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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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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670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7.10.09 01:12
조회
463
추천
1
글자
7쪽

전쟁(26)

DUMMY

“이분은 누구시죠?”

수인병사는 이질적인 마력을 느끼고 파에톤을 가로막았다.

“저희 쪽 사람입니다.”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이분을 검문하겠습니다.”

“제가 같이 있을게요. 여러분들은 들어가세요.”

아이테리아는 파에톤과 함께 밖에 남았다.

안으로 들어간 사신은 먼저 가운데에 앉은 미노스에게 크레타어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왕국의 사신으로 온 페이디피데스라고 합니다.”

그리고 파시파에에게는 엘프의 언어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왕비님.”

그걸 들은 파시파에가 크레타어로 답했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습니다.”

사신들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크레타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폐하께서 왕비님께 보낸 협정서입니다.”

파시파에는 사신이 건넨 협정서를 받았다.

쭉 읽어보고 그들을 노려봤다.

“그러니까 요약을 하자면 마족이라는 적이 새로 나타났으니 그동안의 원한은 다 잊고 싸움을 멈춰야한다 이 말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마족을 본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마족에 관해서 들어본 적 있습니까?”

“책으로만 읽어봤습니다.”

“파에톤은 무슨 생각으로 이걸 보냈죠?”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이 아니라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말을 해보시죠.”

“저희도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해서 잘 모릅니다.”

파시파에는 엘프의 바로 앞에다 협정서를 집어던졌다.

“파에톤한테 직접 오거나 제대로 된 사신을 보내라고 전해주시죠.”

엘프들은 막사에서 쫓겨났다.

그녀는 인상을 풀고 옆을 바라봤다.

“협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늘 눈앞에서 마족을 봤습니다. 정말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더군요. 듣기로는 그 정도 힘을 가진 자가 여섯이나 더 있다고 합니다. 전쟁을 계속 하면서 마족을 상대할 순 없습니다. 여기서 전쟁을 멈춰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돌려보내셨나요?”

“이건 기본적인 예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문서만 딸랑 들려 보내서 협정을 맺어오라고 한 건 우릴 무시하고 있다는 증겁니다.”

“제 생각에는 저들의 진영에도 마족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급하게 사신을 보낼 이유면 그거 하나뿐입니다.”

“헌터 측은 어떻게 하길 바라나요?”

“당장 전쟁을 멈췄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더 오늘 같은 공격을 당하면 버티기 힘듭니다.”

“잠시 저희끼리 협의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협회장은 막사 밖으로 나갔다.



밖에 남은 파에톤은 수인 마법사들에게 검문 당했다.

“왜 변장마법을 하셨죠?”

파에톤이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아이테리아가 대신 말해줬다.

“저랑 같은 이유에요. 헌터들 틈에서 엘프의 모습으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변장한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렇다 칩시다.”

마법사는 파에톤에게서 흐르는 마나를 감지했다.

“도대체 정체가 뭐에요?”

“뭘 말씀하시는 건지요?”

“안에 뭘 숨기고 있냐는 뜻입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특이체질일 뿐입니다.”

수인은 그의 마나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보는 힘이라 좀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막사 안에서 호통 치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닫혀있어서 내용은 알 수 없었다.

그게 신경 쓰였는지 파에톤과 아이테리아는 막사 쪽을 흘끔흘끔 쳐다봤다.

얼마 안 있어 사신들이 밖으로 나왔다.

파에톤은 자신의 어깨위에 올라온 마법사의 손을 내려놓고 몸을 돌렸다.

“잠시 만요. 아직 안 끝났어요.”

“이따가 하죠.”

그는 마법사를 무시하고 사신들에게 다가갔다.

“어떻게 됐어?”

“죄송합니다. 저희가 부족한 까닭에 협정을 맺는데 실패했습니다. 협정서만으로는 파시파에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폐하께서 직접 오거나 제대로 된 사신을 보내야 협정을 맺어주신다고 했습니다.”

“너희 잘못이 아니다. 내가 너무 일을 서투르게 처리해서 그런 것이다.”

그의 반응에 사신들은 겁에 질려서 무릎을 꿇었다.

“아닙니다. 폐하. 다 저희 잘못입니다.”

“협정서나 줘.”

“여기 있습니다.”

파에톤은 협정서를 들고 막사 안으로 걸어가려 했다.

호위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자는 출입을 금합니다.”

파에톤은 자신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슥 닦아냈다.

원래 모습이 드러났다.

“자 이제 누군지 알겠죠?”

그를 본 호위는 깜짝 놀란 얼굴로 창을 겨눴다.

“왕국 대표로 왔습니다. 들여보내주시지요.”

호위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천천히 창을 거두었다.

“왕비님께 보고하는 게 먼접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그가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헌터협회장이 나왔다.

그리고 한참 뒤에 호위병이 나왔다.

“자 이쪽으로 오시죠.”

“저도 같이 들어갈게요.”

둘은 안으로 들어갔다.

미노스는 없고 파시파에가 가운데 앉아 있었다.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노려봤다.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파시파에가 말한 크레타어를 옆에 있는 통역관이 엘프어로 다시 말해줬다.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왔습니다. 여기 협정서도 가져왔습니다.”

그의 옆에 있는 호위가 협정서를 받아들고 가서 왕비에게 전해주었다.

방금 전에 읽어봤기 때문에 내용은 전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처음부터 다시 읽어 내려갔다.

“말하고자 하는 건 잘 알겠습니다만 갑자기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꾼 이유가 무엇입니까?”

“마족이 가진 힘을 직접 봤기 때문입니다.”

“크레타의 입장에선 마족보다 그쪽 왕국이 더 위협적입니다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들을 수 있겠습니까?”

“엘프의 왕께서 직접 수인 말살 명령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것 때문에 왕국의 수인들을 전부 내쫓고, 수인을 사랑하는 자신의 여동생도 내쫓고, 그 여동생이 왕비로 있는 크레타를 상대로 전쟁까지 일으키셨잖아요.”

파에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파시파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걸음씩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잔뜩 흥분한 그녀는 엘프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기 왕권에 위협이 되는 남동생을 반강제로 떠나게 하고, 아버지가 남긴 힘을 전부 독차지하려고 막내 동생에게 현상금을 걸었잖아.”

한 마디씩 내뱉을 때마다 인상이 험악해졌다.

파시파에는 파에톤의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딴 걸 내밀어?”

그녀는 협정서로 그의 뺨을 후려쳤다.

그걸 옆으로 내던지고 이번엔 주먹을 얼굴 한가운데에 꽂아 넣었다.

파에톤은 뒤로 넘어졌다.

“이 쓰레기 같은 놈!”

그녀는 길게 내려온 치마를 살짝 걷어 올리고 구두 끝으로 파에톤을 걷어찼다.

“언니 기다려요.”

구두 굽으로 내려찍으려는 걸 아이테리아가 말렸다.

그녀는 파시파에를 잡아두고 파에톤에게 있었던 일들을 설명해주었다.

분노로 가득 찼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이야기를 전부 들은 그녀는 안타까운 눈으로 파에톤을 바라봤다.

“미안하다.”

파에톤은 고개를 숙인 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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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26) 17.10.09 46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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