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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 님의 서재입니다.

소꿉친구와 아카데미 속으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진력.
작품등록일 :
2021.02.24 05:57
최근연재일 :
2023.11.03 21:34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39,354
추천수 :
6,538
글자수 :
294,544

작성
21.09.18 20:58
조회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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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외전) 의심】

DUMMY

여행은 끝났다.


그동안 대륙 곳곳을 돌아다녔고,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이나, 원작에서 아름다웠던 장소 등등을 모두 갔다 왔다.


세리아의 선물을 사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귀여운 인형이나, 드래곤이 좋아한다는 향 같은 것도 두 손 가득 샀다.


방학은 대략 2달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놀았으니 이제 슬슬 아카데미로 복귀해야 한다.


아카데미 복귀까지 3일.

우린 신혼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집은 왜?”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렐리아의 뜻이었다.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고개는 끄덕였다. 집이야 있으면 좋다. 돈이 모자란 것도 아니니 사도 상관없고. 그런데 너무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우리는 아카데미의 숙소에서 생활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있을까?

아직 나이가 어린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뭐.


“저것 봐. 여기 예쁘지 않아?”

“예쁘네.”


저렇게 즐거워하며 집을 둘러보는데, 딱히 말리고 싶진 않았다. 렐리아는 정말 신혼부부처럼 집을 보러 돌아다녔다.


부동산 아줌마가 집을 소개하고, 렐리아는 예쁘다~ 좋은 것 같다~ 를 연발한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집을 보러 간다.


이게 참.

처음에만 좋았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렐리아는 내 팔짱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꽉 쥐고서 걸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질질 끌려다녀야 했다. 그렇게 하루 만에 총 10개 이상의 집을 둘러보고서야 풀려 날 수 있었다.


깊게 어둠이 깔린 밤.

렐리아와 장인어른 댁의 저택에서 와인을 마셨다. 나는 그러면서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근데 우리 집이 필요해?”

“응?”

“숙소에서 생활하면 되니까. 굳이 집은 필요 없는 것 같아서.”


내가 말하자, 렐리아는 헤실실 웃었다.


“우리 이제 숙소 안 써. 집에서 등하교할 거야.”

“응···? 굳이?”


렐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굳이.”


그러면서 세리아가 자는 중인 아기 침대를 바라본다.


“우리, 세리아도 키워야 하구··· 아무래도 숙소는 눈치 보이잖아.”

“······무슨 눈치가?”

“크게 하면 안 되니까.”

“······.”


눈을 감았다. 오늘도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눈을 떴을 때, 렐리아는 전처럼 점잖은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진.”

“···왜 그래?”

“나 할 말 있어.”

“뭔데?”

“근데 이따가 말해줄래. 일찍 말하면 재미가 없거든.”


렐리아는 다시 웃었다. 평소와 같이 요망한 웃음이었다.


“···뭐, 그래.”


딱히 궁금하진 않았다. 또 뭐 이상한 거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최근에는, 꿀잠을 자고 있다.

한 일주인 전부터였나.

렐리아가 달라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




요즘 렐리아는 자주 혼자 나간다. 눈을 떠보면 렐리아는 없고, 쪽지 한 장이 달랑 있다.



─────────────────

요즘 못 챙겨줘서 미안ㅠㅠ

일이 있어서 그래.

오늘도 늦게 들어갈 것 같으니까, 세리아랑 잘 놀고 있어~


-렐리아가.

─────────────────



“······이상하단 말이지.”


요즘 자꾸 늦게 나가서, 늦게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가면 이상한 향수 냄새도 난다. 평소와 다른 향기. 분명 문 앞에서 급하게 뿌린 것 같았다.


···왜일까.

이상하다.


그래서, 오늘은 렐리아를 쫓아가 보기로 했다. 나는 세리아를 장인어른께 맡겨두고, 새벽까지 눈만 감고 있었다.

자는 척을 했다.


부스럭─ 부스럭─


렐리아가 일어난다. 그녀는 내가 자는지 확인하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 대고, 내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규칙적으로 숨을 쉰다. 렐리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 뒤 화장실로 갔다.


잠시 뒤, 렐리아는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우욱··· 으읍······.”


그러면서 저런 소리를 들었다. 렐리아는 급하게 화장실로 가서 속을 게워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지금 당장 달려가서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손을 꽉 쥐고 참는다.


곧이어 다시 나온 렐리아가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저택을 나섰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미리 열어둔 창문으로 그녀를 쫓았다. 렐리아는 장인어른 댁에서 나와 마차를 잡았다.


마차는 미리 서 있었다. 마차의 겉면에는 커다랗게 하트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가.


나는 뒤쫓았다.



······마차는 곧 어딘가에서 멈춰 섰다. 건물인 듯했다. 안쪽에선 여자의 괴성과 비명이 들려 왔다.


“끄아아앙- 흐이익···”

“아······.”


설마 아니겠지.

나는 건물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어두웠다. 벽을 짚고 천천히 걷는다. 렐리아의 체취 냄새를 떠올리며 걸었다.

곧, 어느 방문 앞에 도착했다.


“······.”


손잡이를 보고 고민했다. 열어야 할까. 과연 이 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문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으윽······ 아, 아파요오···.”


렐리아의 목소리였다.

아.

사고가 정지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나는, 나는 문을 열 수 없었다. 과연 문 안의 광경을 보고서 정신을 온전히 잡을 수 있을까.

아니.

나는 못 한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 현장을 빠져나와 저택으로 돌아왔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시야가 흐릿해진다.




***




렐리아는 오후 시간 때에 돌아왔다. 나는 탁자 앞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정신 수양 책이었다.


“다녀왔어~”

“······.”

“유진? 나왔다니까?”

“앉아.”


탁자 반대편 의자를 가리켰다. 렐리아는 차가운 내 반응에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면서 의자에 순순히 앉는다.


“유진? 무슨 일 있어?”

“······렐리아. 아니, 한보름.”


렐리아를 바라봤다.

차갑게.


“어디 갔다 왔어?”

“으응···? 그, 그건 오-”

“대답해.”


화를 삭인다.

참아야만 했다.


“···그으, 게.”


렐리아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손가락을 꼼지락댔다.

나는 언성을 높였다.


“어서 대답해. 도대체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야? 새벽부터?”

“아니······ 나중에 말해 주려 했는데.”


렐리아는 주섬주섬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 올 것이 왔구나.

그런 생각으로 다음을 기다렸다.

렐리아가 내게 건넨 것은, 작은 종이였다. 들어서 확인해본다.


제목부터 읽었다.


“···사랑 산부인과 임신 증명서?”

“······사실, 나 임신했어.”

“···예?”


렐리아는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번 바다에서··· 그, 마나로 하면 괜찮으니까 그냥 하라고 했잖아.”

“······.”

“그거 사실··· 거짓말이야. 그냥··· 지어낸 이야기.”

“······.”


아아.

나는 당했구나.


머리를 돌로 후려 맞은 기분이 들었다. 뒤통수가 얼얼하다.


“그, 그런 어젯밤 어디에 갔었어?”

“응? 산부인과. 산부인과에서 마차 불러서 갔었지···. 배가 자꾸 아프고, 입덧이 심해져서 간 거야.”

“······.”

“물론 의사는 여자지.”

“······.”

“마부도 여잔데?”


아.

시발.

다행이다.




***




그렇다. 렐리아는 다 계획이 있었다. 유진의 아이를 얻기 위해선, 구라를 쳐야 한다는 게 그녀의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완벽히 먹혔다.


렐리아는 꽤 튀어나온 자신의 배를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


“우리 아기는 여자일까, 남자일까.”

“···글쎄. 근데 이거, 너무 많이 산 거 아냐?”


나는 한 손 가득히 들린 아기용품을 보며 말했다. 아직 성별조차 몰라서, 남아용, 여아용으로 아기용품을 잔뜩 사버렸다.

······나도 신나서 사긴 했는데.


이제 보니까 너무 많은 것 같다.


우린 계약한 신혼집으로 향했다. 아카데미와 가까우면서도, 산부인과와 멀지 않은 곳. 딱 좋은 곳이었다.


거기다 방음마법이 3중으로 펼쳐져 있다. 완벽한 곳이다.


“으··· 무거워.”


사 온 아기용품을 내려두고, 손을 씻었다. 나와보니 렐리아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배를 보듬고 있었다.

그 옆에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세리아가 있었다.


“우후후. 신기하지? 여기 네 동생이 있어, 세리아.”

“동생···?”

“응. 동생.”

“우와아아······.”


세리아는 렐리아의 배를 살살 문질렀다. 작은 손으로 문지르는 그 꼴이, 꽤 귀여웠다.


“동새애앵···.”

“세리아는 남자였으면 좋겠어, 아님 여자였으면 좋겠어?”

“으음··· 여자였으면 조켓어.”

“왜?”

“인형노리 할꼬야.”


세리아는 옆에 있던 공룡 인형을 쥐며 말했다. 참 인형을 좋아한다. 근데 여자아이는 저런 공룡 인형 안 좋아할 텐데.


렐리아 옆에 앉자, 그녀가 나를 보며 물었다.


“너는 성별이 뭐였으면 좋겠어?”

“나? 으음···.”


글쎄.

사실 뭐든지 상관없다. 지금 자체가 행복하니까, 뭐든 좋다.


나는 한참을 고민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나는······”


──이었으면 좋겠어.


내 대답에 렐리아는 말없이 웃었고, 곧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나두.”


행복한 하루였다.


작가의말

ntr? 

그게 뭐죠.

--

마지막 유진의 대답은 여러분이 정해주셔야 합니다. 동생을 남자로 할지, 여자로 할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

그리고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신작 연재 시작했습니다.

필명: 추진력

제목: 중간보스는 아카데미에 다닌다

(제목 변경 - 아카데미의 악당이 너무 강함) - 아마 추석 끝나고 변경될 듯 함

신작 많이 사랑해주세용.

소꿉아카 작품의 필명이 변경된 것은, 추진력이란 필명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럼 다음에 봅시당!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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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추진력입니다. +16 23.11.03 165 6 3쪽
» 【외전) 의심】 +19 21.09.18 232 19 9쪽
52 【외전) 아찔한 바다여행】 +26 21.09.04 299 20 10쪽
51 【엔딩 -완결-】 +25 21.07.03 713 31 6쪽
50 【우리의 기억-보름】 +34 21.06.19 674 42 6쪽
49 【우리의 기억-유진】 +28 21.06.15 728 50 8쪽
48 【첫 경험】 +59 21.06.14 1,021 58 6쪽
47 【관계 발전】 +52 21.05.01 1,282 109 11쪽
46 【중간고사 - 미각(1)】 +32 21.04.15 1,421 90 11쪽
45 【중간고사 - 시각(2)】 +66 21.04.14 1,264 98 16쪽
44 【중간고사 - 시각(1)】 +94 21.04.11 1,419 121 12쪽
43 【중간고사 - 후각(2)】 +102 21.04.10 1,415 122 13쪽
42 【중간고사 - 후각(1)】 +99 21.04.10 1,410 133 13쪽
41 【중간고사 - 촉각】 +63 21.04.09 1,466 93 14쪽
40 【고양이 렐리아】 +75 21.04.07 1,533 94 14쪽
39 【마녀사냥(2)】 +50 21.04.06 1,481 90 12쪽
38 【마녀사냥(1)】 +55 21.04.05 1,546 93 13쪽
37 【진실】 +72 21.04.04 1,612 95 13쪽
36 【오해】 +50 21.04.03 1,631 82 13쪽
35 【마녀】 +63 21.04.02 1,785 102 12쪽
34 【인어공주】 +48 21.03.30 1,893 95 12쪽
33 【맹인 렐리아(2)】 +64 21.03.29 1,896 119 12쪽
32 【맹인 렐리아(1)】 +72 21.03.28 1,930 105 14쪽
31 【수행평가】 +42 21.03.27 1,904 108 14쪽
30 【인물창】 +50 21.03.27 2,007 106 12쪽
29 【가족 여행】 +52 21.03.24 2,159 115 12쪽
28 【인정(2)】 +56 21.03.23 2,122 121 13쪽
27 【인정(1)】 +35 21.03.22 2,273 108 12쪽
26 【손녀(2)】 +77 21.03.21 2,372 129 15쪽
25 【손녀(1)】 +51 21.03.20 2,326 1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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