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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 님의 서재입니다.

소꿉친구와 아카데미 속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진력.
작품등록일 :
2021.02.24 05:57
최근연재일 :
2023.11.03 21:34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39,056
추천수 :
6,538
글자수 :
294,544

작성
21.04.14 00:46
조회
1,254
추천
98
글자
16쪽

【중간고사 - 시각(2)】

DUMMY

렐리아의 칭얼거림은 한참 동안 이어졌다.


조금 더 토닥이고, 감싸고, 달래주고, 쓰다듬어 주고, 궁디 팡팡도 좀 해주고...

그러고 나서야 렐리아는 인간의 이성으로 되돌아왔다.


그녀는 잠시간 멍을 때리며 조금 전의 일을 모두 떠올렸다. 자신이 고작 고양이 한 마리를 상대로 질투한 것과 세인에게 아양 떤 것들 외에도 여러 가지를...


‘아, 아...’


렐리아는 뭐라 말하지 못하며 어버버 거렸다. 입을 뻐금뻐금 벌리고서 당황해하는 모습이 귀엽다. 그렇지만 지금은 화를 내야 할 때다.


‘야.’

‘...응?’

‘아까 네가 뭔 짓 했는지 기억나?’

‘...안 나.’

‘한 번만 더 거짓말해봐. 나 진짜 화났어.’


사실 딱히 화가 나진 않았다. 품속에서 칭얼거리는 고양이의 모습은 무척 귀여웠을뿐더러 녀석을 조금 놀아준 게 다였으니까.


그래도 침울해 하는 렐리아의 모습은 고양이 못지않게 귀여웠다.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던 귀가 축 처진다.


‘......나.’

‘나지?’

‘응...’


뒤에서 살랑거리던 꼬리도 어느덧 움직임을 멈췄다. 나는 그녀의 복슬복슬한 귀를 조금 쓰담 거리며 생각했다.


‘또 그러면 곤란해. 스킬을 언제 쓸지 모르는데, 그때마다 내가 어리광을 받아줄 순 없어. 알지?’

‘알아...’

‘그럼 조금 연습해서 자제력을 키우자. 나도 최대한 도와줄게.’

‘응...’


이 정도만 해도 잘 알아들었을 거다. 자리에서 일어나 렐리아가 떨궜던 열쇠를 챙겼다. 쇠붙이에 진득한 침이 가득 묻어 있다. 조금 이상한 냄새가 나길래 옷소매로 슥슥 닦았다.


‘이제 가볼까?’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렐리아에게 손을 뻗었다. 내 손을 확인한 그녀가 잠시 멈칫한다. 아무래도 미안한 모양이다. 그런 생떼를 부렸으니 이성이 돌아온 그녀에겐 무척 수치스럽고, 미안한 게 당연했다.


‘괜찮아, 귀여웠어.’

‘읏...’


그녀는 놀리지 말라는 듯 다리를 툭 쳤다. 그 모습이 또 귀여웠기에 손을 볼 쪽으로 움직였지만, 렐리아에게 저지당했다.


‘미안미안.’


그녀는 내 손을 꼭 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귀와 꼬리가 살랑거린다. 아직 완벽하게 인간 상태로 돌아오진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어두운 길을 보기 위해선 스킬을 해제하면 안 되는 터였다.


‘따라와.’

‘알겠어.’


렐리아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손아귀에 힘을 줬다. 내 손에 꽉 조이는 감각이 느껴진다. 이제부터 나는 앞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렐리아의 손을 놓치면 곤란해진다.


그렇다 보니 내 손아귀 힘도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몸도 더 가깝게 붙였다.


움찔.

그것에 놀란 렐리아의 귀가 한차례 떨렸다.


‘괜찮아?’

‘......가, 가까워.’

‘미안. 어두운 게 좀 무서워서.’

‘무서우면...’


어쩔 수 없다. 렐리아는 세인의 손에 팔짱을 꼈다. 이 정도면 그도 두렵지 않으리라. 절대 떨어질 리가 없다.


대신, 엄청난 부끄러움이 동반된다.


이렇게 가다 보니 꼭 연인 사이 같지 않은가. 오히려 사방이 어두운 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 같아 더 그랬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렐리아의 얼굴은 붉어져 갔다. 그때, 저 멀리서 무언가가 보인다.


냐앙-


흰색의 복슬복슬한 털에 종종 발걸음으로 이쪽을 향해 뛰어오는, 정확히는 세인을 향해 뛰어오는 아까 봤던 고양이다.


‘...’


세인은 저 멀리까지 시야가 닿지 않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을 확인한 렐리아가 중간에 멈춰 선다.


‘잠깐 기다려.’

‘알겠어.’


...냥.


웃으며 걸어오던 고양이가 자리에 멈췄다. 렐리아의 기운을 느낀 거다.


-...


‘...’


렐리아와 고양이는 한동안 서로를 쳐다봤다. 서로 양보는 없다는 듯 눈을 부랴 린다. 흰색 냥이도 보통이 아닌지 눈이 참 매섭다.


그에 따라 렐리아의 자주색 눈동자도 초점이 가늘어지며 렌턴마냥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흰색 고양이가 다리를 벌벌 떨며 다른 쪽으로 도망갔다. 녀석이 있던 자리엔 노란 액체가 패배의 상징으로 남아 있었다.


‘흥. 까불고 있어.’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렐리아는 작게 승자의 웃음을 지으며 발걸음을 움직였다.

입구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략 20분 남짓. 꽤 커다란 방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빠른 시간이었다.


‘넣을게.’

‘응.’


손에 쥔 열쇠를 입구에 박아 넣어, 옆으로 돌렸다.

찰칵-

문이 열린다. 새하얀 빛이 시야를 메꾸었다. 우린 눈을 질끈 감으며 몸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통과하셨네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천천히 떠보니 싱긋 웃고 있는 파르마 교수가 보였다. 그는 손에 든 피로 회복제를 건네며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시험은 꽤 어려워서 그런지 시간이 걸리셨군요. 아니면 중간에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걸까요?”

“...없었습니다.”

“하하, 그건 10개월은 지나야 알 수 있죠.”

“...”

“농담입니다. 뭘 그리 매섭게 쳐다보십니까. 찔리는 거라도 있으신 건 아니겠죠?”

“없습니다. 그런데...”


나는 말끝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건물 안에 사람이 거의 없다. 있어 봐야 아카데미 관계자들과 이쪽을 향해 눈을 부랴 리는 모르카 교관이 전부다.


“아, 오늘은 시험시간이 끝났습니다. 나머지 시험을 내일 치러 주시죠.”


보아하니 건물 전등도 하나, 둘 꺼져가고 있었고, 우리가 튀어나온 포탈을 제외한 것들도 천막에 막혀 있었다.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내일 봅시다.”


파르마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서 입구 쪽으로 향했다. 그때, 저 멀리서 우릴 지켜보던 모르카 교관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말해라.”

“예?”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느냐...”


모르카는 우물쭈물하다가 주머니에서 쪽지 한 장을 꺼내 건넸다. 반으로 예쁘게 접혀있는 분홍색 쪽지. 우린 의아한 눈빛으로 내용을 천천히 읽어내렸다.


그리고 화들짝 놀랐다.


“미, 미친...”

“이게 말이 돼...?!”

“크, 큼... 조용히 하거라... 나도 물을 사람이 없어서 너희에게 묻는 것이니...”


모르카는 침을 꼴깍 삼키며 혹여나 누군가 볼까 주변을 확인했다. 다행히 관계자분들은 이미 나간 뒤였고, 파르마 교수도 어딘가로 사라진 채였다.


“...이게 진짜입니까?”

“그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구나... 도와주겠니...”


모르카의 얼굴은 진지했다. 내용만 본다면 뭐라 놀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하긴. 좀 많이 심각하긴 해.’


모르카가 건넨 쪽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

모르카 교관님.

저희, 꽃구경 가실래요?


장소랑 날짜는 쪽지 뒤편에 적어둘게요.

꼭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페실 교관-

──────────



데이트 신청.

페실 교관에게 온 데이트 신청이었다.


“답장을 보내야 하나? 아니면 직접 만나서? 그것도 아니면......”


모르카 교관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으며 불안한 듯 뭐라 중얼거렸다. 그런 그를 보고 있다면 나까지 미쳐 버릴 것 같다.


“교관님, 진정하시죠.”

“...진정? 이 상황에 어떻게 진정하라는 건가?!”

“고작 쪽지 한 장이 전부입니다. 아직 데이트는 시작조차 되지 않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

“날짜를 보니... 오늘이네요? 쪽지는 언제 받으셨죠?”

“나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책상을 정리했더니 있더군...”


책상이 더럽긴 했다. 평소에 정리 좀 해두지. 종이 뒤를 보니 날짜 바로 밑엔 장소가 적혀 있었다. 아카데미 밖의 벚꽃 축제가 열리는 공원이다. 인근에선 꽤 유명했기에 제아전에서도 관광 명소 중 하나로 뽑힌 곳이다.


“...장소에 정성이 가득하네요.”

“그냥 공원 아닌가...?”

“아닙니다. 여긴 들어가려면 추첨을 통해야 해요.”

“뭐? 고작 나무 하나 보러 가는데 추첨까지 해야 한다고? 그게 말이나 되나?”

“그러게 말입니다. 무튼, 이 추첨은 확률이 엄청나게 낮습니다. 당첨되기도 참 힘들었을 텐데... 뭐라도 준비하셔야겠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들린 쪽지를 건넸다. 모르카는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와 눈을 맞췄다.


“도, 도와주게...!”

“예? 싫습니다. 저희 바빠요.”


렐리아와 맞잡은 손을 슬쩍 들어 올렸다. 모르카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고, 나는 작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럼 수고하시길. 꼭 모솔탈출 하길 빌겠ㅅ-”

“잠깐.”

“바쁘다니까요?”

“맨입으로 도와달라는 게 아니다...”

“그럼 뭐가 있습니까?”


모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품에선 두 장의 종이가 튀어나왔다.


“이걸 주겠다.”


당당한 표정으로 종이를 건네는 모르카. 무엇일지 기대되었다. 우린 종이의 내용을 천천히 읽었다.


[ 3일 휴학권 ]

[ 커플 여행 패키지 ]

.

.

.



“...교관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정당한 이유만 있으면 된다. 그건 만들면 되는 거고.”


당연하다는 듯 말한다. 그것에 살짝 어이가 없었지만, 손에 들린 종이는 어느덧 내 품 안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좋습니다.”


손을 건넸다. 모르카는 그것을 부여잡으며 굳건한 표정으로 한 번 흔들었다.


“잘 부탁하네...”

“저만 믿으세요.”


사실 나도 모솔이라 잘 모른다. 그래도 렐리아랑 어떻게 해보면 잘되지 않겠는가.


‘나도 모솔인데...’

‘그래도 해보면 되겠지. 망하면 내 인생은 아니니까.’

‘와... 사악한 것 봐.’


그래도 페실과 모르카는 미래에 결혼하는 사이다. 별일이야 있겠는가?


우린 약속 시간에 늦지 않도록 준비를 시작했다.




***



[페실]

[상태: 긴장, 두근거림, 설렘, 상상, 기대···]

[──]

[모르카 스펜]

[상태: 긴장, 두근거림, 두려움, 떨림, 약간의 기대, 설렘···]


페실과 모르카의 데이트는 관전자 입장에선 엄청 재밌었다. 페실 교관이 질문하면 긴장한 모르카가 딱딱하게 대답한다.


조금 답답하기도 했지만, 모르카의 긴장한 표정이 되게 재밌다.


‘...저러다 결혼 못 하면 어쩌지?’

‘괜찮아. 페실 교관 상태 보니까 콩깍지가 단단히 낀 모양인데.’


모르카의 말이 어떻든 간에 좋다는 듯 웃어주는 페실. 이제 우린 신경 꺼도 되겠다. 나는 그들에게서 시선을 떼며 주변을 바라봤다.


벚꽃이 가득하다. 허공엔 잎들이 휘날렸고, 그 아래엔 꼴보기 싫은 커플들이 꽁냥대고 있었다.


그래도 좋은 점은, 그 수가 적다는 거다. 본래 꽃구경이란 사람들로 꽉 차 꽃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것이었는데 추첨제로 오다 보니 사람이 널널했다.

참고로 우린 페실 교관의 표로 따라 들어왔다. 몰래 모르카와 먼저 도착했기에 페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우리도 이제 놀까?”

“그래.”


렐리아는 아공간에서 돗자리와 깜빡하고 두고 왔던 달달한 사탕을 꺼냈다. 근처 커다란 나무 밑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안쪽이라 사람이 없는 곳이었다.


“세리아도 데려오면 좋았을걸.”

“그러게.”


세리아에게 함께 가자고 물어봤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루.’

‘같이 안 갈 거야?’

‘우.’


가기 싫다는 애를 억지로 끌고 올 수는 없었다. 집에 혼자 놔둔다는 게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별일 없었으니 믿고 나왔다.


“사탕 하나밖에 없어?”

“응. 너 단 거 싫어하잖아.”

“그래도 아예 안 먹는 건 아니거든? 저번처럼 내가 한 입 먹고 줄까?”

“미, 미쳤냐...!”


당연하지만 거절당했다. 렐리아는 사탕은 곧장 입안에 집어넣고서 고개를 돌렸다.


“...너무해. 한 입이 그렇게 아까워?”

“그 문제가 아니잖아.”

“그럼 뭐가 문제야. 부부끼리 사탕 좀 나눠 먹을 수 있지.”

“죽고 싶어...?”

“미안. 대신 정식으로 결혼하면 그땐 허락해주는 거 어때.”


제국 풍습상 약혼은 성인이 되었을 때 하고, 정식 결혼은 20살 때쯤 한다. 아마 나와 렐리아도 별문제 없이 나이를 먹는다면 그때쯤 정식 부부가 될 것이다.


아카데미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하는 거겠지.

그럼 딱 게임의 엔딩이 결혼식장이겠다. 제아전의 마지막은 아카데미의 졸업이니까.


“...근데 우리 진짜 결혼해?”

“...”


조심스레 물었다. 렐리아는 몸이 흠칫 떨린다. 결혼. 단어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간질간질하다.


우린 이대로 가면 정말로 결혼할까? 서로가 관심이 있다는 건 알아도 어느 한쪽이 싫어하면 그땐 어쩌나.

이런 걱정은 예전부터 해왔지만 애써 부정해왔다. 당장 생각하고 싶지 않은 터였다.


“너는 나랑 결혼하고 싶어?”

“...므, 뭔-”

“그냥 물어보는 거야. 여긴 현실이니까 언젠간 나이를 먹을 거잖아.”

“...잘 모르겠어.”


렐리아는 고개를 내리깔았다. 나는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올려 렐리아와 얼굴을 마주하며 말했다.


“나는 바로 할 건데.”

“미, 미친놈...!”

“농담 아니야.”

“...어, 어쩌라고.”

“너는 어떤지 물어보는 거지. 만약 싫다고 하면 나도 강요는 안 해. 장인어른한테 대들고 파혼당하지, 뭐.”


불안해서 눈을 질끈 감았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거절하면 당장 한강 물 온도를 재러 갈 거다. 아, 이젠 한강이 없나.


‘...미치겠네.’


포커페이스를 통해 표정이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속으론 무척 부끄러웠다.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다.


‘거절당하면 어쩌지...’


긴장 때문에 포커페이스가 풀릴 것 같다. 나는 슬쩍 눈을 뜨며 렐리아의 표정을 확인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


온통 새빨갛다. 잘 익은 사과보다 더하다. 그녀의 머리에선 뜨거운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눈은 반쯤 풀린 듯하다.


“...괜찮아?”

“아, 아니이...”

“그럼 대답해줘.”


렐리아의 볼을 쓰다듬었다. 닿는 감촉이 뜨겁고, 부드럽다. 땀도 묻어나왔지만, 손을 뗄 생각은 없었다.


“하...... 건데.”

“뭐라고?”

“하, 한... 다고오...”


그녀의 눈이 질끈 감긴다. 굳이 인물창으로 상태를 보지 않아도 알겠다. 예전부터 그녀는 얼굴에 감정이 모두 드러났었다. 오직 나에게만.


부끄러움, 창피함, 긴장, 설렘, 두근거림···

온 감정들이 그녀의 표정에 보인다.


“그렇게 창피해?”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치맛자락을 움켜쥐며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 그때 얼굴에 맺힌 땀이 입속으로 들어왔다.


짜다. 단 것과 마찬가지로 짠 것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그탓인지 단 게 미친 듯이 땡겼다.


“그럼 확인해도 돼?”

“...뭘.”

“내가 싫지 않다는 거.”

“......”


이번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굴엔 한 가지의 감정이 더 드러났다.

기대.

그녀의 입술이 작게 벌어지며 안쪽의 사탕이 눈에 들어온다.


볼에서 목 뒤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는 이쪽으로 끌어당겨.

입안에 있던 사탕을 느꼈다.


달다. 너무 달아서 미칠 것 같았다. 그러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맛이다. 그것을 더 느꼈다. 이리저리 움직여도 보고, 빨아도 봤다.


그럴 때마다 사탕의 주인은 흠칫 떨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나는 사탕의 달달함을 충분히 느끼고서야 잡고 있던 뒷목을 천천히 떼어냈다. 그녀의 붉은 얼굴과 긴 타액이 시야를 가린다.


나는 그런 렐리아의 입가를 스윽 닦아주며 말했다.


“확인 끝.”



.

.

.

이제 내일 있을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미각.

방금 했던 일도 미각에 한 틀이다.


‘...내일은 당뇨 걸리겠네.’


그런 생각을 하며, 렐리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작가의말

1. 다른 작가들이 주인공 파워 밸런스를 고민할 때,

주인공과 히로인의 꽁냥꽁냥 진도 밸런스를 고민하는 작가가 있다?

그게 바로 접니다.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이 둘은 언제 연애 시킬지(지금까지 연애 안 했습니다. 둘이 안 사겨요.), 결혼은 언제 시킬지, 딸을 낳을지, 아들을 낳을지...

등등.

뭐 고민이 많습니다만, 어떻게든 되겠죠. 

화수가 쌓이니 이런 고민도 해보네요.

2. 평소처럼 커뮤니티를 눈팅하니 이번 떡밥이 xx소꿉친구더군요...?

...엣? 그런게 가능한 것입니까...? 어떤지 눈팅하다 내상입고 다쳤습니다. 

제 작품은 전혀 그럴 일 없으니 안전하고 즐기십쇼. 

3. 세리아 말하는 게 좀 그렇다더군요... 팩트라 대가리부터 박고 시작하겠습니다. 앞으로 세리아의 언행에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4. 혹시 읽다가 문제점이 보이는 것 같으시면 비밀 댓글이나 쪽지로 남겨주세요. 고민해보고 맞다 싶으면 바로 고치겠습니당. 

5. 달달했나요? 그럼... 아시죠? 작가의 멘탈과 건강을 지키는 법...

고거슨 댓글과 좋아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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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엔딩 -완결-】 +25 21.07.03 707 31 6쪽
50 【우리의 기억-보름】 +34 21.06.19 672 42 6쪽
49 【우리의 기억-유진】 +28 21.06.15 726 50 8쪽
48 【첫 경험】 +59 21.06.14 1,019 58 6쪽
47 【관계 발전】 +52 21.05.01 1,280 109 11쪽
46 【중간고사 - 미각(1)】 +32 21.04.15 1,418 90 11쪽
» 【중간고사 - 시각(2)】 +66 21.04.14 1,255 98 16쪽
44 【중간고사 - 시각(1)】 +94 21.04.11 1,417 121 12쪽
43 【중간고사 - 후각(2)】 +102 21.04.10 1,410 122 13쪽
42 【중간고사 - 후각(1)】 +99 21.04.10 1,406 133 13쪽
41 【중간고사 - 촉각】 +63 21.04.09 1,464 93 14쪽
40 【고양이 렐리아】 +75 21.04.07 1,524 94 14쪽
39 【마녀사냥(2)】 +50 21.04.06 1,477 90 12쪽
38 【마녀사냥(1)】 +55 21.04.05 1,541 93 13쪽
37 【진실】 +72 21.04.04 1,606 95 13쪽
36 【오해】 +50 21.04.03 1,626 82 13쪽
35 【마녀】 +63 21.04.02 1,781 102 12쪽
34 【인어공주】 +48 21.03.30 1,889 95 12쪽
33 【맹인 렐리아(2)】 +64 21.03.29 1,890 119 12쪽
32 【맹인 렐리아(1)】 +72 21.03.28 1,922 105 14쪽
31 【수행평가】 +42 21.03.27 1,902 108 14쪽
30 【인물창】 +50 21.03.27 2,002 106 12쪽
29 【가족 여행】 +52 21.03.24 2,155 115 12쪽
28 【인정(2)】 +56 21.03.23 2,119 121 13쪽
27 【인정(1)】 +35 21.03.22 2,264 108 12쪽
26 【손녀(2)】 +77 21.03.21 2,363 129 15쪽
25 【손녀(1)】 +51 21.03.20 2,321 1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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