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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개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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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개
작품등록일 :
2013.06.18 11:57
최근연재일 :
2015.09.07 22:37
연재수 :
8 회
조회수 :
1,611
추천수 :
54
글자수 :
20,576

작성
15.09.02 14:51
조회
160
추천
3
글자
6쪽

은방울

DUMMY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블린 씨.”


“입장을 허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해진 씨.”


둘은 국밥집으로 이동해 마주하고 앉았다. 지금 의자가 있는 곳은 음식점 뿐 이니까.


“무역상이시라고요?”


“맞습니다. 우리 가문은 대대로 무역상을 해왔습니다. 이곳은 개발이 한창인 큰방울이군요?”


“큰방울이라. 이곳을 큰방울이라고 부릅니까?”


마블린은 가볍게 웃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모두 큰방울이라고 합니다. 밖에서 보면 커다란 방울처럼 보여요. 우리 무역상들은 방울과 방울을 옮겨 다니며 물건을 사고팝니다. 자랑 같지만 무역상이 없다면 제대로 유지되는 방울은 없을 겁니다.”


“그럼 저 멀리 보이는 지평선은 뭡니까? 그 너머는 벽으로 막혔다는 말인가요?”


해진이 놀라 물었다.


“그렇죠. 저 지평선 끝이 그냥 끝입니다. 그 너머는 없어요. 쉽게 설명하면 외딴 섬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큰 외딴 섬.”


“그럼 화폐는 무엇으로 합니까? 금으로 하나요?”


“금으로 하기 도 하지만 주로 영혼석을 취급합니다. 영혼석에 담긴 영력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니까요.”


마블린은 이것저것 재지 않고 담백하게 말해주었다.


“큰방울 간에 전쟁이 벌어지진 않습니까?”


“하하, 그러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방울들을 돌아다닐 수 있는 건 우리 무역상들 뿐 이니까요. 그리고 다들 몬스터 처치로 바쁘게 보내기 때문에 그럴 여유도 없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곳엔 특이하게도 몬스터가 없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자연 생성되는 영력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이 방울을 가득 채울 쯤 이면 하나 둘 생겨날 것이니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여기서 해진은 의문이 하나 생겼다.


“아까 영력이 담긴 영혼석이 화폐로 쓰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몬스터가 만들어지기 전에 영력을 거둬들이면 좋지 않습니까?”


마블린은 착한 무역상 이었다. 별로 귀찮아하지 않고 이 초보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돈으로 영력이 아니라 영혼석을 사용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영력을 저장할 방법이 없어요. 오직 몬스터가 가지고 태어나는 영혼석에만 약간 저장되어 있지요. 그러니 영력을 저장한다는 건 꿈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생명체가 수련으로 불려나가는 것은 빼고 말입니다. 그거야 에너지로 쓰이는 거지 밖으로 꺼내 저장할 수는 없으니까요.”


해진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생각 못한 시스템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흠흠. 그럼 이제 사업얘기를 해보실까요?”


“사업이라. 영혼석 거래 말입니까?”


마블린이 미소지었다.


“맞습니다. 이곳 아, 여기는 뭐라고 불립니까?”


“은이라고 합니다. 제 성에서 따왔죠.”


“그럼 은방울에서 필요한 물품을 제가 팔고 이곳의 특산품을 제가 사는 겁니다. 독점으로요.”


“독점? 그건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아무래도 독점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외진 곳으로는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수없이 많은 방울이 생겨나고 또, 수없이 많은 방울이 황폐화 되지요. 갓 태어난 방울에는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하하. 그럼 마블린 씨는 이 업종에 종사하신지 얼마 안 된 분이군요?”


“맞습니다. 초보와 초보가 만난 것이죠.”


마블린은 해맑게 웃었다.


“우선은 주로 제가 물품을 공급하는 일이 주가 되겠습니다. 아직 특산물이라 할 만한 것이 없으니. 여기서 문제는 대금을 어떻게 치르는가 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렇게 처음 시작하는 방울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투자 계획을 맺고 병력을 모은 다음 몬스터가 생기길 기다린다. 그 후 사냥으로 영혼석을 수거해 일정부분을 넘기는 것이다. 즉, 돈 빌려주고 이자를 야금야금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지금 해진에게 꼭 필요한 건 없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뿐.


“마블린 씨. 아직은 거래할 것이 없으니 석 달 뒤에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보시다 시피 이곳은 팔 것도 없고 살 것도 없습니다.”


“흠, 세 달 뒤면 딱 몬스터가 만들어질 시기이군요. 흠. 몬스터를 제거하고 영혼석을 얻으려면 그전에 군대를 조직하고 훈련시키는 시간이 필요할 텐데요?”


“그럼 한 달 뒤에 만나는 것으로 합시다. 여러 가지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방울에 투자하는 것은 무역 상인에게도 매우 큰 모험이다. 잘못하면 그대로 망해버리기 일쑤니까. 그래도 이곳 방울주인은 뭔가 한 수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대박을 안겨 줄 수도 있겠지.


“좋습니다. 그럼 한 달 뒤에 이곳으로 오겠습니다.”


“그럼 한 달 뒤에 보겠습니다.”


마블린은 기초적인 정보를 알려주고는 그렇게 떠났다. 방울이라니, 상상도 못한 일이다.


‘재밌어. 방울이라.’


해진은 [직업소개소]가 완공되는 이틀간을 빈둥거리며 이것저것 계획을 잡아봤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클래스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몬스터를 사냥할 방법과 황궁을 지어야하는가 하는 문제까지. 몸은 빈둥거려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총 공기 3일인 직업소개소에 들어가니 역시 인테리어가 별 것 없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인테리어 따위가 아니니까. 벌집처럼 복도와 방으로 구성된 곳이라 해진 역시 안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안내한 여자가 상담을 시작했다.


“혹시 염두에 두고 온 클래스가 있나요?”


“있지요. 그 전에 어떤 클래스가 있는 지 알아보고 싶은데 가능합니까?”


“그럼요, 가능합니다. 여기 카탈로그를 두고 갈 테니 한 번 읽어 보세요. 다 읽으시면 요기 벨을 눌러주세요.”


여자가 친절한 설명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방에 혼자 남은 해진은 조심스럽게 카탈로그를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넘기며 뚫어져라 쳐다봤다.


‘우선 소환사가 있는지 살펴보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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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방울 15.09.02 161 3 6쪽
5 고블린 15.09.01 124 7 7쪽
4 포인트 15.08.31 181 4 6쪽
3 모험 또는 안정 15.08.29 198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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