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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 님의 서재입니다.

소꿉친구와 아카데미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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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
작품등록일 :
2021.02.24 05:57
최근연재일 :
2023.11.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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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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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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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인정(1)】

DUMMY

해명을 해야만 했다.


나와 렐리아의 앞에 우리와 똑 닮은 아기가 있는 상황. 그 미친 상황을 해명해야 했다. 나는 한쪽 뺨을 치료사에게 맡기며 아버지와 장인어른께 세리아에 대해 알려드렸다.


사실 저거 용이고, 우린 그 알을 주워 키운 것이라고. 참고로 암시장에서 얻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페르안의 독을 구하기 위해 북부 산맥에 갔을 때, 죽음의 땅에서 구했다고 말했다.


“···그 베일에 둘러싸인 땅에 들어갔단 말인가?”

“평범한 곳에선 페르안을 발견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들어갔습니다.”

“허어···”


모든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가 긴장한 눈빛으로 렐리아의 품에 잠든 세리아를 바라봤다. 어딜 보나 자신의 아들과 렐리아를 닮은 모습.


“···그럼 저 생김새는 어찌 된 것이냐.”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저희의 마나를 주입했습니다. 아마 그 영향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이토록 최선을 다해 해명을 했지만, 아버지와 장인어른은 믿지 않으셨다.

용이다.

이젠 멸종되어 목격담 또한 씨가 말라버린 고대의 전설. 그런 용의 알을 키워 부화시켰다고?

누가 봐도 현재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물론 세리아가 아기용의 모습으로 변한 것까지 확인하고 부턴 믿게 되셨다.



“지, 진짜 용이라니···”

“···후작. 이거 꽤 중대한 문제 같소.”


손이 참 매우신 장인어른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셨다. 만약 이 상황이 다른 가문과 제국의 황실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찌 될까.

당연하게도 그들이 세리아를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사태가 더 심해지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가치 있는 존재가 용.

즉 세리아다.


“···도대체 너희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알긴 하느냐?”

“죄송합니다, 장인어른.”

“아빠···”

“하. 일단 저 용 녀석은 너희가 데리고 있거라. 이 문제에 대해선 후작과 좀 더 말을 해봐야겠군.”


장인어른은 그렇게 말하며 아버지를 돌아봤다. 그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고개를 끄덕이신다. 장인어른은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고, 아버지 또한 문 쪽으로 향했다. 그때, 폴레의 시선이 세리아를 향해 움직였다.


“···하부디?”

“······.”


그러자 들어온 세리아의 기습 애교. 세리아는 렐리아에게 안긴 채, 자신의 외할아버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하부디!”

“···큼. 후작, 빨리 가시죠.”

“하부디이!”

“···”


똘망한 눈동자에 작은 물방울이 맺힌다. 세리아는 고개를 추욱 내리며 입술을 삐죽였다. 아직 아기라 그런지 두툼한 볼살이 배로 부풀어 오른다.

귀엽다.

곧 울음이 터질 듯하지만, 그 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저 인형 같은 생명체가 정말 내 딸이라는 것인가? 나는 잘 때 꼭 안고 자리라 다짐했다.


“···허어.”


장인어른은 한숨을 내쉬며 세리아 쪽으로 다가갔다. 그의 거구가 움직일 때마다 나는 숨을 죽여야 했다.


“우으에!”

“···”


폴레의 두꺼운 손가락이 세리아 앞에 도착했다. 세리아는 쪼그마한 두 손을 허우적대며 폴레의 검지를 쥐어 입으로 앙 물었다.


“우으응···”


장인어른의 검지가 침으로 번져간다. 그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눈앞의 핏덩어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귀엽다.’


이 감각.

16년 만에 느껴본다. 지금처럼 말썽꾸러기가 아닌 정말로 귀엽고 순수했던 아기의 렐리아. 눈앞의 아기도 그때의 렐리아와 똑 닮았다. 아, 머리카락 색이 저 개새끼와 똑같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쯧. 약혼은 괜히 시켜서.’


아무리 우리 막내딸이 원했더라도 약혼만은 시키지 말았어야 했는데. 폴레는 진득한 침이 줄줄 흐르는 손가락을 손수건으로 닦고서 뒤를 돌았다.


“이만 가보겠다. 아, 세인.”

“예.”

“대련은 예정대로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장인어른은 그 말을 마치고서 아버지와 함께 방을 나섰다. 그렇게 방은 나와 렐리아, 우리 딸, 뮬리만 남게 되었다. 그때, 세리아는 자신의 엄지를 쪽쪽 빨고서 나를 바라봤다.


“아부아, 어무아.”

“딸, 불렀어?”

“무슨 일이야?”


나와 렐리아의 이목이 세리아에게 집중된다. 곁에서 지켜보던 뮬리 또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세리아를 바라봤다.


“우으··· 맘마아···”

“···크흥.”

“···아.”

“맘마조오···”


맞다.

세리아는 아기. 밥을 먹여야 한다. 즉 마나를 주입해야 한다는 거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렐리아 쪽으로 다가갔다.


“여기.”

“자.”

“야암.”


이윽고 나와 렐리아가 동시에 새끼손가락을 건넸다. 그러자 세리아는 입을 크게 벌려 우리의 새끼손가락을 쭉쭉 빨기 시작했다. 아까 장인어른을 불러 검지를 빨았던 것도 설마 배고파서였나···


‘대마법사의 마나가 탐났나 보네···’


경지가 올라갈수록 마나도 맛있어지는 법. 세리아는 아까 외할아버지의 마나를 뽑아먹으려 했었다.

···들키면 큰일 나겠구나.


“맛있어?”

“오구구 잘 먹네.”

“쪽- 쪽- 쪼옥-”


세리아가 마나를 빨아먹을 때마다 볼이 줄어들었다 커진다. 그렇게도 맛있을까. 나와 렐리아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우리 딸이 배부르면 나도 배불러.


“쫍! 흐에!”

“다 먹었어?”

“우리 아기 배 빵빵한 것 봐.”


세리아의 새하얀 배는 크게 튀어나와 있었다. 나와 렐리아가 그 모습을 입꼬리 올리며 바라볼 때, 세리아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


“꾸에···”

“어, 어?”

“왜 그래?”


세리아가 어두운 얼굴로 배를 꿀럭 댔다. 우린 어쩔 줄 몰라하며 당황해할 때, 옆에 있던 뮬리는 자연스럽게 세리아를 들어 올려 배를 문질렀다.


“···끄억.”


귀여운 트림.

그것을 끝마친 세리아는 노곤한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문지르며 눈을 감았다.


“···코오.”


그러자 금세 잠에 들어버린 세리아. 그 모습에 나와 렐리아는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저게 사람이야?”

“···우리 딸이야.”

“후후. 원래 아기는 이렇답니다. 먹고, 자고의 반복이죠.”


뮬리는 그렇게 말하며 세리아를 업어 아기 침실에 눕혀뒀다. 근데 저게 왜 내 방에 있는 걸까. 분명 저런 건 배치해둔 기억이 없는데.


“베르님이 준비성이 철저하시네요. 여기에 아기를 돌볼 물품들은 모두 있어요.”


뮬리는 방 한쪽에 있던 상자에서 딸랑이와 쪽쪽이, 아기 욕조, 분유 등을 꺼냈다. 저 많은 게 미리 준비해둔 거라고?


“···사실 베르 회귀자 아니야?”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농담 한 번 건네봤다. 나는 상처 난 뺨을 어루만지고서 무장을 정비했다. 곧 대련이 있을 시간이기에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한다. 그 모습을 불안한 표정의 렐리아가 바라봤다.


“···괜찮아?”

“아니. 너무 아파.”

“에휴··· 이리로 와봐.”


검을 허리춤에 꽂아두고서 렐리아의 옆에 앉았다. 그녀는 내 상처 난 뺨을 어루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제대로도 때려놨네.”

“···아.”

“엄살 부리지 마.”

“진짜 아픈 거야···”

“그럼 어떻게 하면 낫는데?”


렐리아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 사실 뺨은 치료사 덕분에 별로 아프진 않다. 그냥 생긴 게 붉고 거대한 물집 때문에 아파 보이지, 만져도 살짝 따끔거리는 게 전부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그냥 날릴 수야 있겠는가?


“그··· 메이드복처럼 바니ㄱ-”

“뒤져.”

“···농담이고. 뽀뽀 한 번 해줘.”

“조까.”


렐리아가 새하얀 중지를 치켜세운다. 나는 그녀의 중지를 조물락 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안아줘.”

“참나. 그 정도는 원래 하던거잖ㅇ-”


렐리아는 끝말을 삼켰다. 그도 그럴게 내가 그녀를 꽉 껴안았기 때문이다. 나는 한동안 렐리아를 품으며 눈을 감았다.


‘···’


그렇게 십여 초가 흐르고.

나는 렐리아를 놓으며 말했다.


“기력 충전 완료.”

“···누구 마음대로 안고 난리야.”

“부부끼리 이 정도는 괜찮잖아?”

“부부는 무슨···”


렐리아는 얼굴을 붉히며 뒤로 떨어졌다. 나는 슬쩍 미소 지었고, 이내 그녀의 팔을 쿡쿡 찔렀다.


“우리 신혼여행도 갈 텐데 부부 맞지.”

“···뭐?”

“어디가 좋아? 온천?”

“무, 므언-”

“그래. 온천으로 가자.”


확실히 그게 좋겠다. 온천이라면 지금까지 쌓인 피로도 단번에 풀 수 있고, 아직 아기인 세리아를 데려 가기엔 문제없으니.


“내, 내가 언제 가준다고···!”

“그럼 안 갈 거야? 나랑 세리아랑 가기 싫어? 그런 거야?”


내 연속 질문에 렐리아의 얼굴이 당혹으로 물든다. 그녀는 땀을 삐질 흘리며 입술을 나지막이 벌렸다.


“···아니, 가기 싫다는 게 아니라아-”

“그럼 된 거네. 나 이제 갈 테니까, 자기도 따라와.”

“야아!”


이제 연무장에 가야 할 시간이다. 나는 윗옷을 펄럭이며 방을 나섰고, 그 뒤를 렐리아가 따랐다.



***



연무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아버지와 장인어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무대 위로 올라가기 전에 그들 쪽으로 다가갔다.


“···왔느냐.”

“예, 장인어른.”

“일단 그 손부터 놓거라. 죽이고 싶군.”

“이거 말입니까?”


폴레의 말에 나는 렐리아와 맞잡고 있던 손을 들어 올렸다. 그것에 옆에 있던 렐리아는 얼굴을 붉히며 기겁했다.


“진짜 죽고 싶은 게냐?”


장인어른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다. 옆에서 그것을 확인한 아버지가 그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그만하시오, 공작. 그리고 세인과 렐리아. 너희에게 할 말이 있다.”


아마 세리아에 관한 것일 거다. 우리 딸의 처분에 대한 문제. 나와 렐리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


“우선 세리아는 너희가 키우는 게 좋겠구나. 아직 아기기도 하고··· 녀석도 이미 너희 둘을 부모로 인식한 모양이더군.”


살짝 아쉬운 눈치다. 설마 우리가 부모로 인식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세리아를 날름 할 생각이었나?

···그럴 수도 있었겠다.


“무튼, 이번 일은 극 기밀사항이다. 알고 있겠지? 절대 세리아가 용이라는 것을 들켜선 안 된다. 이건 너의 형제, 자매도 알아선 안 된다.”

“알겠습니다.”

“네.”


애초에 알려줄 생각도 없었다. 데르엔은 콧수염을 쓰다듬었고, 옆에서 팔짱을 낀 채 상황을 지켜보던 장인어른이 말했다.


“···세인.”

“부르셨습니까, 장인어른.”

“세리아 때문이라도 너희 둘을 붙여 둔다만, 만약 우리 딸이 눈물을 흘리는 날엔.”



장인어른의 말에 경청하고 있던 순간, 숨이 멎었다. 시야가 검게 물든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눈앞의 폴레만이 새하얀 도화지처럼 물드는 게 보였다.


‘···대마법사 폴레의 능력.’


시간을 조종하는 힘.

아주 잠깐이지만, 일부 공간의 시간을 멈추는 폴레의 특별 마법이다. 이윽고 모두 새하얗게 물든 폴레는 나를 바라보며 작게 입을 벌렸다.


『그날은 죽는 거다.』


폴레의 경고.

나는 동공을 떨며 딱딱한 고개를 강제로 끄덕였다. 이윽고 폴레가 손뼉을 쳤을 때.

딱!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왔다. 하늘에서 멈췄던 새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지나간다.


고작 몇 초.

이 모든 게 그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허.’

‘괘, 괜찮아? 갑자기 왜 그래?’


머리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옆에 있던 렐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었다.


“이제 가봐라.”

“······예.”


나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서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 렐리아는 따라오지 않았다. 그녀는 장인어른의 옆에 앉았고, 이내 나는 무대 위로 올라왔다.


“뭐야? 이제 올라와요?”


앞쪽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몸 안의 독을 움직이고서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렇게 상대와 눈이 맞았다.

그런데···


‘뭐, 뭐야.’


얼굴이 익숙하다. 찰랑거리는 금발과 바실레이아 공작가만의 특징인 자주색 눈동자.

메리엔 바실레이아.




“당신이 막내 새끼 약혼남?”


상대가 렐리아의 작은 언니였다.


작가의말

짧은 시간안에 한 편을 쓰려니 퀄리티가 너무 안좋네여..

그래도 시간 약속은 지켜야 하니 우선 올리고 읽어보면서 좀 수정하겠습니다...
빨리 보신 분들 너무 죄송해요...
창피해서 좋아요 댓글 구걸도 못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여... 
한심한 망생쟝...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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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우리의 기억-유진】 +28 21.06.15 726 50 8쪽
48 【첫 경험】 +59 21.06.14 1,019 58 6쪽
47 【관계 발전】 +52 21.05.01 1,280 109 11쪽
46 【중간고사 - 미각(1)】 +32 21.04.15 1,418 90 11쪽
45 【중간고사 - 시각(2)】 +66 21.04.14 1,255 98 16쪽
44 【중간고사 - 시각(1)】 +94 21.04.11 1,417 121 12쪽
43 【중간고사 - 후각(2)】 +102 21.04.10 1,410 122 13쪽
42 【중간고사 - 후각(1)】 +99 21.04.10 1,406 133 13쪽
41 【중간고사 - 촉각】 +63 21.04.09 1,464 93 14쪽
40 【고양이 렐리아】 +75 21.04.07 1,524 94 14쪽
39 【마녀사냥(2)】 +50 21.04.06 1,477 90 12쪽
38 【마녀사냥(1)】 +55 21.04.05 1,541 93 13쪽
37 【진실】 +72 21.04.04 1,606 95 13쪽
36 【오해】 +50 21.04.03 1,626 82 13쪽
35 【마녀】 +63 21.04.02 1,781 102 12쪽
34 【인어공주】 +48 21.03.30 1,889 95 12쪽
33 【맹인 렐리아(2)】 +64 21.03.29 1,891 119 12쪽
32 【맹인 렐리아(1)】 +72 21.03.28 1,922 105 14쪽
31 【수행평가】 +42 21.03.27 1,902 108 14쪽
30 【인물창】 +50 21.03.27 2,002 106 12쪽
29 【가족 여행】 +52 21.03.24 2,155 115 12쪽
28 【인정(2)】 +56 21.03.23 2,119 121 13쪽
» 【인정(1)】 +35 21.03.22 2,265 108 12쪽
26 【손녀(2)】 +77 21.03.21 2,363 129 15쪽
25 【손녀(1)】 +51 21.03.20 2,321 1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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