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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내 여동생은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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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26 06:15
최근연재일 :
2023.07.24 12:05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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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50

작성
23.07.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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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 친구 - 1

DUMMY

“주말마다 나가냐...”

“응? 하지만 집에만 있는 건 지루하잖아?”


주말의 첫날, 즉 토요일의 오전 8시 30분. 진수미와 함께 공원에 나가는 데 동행하자는 성하영의 권유에 못이기듯이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성하진은 투덜대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이것도 변화의 일환이야. 예전의 오빠의 생활을 그~대로 하는 건 오빠에게 도움이 될 게 전혀 없잖아?”

“아예 없진 않지. 집에 있으면 운동하고 격투 연습이라도 하니까.”

"음... 그래도. 집에만 있다 보면 폐쇄적이게 되고, 혹시 불필요하게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선을 모으게 될 가능성도 있어.“


자신의 여동생의 의견에 성하진은 부정하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폐쇄적이게 된다.'라는 말과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선을 모으게 된다.'라는 말 모두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에타이, 라고 했었지? 오빠가 연습하고 있는 격투 연습.“

"맨손 격투에는 그게 가장 무난하고 쉬워보이더라고. 태권도도 있긴 하지만, 한국이 주 발상지인 이상 파훼당하기 쉬울 것 같아서 배제해 보니 바로 떠오르는 게 그것뿐이더라.“


대답하면서 오른쪽 무릎을 들어 올려 니킥의 형태를 흉내내는 자신의 오빠의 모습을 보며 성하영은 생각한다. '자신감이 꽤 넘치는 모양이네? 강화 마법만 잘 걸어주면, 어느 정도 마물과 전투가 성립할지도 모르겠어.'라고.


"... 제대로 익히는 건 아니긴 해도,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뭐... 어쨌거나 타격에만 도움이 되면 되는 거니까.“


도장을 다니거나 전문적인 강사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닌, 인터넷 영상을 보며 따라하는 수준임을 두 명 모두 잘 알고 있기에 자연히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아.'라는 공통된 생각을 품는다. 그저, 싸워야 할 일이 있을 때 도움이 된다면 그뿐인 것이다.


"... 성하영!“

"?“


공원을 향해 걸어가던 성하영과 성하진에게 낯선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년이 자신과 서진중학교 옥상에서 한바탕 싸웠었던 소년임을, 성하진과 성하영은 순식간에 기억해낸다.


"그때 그 애 아니야? 너하고 싸웠었던-“

"공지민. ... 그동안 충분히 회복한 모양이네...“


의아해하며 바라보는 성하진과 달리 성하영은 질렸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두 명의 표정이 어떻듯, 공지민이라고 불린 소년은 달려가는 자신의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덕분에 오래 걸리지 않아 성하영과 성하진, 두 명과 공지민의 사이의 거리는 금방 가까워진다.


"어디 가고 있는-“

"친한 척하지 말아줄래? 싸움을 걸어왔으면서 무슨 염치로 이러는 거야?“

"에이~ 그건 그때 일이잖아?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대체 무슨 꿍꿍이야?'라고 생각하며 흘겨보는 성하영의 시선에 공지민은 자신의 검은 단발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다듬으며 대답한다. 너무도 넉살좋게 대답하는 그 소년의 대답에 성하진은 짧게 피식거리지만, 공지민의 시선은 성하영에게만 고정된다.


"... 오빠지?“

"그럼? 아닐 것 같니?“

"... 성하진이라고 한다.“


자신을 빤히 보며 묻는 공지민에게 악감정을 한가득 담아 대답하는 성하영을 곤란함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성하진은 지금의 상황과 무관하게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름을 전달한다. 그리고 그 말에 공지민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하진 형도... 마법사예요?“

"아니. 난 그냥, 평범한... 인간.“

"헤에, 그래요? 하영이는 마법사인데, 하진 형은 인간이라...“


뭔가 납득이 안 간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공지민을 성하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감정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표정을 지으며 째려본다. 마음같아서는 지금 바로 가던 길을 걷고 싶은 심정이지만, 성하진이 옆에 있기에 참는다는 심정을 조금도 숨길 마음이 없다는 듯이.


"오빠. 빨리 가자.“

"어어, 지민아. 하영이하고 나는 가야 할 데가 있어서. 미안.“

"어? 그럼 저도 같이 갈게요.“

"... 저리 꺼져줄래? 따라오면 미이라로 만들어버릴 줄 알아.“


자신의 재촉에 수긍하는 성하진과 함께 걸어가면서 전달하는 성하영의 경고에 공지민은 발걸음을 멈춘 채 가만히 성하영과 성하진을 바라본다. 입을 삐죽 내민 채로 서 있는 공지민의 행동에 성하진은 '저런다고 멈춰있을 성격은 아니어보이는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생각과 별개로 성하영의 뒤를 따라 걸어가는 성하진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 그래도, 가 봐야지.“


그리고 공지민의 발걸음 역시 오래 멈추지는 않는다.


#


공원 내부. 성하진과 성하영은 공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벤치 중 하나에 앉은 채 진수미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얘가 늦네...“

"뭐, 약속 시간에서 7분 지난 정도잖아?“

"약속을 어길 애가 아니니까 그렇지... 안 되겠어.“


스마트폰의 화면을 통해 시각을 바라보고 있던 성하영은 '뭔가 이상해.'라고 생각하며 손가락으로 진수미의 전화번호를 입력한다.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에 성하진은 '평소에 자주 쓰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품는다.


"응. 수미야. 무슨 일있어? 늦는 것 같은데?“

"어, 아... 지민이를 만나서... 지민이가 이것저것 묻길래 대답해주느라..."

"... 지금 당장 그 자식 손 뿌리치고 와.“


다정하게 묻던 성하영의 표정에 순식간에 살의가 가득 차는 것을 본 성하진은 '지민이에게 어지간히 미운털이 박혔구나.'라고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본다. 혹시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의문과 함께.


"... 하영아. 저기.“

"응? ...“


우측으로 시선을 돌린 성하진은 다소 먼 거리지만 똑똑히 보이는 두 명의 익숙한 소년, 그리고 소녀를 확인하고 성하영에게 자신이 보고 있는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러자 성하영은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그대로 상의의 속주머니에 넣은 후 벤치에서 일어서서 달려가기 시작한다.


"... 어이쿠...“


뒤늦게 성하영이 달려가는 것을 파악한 공지민이 두 눈을 크게 뜨며 뒷걸음질을 쳤지만, 그 뒷걸음질의 거리보다 훨씬 멀리 나아가며 날린 성하영의 돌려차기에 의해 공지민이 지면 위로 쓰러진다. 그 상황을 성하진과 진수미 모두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성하영은 두 명의 시선 따위 안중에도 없는 듯, 공지민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진짜,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다니까...“


다소 거리가 벌어져 있음에도 선명하게 들려오는 '따라오지 말랬지!? 누가 오래!?'라는 성하영의 말에 성하진은 짧게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직접 가서 말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지금의 성하영은 자신이 말린다고 해서 감정을 추스릴 것이라는 판단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작금의 상황을 주시만 한 채로, 벤치에서 가만히 앉아 세 명 모두 이쪽으로 오는 것을 기다릴 뿐이다.


#


"...“

"...“

"아, 쫌... 같이 가자...“


공원 밖. 시가지. 철저하게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성하영과 진수미의 냉정한 태도에 공지민은 불평하는 말을 전하지만, 그 말에도 성하영과 진수미는 무응답으로 일관한다.


"...“


그리고 이렇게나 냉정한 분위기에 성하진은 '아무리 미운털이 박혔어도 이건 좀 아니지.'라고 생각하며 성하영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린다.


"왜?“

"그래도, 꽤 끈기를 보이고 있는데, 이쯤에서 적당히 악감정은 내려놔.“

"...“


성하진의 말에 성하영의 시선은 진수미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무음의 대화를 3초의 시간 동안 진행하던 두 소녀는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대신에, 한 번 더 싸움을 걸면 그때는 용서 없어.“

"알았다구... 다만, 싸움이 아니라 대련 정도는... 괜찮지?“

"뭐, 그건 상황 봐서.“


어쩔 수 없다는 투로 말하는 성하영, 그리고 그 말에 수긍하는 공지민. 두 명의 대화에 성하진은 '싸움과 대련... 확실히 그 두 단어에서 느껴지는 의미의 차이가 적지는 않지.'라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화해를 했다는 것에 다행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 당시에는 제대로 못 봤었는데, 지민이는 혼혈 마물이라고 들었거든. 어떤 종류의 마물인 거야?“

"얘는 아직 마물로서의 특징도 제대로 안 나타나서 두고 봐야 해. 맞지?“

"너무해... 완전히 무시하는 투로 말하다니, 적어도 아빠는 브루탈 데몬이라구. 그러니까-“

"되지도 않은 어중이떠중이에게 그런 이름은 과분하잖아?“


성하영과 공지민의 대화를 들으면서 성하진은 '브루탈 데몬이면 마계에서 흔하게 봤던 그 종족이네.'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기억을 떠올린다. 상체와 하체 모두 강인한 근육이 자리 잡고 있던 보라색, 혹은 붉은색 신체의 마물을. 그리고 그렇기에 성하영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는다. '마왕에게 충성하는 마물'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이상할 것도 없을 거라는 판단과 함께.


"순수하지 못한 존재는 도태되기 마련이니까, 차라리 인간 사회에 계속 섞여 지내는 것도 방법일 거야. 적어도 마물로서의 특징이 발현될 때까지는.“

"그 특징은... 언제 발현되는 거야?“


마왕으로서의 확신을 담아 조언하는 성하영의 말에 진수미가 의문을 전해온다. 그 의문에 성하영은 천천히 고개를 내젓는다. 자신이 알 리가 없다는 말을 대신해서.


"혼혈이 인외의 특징을 드러내는 경우는 그 개체별로 매우 상이해. 이르면 태어나자마자 마물에 가까워진 채 태어나기도 하지만, 늦으면 어엿한 직장인이 된 후에야 마물로서의 특징이 각성하는 경우도 있어.“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거야?“

"흥미가 있어서 여러 책을 뒤적여봤거든.“


납득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은 공지민의 말에 성하영은 평소에 생각해 두었던 대답을 꺼내는 것으로 유연하게 대응한다. '마왕이니 당연히 여러 마물, 마수를 봐 왔어. 그러니까 잘 알지.'라는 대답을 마음속에 품은 채로.


"책이라... 난 지루해서 싫던데...“

"그러니까 마법을 하나도 못 쓰지.“ "에!? 그게 무슨 상관이야. 마법을 배우는 방법이 마법서나 마도서를 읽기만 하는 것만 있는 것도 아닌데.“

"...“


독서에 대한 기피를 드러내는 공지민에게 비아냥대는 투로 찌르듯이 말하는 성하영을 향해 공지민은 매우 적극적인 반박의 말을 전한다. 그 말에 성하진은 곤란함이 담긴 미소를 짓고, 진수미는 고개를 내젓는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너에게 마법을 계승해 줄 수 있는 마법사가 있어? 아니면 마물이나?“

"... 없어.“

"그러니까. 너에게 마법을 계승해 줄 마법사나 마물이 없으면 당연히 마법서나 마도서를 읽는 것 외에는 마법을 배울 방법이 없어. 그리고 그런 이상 네가 나와 싸워서 이길 가능성도 없는 거고.“


엄연한 사실에 근거한 성하영의 말에 공지민은 반박할 말을 떠올리지 못한 채 성하진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좀, 뭐라고 해 줘요.'라는 의미가 담긴 그 시선에 성하진은 미소를 띈 채 어떤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 응수한다. 지금의 대화에 자신이 끼어드는 것은 자신에게 어떠한 득도 없는, 그저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결론을 내린 성하진은 그저 전방을 향해 걸어가는 것에만 집중한다. 지금의 대화로 인해 서로 간의 충돌이 벌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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