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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표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 소설 표절 작가는 차기작만 10만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미표
작품등록일 :
2023.04.04 15:13
최근연재일 :
2023.05.02 17:4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4,865
추천수 :
432
글자수 :
262,382

작성
23.04.19 21:20
조회
179
추천
5
글자
9쪽

31. 폭탄 투하

DUMMY

투다다다다다닥.


투다다다다다닥.


나영님의 거친 타이핑 소리가 퀘스촌 안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몰골이 말이 아니다.

며칠 째 머리도 못 감았는지,

부스스해진 머리에,

책상위엔 수북히 쌓여 있는 커피잔과 간식의 흔적들.

야근에 쩔어 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신경질적인 눈빛.

나영이 키보드를 두드릴 때마다 꿈틀거리는 팔 근육.

책상 옆 쓰레기 통엔 자판이 부서진 키보드들.

얼마나 키보드를 쳤는지 나영의 팔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저 팔뚝에 한 대라도 맞으면 바로 즉사할 거야···’


그런 몰골을 한 건 나영님 만이 아니었다.

나도, 김 전무도,

모두 퀭한 얼굴로 모니터에 얼굴을 처박고 말없이 타이핑만 치고 있었다.


다들 살벌한 작업량에 유체이탈을 경험하고 있는데,

탁구 혼자 여유로운 얼굴로 경준이를 안고 사무실을 어슬렁 거렸다.


탁구는 타이핑을 못 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치기는 친다.

그런데 타수가 분당 10자 정도?

이정도면 이미 그건 타이핑이 아니다.

손글씨가 더 빠르니까···


‘그래. 네가 애들 봐주는 게 우리 도와 주는 거다.

나영님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쾅!


그 순간, 갑자기 나영님이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리고 씩씩거리며 날 째려보기 시작했다.


“이사님. 이거 진짜 맞아요?”


“네?”


“이거 진짜 맞냐구요.”


“힘드시죠? 하하;;”


“진짜 이렇게 해야 겠어요?

이건 너무 무식한 방법 아니에요?”


“때론 무식한 게 정답일 수 있잖아요. 하하;;”


난 나영님의 눈치를 보며 나영님을 달랬다.

이마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역시,

그녀의 팔뚝을 마주 보며 할 말을 따박따박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 # # #


출판사 양판소 사무실.


“자~ 드디어 오늘 저희 양판소의 소설들이 세상에 나오는 날입니다!”


거무죽죽이 흥분에 휩싸여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그 동안 고생해 주신 양판소 작가님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표지작업과 교정에 고생해주신 편집자님들도 정말 고생 많으셨구요.

이게 다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이제 5분 후, 저희의 첫 소설이 세상에 공개됩니다~”


“와~”


“와~”


양판소 직원들이 박수를 쳤다.


“저희의 첫 소설을 써 주신 어중이 작가님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어중이가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별로 노력한 거 없는데··· 헤헤;;”


“뭐 그래도 이것저것 짜집기 하느라 고생하셨잖아요.

그것도 노력이라면 노력이죠.

그럼 어중이 작가님.

아직 작가님 소설을 보지 못한 우리 양판소 식구들을 위해서

소설 제목과 스토리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네. 제목은 [SSS급 헌터의 재탕 삼탕 우당탕탕 리플레이 마이 라이프] 구요.

스토리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에 빙의된 주인공이

게임 속 세상을 씹어 먹는 내용입니다.”


“네. 저희 양판소의 취지에 맞게 아주 친숙한 제목과 스토리네요.

어중이 작가님 소설 써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고,

떠중이 작가님,

개나소나 작가님,

소설쓰냐 작가님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여러분의 노력덕에 4개의 소설을 동시에 런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희도 딱히 고생은··· 헤헤;;”


“자, 그럼 이제 1분 남았네요.

우리의 첫 시작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다 같이 카운트를 시작해볼까요?”


다들 기대에 들뜬 얼굴로 모니터를 보며 카운트를 시작했다.


10~

9~

8~

7~

6~

5~

4~

3~

2~

1~


그리고 드디어~


땡~


첫 소설이 업로드 되었다!!


“·········”


“·········.”


“응?”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환호성이 터져야 정상인데,

다들 눈만 꿈뻑 꿈뻑.


“응?”


“뭐지?”


양판소의 모든 사람들이 눈을 땡그랗게 떴다.

다들 얼떨떨한 얼굴로 모니터를 처다 보고 있었다.


“어디 갔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소설을 업로드 한 순간,

소설이 사라졌다.


“우리 소설 어디 갔어?”


“소설 올렸나요?”


“네. 분명 올렸는데···”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눈 앞에서 소설이 사라지는 마법.



# # # #


투다다다다다다다닥.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닥.


탁!


“끝!!!”


나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준비 끝!!”


그리고 털썩.

의자에 쓰러지듯 누워 버렸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고생해준 퀘스촌 식구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다들 너무 고생하셨어요.

조금 무리한 요구였는데,

군소리 없이 모두 완수를 해 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다들 진이 빠진 얼굴로 헤헤거리며 웃었다.

나영님과 김 전무가 의자에 널부러진 체,

풀린 눈으로 서로를 격려했다.


“으··· 진짜 이걸 우리가 다 했네요.”


“후우~ 그러게요. 극적으로 5분 남겨두고 결국 완성을 시켜버렸네요.”


난 마지막 점검을 했다.


“전부 같은 시간에 올라오도록 연재예약 해 둔 거죠?”


“네. 양판소 첫 소설 올라오는 시간에 맞춰 예약해 뒀어요.”


“네. 고생하셨어요. 이제 1분 남았네요.

우리 좀 촌스럽지만 카운트 한 번 할까요? 하하.”


“넵!”


“자 그럼 카운트 들어갑니다~ 10~”


9~

8~

7~

6~

5~

4~

3~

2~

1~

땡~


난 모니터를 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폭탄 투하.”


그리고 그 순간,

탄두 100개를 실은 양판소 폭탄이 문피아에 떨어졌다.



# # # #


그 시각 문피아 사무실.

관리자들이 눈을 땡그랗게 뜨고 모니터를 바라봤다.


“이거 뭐야? 무슨 소설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올라와!!”


“이게 소설이야, 디도스 공격이야?”


“이 정도면 사이버 테러 아니야?”


2분도 안 되는 시간에 소설 101개가 한 꺼 번에 올라왔다.


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

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띠링~


“누가 알림 켜놨어! 알림 좀 꺼!!”


소설이 업로드 될 때마다 울리도록 맞춰 논 알림 소리가

마치 세차게 퍼붓는 소나기 소리 같았다.


“이거··· 다 한 출판사에서 올린 거 에요···”


“어디야? 어디서 이런 미친 짓거리를 하는 거야?!”


“퀘스촌이요.”


“퀘스촌?”


퀘스촌이란 말에 세영 MD의 눈이 모니터로 쏠린다.


“응? 양판소도 있는데요?”


“양판소?”


“왜 거기 있잖아요. 거무죽죽 작가가 차렸다는 출판사.”


“근데 거긴 달랑 한 개 올렸고, 나머지 100개는 다 퀘스촌 거 에요.”


문피아 직원들이 멍한 얼굴로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소설 많이 올라오면 우리야 좋긴 한데···

이상하네... 왜 기분이 나쁘지?

왜 꼭 소설로 처 맞는 기분이 들지?”



# # # #


그 시각,

출판사 양판소 편집자는 당황한 얼굴로

황급히 스크롤을 내리기 시작했다.


“어디 갔어··· 우리 소설 어디 갔어.”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분명 소설을 올렸는데,

순식간에 페이지에서 사라져버렸다.


“갑자기 뭔 놈의 신작들이 이렇게 쏟아져···”


하지만 스크롤을 한참을 내려도

방금 업로드한 양판소의 첫 소설은 보이지 않았다.


“차, 찾았어요!”


그 때, 편집자 하나가 마치 백사장에서 잃어버린 차키라도 찾은 듯이

흥분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양판소의 첫 소설은 갑자기 퍼붓듯 쏟아진 신작들에 밀려

저~~기 맨 끝 페이지의 구석탱이 어딘가에 처박혀 있었다.

그리고 찾자 마자 또 페이지가 뒤로 밀려 사라져 버렸다.


“갑자기 어디서 이렇게 소설들이 쏟아지는 거야!”



# # # #


난 미친듯이 올라가는 우리 소설들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나영님이 말했던 무식한 짓.

그건 100개의 소설을 한 꺼번에 올리는 것이었다.

100개의 양판소가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한꺼번에 문피아에 쏟아졌다.


‘내가 말했지?

이제 양판소 쓰겠다고.

근데 내가 가진 소설이 좀 많아.

당연히~ 양판소도 존~~~~나 많아.’


난 양판소를 쓰기로 결심한 순간,


아니 그러니까, 내가 직접 쓴다는 게 아니고,

미래문에서 양판소를 갖다 쓰기로 결심한 순간,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양판소 폭탄’이라고 지었다.


100명의 부캐가

100개의 양판소를

한꺼번에 터트리는 양판소 폭탄.


난 미래문에서 양판소라고 욕먹었던 소설들을 골라

일명, ‘양판소 폭탄’을 만들었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널리고 널린 게 양판소였으니까.


그리고 지금.

거무죽죽 출판사의 첫 소설이 올라온 지금.


나의 양판소 폭탄이 문피아를 도배하고 있다.

문피아 전체를 나의 양판소로 물들이고 있다.


‘ㅋㅋㅋ 거무야.

아는 맛이라고 했냐?

그 아는 맛으로 네 미각을 마비시켜 줄게.

아주 양판소에 파묻혀 허우적거리게 해 줄게. 크크큭.

아, 그리고,

내가 깜빡 잊고 말 안 한 게 있는데,

우리 퀘스촌은 기본이 10연참이야.

냈다 하면 무조건 10연참이야.

소설 100개가 10연참.

매일매일 1000편의 양판소가 문피아에 쏟아지는 거야.

아주 양판소에 피똥을 싸도록

양판소란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도록.

문피아 전체를

네가 좋아하는 양판소로 도배해 줄게.

어디 한 번 실컷 즐겨봐.’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거무죽죽은 이렇게 말했다.

피할 수 없으면 막 나가라.


그리고 나 미표는 이렇게 말한다.

피할 수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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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에필로그 - 진짜 미표 이야기 23.05.02 45 1 5쪽
58 57. 이 소설을 쓰는 이유 (완결) 23.05.02 47 0 11쪽
57 56. 미래는 바꿀 수 있다 23.05.01 45 0 9쪽
56 55. 10년 후 미표 23.05.01 43 0 10쪽
55 54. 10년 후 웹소판은 아포칼립스 23.05.01 42 0 10쪽
54 53. 나영 VS 희영 23.04.30 42 0 10쪽
53 52. 거무죽죽 퀘스촌 입성! 23.04.30 38 0 9쪽
52 51. 너였어? 23.04.30 39 0 10쪽
51 50. 화악! 23.04.29 43 0 11쪽
50 49. 이게 미래문입니다. 23.04.29 49 1 13쪽
49 48. 무서운 인간 23.04.29 52 1 12쪽
48 47. 표절하셨어요? 23.04.28 65 1 10쪽
47 46. 인과응보 23.04.27 71 1 10쪽
46 45. 새로운 공포 23.04.27 6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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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 주인공이 되는 법 1 23.04.25 90 2 10쪽
43 42. 판결조작 23.04.24 103 3 10쪽
42 41. 손가락질을 해 주세요 23.04.23 101 3 10쪽
41 40. 삥뜯냐? 23.04.23 105 4 9쪽
40 39. 현식이 이야기 23.04.23 11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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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 빌런들 2 23.04.22 136 3 10쪽
37 36. 빌런들 1 23.04.22 155 4 10쪽
36 35. 사라진 1년 23.04.21 164 5 10쪽
35 34. 반사이익 23.04.21 159 5 9쪽
34 33. 아는 맛이 진리다 23.04.20 167 5 10쪽
33 32. 타겟 설정 23.04.20 170 5 10쪽
» 31. 폭탄 투하 23.04.19 180 5 9쪽
31 30. 개업 선물 23.04.18 182 6 10쪽
30 29. 저도 양판소 쓰겠습니다 23.04.17 192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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