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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내 여동생은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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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26 06:15
최근연재일 :
2023.07.24 12:05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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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650

작성
23.06.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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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 여동생

DUMMY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남자는 체감하지 못한다. 그저, 아침햇빛이 두 눈을 찌르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뜰 뿐이다. 그리고 남자는 자신의 신체에 일어난 변화를 체감한다.


“이건...”


몇 초? 몇 분? 몇 시간, 아니면 몇 일.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자신의 신체가 이전과 너무나도 달라졌다는 것만은 파악해낸다. 성인의, 근육을 내재하고 있던 자신의 신체가 청소년의, 유약하기 짝이 없는 신체로 변해있다는 것을.


"... 15년 전의 시간대로 돌아온 건가...“


자신의 시야에 보이는 주위의 모든 것이 15년 전의 자신의 방에 있는 모든 것과 동일하다는 것을 떠올린 남자는 그 순간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시선을 돌린다.


"오빠. 일어났어?“

"?“


노크 소리가 끝나자마자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 그 소리에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자신에게는 여동생이라고 하는 존재가 없었으니까. '어머니가 저런 말을 하실 리는 없고... 대체 누구지?'라고 생각하며 방의 문을 바라보던 남자는 이내 문이 열리고 검은 머리카락을 한 붉은 잠옷 차림의 소녀가 들어오는 것을 바라본다.


"하진 오빠.“

"넌... 누구야? 나한테 여동생이 있을 리-“

"...“


자신을 '오빠'라고 칭한 소녀가 다가오는 것을 보며 경계심을 세우는 남자, 성하진에게 소녀의 시선이 내리꽂힌다. 마치 '재미없어.'라는 말을 대신하는 듯한 소녀의 시선에 성하진은 두 눈을 끔뻑이며 바라본다. 그 순간, 소녀의 신체 주변에서 붉은색의 아지랑이와 같은 일렁임이 표출되기 시작한다.


"그대는 감이 무디구나.“

"... 아, 마왕... 당신이었군...“


울려오는 성인 여성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고서야 성하진은 소녀의 정체를 파악해낸다.


"흥. 그대의 세계에서 지내기 위해 이 소녀의 형체를 창조해냈다. 그대를 매개로 이쪽 세계에 들어왔으니, 이왕이면 그대와 가까운 장소에서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역할로 그대의 여동생이라고 하는 역할을 부여해 두었지.“


아이리스라고 하는 이름의 여성, 즉 마왕이 자신의 여동생으로 지내게 되었다는 것을 파악한 성하진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의미를 담아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에 자신의 여동생을 자칭하는 소녀의 형체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름은 성하영으로 지정해 두었고, 그대의 부모, 주위에서 지내고 있는 인간, 그리고 그대가 매일 다니는 학교라고 하는 장소에서도 전부 그대의 여동생으로 알게 조치해 두었다. 그러니 함께 지내는 것에 부자연스러움은 없을 것이다.“

"성하영이라... 괜찮은 이름이네...“

"훗. 앞으로, 함께 잘 지내보도록 하지.“


제안하는 듯한 마왕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끝으로 소녀의 신체 주변에서 피어오르던 붉은 아지랑이는 완전히 사그라들었고, 성하진의 시야에 보이는 것은 그저 평범한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 한 명이었다. 그것도, 밝게 미소짓고 있는 모습의.


#


"궁금한 게 있는데...“

"응? 뭐가?“


아침 7시 30분. 학교를 향해 걸어가는 성하진은 자신의 바로 옆에서 걷고 있는 성하영이라는 이름의 소녀, 즉 자신의 여동생을 보며 질문의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성하영의 대답은 본래의 정체인 마왕과는 전혀 동떨어진, 평범한 소녀의 목소리와 같았다.


"여기, 그러니까... 이쪽 세계에서 지낼 준비는 다 마쳤다는 거야? 그,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던지 그런 쪽으로...“

"음... 지식은 수집했지만, 경험은 없어. 그래서 이것저것 해 볼 거야.“


자신과 다른 학교의, 하지만 비슷한 형태의 교복을 입은 채 걷고 있는 여동생의 대답에 성하진은 '마법사들도 그런 말을 자주 했었지... 지식과 경험은 다른 거라고.'라고 생각하며 수긍의 의미를 담아 '그렇구나.'라고 대답한다.


"아는 것과 해보는 것은 다르다는 거, 오빠도 알지?“

"여러 번 들었었으니 알기야 알지...“


성하영의 질문에 자연스레 대답한 성하진은 '그 말을 마왕이라는 존재가 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지만.'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는 쌍둥이 여동생으로 해서 오빠와 같은 반에 있는 것도 생각해 보려고 했지만, 그건 오빠에게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3살 아래의 여동생으로 지정해 두었어.“

"참... 배려해 줘서 고마워...“


씨익 웃으며 자신의 입장을 고려했다는 투로 말하는 성하영을 성하진은 어색함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만약 마왕이 이란성 쌍둥이 여동생이었고, 또 같은 반에 있어야 했다면 하루종일 얼굴을 봐야 했겠군.'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되었을 테니까.


"노파심일지도 모르지만, 마법을 함부로 쓰는 건 절대 안 되는 거, 알지?“

"당연히 알지만... 글쎄. 만약, 학교 안에 이미 인간의 행세를 하고 있는 마물이나 마수, 그 외 인간이 아닌 존재가 있다면 어떻게 할지는 생각해 볼게.“

"그럴 수도 있다는 거야?“

"오빠가 말했잖아? 마물들에게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지켜내고 싶다고. 그렇다면 이미 이쪽 세계에서 자리를 잡고 지내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물론 인간 사이에서 숨어 지내고 있겠지만. 내가 그렇듯이.“


성하영의 설명에 성하진은 '그것도 맞는 말이겠군...'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자신이 봐 온 바에 따르면 인간이 아니다 싶은 행동을 하는 학생은 없었기에 확신은 하지 못한다.


"야. 성하진!“

"한정훈인가... 오랜만에 보네...“

"그렇게 말하면 어색해할 테니 조심해.“


15년 전의 자신의 친구인 한정훈. 그의 이름을 기억하며 중얼대는 성하진에게 성하영이 주의를 주는 말을 전한다. 시간을 넘어왔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자신이 뒤처리를 해야 할 것이 뻔하니까.


"아, 하영이도 같이 가는구나? 안녕~“

"응. 정훈 오빠. 안녕.“

"...“


너무도 자연스레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자신의 친구를 보며 성하진은 기가 차는 것을 느끼며 '너 하영이의 정체가 뭔지 알고는 있냐?'라는 말을 꺼내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을 느끼지만 성하영이 자신에게 주의를 주었기에 어떤 말도 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인사할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간단하게 인사를 전한 후, 세 명 모두 등굣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한다.


#


"후우...“


서진고등학교 내부. 2교시 수업이 끝난 후 쉬는 시간. 셀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만에 느끼는 학교 생활에 순식간에 적응을 마친 성하진은 '역시,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좋지.'라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로 넘어가서 잡일을 하고 단련 및 수련을 하고, 야수 및 마물, 그리고 같은 인간을 상대로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것보다는 이렇게 평온하게 학교에서 생활하는 것이 몇 배는 더 편하다는 것을 떠올린다.


"...“


잠시 다른 세계에서의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던 성하진은 '몸은 15년 전... 하지만 지식이나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고, 반사신경이나 눈썰미같은 것도 변화는 없다. 즉, 정신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건데...'라고 생각하며 현재 자신의 신체의 상황이 어떤가에 대한 정리를 마친다.


"... 그래봐야 소용없었으려나?“


정리를 마치자마자 떠오른 '검이 아니라 마법을 배웠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성하진은 곧바로 고개를 젓는다. 지금와서 마법을 배운다는 것은 절대로 고를 수 없는 선택지일 것이 자명하기에, 더 미련을 가져봐야 소용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빠.“

"...“


고개를 내린 채로 자신만의 생각에 잠겨있는 도중, 성하진은 마치 영혼에 말을 걸어오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고개를 든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자신의 바로 앞에 서 있는 성하영과 마주한다.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아... 아니. 별로...“

"흐응... 이 시간으로 넘어오기 전의 일에 대해서는 굳이 떠올리지 마. 불필요하게 혼란스럽기만 할 테니까.“


자신이 떠올리고 있던 생각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는 투로 말하는 성하영에게 성하진은 그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신한다. 그러자 성하영은 곧바로 얼굴 위로 미소를 띄운다.


"우리 학교 내의 인간들을 조사해 봤는데, 마력이 느껴지는 인간이 상당수 있었어.“

"그래? 그렇다면-“

"응. 이미, 이쪽 세계에도 인간이 아닌 존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거지.“


성하영이 전해오는 말에 성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질문을 성하영에게 전하기 위해 입을 연다.


"혹시 이 반에도 그런 놈들이 있는지 봐 줄 수 있어?“

"응. 잠깐만.“


자신의 부탁에 즉시 고개를 들어올린 성하영의 두 검은 눈이 일순간 붉은 빛을 띈다. 그 후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 성하영을 성하진은 '없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며 주시한다.


1분을 조금 넘긴 시각 동안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던 성하영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두 명 있어.“

"두 명이라... 누구하고 누구야?“

"지금 나를 보고 있는 두 명. 한껏 경계심이 어린 표정으로 보고 있는걸?“


성하영의 말에 성하진은 곧바로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성하영에게 잔뜩 경계심을 품고 바라보는 한 명의 여학생과 한 명의 남학생이 있는 것을 확인한다.


"마세진, 주세영. 이렇게 둘인가...“

"탐지 마법을 교란하는 파장을 두르고 있어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뭐, 인간 사이에서 계속 지내고 싶다면 자신의 본모습을 쉽게 드러내지는 않겠지만.“


각각의 이름을 중얼대는 성하진에게 성하영은 씨익 웃으며 두 학생을 둘러보고는 벽의 시계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수업이 시작하기까지 2분의 시간이 남았음을 확인하고, 성하진에게 시선을 다시 돌린다.


"아마 저 둘은 내가 나가는 순간 내 정체에 대해 오빠에게 물을 거야. 그러면 오빠는 그냥, 솔직하게 사실을 그대로 말하면 돼. 굳이 숨기려고 할 필요 없어.“

"안 숨겨도 괜찮은 거야?“

"물론. 그리고 그래야 오빠가 안전하고. 감히 오빠에게 손을 대는 짓을 하지 못할 테니까.“


'감히'라는 어휘까지 쓰며 대답하는 성하영에게 성하진은 약간의 전율을 느끼며 이쪽을 보는 두 학생을 번갈아 바라본다. 뭔가 자신을 어떻게든 지켜주려는 듯한, 그런 느낌이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 ...“


자신에게 조언을 마치자마자 교실을 나서는 성하영을 바라보는 성하진이었지만, 곧 자신에게 걸어오는 두 명의 인외에게 시선을 돌린다.


"성하진. 방금 그 애, 정체가 뭐야?“

"내 여동생이잖아.“

"아니. 그 말이 아니라, 정체가 뭐냐고.“

"네 여동생인 것은 아는데, 분명... 뭔가가 느껴졌어. 인간이 아닌, 그런 느낌이...“


애써 돌려가며 말하는 두 인외에게 성하진은 '하영이가 말한대로... 대답해 두자.'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남학생에게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교사가 교실 안으로 들어왔기에 두 학생 모두 일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질문은 나중에 시간을 내서 하기로 마음먹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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