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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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웹소설 작가다.
[빠앙~]
난 웹소설을 혐오한다.
[빠앙~!!!!]
내가 웹소설을 혐오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어이없어서.
[빠앙!!!!!!!]
회귀? 질린다.
빙의? 지겹다.
환생? 신물 난다.
멀쩡한 하늘에 게이트가 열리고,
사람 죽이겠다고 쏟아진
몬스터들이 죽으면 보상을 준다.
싸이코패스와 산타클로스의 혼종인가?
어이가 없다.
[빠앙~!!!!!!!!!!!]
그리고, 탑!
멀쩡한 서울 한 복판에
탑이 왜 생겨. 탑이.
자고로 탑이라 하면,
다보탑, 미륵사지3층석탑
이런 게 탑이지
왜 탑에서 몬스터들이
나오냐고.
그것도 꼭 서울 한 복판에.
가뜩이나 좁아 터졌는데.
탑도 부동산이라 이거야?
입지 따지고 접근성 따지고 그래?
[끼이이익!!!!!!!!!!]
아! 그보다 더 황당한 게 있다.
난 수 많은 웹소설을 읽고 나서야,
현대기아가 대단한 기업이라는 걸 알았다.
그들이 만든 트럭에는,
사람을 이세계로 보내 버리는
특수한 기능이 있다.
도대체 트럭의 어떤 메커니즘이
사람 하나를 이세계로 보내 버리는 걸까?
수 천 편에 달하는 웹소설과 그 작가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말을 하는 거 보니
이건 팩트다.
대단하다.
어쩌면 현대기아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마법사 집단?
대단하다.
[끼이익~!!!!!!!!!!!!!!!!!!!!!!!]
그럼에도 내가 웹소설을 쓰는 이유는,
글 쓰는 게 좋으니까.
이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어렸을 적, 난 시인이 되고 싶었다.
근데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사람들이 안 보니까.
궁극적으로 돈이 안 되니까.
굶어 죽기 딱 좋으니까.
그래서 쓴다.
이 빌어먹을 웹소설을.
그런데,
[쾅!]
지금 어이없게도···
나 역시 트럭에 치여
날아가고 있는 이 순간,
후회가 된다.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그지같은 웹소설 따위 안 썼을 텐데.
쓰고 싶은 시나 실컷 쓰다
굶어 죽을걸.
[부웅~]
이왕 이렇게 된 거! 난 확인해 볼 것이다.
수 많은 웹소설이 말하는 것 처럼
진짜 이세계로 가는지 안 가는지.
그냥 이대로 죽으면
그 소설들 다 개구라다.
그나저나,
하늘을 나는 기분이란 게 이런 거구나.
[쿵!]
# # # #
“환자분. 정신이 드세요?”
“으···”
“환자분 성함 말씀해보세요.”
난 병원에서 눈을 떴다.
“환자분. 움직이실 수 있으시겠어요?”
아무리 둘러봐도 이세계의 흔적 따윈 없다.
이상하게 생긴 몬스터도,
흉물스런 탑도,
날 용사라 부르는 마법사도 없는,
그냥 병원이다.
역시 다 개구라였어. 큭큭.
띠링~
“?”
그 순간, 깨진 핸드폰 화면에 알림이 떴다.
“?!”
[2033년 문피아 공모전이 시작됩니다]
응?
지금 2023년인데?
“············!!”
역시,
현대기아는 마법사 집단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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