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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내 여동생은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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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26 06:15
최근연재일 :
2023.07.24 12:05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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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650

작성
23.07.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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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 - 친구

DUMMY

다음 날. 주말이기에 성하영과 성하진 모두 집 안의 각자의 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나, 둘... 하나, 둘...”


그리고 성하진은 언제나 그렇듯, 운동을 하는데 여념이 없다. 바닥에 신체를 엎드린 채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그의 방 안에는 그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으며 자유로이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빠. 나 들어가도 돼?“

"? 어. 들어와.“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성하영에게 성하진은 아주 잠깐 뜸을 들인 후 대답한다. '무슨 이유로 들어오려는 거지?'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려다가 어차피 어떤 질문을 해도 들어올 것임은 확정이기에 불필요한 의문이 될 것임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 무리하지는 마.“

"알아. 그래도 꽤나 익숙해져서인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양이 늘어났어.“


'또 운동하고 있네.'라고 생각하며 묻는 성하영에게 성하진은 '또 같은 말이지.'라고 생각하며 대답한다. 억지로 못하게 하거나 잔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 짧게 경고하는 선을 지키고 있기에 대충 적당하게 대답한 후, 무릎을 바닥에 대고 상체를 들어 올린다.


"왜 온 거냐?“

"조금 있다가 친구가 오기로 했어. 그래서 걔랑 같이 밖에 나갈 건데, 오빠도 같이 갈 건가 해서.“

"... 새로운 경험의 일환이구만. 맞지?“

"정답.“


표정없는 얼굴로 바라보며 묻는 성하진에게 성하영의 즉답이 들려온다. 자신의 질문의 내이 성하영이 이 세계에서 지내는 목적 중 하나임을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성하영을 바라보던 성하진은 이내 고개를 젓는다.


"난 빼줘.“

"흐응, 그래? ... 이것도 조사의 일환인데도?“

"조사? 혹시 찾아온다는 친구가-“

"인외야. 마법사거든.“


자신의 말을 끊으며 대답하는 성하영에게 성하진은 '단순한 외출은 아닌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하며 가늘게 뜬 눈으로 성하영을 바라본다. '무슨 꿍꿍이야?'라는 생각과 함께.


"오빠도 같이 나가는 게 어때? 어차피 오늘 운동, 할 만큼 했잖아? 근육도 계속 혹사하면 못 버틸 테고.“

"이제 8시인데 뭘 할 만큼 했다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네.'라고 생각하면서도, 성하진은 마냥 성하영의 말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사실 요즘 과도한 운동을 한 탓에 신체 여기저기가 간간히 쑤셔오곤 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아직 17세의 나이의 신체이기에 과한 운동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이 성하영의 의견이었고, 자신 역시 조금은 수긍했었기에,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판단을 내린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오빠도 고통을 느끼고 있잖아?“

"아아, 알았다. 알았어. 같이 가자. 같이 가.“

"훗. 잘 생각했어. 그러면 나가서 샤워해. 난 이미 다 했으니까, 오빠만 하면 돼.“


재촉하는 의미를 전하는 성하영에게 성하진은 순순히 일어서서 방의 문을 열고 나간다. 일어서는 그 순간에도 느껴지는 오른쪽 허벅지의 통증을 감내하면서. 그리고 그 모습을 성하영은 옅은 미소와 함께 바라본다. '성인도 아닌 인간의 몸으로 그 정도의 단련을 하면 몸이 못 버티지.'이라고 생각하며.


#


오전 9시를 시작으로 집 밖으로 나온 성하진과 성하영은 10분여 시간 동안 걸어간 끝에 시내에 위치한 대형 카페에 다다랐다.


"아직 한산하네...“

"오픈이 9시인데 벌써 복잡할 일은 없으니까.“


스스로 파악한 것이 아닌,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서 들은 지식을 그대로 꺼내며 걸어간 성하영은 곧바로 카운터 앞으로 간 후 카운터 안쪽의 벽에 위치한 메뉴를 훑어본다. 그러자마자 그녀는 '아는 메뉴는 하나도 없네.'라는 혼잣말을 중얼댄다. 물론 마음속으로.


"콜라 한 잔 주세요.“

"어... 난 뭐 시킬까...“


자신의 뒤를 따라오며 자연스레 주문하는 성하진의 말에 성하영은 '나도 뭔가 주문해야 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섣불리 주문의 말을 꺼내지는 못한다. 도대체 어떤 음료수가 어떤 맛이고, 어떤 외형을 하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여동생인가요?“

"예. 카페에는 처음 와서인지, 뭘 시켜야 할지 모르겠나 보네요.“


메뉴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성하영에게 직원과 성하진의 시선이 모인다. 그 시선과 함께 성하진은 ‘역시 마계의 마왕답게 현대 문물에는 약하다니까.’라고 생각하며 평소의 자신만만함과 의기양양함과는 동떨어진 그녀의 표정을 감상한다. 그리고 그렇게, 1분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을 때, 카페의 출입문이 열리고 한 명의 소녀가 들어온다.


"하영아.“

"아, 진수미. 안녕.“

"...“


뒤에서 들려오는 성하영을 부르는 소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성하진은 안경을 끼고 있는 소녀가 자신, 정확히는 성하영에게 다가오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외모는 인간이지만, 애초에 마법사는 마법을 사용하기에 인외라 분류할 뿐, 근본적으로는 인간이긴 하지.'라고 생각하면서.


"뭐 마실지 못 골랐구나?“

"종류가 너무 많아서... 오빠는 콜라 마신다는데, 난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것을 여기에서까지 마시고 싶지는 않거든.“

"...“


흘겨보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성하영에게 성하진은 '그러면 안 되는 건 아니잖아.'라고 생각하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시선을 마주한다.


"그럼 나랑 같은 거 마시자. 후르츠 믹스 주세요.“

"응. 그럼 저도요.“

"콜라 하나, 후르츠 믹스 둘 주문 받았습니다. 테이블에 가서 앉아 계시면 가져다 드릴게요.“


직원의 말에 성하진은 곧바로 카페 내 좌석의 상황을 살핀다. 하지만 성하영과 그녀의 친구가 먼저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기에, 성하진은 1층의 좌석 탐색을 중단하고, 두 명의 소녀의 뒤를 따라가는 쪽으로 행동을 변경한다.


"... 오빠. 저 직원도 인외인 거, 알고 있어?“ "뭐? ... 정말로?“

"응. 맞아. 교란 파장 때문에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인간으로 위장하고 있는 인외인 것은 분명해. 마력이 탐지되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어.“


자신에게 들려오는 성하영의 질문에 성하진은 고개를 돌려 카운터에 서 있는 직원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나 자신이 보기에는 평범한 인간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재차 실감할 뿐이다.


"뭐, 오빠는 마력을 탐지할 방법이 없으니, 모르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하진 오빠는 인간이니, 어쩔 수 없을 거야.“


두 소녀의 말에 성하진은 '그거, 미안하구만...'이라고 마음속으로 빈정대는 대답을 중얼댄다. 그러는 와중에 2층에 도달한 덕분에 성하진은 2층에서 자신과 여동생들이 앉을 만한 자리를 찾기 시작한다.


"구석 쪽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둘 다, 괜찮지?“

"응. 오히려 구석이 좋아.“


전방의 왼쪽과 오른쪽 구석에 위치한 테이블과 의자가 전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성하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하영이 먼저 걸음을 옮기고, 그 뒤로 진수미가 따라가기 시작한 덕분에 성하진은 다시 한번 가장 뒤에서 두 소녀의 뒤를 따라 걷게 되었다. 그러나 딱히 그것을 가지고 기분 상할 필요가 없음을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걸음을 옮긴다.


#


"...“


왼쪽 구석, 카페의 창가에 위치한 테이블. 그 주변의 네 개의 의자 중 세 개의 의자에 나눠 앉은 성하진, 성하영, 진수미는 서로 맞은편에 앉은 대상을 바라본다. 성하진과 성하영이 한쪽 의자에 앉고, 진수미가 맞은편의 의자에 앉아있기에, 두 명의 시선이 진수미를 바라보고 있고 진수미는 성하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수미는 하영이의 정체, 알고 있는 거지?“

"응. 마왕이라는 거, 하영이가 직접 말해 줘서 알았어.“ "말해도 괜찮은 거냐?“

"수미한테는 해도 돼.“


우려섞인 투로 묻는 성하진에게 성하영은 아무 문제도 없다는 투로 대답한다. 그리고 진수미 역시 그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원래는 하영이도 최대한 자기 정체를 숨기려고 했었는데, 제가 다른 반 남자애들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것을 도와준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남자애들이라면, 집단폭행-“

"인간은 아니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마수들이 떼 지어서 마법사를 공격한 개념이라고 보면 돼. 수미를 공격한 남학생들은 전부 라이칸스로프였기도 하고.“


성하영의 설명에 성하진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응.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끔 내가 처리했어.“

"엄청 놀랐어요. 저를 옥상 구석에 몰아넣고 주먹으로 때리고 있던 남학생들 전원의 목에 마법 사슬을 채우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어요. 저같은 초보 마법사는 엄두도 못 낼 정도로요.“


성하진은 '옥상'이라는 단어를 듣고서야 '옥상에서였다면, 입막음을 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겠지.'라고 생각하며 수긍한다. CCTV도 없는 옥상이기에,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면 자신에게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은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그것을 보고 처음에는 하영이도 저와 같은 마법사인 줄 알았는데, 목줄을 채운 남학생들에게 엄청 화를 내면서 제가 사용하는 마법과는 격이 다른 수준의 마법을 난사해서 거의 죽여놓는 것을 보고 나니 절대 마법사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서야 정체를 물었더니 스스로 마왕이라고 하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결국 스스로 말을 한 셈이네. 그래야 할 필요는 전혀 없었을 텐데도.“

"뭐, 나도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말할 친구 한 명 정도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흘끗 자신을 보며 묻는 성하진에게 성하영은 변명의 의미를 담은 말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그 말에 성하진은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마왕이 그런 말을 하다니, 뭔가 심복으로라도 삼을 셈인건가?'라고 생각하며 성하영을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본다.


"뭐, 상관없어. 수미도 입 꾹 닫겠다고 했고. 혹시 모른다고 생각해서 내 바로 옆자리에 앉게끔 조치하기도 했으니까. 얘 말고 다른 학생이 내 정체를 알아낼 일은 없어.“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뭐어,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어차피 내가 손을 쓸 방법도 없으니, 자기가 스스로 잘 하길 바라는 수밖에는 없지.'라는 생각을 대답에 담은 성하진의 말에 성하영과 진수미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아, 그러고 보니 어제 뒷골목에서 엄청난 마력을 지닌 마법사가 나타난 것 같다고 하던데, 그거 혹시-“

"맞아. 그거 나야. 뒤를 쫓아오는 마물과 마수, 마법사가 있길래 적인가 싶어서 조금 마법을 보여줬더니 도망치더라고. 내 정체를 알려고 하길래 내쫓은 것에 가깝지만.“

"그런 것 치고는 꽤 위험할 법한 마법을 사용했었는데...“

"그 마법, 나도 가르쳐 줄 수 있어?“


거의 반짝일 듯한 시선을 성하영에게 보내며 묻는 진수미를 성하진은 '아, 궁금한 것이 그 마법사의 정체가 아니라, 마법사와 마수, 마물을 쫓아낸 마법이었나?'라고 생각하며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이내 '마법사라면, 마왕이 사용하는 마법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것도 자연스럽긴 하지.'라고 생각하며 콜라가 담긴 유리잔을 들어 올린다.


"알려 줄 수야 있지만, 둘이서만, 아니면 오빠까지 포함해서 셋이서만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집에서 하면 돼. 아빠랑 엄마 모두 마법사 모임에 가신다고 하셨으니까."


당연히 가르쳐 줄 수 있다는 성하영의 대답에 '그렇게 확실하게 말해도 괜찮은 건가?'라고 생각하며 두 소녀를 바라보던 성하진이지만, 이내 자신이 끼어들 새도 없이 서로를 보며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기로 한다. 다만, 두 소녀를 따라갈지, 아니면 먼저 집으로 갈지에 대한 결론은 뒤로 미루기로 한 채 유리잔을 천천히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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