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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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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671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7.10.13 00:43
조회
386
추천
2
글자
7쪽

전쟁(28)

DUMMY

파에톤이 창을 비틀었다.

아이테리아의 배에 꽂힌 창날이 90도로 돌아갔다.

“끄아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불꽃이 거세졌다.

파에톤은 창대에서 손을 놨다.

샛노란 불이 진홍빛으로 물들었다.

뜨거운 열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검은 연기가 박소현과 이상혁의 몸을 감쌌다.

열기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주었다.

“으읍. 풉. 켁켁.”

박소현은 코와 입을 틀어막은 연기 때문에 괴로워했다.

파에톤의 창이 녹아내리면서 불꽃이 아이테리아의 온몸에 번졌다.

이미 의식을 잃었는지 비명소리도 나지 않았다.

불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그렇게 한참을 타올랐다.

불이 꺼지고 아이테리아의 모습이 드러났다.

창에 찔렸을 때 자세 그대로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그녀의 몸 전체가 노란 보석이 되었다.

황금빛이 쏟아져 나왔다.

박소현을 묶은 쇠사슬이 사라졌다.

움직일 수 있게 되자마자 연기 밖으로 빠져나왔다.

“후아.”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호흡을 가다듬었다.

서서히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으로 변해버린 아이테리아를 발견했다.

놀라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벽을 감싼 사슬은 그대로 남아있었지만 검은 연기는 전부 사라졌다.

이상혁과 파에톤은 아까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붉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상혁의 어깨를 붙잡고 마구 흔들었다.

“정신 좀 차려봐. 어떻게 된 거야!”

아무 반응 없었다.

파에톤도 마찬가지였다.

박소현은 아이테리아에게 다가갔다.

“리아 씨?”

손을 뻗어 그녀를 만지려고 했다.

매끈하고 눈부신 보석 표면에서 작은 불꽃들이 튀어나왔다.

“앗 뜨거!”

그녀는 까맣게 타서 점처럼 변한 곳을 후후 불었다.

좁은 방에서 움직이는 건 혼자뿐이었다.

박소현은 혼란스러워했다.

“뭔가 잘못됐어.”

침착하려 했지만 불안감을 잠재울 수가 없었다.

손이 계속 떨렸다.

‘쉬이익!’

갑자기 파에톤과 이상혁의 몸에서 연기가 빠져나왔다.

그들의 눈동자 색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동시에 제자리에서 쓰러졌다.

박소현은 바짝 긴장한 채로 창을 들었다.

커다란 연기덩어리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걸 포착했다.

정확히 그곳을 노리고 창을 찔렀다.

연기 속에서 손이 빠져나와 창대를 잡았다.

그리고 강하게 잡아당겼다.

박소현은 그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끌려갔다.

연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보였다.

그녀는 누군가의 품에 안겨졌다.

팔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손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익숙한 포근함이었다.

그리운 냄새가 났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 차리고 몸부림쳤다.

“이거 놔!”

쉽게 놓아주지는 않았다.

연기가 걷히자마자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봤다.

이상혁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가 아는 이상혁과는 많이 달랐다.

세월이 느껴졌다.

30대 중반은 되어보였다.

눈과 뺨에는 긴 상처가 나있었다.

“오랜 만이야. 보고 싶었어.”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검은 이상혁은 박소현을 한번 꽉 안고 놓아주었다.

“무슨 짓이야!”

“너무 보고 싶었어. 거의 십년 만이거든.”

“십년?”

“이 시간대를 찾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 꽤 많이 헤매다가 왔어. 네 기준으로는 금방 돌아왔겠지만.”

“됐고 빨리 설명해.”

“뭘?”

“네가 여기서 한 짓 전부 다.”

“잠시만 기다려줘. 십년 만에 여자 친구 얼굴을 봐서 그런지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어.”

“난 지금 네가 한 짓 때문에 굉장히 놀라고 화났으니까. 지금 당장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하나씩 설명해.”

“네. 네. 알겠습니다.”

검은 이상혁은 이상혁의 앞으로 갔다.

“이야 젊다 젊어. 내가 원래 이렇게 생겼던가?”

그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박소현의 따가운 시선에 설명을 시작했다.

“저번에 올 때랑은 다르더라고.”

“뭐가?”

“여기 도착하자마자 마력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어. 가지고 온 마력이 적어서 불안정할 거란 건 예상했는데 상황이 너무 안 좋은 거야. 실체화까지 하고 나면 본래 힘을 못 낼 거 같으니까 몸 좀 빌려서 마법 좀 썼어.”

“그러니까 도대체 왜 그랬냐고.”

“마력이 줄어들기 전에 봉인을 풀어야했거든.”

“봉인?”

“아이테리아 안에는 엘프 왕족의 열쇠가 봉인되어 있어. 그건 파에톤 밖에 못 푸니까 걜 마법으로 조종했어.”

“저건 어떻게 된 건데?”

“죽은 건 아니야.”

“그럼?”

“곧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박소현은 아이테리아 쪽을 한 번 쳐다봤다.

투명한 보석이 점점 탁해졌다.

몸 안에서는 작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열쇠는 또 뭐야?”

“그 열쇠가 있어야 헬리오스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어.”

“헬리오스는 쟤네 신이잖아. 하늘 위에 있는 거 아니야?”

“헬리오스는 신이 아니야.”

“신이 아니면 뭔데?”

“쟤가 알려줄 거야.”

검은 이상혁은 아이테리아를 가리켰다.

아이테리아의 몸이 공중에 떠올랐다.

그녀의 몸이 밝게 빛났다.

뿜어져 나온 빛이 햇볕처럼 따스했다.

가만히 쐬고 있으니 기운이 났다.

그 빛에 반응해 이상혁과 파에톤이 일어났다.

그들은 정신 지배를 당했을 때의 기억이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검은 이상혁을 보고 당황했다.

파에톤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선생님 다시 오셨군요.”

“오랜만이야.”

이상혁은 검은 이상혁을 보고 얼어붙었다.

당황해서 입을 꼭 다물고 쳐다보기만 했다.

“안녕?”

검은 이상혁이 여유만만한 얼굴로 인사했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왜 그래. 몇 번 만났었잖아.”

“아, 그런가요? 그랬었죠.”

아이테리아에서 나오는 빛이 많이 약해지고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머리카락도 눈동자도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온 몸에서 은은한 빛이 새어나왔다.

그녀는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왔다.

“어떻게 된 거야?”

파에톤은 놀란 얼굴로 그녀에게 달려갔다.

‘쿵.’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보이지 않는 벽에 밀려 뒤로 넘어졌다.

“설마? 아니겠지?”

파에톤은 창을 소환했다.

불이 없었다.

마차를 소환하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검은 이상혁에게 따졌다.

“선생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제가 왕의 자질이 없는 건 압니다. 저한테 자격이 없는 것도 압니다. 그래서 직접 왕의 자리를 넘기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테리아가 거절했습니다. 그녀 자신이 원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왕의 힘을 떠넘기다니요.”

“진정해. 누가 왕이 되느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마족들이 엘프의 에너지와 헌터의 생명석을 다 모았어. 달을 만들만큼 충분해졌어. 앞으로 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야. 늦기 전에 헬리오스를 차지해야 돼. 그리고 그 헬리오스를 찾으려면 아이테리아의 열쇠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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