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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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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876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7.11.03 00:38
조회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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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사이코메트리(4)

DUMMY

‘철푸덕!’

차가운 물이 얼굴을 때렸다.

다시 정신이 들었다.

얼굴 전체가 얼얼했다.

눈이 퉁퉁 부어서 앞이 잘 안 보였다.

실루엣으로만 어렴풋이 보였다.

앞에는 커다란 무언가가 서있었다.

몸을 움직여봤지만 손발이 꽉 묶여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끄아악!”

갑자기 온몸에 전류가 흘렀다.

뼛속까지 고통이 밀려들었다.

이상혁의 앞에 선 수인은 무서운 얼굴로 그를 노려봤다.

뭐라 소리쳤지만 그는 알아먹을 수 없었다.

“사, 사........”

살려달라고 말하려 했지만 목구멍 밑에서 말이 막혀버렸다.

그가 말하려는 의지를 보이자 수인은 기다려줬다.

침을 삼키고 목소리 내는 법을 기억해냈다.

“살려주세요.”

수인은 이상혁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인상이 더욱 험해졌다.

다시 한 번 전기충격이 왔다.

“끄아아악!”

그의 머리가 아래로 축 처졌다.

수인은 바가지로 물을 퍼서 그에게 뿌렸다.

그리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여전히 알아듣지 못했다.

살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아 다시 한 번 말했다.

“살려주세요.”

수인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던져버리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긴장됐다.

그저 살고 싶었다.

잠시 후 수인은 엘프 하나를 데리고 왔다.

그녀는 손과 발에 쇠고랑을 차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쇠끼리 부딪쳐 철컹 거리는 소리가 났다.

수인은 강압적인 태도로 그녀에게 명령을 했다.

엘프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이상혁에게 다가갔다.

그의 이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쇠고랑이 무거운지 힘들어했다.

그녀의 손이 다가오자 이상혁은 눈을 감고 움츠러들었다.

또 다른 고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작고 부드러운 손이 이마 위로 올라왔다.

고통 대신 따스함이 느껴졌다.

몸을 데워줬다.

상처가 전부 사라졌다.

눈이 나아 앞을 볼 수 있게 됐다.

어렴풋이 보이던 갈색 덩어리는 곰을 기반으로 한 수인이었다.

이상혁은 이제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

엘프가 물러나자마자 수인이 다가와 물었다.

“여기는 왜 들어왔지?”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살기 위한 대답을 해야 했다.

“엘프들에게 쫓겨 여기로 도망쳐 왔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냈지만, 잠깐의 머뭇거림이 있었다.

‘퍽!’

수인의 커다란 주먹이 입으로 날아왔다.

입술이 다시 찢어졌다.

“그게 아닐 텐데?”

“진짭니다. 저희 헌터들은 엘프와 전쟁을 하고 있었고 저는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수인은 이상혁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는 네가 엘프 측 첩자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닙니다. 엘프들은 저의 적입니다.”

그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했다.

수인은 손을 주머니에 넣어 열쇠와 단도를 꺼냈다.

열쇠로 이상혁의 다리와 한쪽 팔을 풀어주고 단도를 쥐어줬다.

이상혁은 그가 건넨 단도를 받아들고 어리둥절했다.

“이 엘프가 누군지 알지?”

“모르겠습니다.”

“왕국의 공주야.”

그는 커다란 손으로 아이테리아의 얼굴을 덮었다.

남는 손으로 허리춤에 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살고 싶으면 이 엘프를 단검으로 찔러. 네가 엘프들 편이라면 절대 그렇게 못하겠지.”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절대 못 찌를 거라고 단정하고 있었다.

아이테리아는 이상혁의 눈을 보고 발버둥 쳤지만 수인의 힘에 눌려 꼼짝도 못했다.

이상혁은 칼집에서 단도를 꺼냈다.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목을 향해 단도를 들이밀었다.

칼날이 목에 닿기 전 수인은 들고 있던 검으로 단도를 쳐냈다.

깜짝 놀란 수인은 검을 내던지고 이상혁의 머리를 주먹으로 두들겼다.

“야 이 멍청한 새끼야. 내가 그냥 찌르랬지. 죽이라고 했냐?”

피하려고 하면 전부 피할 수 있었지만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그냥 맞았다.

전부 얻어맞고 힘들다 싶을 때쯤에 쓰러졌다.

배를 향해 발이 날아왔다.

몸을 움츠려 급소는 안 맞도록 했다.

수인은 이상혁을 맘껏 때리고 화가 조금 풀렸다.

조금 진정한 뒤 부하를 불렀다.

졸병들이 달려왔다.

그들은 이상혁을 끌고 가 철창으로 된 작은 감옥에 가뒀다.

감옥 밑에는 바퀴가 달려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일단 목숨은 건졌다.

이상혁은 고개를 푹 숙이고 곁눈질로 주변을 살폈다.

별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감시가 심하진 않았다.

손발이 자유로워서 탈출도 고려해볼만 했다.

이정도 철창은 충분히 벨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그 사자수인 같은 실력자가 있냐 없냐다.

이상혁은 침착하게 기회를 노렸다.

사이코메트리로 호송용 감옥이 이동해온 경로를 보고 현재 위치도 파악해 놨다.

진영 외곽 쪽이라서 조금만 나가면 금방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좀처럼 빠져나갈 기회가 나지 않았다.

사자수인과 같은 갑옷을 입은 수인들이 종종 눈에 띄어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날이 밝고 햇빛이 들기 시작했다.

어둠을 틈타 도망치는 건 포기해야 했다.

나중을 위해 체력을 아껴두고 싶었다.

그는 잠깐 눈을 붙였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깊게 잠들지는 않았다.


“서둘러라! 빨리 서둘러! 적들이 몰려오고 있어.”

수인의 다급한 목소리에 눈이 떠졌다.

저 멀리서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병사들은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들 무기를 챙겨 앞을 향해 달려갔다.

이상혁을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완벽한 기회였다.

대부분의 병사가 전장으로 나간 걸 확인하고 칼을 꺼내들었다.

쉽게 베일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휘둘렀다.

‘팅!’

생각보다 철창은 단단했다.

그는 제대로 자세를 잡고 칼날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밑에 한 번 위에 한 번 빠르게 베어냈다.

깔끔하게 잘린 철창을 치우고 감옥 밖으로 빠져나왔다.

지나가던 병사가 그를 발견하고 달려들었지만 단칼에 제압당했다.

이상혁은 수인의 시체를 숨기고 조심히 이동했다.

숲을 향해 가던 중 감옥에 갇혀 있는 엘프 공주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놀라서 소리를 내려다가 입을 막았다.

이상혁은 나무 뒤에 숨어서 고개만 살짝 내밀었다.

갑자기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구해줘요.’

그는 깜짝 놀라서 엘프를 쳐다봤다.

그녀는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안 구해주면 소리 지를 거예요.’

이상혁은 그녀의 경고를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다.

그러자 엘프는 경고대로 큰 소리를 냈다.

“저기. 도망가요!”

수인들은 그녀의 손가락 끝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상혁은 이미 그들의 뒤로 와있었다.

순식간에 병사들을 베어내고 제 갈길 가려고 했다.

“저기요. 저는요?”

“소리 질렀으니까. 안 구해줄 거야.”

“잠시 만요. 잠시만 가지 말아 봐요. 지금 어깨 다쳤죠? 그 어깨로는 간부 못 이길 건데.”

“뭔 소리야. 지금 다 싸우러 가고 없잖아.”

엘프는 손가락으로 먼 곳을 가리켰다.

사자수인이 갈기를 휘날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구해주면 어깨 고쳐줄게요.”

이상혁은 인상을 쓰며 철창을 잘라냈다.

엘프는 쇠고랑에 묶인 양손을 내밀었다.

그것도 칼로 끊어줬다.

그러자 바로 다친 어깨를 치료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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