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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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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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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검문 1

DUMMY

76. 백가검문 1



해가 질 무렵 백가검문의 장원에 무창에서 출발한 세 여인과 정무문의 정무단이 도착했다.


말들만 30여 두의 무사행렬이다. 세 여인과 건장하고 강인한 무인 수십 명이 들어닥치니 몇 년만에 백가검문의 장원이 복작거린다.


"양소문주. 내가 왔소." 정무단의 천수패도 강두가 반갑게 인사한다.


"단주님. 뭐 며칠 만에 봤다고 이렇게 반가워 하십니까?"


"동생. 우리도 왔어요." 백아린과 유설란, 제갈소현이 경장 무복 차림에 검을 맨 채 미소를 머금고 인사한다.


"누이들 하고 소현이도 왔구려. 잘 왔소. 그렇잖아도 골치아픈 것들이 많았는데 좀 도와주시구려."


백가검문의 전대문주 백욱도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에 밝은 표정으로 노구를 이끌고 나왔다.


"정무단주님. 누이들. 인사하시구려. 백욱 전대문주님이시오."


"전대문주님. 식솔들 안전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천수패도 강두 정무문 정무단주입니다."


"오. 말씀 많이 들었소. 낭인 중에 몇 안되는 절정고수이신 천수패도 강대협이 오셨구려. 반갑소. 그리고 잘 부탁드리오."


"문주님. 안녕하세요. 저는 백아린이고 이 쪽은 유설란, 그리고 막내인 제갈소현입니다."


"오..., 이런 천하의 미인들께서 친히 오셨구려. 말씀 많이 들었소. 제남의 은하상단주 따님이시라고. 광산 건에 관해서 믿음직하구려. 두번 째 분은 위엄과 기품이 깃들어 있고, 마지막 분이 그 신기제갈의 따님, 우리 집안 문제 해결의 적임자들이구려." 백욱이 이렇게 기쁘게 사람을 맞는 것은 어쩌면 평생 처음 있는 일이리라.


"전대문주님. 과찬과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백아린이 답했다.


"먼 길 오느라 식사도 못했을 텐데, 모두 들어가서 같이 식사하지요. 우리가 식당을 다시 사용할 줄은 미처 예상도 못했소."


30여 명의 인원이 식당에서 동시에 식사를 하니, 백가검문의 여인들과 하인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백가검문 내에 있던 음울한 기운이 일소되면서 활기가 넘친다.


"여기 소면 좀 더 먹을 수 있습니까? 너무 맛있습니다."


"무사님께서 맛있게 먹어주시니 저희도 기분이 좋습니다."


"여기에 경장육사 좀 더 주시겠습니까?"


"무사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곧 갖다 드리겠습니다."


시끌벅적 떠들어 대는 가운데 전대가주가 정무단주에게 묻는다.


"무사들이 이렇게 많은데 술이 필요하지 않겠소?"


"저희들은 임무 중에는 술을 입에 대지 않습니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 아. 정무문이 강한 이유가 있었구려. 무사들이 저녁에 술을 찾지 않는다니, 놀랍소."


"물론 술을 좋아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시지만, 그 분들은 예외니까요."


양하진도 옆자리에서 세 여인과 싱글벙글 웃으면서 대화를 한다.


"나는 모용할아버지가 당연히 오신다고 할 줄 알았는데 말이오?"


"모용할아버지는 삼노할아버지들과 술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한답니다."


"아마 모용할아버지가 또래를 만난 것이 워낙 오랜만이라 더 그런 것 같소. 잘 됐지 뭐요."


"백가검문이 음식을 참 잘하네요. 대도시에 주루를 차리면 큰 돈 벌겠습니다." 백아린은 뭐든 결론은 금전으로 연결한다.


"제남에 도착하면, 우리도 음식점 하나 운영해 볼까요? 누이들."


"일단, 이곳 식당의 책임자께서 제남지부의 음식 먼저 책임지시면 좋겠습니다." 유설란은 제남지부의 음식보다 백가검문의 음식이 낫다는 총평을 했다.


"이런 지방의 크지 않은 장원에서 이 정도 품질과 맛의 음식을 맛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정말 맛있습니다." 제갈소현도 만족한다.


"누이들. 그나저나 오늘밤 기대하시구려."


"아니. 이 이는 자나깨나 그 생각밖에 없어요? 다 함께 식사하는 식당에서 부끄럽게..." 백아린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은 희색이 돈다.


"언니. 나는 동생의 이 솔직함이 너무 좋아요. 짧은 삶이지만, 말과 속이 다른 사람들과만 살아오다 보니까." 유설란은 그윽한 눈으로 양하진을 바라본다.


"히히. 저도 부끄럽지만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예요. 우리가 겨우 이틀밤 같이 지냈나?" 제갈소현도 귀여운 웃음으로 양하진을 바라본다.



*****



등촉이 밝히는 백가검문의 내전. 백욱 전대문주와 양하진, 세 여인, 천수패도 강두가 모여서 차를 마신다. 긴 저녁식사를 마치느라 이미 사위는 어둠에 잠겨 있다.


"어쨌든 우리 백가검문의 요구를 받아들여 줘서 진심으로 감사한다오. 꼭 양정문주께 전해주시구려."


"예. 문주님께서도 백가검문에서 정무문을 전적으로 믿고 광산의 공동개발을 의뢰하신 것이나 제남지부에 의탁하신 결정에 고마워하고 계십니다." 백아린이 대답했다.


"그러면 내가 절차상으로 해야하는 것이 있을텐데, 혹시 준비해 오셨소?"


"예. 백가검문의 장원을 정무문에게 무상으로 양도한다는 계약서를 읽어보시고 전대문주님의 서명과 지장을 날인하시면 됩니다." 백아린이 전대문주의 질문에 답했다.


백욱 전대문주가 꼼꼼하게 계약서를 읽더니, 반문한다.


"단서조항에 언제든지 백가검문의 대표자격인 후손이 장원을 반환할 것을 요구할 경우 정무문은 지체없이 반환한다는 문구는 내가 요구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것은 백가검문이 미래에 부흥할 수도 있으니 준비한 문구입니다."


"미래의 벌어지지 않은 일까지 배려해 주니 고맙구려." 전대문주의 깊은 주름살이 조금은 펴지면서 기꺼이 서명하고 지장을 찍었다.


"그리고 다음은 무엇이오."


"광산의 채굴권에 관한 사항인데, 광산의 토지 소유권과 맞물려 있기에 토지 소유권과 채굴권을 무상으로 절반의 지분을 양도한다는 계약서입니다." 다시 백아린이 답한다.


"조건은 무엇이오."


"계약서에 세부사항을 집어넣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소유권과 채굴권 지분 절반을 양도하는 대신 수익금의 절반을 백가검문에게 제공하고 정무문은 백가검문의 식솔의 안전을 책임지고 미래를 보장한다는 내용입니다."


전대문주는 다섯 쪽이 넘는 계약서를 꼼꼼히 읽었다.


"우리 식솔들을 전원 정무문 제남지부의 식객으로 대우하며, 아이들의 무공과 학문을 제남지부의 사범들과 훈장들이 책임지고 가르친다. 또 본인이 원할 경우 제남지부에서 적절한 역할을 제공한다. 단, 본인들이 원할 경우 외부에서 생활할 수 있다."


"마지막 내용은 시간이 흐른 후 안전이 확인되면 가능한 일입니다." 백아린이 덧붙인다.


"이 정도면 나나 우리 식솔들이 전부 만족할 것이요. 정말 고맙소."


전대문주는 광산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날인을 했고 각각 1 부씩을 나눠 가졌다.


"이것으로 계약은 마쳤습니다. 백가검문이 제남으로 떠나는 일정은 어느 정도 여기에서의 일이 마무리되면 저희랑 같이 가시지요?"


"좋소이다. 여러분과 함께 간다면 전혀 두려울 것이 없겠소."


"그리고 이 장원은 우리가 떠나도 당분간 천수패도 강단주님과 정무단이 사용할 것입니다."


"천수패도 강무단주와 정무단이라면 누구도 위협할 자가 없을 것이오."


"이제는 우리 소현 동생이 궁금한 점에 대해서 여쭈어 볼 것이 있답니다."



*****



제갈소현의 영특한 눈동자가 백욱 전대문주를 향해 반짝이고 있다. 백욱은 처음 만나 본 지혜를 담은 눈동자다. 백욱은 정무문의 양정과 양하진이 진심으로 부러워졌다.


- 이렇게 뛰어난 며느리들을 맞이하다니. 우리는 언제나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전대문주님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저희도 초씨세가가 의심스럽습니다. 그런데 정황과 심증만 있고 물증은 전혀 없습니다. 그것이 한 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했습니다."


"제갈부인. 다행이라니?"


"예. 만일에 물증까지 확보했다면 아마도 초씨세가주가 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허. 그 말도 일리 있소. 하마터면, 너무 깊이 들어가서 아예 우리 백가검문이 멸문지화를 당했을 지도 몰랐겠소. 동의하오."


"저희가 초씨세가와의 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백가검문의 아픈 부분을 건드릴 수도 있습니다. 이 점 미래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미 우리야 거의 멸문을 당할 뻔 했는데, 명성에 관해서는 두려운 것이 없소. 이미 밑바닥이니까 걱정 말고 깊은 내막까지 파악해 주면 고맙겠소."


"이건 오라버니가 해야 할 일입니다." 제갈소현이 양하진을 빤히 바라보며 말한다.


"현매. 내가 할 일이 무엇이오."


"초씨세가가 있는 길안에는 틀림없이 하오문 분타가 있을 것입니다. 그곳을 방문해서 초씨세가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보십시오."


"초씨세가의 모든 것을 말이오? 백가검문과 관련되지 않은 것도 확인해야 하오?"


"초씨세가주는 백가검문에 최소한 10년 전에 관심을 가졌지만 그의 신중함과 야심을 볼 때 이곳 말고도 여러 곳에 촉수를 뻗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렇겠지."


"직접적으로 백가검문에 연관된 정보도 있을 수 있지만, 간접적으로 연결된 정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마공 같은 무공비급과 어떤 방식으로 관련되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는 지도 말이예요."


"그렇겠군. 알겠소."


"그리고 그 자가 백가검문이 무창의 정무문에게 의탁했다는 내용을 알게 되는 순간 아마 백가검문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손을 뗄 것입니다. 위험하다고 느낄테니까요."


" 그렇겠지."


"언뜻 보면 사소한 정보도 모두 모아 놓으면 귀중한 정보가 됩니다. 정보들의 전체적인 연관성과 맥락을 보면 하나 하나 따로 볼 때는 숨어있는 사실도 드러나게 돼있습니다."


"현매, 알겠소. 지금 하는 이야기를 유념하고 하오문에 다녀오겠소."


"오늘은 이것으로 정리하고 오라버니가 길안의 하오문에 다녀온 이후에 다음 내용을 결정하시지요."


긴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천수패도 강두가 내실의 사람들을 향해 강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오늘 중요한 이야기는 끝난 것 같습니다. 전대문주 어르신, 그리고 양소문주와 세 부인께 부탁드립니다. 백가검문의 안전과 경비는 온전히 저와 정무단에 맡기십시오. 눈꼽만큼도 신경쓰지 말고 편히 지내십시오. 먼저 일어납니다."


"우리도 일어나야 겠습니다. 어르신. 편히 주무세요." 양하진과 세 여인도 인사를 건넨다.


그들이 내실에서 나가는 뒷 모습을 보면서 백욱은 기특함과 부러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



백욱 전대문주는 양하진과 세 여인이 신혼임을 배려하여 별채를 단독으로 내주었다.


봄날의 풀벌레 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 고즈녁한 달빛이 별채의 창문을 비춘다.


"아. 참 운치 있는 장원인데, 이런 참혹한 일을 겪다니 정말 안됐어요." 유설란이 말한다.


"약한 자의 설움이오. 누이. 나는 하여간 무조건 강해질 것이오."


"아니, 이러다가 동생이 무신이 되겠네요. 그러다가 우화등선하면 어떡해. 그런 것은 용납할 수 없어요. 동생." 외로움을 많이 타는 유설란의 말에 양하진이 뭉클해진다.


"이 정도면 이미 무신 언저리는 갔을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오라버니"


"내가 무슨 아직 멀었소. 걱정 마시오. 그리고 누이들 두고 나는 절대로 억울해서 우화등선은 못하오. 빨리 누이들하고 동생 몸이 보고 싶소. 내가 며칠 동안 얼마나 꿈속에서 찾았는데."


"이럴 줄 알았어요. 우리 모두 동생 우화등선 못하게 같이 목욕합시다."


그렇게 양하진과 세 여인은 사이 좋게 목욕을 한 후 그 상태로 침상에 올라갔다.


며칠 동안 몸이 달았던 양하진과 세 여인은 새벽까지 사랑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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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제남귀로 8 +5 23.03.11 1,219 27 11쪽
89 제남귀로 7 +5 23.03.10 1,144 30 12쪽
88 제남귀로 6 +5 23.03.09 1,216 29 11쪽
87 제남귀로 5 +5 23.03.09 1,218 32 12쪽
86 제남귀로 4 +5 23.03.08 1,202 32 13쪽
85 제남귀로 3 +5 23.03.08 1,214 33 11쪽
84 제남귀로 2 +5 23.03.07 1,277 32 11쪽
83 제남귀로 1 +5 23.03.07 1,352 33 12쪽
82 초씨세가 5 +5 23.03.06 1,321 34 11쪽
81 초씨세가 4 +5 23.03.06 1,287 35 11쪽
80 초씨세가 3 +5 23.03.04 1,385 29 11쪽
79 초씨세가 2 +5 23.03.04 1,332 29 12쪽
78 초씨세가 1 +5 23.03.03 1,366 32 11쪽
77 백가검문 2 +5 23.03.03 1,347 33 11쪽
» 백가검문 1 +5 23.03.02 1,371 29 12쪽
75 식인혈마 6 +5 23.03.02 1,345 29 13쪽
74 식인혈마 5 +5 23.03.01 1,346 32 13쪽
73 식인혈마 4 +5 23.03.01 1,347 32 11쪽
72 식인혈마 3 +5 23.02.28 1,335 29 12쪽
71 식인혈마 2 +5 23.02.28 1,392 29 12쪽
70 식인혈마 1 +5 23.02.20 1,623 33 12쪽
69 무창 정무문 3 +5 23.02.20 1,542 34 12쪽
68 무창 정무문 2 +5 23.02.19 1,564 36 12쪽
67 무창 정무문 1 +5 23.02.19 1,602 37 12쪽
66 제갈세가 6 +5 23.02.18 1,595 39 12쪽
65 제갈세가 5 +5 23.02.18 1,525 30 12쪽
64 제갈세가 4 +5 23.02.17 1,570 34 13쪽
63 제갈세가 3 +5 23.02.17 1,590 34 13쪽
62 제갈세가 2 +5 23.02.16 1,58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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