 괴롭히시잖아요.

그럼 빌런 아닌가요?”


“내가 못 살게 군다고?

지금 장난해? 못살게 구는 건 오히려 주인공 놈들이야.

쥐뿔도 없는 흙수저 새끼가 자꾸 내 성질을 긁어대잖아.

가난하게 태어난 주제에 자꾸 날 이겨먹으려고.

진짜 짜증나는 게 뭔지 알아?

걔네들은 자꾸 뭘 잘 해.

나보다 뭘 막 잘 해.

머리가 좋거나, 힘이 세거나, 어떤 새끼는 미래도 알아.

그러고 보니 요즘 부쩍 미래를 아는 새끼들이 많아진 거 같네?

회귀? 뭐 그 딴 걸 했다는데,

왜 그 딴 흙수저 새끼들한테 그런 능력이 생기냐고!

가지려면 내가 가져야지!

난 다 가져. 갖고 싶은 건 다 가져.

나한테 없는 게 저 새끼한테 있다? 그럼 짜증나는 거야.

막 내 꺼 뺏긴 거 같고.

세상 모든 게 다 내거니까.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

그렇게 컸어. 나는.”


“그럼 혹시 그렇게 되신 게 열등감 때문은 아닐까요?

본인은 못 하는 걸 주인공들은 막 잘하니까.”


“뭐? 열등감? 금수저인 내가 열등감?

하~ 나 참~ 어이가 없네?

당신 재벌 3세로 살아봤어?

우린 열등감이란 게 없어.

우린 뼛속까지 우월감으로 가득 찬 존재들이야.

내가 세상의 중심이고, 세상에 나 밖에 없는 것 처럼 사는 존재들.

이 텐션을 유지해 줘야 된다고.

안 그러면 다른 재벌 3세 캐릭들한테 따당해.

찌질이로 찍히는 거야.”


“그런데 세상에 모든 재벌 3세가 J씨처럼 망나니는 아니잖아요.

타인과 더불어 베풀면서 살아가시는 재벌 3세들도 많은데.”


“그러니까, 걔네들은 찌질이라니까?

시련을 못 견딘 찌질이.

우리 재벌들한테도 시련이 있거든?

집안의 기대, 남들의 질투, 최고여야 한다는 강박.

그런 찌질이들은 이런 시련 앞에서 그냥 포기한 거야.

난 시련을 넘고 더 강해지는 쪽을 선택한 거고.”


“그러니까, 그런 시련들 앞에서 선택을 하신거네요?

빌런의 삶을 살기로?”


“아니, 누구보고 자꾸 빌런이래!!”


“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뭐? 이렇게 갑자기? 나 참··· 어이가 없네?”



<헌터물 속 몬스터>


“당신은 왜 빌런이 되셨나요?”


“캬아!”


“······ 저, 빌런이 되신 이유가?”


“캬오오!!”


“······ 목감기 걸리셨어요?”


“크아아아!!”


“······”



<살인마 S씨>


“제가 처음부터 살인을 즐기게 된 건 아니었어요.

첫 살인은 우발적이었죠.

그렇게 사람을 죽이고 나니까,

죄책감 때문에 너무 괴로운 거에요.

막 환청이 들리고, 헛것이 보이고.”


“자수를 해보실 생각은 안 하셨나요?”


“두려웠어요. 깜빵가는 것도 두려웠고,

세상의 손가락 질도 두려웠고,

우리 가족들, 살인자 가족이라고 낙인 찍히는 것도 두려웠고···

그래서 외면했어요.

죄책감, 양심, 인간성, 날 괴롭게 하는 모든 것을 외면했어요.

그렇게 살다가 어느 날 돌아보니 살인마가 되어 있더군요.”


“그럼 혹시 그런 선택을 하신 거에 있어서 후회한 적은 없으세요?


“후회··· 하죠.

가장 후회하는 게 첫 살인하고 나서 자수를 안 한 거···

그게 제일 후회되요.”


“네? 의외네요? 첫 살인을 한 거보다,

살인 후 자수를 안 한 게 후회가 되신다구요?”


“말씀드렸다시피 첫 살인은 우발적인 사고 같은 거였어요.

그건 제가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그 후에 자수를 안 한 건 제 선택이었죠.

그 때부터 였던 거 같아요.

제가 빌런의 삶을 살게 된 것은···

누구나 실수는 하잖아요.

전 남들보다 그 실수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 감당을 못 했던거고.

근데···

그래도 감당했어야 했어요.

아무리 큰 실수라도 차라리 책임을 지고 감당했어야 했어요.

외면하지 말고, 잘못을 받아들이고, 그 죗값을 받아야 했어요.

그랬다면 제 손에 이렇게 많은 피가 묻어 있진 않았을 거에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그리고 이 잘못을 대처하는 태도에서

주인공과 빌런이 갈라진다.


주인공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받아들이는 반면,

빌런은 자신의 잘못을 외면하고 도망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도 빌런도,

시작점은 모두 같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련이란 관문 앞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역할이 나뉘어진다.

중요한 것은 시련이 아니다.

시련 후에 하는 선택이다.

책임을 질 것인가,

도망을 칠 것인가.


결국 빌런은 운명이 아닌 선택이다.



# # # #


난 미래문에서 현식이의 소설을 훔쳤다.

현식이의 소설 뿐만이 아니다.

미래문에서 가져온 모든 소설이 결국은 남의 노력을 훔친 것이다.’


난 그 피해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 잘못을 외면해 왔다.

솔직히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게 잘못이라는 걸.

현식이가 그 사실을 일깨워 준 것 뿐이다.


난 감당하기 어려운 잘못을 저질렀고,

나에게도 다른 빌런들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기로가 놓여졌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주인공으로 살 수도 있고,

빌런으로 살 수도 있다.


어제 탁구가 이런 얘기를 했다.


“탁구야. 나 주인공 아니야.

난 빌런이야.

내가 진짜 이 소설의 빌런이었어.”


“아닐세. 남주. 자네는 분명 주인공이 맞아.

단지 시련에 빠진 것 뿐 일세.

주인공이라고 왜 시련이 없겠는가.

주인공도 사람이라네.

당연히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고, 때론 나쁜 길로 빠지기도 하지.

세상에 착하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중요한 건 시련 후에 하는 선택이야.

거기서 주인공과 빌런의 차이가 드러나지.

빌런은 끝까지 잘못을 회피하고 떠넘기지만,

주인공은 잘못을 받아들이고 용서를 구하지.

그렇게 한 걸음 더 주인공에 가까워 지는 거야.


우리가 판타지에서 괴물 역할로 자주 쓰던 오크를 생각해보게.

사람들은 모두 오크가 추하다고 손가락질들을 하지만,

진짜 추한 게 뭔지 아는가?

휴먼의 탈을 쓴 오크라네.


오크짓을 했으면 그냥 오크인 걸 인정해.

받아들이고 잘못을 책임져.

그럼 돼.


속은 오크인데 휴먼인 척 하는 놈들 보다,

자기가 오크란 걸 인정하고 부끄러워 하는 오크가

어쩜 더 휴먼에 가까운 거야.”


“······”


그래.

난 지금 오크다.

그런데 내가 오크인 걸 아무도 모른다.

이건 조금의 빈틈도 없는 완전범죄니까.

나만 입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는 완전범죄니까.


내가 비록 오크이긴 하지만, 내가 입을 열지만 않으면

사람들은 내 입안에 감춰진 송곳니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휴먼인 척 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현식이에게 내 송곳니를 보여줬다.

그리고 내가 오크임을 인정했다.


왜냐고?


탁구 말대로,

빌런은 선택이니까.




빌런은 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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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10년 후 미표 23.05.01 44 0 10쪽
55 54. 10년 후 웹소판은 아포칼립스 23.05.01 43 0 10쪽
54 53. 나영 VS 희영 23.04.30 43 0 10쪽
53 52. 거무죽죽 퀘스촌 입성! 23.04.30 39 0 9쪽
52 51. 너였어? 23.04.30 40 0 10쪽
51 50. 화악! 23.04.29 44 0 11쪽
50 49. 이게 미래문입니다. 23.04.29 51 1 13쪽
49 48. 무서운 인간 23.04.29 53 1 12쪽
48 47. 표절하셨어요? 23.04.28 67 1 10쪽
47 46. 인과응보 23.04.27 73 1 10쪽
46 45. 새로운 공포 23.04.27 6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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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 주인공이 되는 법 1 23.04.25 91 2 10쪽
43 42. 판결조작 23.04.24 104 3 10쪽
42 41. 손가락질을 해 주세요 23.04.23 102 3 10쪽
41 40. 삥뜯냐? 23.04.23 107 4 9쪽
40 39. 현식이 이야기 23.04.23 118 3 10쪽
39 38. 빌런들 3 23.04.22 129 3 10쪽
38 37. 빌런들 2 23.04.22 137 3 10쪽
37 36. 빌런들 1 23.04.22 15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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