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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 이야기.

써드아이(The Third Eye)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백작.
작품등록일 :
2014.03.31 12:51
최근연재일 :
2014.10.21 17:52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7,318
추천수 :
250
글자수 :
50,630

작성
14.10.14 13:01
조회
554
추천
3
글자
9쪽

아버지.5

DUMMY

<아버지.5>


‘그래 나는 사람이 아니지.’

유진이 효주를 길잡이라고 확신한 순간이었다. 효주는 분명 인간이었음에도 자신을 알아봤다. 그건 곧 효주의 몸속에 백작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말해주었다.

백작은 지금 이세상에 없었다. 세상을 위협할 마물을 자신의 세계에 둘수없다는 이유로, 백작은 마물을 가두어둘 새로운 차원의루트를 개척했고, 그곳이 지금 유진이 살고있는 세계였다.

거지같은 백작. 효주가 그 백작의 피를 물려받지 않았다면 자신을 알아볼수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마물을 가두어 두고 돌아간 그 백작놈은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정도로 미웠지만, 효주는 밉지 않았다. 백작은 백작이고 효주는 효주였기 때문이다.

“무섭지 않았었어?”

“무서웠는데 지금은 괜찮아!”

“언니가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누구에게 말한 적 있니?”

효주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말해도 믿지 않을 거야.”

효주는 그렇게 말을 했지만 유진은 효주에겐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유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친구라는 건 없었다.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은데다 말수가 적어 누구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다. 처음엔 효주에게도 호감을 가지고 다가서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 친구들은 효주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곧 ‘효주는 이상한 아이’ 라고 단정 짓고 가까이하려 하지 않았다.

“저기 경찰아저씨 사람이 아닌 거 같아.”

“어! 저 아줌마는 네발로 다녀야 하는데 왜 두발로 걸어 다니지?”

“이상해 저 할아버지. 우리말을 하는 거 같아.”

그나마 옆에있던 친구들도 점점 효주와 멀어져갔고, 효주역시 더 이상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들과 생각을 친구들에게 말하려 하지 않았다. 말수는 적어질 수밖에 없었고 또래들의 따돌림으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성장 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한테도 말씀드리지 않았어?”

“응. 엄마 걱정하실까봐.”

유진은 그런 효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었다.

“지금은 언니가 무섭지 않지?”

“그럼 언니와 나는 이제 친구잖아.”

“그래. 언니에겐 친구가 없었는데 고마워. 친구해 줘서.”

“아니야 언니. 나도 친구가 없었던 걸?”

그때부터 효주는 유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지금은 효주가 엄마를 제외하곤 가장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었다.




“무슨 생각해 언니?”

효주가 자신의 방을 나오면서 유진에게 한 말이었다. 효주의 손에는 작은 가방이 하나 들려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 때가 잠깐 생각났어. 짐은 그게 다니?”

“응. 옷이랑 엄마 사진만 몇 장 챙겼어.”

유진이 효주에게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으며 효주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눈이 퉁퉁 부었네. 이제 좀 괜찮아?”

효주가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나흘 전.

효주는 자신의 생일이 지난 다음날 엄마를 잃었다. 엄마가 곧 자신 곁을 떠난다는 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런 끔찍한 사고로 엄마를 잃을 거라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엄마가 자신을 버리거나, 또는 자신이 엄마를 잃어버리거나, 둘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기에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해도 엄마의 죽음은 충격이었다.

“가방 줘. 내가 들게.”

“그런데. 다른 건 어떻게 하지?”

집안을 둘러보던 효주가 아쉽다는 듯 유진을 보았다.

“걱정 마. 새로 이사 갈 곳으로 그대로 옮겨 놓을 거니까.”

일가친척이 아무도 없는 효주는 유진과 함께 살기로 했다.

“이젠 언니랑 살자!”

엄마의 장례를 도맡아서 치러준 유진이 효주에게 한 말이었고, 효주가 기다린 말이기도 했다.

유진의 아파트(백조아파트)로 향하는 동안 차안은 조용했다. 유진은 힐끔 거리며 효주를 살폈고 어느 순간 효주가 맑게 웃어주었다.

“나는 괜찮아 언니.”

“그래. 엄마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야.”

“항상 생일날이면 똑 같은 꿈을 꾸잖아. 언니는 그 꿈에 대해 물었었고, 한데 왜 이번엔 묻지 않는 거야?”

효주의 말에 유진이 차를 갓길로 세우고는 비상등을 켰다.

“이번에도 꿈을 꾸었어? 엄마가…….”

엄마가 죽기 전날 이라고 물으려던 유진이 말을 멈추었고, 그걸 눈치 챈 효주는 되레 태연하게 대답했다.

“응. 엄마가 죽기 전날. 내 생일날 꿈을 꾸었어......”

효주는 어렸을 때부터 이상한 꿈을 꾸었었다. 꿈속에서 자신은 여자였지만, 때론 남자가 되었고 때론 이상한 짐승이 되기도 했으며, 어떨 땐 하늘을 날고 있었고 어떨 땐 숲속을 헤집고 다니기도 했다. 날개도 가질 때가 있었고 다리만 네 개일 때도 있었다. 처음엔 그것이 단순한 악몽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꿈들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그 중요성을 알려준게 유진이었다.

“이번에도 같은 꿈이었어?”

“응. 어딘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보름달이 뜬 밤인데 난 어느 숲속의 땅속에 묻혀있었어…….”

꿈속으로 돌아간 효주는 답답했다. 땅에 묻힌 관속은 습했다.

눈을 뜰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지만, 자신이 사슬에 꽁꽁 묶인 관속에 처박혀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단지 사슬에 묶인 관속에 있다고 손가락 하나 까딱일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자신의 몸을 속박하고 있는 사슬은 마녀의 주술과, 마녀와는 어울릴 수 없는 대 주교의 신성한 피가 녹아들어 있는 특별한 사슬이었다.

얼마나 이곳에 처박혀 있었는지 자신을 잡아가둔 놈이 누구인지. 또 이곳이 어떤 곳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어렴풋이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것도 몇 가지 있었다.

이곳은 자신이 살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는 것과, 곧 자신을 속박한 사슬이 끊어질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곧 사물을 볼 수 있고 숨도 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유진은 효주의 작년 꿈과 다른 점이 있나 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듣기만 했다.

“그때 누군가 관을 덮고 있는 흙을 파헤치는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 곧 관이 땅위로 끌어올려 졌지. 그런데 그 순간 총소리가 들렸어. 아니 소음기가 장착된 총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느낌으로 누군가 총을 쏘았다는 걸 알았어. 무언가, 무언가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불안한 마음도 들었고.”

효주가 말하는 불안감이 유진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는지 유진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여기까진 똑같았다. 작년에 꾼 꿈과 똑같았고 이번에도 똑같아야 했다.

어느 숲인지도 모르는 곳에 잠들다시피 갇혀있는 마물. 그 숲이 어딘지를 찾아내 마물을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수많은 헌터들이 자신의 명에 따라 몬스터(효주를 만나고 효주가 그것들을 몬스터라고 부르기에 자신도 그때부터 그렇게 부름.)들을 추적 살해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 그래서 어떻게 됐어?”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난 많이 불안했어. 그런데 그 순간 멈춰있던 심장이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하는 거야. 그때 알 수 있었어. 내가 곳 이곳을 벗어 날수 있다는 걸.”

효주의 말을 듣는 유진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관을 칭칭 감고 있는 사슬이 끊어지면서 내 속박도 풀렸다는 걸 알았어.”

효주는 자신의 몸속으로 엄청난 힘이 밀려들어 오는걸 느낄 수 있었다.

“난 깨어날 준비를 했어. 그리고 누군가가 관 뚜껑을 열어주었지. 그 순간 난 그의 눈과 코와 입을 빼앗아, 보고 듣고 숨 쉴 수 있게 되었어.”

효주의 말을 듣고 있던 유진의 온 몸이 부르르 떨렸다.

깨어났다. 깨어난 것이다.

깨어나서는 안 되는……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힘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는 마물이 깨어난 것이다. 아마도 몬스터를 사냥한 헌터 중 누군가가 열어서는 안 되는 관 뚜껑을 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그 관 뚜껑을 연 사람의 얼굴은 생, 생각나니 효주야?”

“어렴풋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고…… 하지만 어쩌면 사진이라도 볼 수 있다면 알아볼 것 같아.”

유진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나흘 전 놈이 깨어났다. 그럼 그날부터 연락이 두절된 헌터를 찾는 게 급선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해결되진 않았다. 몬스터를 추적해서 없애는 일을 하다보면 간혹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그건 길게는 일주일씩 이어지기도 했다.

“다른 건? 다른 건 또 뭐 없어? 그게 다야?”

“응. 난 내게 모든 걸 주고 죽은 사람을 관속에 넣어 다시 파묻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깨어났어.”

자신의 꿈을 다 이야기 했는데도 유진은 돌상이라도 된 것처럼 꼼짝하지 않았다.

“언니, 나는 이제 새로운 꿈을 꾸겠지?”

“......”

“언니?”

그제야 유진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래. 다른 꿈을 꿀 거야. 아주 중요한…… 우선 아파트로 가자. 언니가 좀 바빠 질것 같아.”


작가의말

‘마물’ 이란 단어가 좋은지 ‘마귀’라는 단어가 좋은지 아직도 고심중입니다.

써드아이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20 그린데이
    작성일
    14.10.14 15:10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36 백작.
    작성일
    14.10.14 15:11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70 윗층삼촌
    작성일
    14.10.14 18:40
    No. 3

    많이 아리송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백작.
    작성일
    14.10.14 19:05
    No. 4

    아! 그렇군요.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잘 풀어야 독자들이 쉽게 아는 법인데... 제가 재대로 풀어내지 못했나 봅니다. 여러번 읽어보고 조금씩 수정해 봐야겠네요. 앞으로는 좀더 신경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백작.
    작성일
    14.10.15 10:20
    No. 5

    돌아보면서 문장 몇 개를 고치거나 덧 붙여, 조금 더 헷갈리지 않게 풀어 놓았습니다. 내용은 같기에 다시 읽어보실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바로 아래 하나는 다시 읽어보셔도 괜찮을것 같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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