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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수문학도
작품등록일 :
2019.03.04 13:13
최근연재일 :
2019.07.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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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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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9,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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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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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이소도스 (2)

“나는 결코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어느 정도까지 나는 평범한 사람들을 나의 친구로 삼아 왔다. 하지만 현재 내가 대중과 맺고 있는 관계에 관해서 보면, 나는 다시 한 번 후손들을 나의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 삼아야만 한다. 누군가에 대해서 웃고 있는 똑같은 사람들이누군가의 진정한 친구가 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쇠렌 키르케고르 , 《일기》




DUMMY

조엘이 자리를 권하자 단테는 특실에 마련된 4인용 탁자에 앉았다. 맞은편에 그가 앉자 마테아스가 찻잔을 가져와 두 사람에게 차를 따라주고 조엘 옆에 섰다.

“···.”

마테아스에 잠시 시선을 두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조엘과 눈을 맞췄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푸아티에 국왕의 동생이신 분께서 정말 개인적인 취미로 기로 가시는 겁니까?”

잠기려던 노란 오팔 같은 조엘의 눈에 놀라움이 나타났다.

“한 나라의 국왕을 아무리 귀족이라 해도 그렇게 자세히 알기는 어렵죠.”

낮에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린 그는 한방 먹었다는 표정이 됐다. 소년은 빙그레 웃었다. 조엘은 저 능글맞은 미소의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눈치 챘는지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공화국은 무역 뿐 아니라 정보로 먹고 사는 곳이죠.”

단테가 일하는 여관은 레-솔리튜드 내에서도 오랜 기간 운영되고 있는 명성 있는 모험가들의 숙소였다. 특히 디아모니가 여관장을 맡은 후 대대적인 확장 공사를 통해 하급 귀족들은 무리 없이 머물 수 있을 정도의 특실도 마련했기에 제법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 묵는 곳이됐다. 조만간 푸아티에의 왕족이 동대륙으로 갈 거란 소문을 들은 단테는 그 사람이 조엘일 거라 의심을 품고 증거들을 모았다.

“입이 무거운 자들만 선별했는데 용케 알아냈군.”

단테가 자신들이 데려온 선원들이랑 친하게 지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델라 뿐 아니라 말 없기로 유명한 마테아스, 발렝, 얄은 물론이고 일반 선원으로 데려온 자신의 병사들 까지 안면을 트고 있었다.

“그들은 벌하지는 말아주세요. 그저 몇 단편적인 대화로 조각을 맞췄을 뿐입니다.”

조엘은 순순히 인정하는 한편 진심으로 단테의 추리력에 감탄 했다. 푸아티에 궁에 입성한 이후 자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아부하는 귀족들과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성대한 파티에 신물이 났기에 동대륙을 탐사하라는 명이 내려지자마자 그는 미련 없이 짐을 싸 바다로 나왔다. 유랑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지만 뱃사람들은 그를 설레게 했다. 거칠었지만 솔직하고 직설적인 그들의 태도가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국왕이 사실상 숙청한 것이라고 수군댔지만 그 마음을 아는 자신의 형이 자신을 배려했다는 거라 생각했다.

명문 귀족가의 아들이었지만 뛰어난 장남이 있었기에 아버지는 조엘에게 간섭하지 않았다. 덕분에 자유롭게 자랄 수 있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경험했다. 오라녜에서는 견습 조선공으로 좀 더 북쪽에 있는 스베리예(Sverige)에서는 아돌푸스 대왕(Adolphus Magnus)의 휘하에서 화포, 예비군제도 등 최신 기술을 배우며 하카펠(Hackapell) 기병대 소속으로 한참 내전 중인 트리어로 파견되어 여러 전투에 참가했다.

5년 전, 카페와의 왕위계승전쟁이 발발하자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푸아티에로 돌아와 앙리에게 불리했던 판세를 뒤집었다. 클로드 평원과 누아용 산맥에서 벌어진 두 차례 회전에서 카페군을 격파했고 루이를 전사 시켜 일등공신이 되었다. 내전이 끝난 뒤 왕이 된 형의 뜻을 따라 클로드 공작의 작위를 받았고 조선공 경험을 살려 조선소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레-솔리튜드에서 유학을 끝낸 후 돌아온 앙리는 바다에 주목했다. 오래 전부터 서대륙의 바다는 장벽으로 인해 연안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에 그쳤지만 장벽의 범위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해 해군을 이용한 군사 작전이 가능할 정도로 활동 범위가 넓어 졌다. 그는 조엘이 북방에서 가져온 화포를 배에 실어 나르거나 장착해 전투에 활용함으로써 적의 마지막 거점인 클로드 성 공방전에서 성벽을 깨부수는 결정적 기여를 했다.

아버지인 선대 나파로아 공작이 암살되기 전에는 대학에서 학위를 마친 뒤 몇 년 정도 연구를 위해 이라클리오나 동대륙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아버지가 암살되자 꿈을 접었다. 왕위에 오른 뒤에는 더더욱 이룰 수 없게 되자 궁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동생과 자신의 연구를 이어가고자 하는 욕심으로 동대륙 탐사를 명했다.

한정된 정보들로 정확한 추리를 해내는 단테를 보면서 형님이 떠오른 그가 감상에 빠지자 마테아스가 나직이 말했다.

“공작님.”

마테아스는 눈치 빠르게 호칭을 주인님에서 원래의 호칭으로 되돌렸다.

“아, 그래. 단테 에레미타. 자네가 내 정체를 맞춘 상을 줘야겠군.”

노란 눈에서 빛이 났다.

“당연히 단순한 흥미 때문에 동대륙에 가는 것은 아니라네.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지. 첫째는 향후 있을 동대륙에 대한 영향력 확보에 우위를 점하려는 걸세. 그건 자네도 짐작하고 있겠지.”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런 거물이 움직인다면 저 정도 예상은 가능했다.

“두 번째는 불필요한 마찰을 없애기 위해서라내. 내 나라는 내전이 끝난 지 아직 몇 년이 지나지 않았어.”

능력 있는 계승자가 존재하는 것은 언제나 불안한 점이었기에 그 사이를 파고들어 국왕과 자신을 이간질 하려는 세력은 언제나 있었다. 그는 형님을 믿었지만 최근 들어 아르망 재상 쪽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포착됐기에 싹을 자를 필요가 있었다.

“아델라는 이 일과 무관한가요?”

조엘의 눈에 의아함이 묻어났다.

“아델라?”

“그녀는 저에게 낮에 활동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밖 보다 더 위험한 동쪽으로 간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하는 질문입니다”

조엘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다 그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깨닫고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왕족인 나보다 그 아이가 더 중요하다 이건가?”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이유는 무엇이지?”

단테는 맞은편에 앉아 있는 그를 지켜보던 눈을 잠시 감았다.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다. 저 자의 협력을 얻고 싶으면 자신의 패를 꺼내 신뢰를 입증해야 했다. 어떤 카드가 가장 효과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안느소피 이블린.”

조엘의 턱이 벌어졌다. 동시에 당혹감이 얼굴에서 드러났다.

“너. 정체가 뭐야.”

거칠어진 말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그녀의 어머니지요?”

조엘은 불규칙적으로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있다 해도 자신의 형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자신의 동생마저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전혀 연관 없는 저 소년은 알고 있었다. 어떻게?

“그녀는 섬 출신입니다.”

“섬이라면 이라클리오를 말하는 건가?”

단테가 고개를 끄덕이자 조엘은 경악했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자신도 모르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자신이 어디에서 온 건지 말하기는커녕 아예 기억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조엘은 안느소피의 정체를 아는 소년의 말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더 이야기 해보게.”

사람 좋은 얼굴을 하던 단테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오랜 시간 숨겨 언 차가움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분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적이 파놓은 함정의 입구에 이미 들어왔습니다.”

“함정?”

단테는 대답 대신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동전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탁자에 놓인 것은 벨레스(balles) 금화 두 개였다.

“바시에서 이미 미행이 붙었습니다.”

레-솔리튜드 공화국 내에서 유통되는 리그스와 달리 벨레스는 푸아티에에서 발행하는 최고 등급의 동전이었다. 대부분의 모험가는 금화는커녕 그 아래 등급인 브리크웨(brique) 은화를 가진 사람도 많지 않았다. 설령 가지고 있다 해도 동대륙으로 가기 전 레-솔리튜드에서 환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물며 더 동쪽으로 치우친 바시에 가지고 올 만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추기경이 이리 일처리를 무르게 할 리 없을 텐데.”

“동쪽 사정에 어두운 탓이겠지요.”

단테가 밟은 꼬리가 재상의 끄나풀일지 아니면 고용한 사람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에게 그들이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들어보도록 하지. 우리가 어떤 덫에 걸렸는지.”

“빠르면 내일 밤 습격이 시작 될 겁니다. 늦어도 기로 들어가기 전 바다에서 저희를 수장 시키려 할 거고요.”

“내일이라면 이소도스에서 있을 거란 얘기군. 그건 우리도 예상한 바라네.”

아르망 추기경은 형의 충신이자 열렬한 추종자였다. 그에게 있어 조엘의 존재는 언제나 눈엣가시거리였다. 경쟁자일뿐더러 과거에 있었던 일 때문에 불편한 관계였다. 그나마 내전기에는 협력이 불가피했기에 잡음이 없었지만 최근 들어 노골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로 가는 항해는 자네들도 위험하다고 할 정도 아닌가? 부끄럽게도 아직 우리나라에는 레-솔리튜드 사람만한 항해사가 없다네. 설령 같은 방법으로 항해사를 고용해 추격해와 우리를 수장시키려 한다면 항로로 들어와야 할 텐데 설령 항해사들이 협조한다 해도 전투 하는 것까진 동의하진 않을 텐데.”

단테는 조엘의 의견에 수긍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저희들도 공작님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요. 대포를 이용해 열 척의 배로 수십 척의 해군을 수장시킨 것을요. 그런 존재하고 바다에서 싸울 간이 큰 항해사는 얼마 없습니다.”

“칭찬 고맙네. 그런데도 우리에게 바다에서 덤빌 거라고?”

“네.”

찻잔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차에 반쯤 잠겨있는 잎을 바라보고 자신들의 처지와 비슷하다 생각했다.

“이라클리오가 어째서 장벽 속에 숨어버렸는지 아시나요?”

조엘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장벽 속으로 숨었다고?”

대륙의 사람들은 이라클리오를 장벽으로 보호받는 축복 받은 곳이라 생각했다. 항상 전쟁으로 피폐해진 대륙과 달리 번영과 영광이 넘치는 곳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꿈꾸며 바다로 나갔지만 매번 실패했다.

“대륙의 전쟁을 피해 숨어버렸다는 의미인가?”

단테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이라클리오는 서대륙의 문명국가들이 출현하기 이전의 고대부터 존재해 지금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우위를 점하는 곳입니다. 그런 우월한 나라가 단 한 번도 다른 나라에 전쟁을 일으키거나 정복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의 말에 조엘은 눈살을 찌푸렸다. 신비로운 섬은 언제나 수많은 지도자들의 정복욕을 불러 일으켰다. 명성과 부가 넘치는 곳은 언제나 그들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하지만 접근조차 불가능한 지역이었기에 몇 세대 전부터 사실상 잊혀 진 지역이 되었다. 그나마 이라클리오가 최근 유명해진 것은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 레-솔리튜드와 교류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군. 확실히 이상하긴 하군. 하지만 그들이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일수도 있지 않은가? 전설이긴 하지만 그들은 힘들여 노동을 하며 살지 않아도 생활 할 수 있다는 소문도 있다네. 그런 그들이 희생이 필요로 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걸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다툼이란 것이 꼭 필요에 의해서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말이죠.”

“그들이 사람이 아니란 뜻인가?”

작게 고개가 흔들렸다.

“그건 아닐 겁니다. 제가 그 증거니까요.”

“자네가 증거라고?”

“전 섬의 핏줄입니다.”

“···이거 놀랍군. 이라클리오 사람을 보게 될 줄이야.”

단테가 섬의 핏줄을 잇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크리스와 피 영감, 디아모니, 그리고 대학의 교수들 정도였다. 단테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물론 가장 친한 요한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정통은 아닙니다. 아버지가 섬 출신이고 저는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정통이 아니란 말에 조엘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덕분에 조금은 특별한 곳에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안느소피님의 존재를 알 수 있었던 거고요.”

납득이 가기 시작한 조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에서 다른 것들도 얻었겠군.”

“예. 세상에 나오면 위험한 것들도 좀 있더군요.”

“호오. 그거 참 흥미롭군. 하지만 알려줄 생각은 없겠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가장 급한 것은 그들의 추적입니다.”

“그들?”

단테는 한숨을 내쉬어 뜸을 들였다.

“제 추측이 맞다면 이라클리오의 제거 대상은 저와 공작님. 그리고 아델라 입니다.”

공작이 고개를 갸우뚱 했다.

“자네는 그렇다 쳐도 우리들은 왜 그들의 제거 대상인가?”

공작의 질문에 단테는 대답 대신 의자에서 일어나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조엘도 마테아스도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손잡이 같은 것이 있었고 성인 한 뼘 만한 길이의 막대기 같은 것이 붙어있었다.

소년이 막대기 부위를 뒤로 당기자 ‘철커덕’ 소리를 냈다. 그 앞에 길쭉한 것을 끼우더니 찻잔을 좌측으로 밀고 그것을 향했다.

“놀라지 마세요.”

그가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무언가가 발사되어 찻잔을 깨트렸다.


찻잔은 산산조각 나고 안에 있던 찻물이 어지러이 흩뿌려졌다.

“···.”

자신의 목으로 향한 마테아스의 칼끝이 닿았다.

“이건···뭐지?”

조엘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제 형이 저에게 남긴 선물입니다. 형은 이걸 피스톨(Pistol)이라 부르더군요.”

“이것과 유사한 것을 공작님도 아시겠죠.”

공작은 긴 항해를 위해 잘 깨지지 않게 특수 제작된 부서진 찻잔을 바라봤다. 손을 들어 마테아스가 물러나게 했다.

“자네 형이 이걸 만들었다고? 무기고 장인이라도 되는 사람인가?”

“아니요. 형님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라클리오 거군?”

“예.”

“저런 엄청난 것을 가지고서도 활용하지 않았다?”

많은 지역을 방랑하며 다양한 무기들을 접했던 조엘은 손바닥 보다 조금 큰 물건에 등줄기가 축축해질 만큼 긴장했다.

“서쪽의 화포보다는 간소합니다.”

하지만 위력은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폭발할 위험이 있는 자신들의 화포보다 안정성을 따졌을 때 우월하게 느껴졌다.

“화포가 전장에 배치되기 시작 한 것은 1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벽들을 무력화시키며 단기간에 전쟁의 양상을 바꿨죠.”

단테는 무기를 정리한 후 주머니에 넣었다.

“저들이 장벽을 설치한 진짜 이유는 외적의 침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물건들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정복 할 수 있어도 우리들의 손에 저 무기가 놓이는 걸 꺼렸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건가?”

“예. 그들은 수가 적으니까요.”

조엘은 팔장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게다가 푸아티에는 서쪽에서 가장 높은 잠재력을 가진 나라이기도 하죠.”

“칭찬 고맙네.”

트리어 왕국이 서쪽에서 가장 큰 나라였지만 정치, 종교적인 이유로 수많은 영주와 제후로 갈라져 예전보다 많이 약해져 있었다.

“트리어가 무너진 지금 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나라는 푸아티에입니다. 공작님이 북쪽에서 가져온 물건들 덕에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기에 그들도 서두를 겁니다.”

“내가 왜 그들의 제거 대상인지 이해했네. 병사들에게 일러 둬야겠군.”

“이소도스에서 술을 마시거나 놀음판에 가는 것을 막는 정도면 될 겁니다. 또한 사격이 뛰어난 사람들을 선별해 주십쇼. 제가 준비한 물건을 그들이 익숙해지도록 훈련시켜야 합니다.

“훈련?”

“부족하지만 형이 자료들로 물건을 복원해봤습니다. 성능은 이것보다 떨어지지만 그들에 대항하기는 충분할 겁니다.”

심각한 표정을 짓던 조엘의 팔장이 조금 풀어졌다. 표정에선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이 서렸다.

“자네 형제는 대체 정체가 뭔가? 저 무시무시한 걸 복원까지 했다고?”

단테는 차갑게 미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겠네. 내 날이 밝는 대로 사람들을 보내 주겠네. 더 필요한 것이 있는가?”

“내일 하루 마테아스 님을 빌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조엘은 마테아스를 슬쩍 쳐다보고 단테에게 시선을 돌렸다.

“호위가 필요한 건가?”

“호위도 필요하지만 손이 필요합니다.”

“손?”

잔잔했던 밤바다에 파도가 일자 배가 출렁거리며 소음을 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문 쪽에서 나는 작은 소리를 방 안의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 했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연재를 시작한 수문학도 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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