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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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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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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식인혈마 2

DUMMY

71. 식인혈마 2



양하진은 피살자들을 한 사람씩 한 사람씩 확인했다.

남쪽에 있는 피살자들의 눈동자는 동그랗게 떠져 있고, 뒷걸음을 친 흔적이 바닥에 여전히 남아있다. 주로 상체 앞쪽에 치명상을 입었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피살자의 치명상이 등쪽에 나타난다. 모녀가 함께 손을 잡은 채 엎드려 있는 경우도 있고, 어린 아이가 부엌 아궁이에 숨은 채 죽기도 했다.

손자국이 아궁이를 통채로 뚫고 들어가 아이를 살해한 것이다.


일행들이 순간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상당한 공력이네요. 그리고, 이들은 인성을 상실한 것이 확실합니다." 현장을 일다경 넘게 지켜본 양하진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죠. 아무리 살인마라 할지라도 아궁이에 숨긴 아이를 잔인하게 죽이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사백호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식인혈마들이 마을 남쪽 방향에서 기습한 것 같습니다." 천백호가 양하진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렇네요. 확실히 그들의 본거지는 남쪽이 맞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그들의 흔적이 발견된 곳을 확인해야 겠습니다." 양하진이 대답했다.


"예. 양소문주. 그렇게 합시다. 오늘은 늦었으니 가까운 객잔에서 묵읍시다." 목천호가 대답했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야 겠습니다."


"양소문주는 첫 현장 주변에서 본거지의 흔적을 찾겠다는 생각인가요?" 천백호가 묻는다.


"예. 천백호님. 이들은 살인을 본능적으로 합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일부러 멀리 떨어진 곳까지 찾아가서 살인극을 벌이지는 않았으리라 짐작합니다."



*****



동고현(銅鼓縣) 인근의 산골마을. 높은 고갯마루에 올라선 양하진이 사방을 살펴보니 북서쪽 멀리 어슴푸레 현이 보인다.


"저곳은 동고현입니다. 여기에서 대략 50리 떨어져 있죠." 사백호가 양하진의 눈길을 확인하고 말한다.


"우리가 여기 올 때 저곳을 지나치지 않았죠?"


"예. 우리가 지나친 관도에서 20리 가까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 근처에 저기말고 다른 현이 있습니까?"


"대략 백리 남서쪽으로 의풍현(宜豐縣)이 있습니다. 그외에는 의풍현 남쪽으로 상고현(上高縣)이 필십리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혹시 그 세곳 현에 대해서도 조사했는지 궁금합니다." 양하진이 세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


목천호가 두 사람은 잠시 바라보더니, 양하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양소문주. 그것은 내가 대답하겠습니다." 목천호가 군관들의 대표로 입을 열었다.


"지금 사백호가 말한 세 현은 모두 규모가 작은 현들입니다. 북쪽에 있는 동고현에는 조그만 흑도방파 한 개가 있습니다. 의풍현에는 오랜 전통의 백가검문(白家劍門)이 있고 상고현에는 앙숙인 적사방(赤虵幇)이 있었습니다."


목쳔호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양하진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목천호님. 그럼 지금은 백가검문만 있고 적사방은 없다는 뜻입니까?"


"예. 양소문주. 적사방은 대략 1년 전, 정확하게는 10개월 전에 멸문지화를 당하고 폐허로 변했습니다."


양하진은 슬며서 고개를 좌우로 갸우뚱하면서 목천호에게 되묻는다.


"혹시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 지는 확인하셨습니까?"


"아니오. 우리도 모릅니다. 상고현의 현청에 물어보니 이유를 조사했는데 못찾았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아마 백가검문이 저지르지 않았을까요? 이 지역에 다른 무림문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백호가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며 말했다.


"백가검문은 정파이지 않은가? 그런 참혹한 일을 저지르지는 못하지." 목천호가 입술을 깨물며 말한다.


"혹시, 적사방의 방도들이 어떻게 죽었는 지도 확인했습니까?" 양하진이 재차 목천호에게 물었다.


"양소문주. 아마 백가검문을 의심하는 것 같은데, 그곳은 아니오. 그리고 적사방도들의 상흔은 다양했다고 하오."


"어떻게 다양했는 지도 들으셨습니까?"


"상고현 관리들 말로는 검에 의한 상처도 있었지만 도나 창, 권이나 장같은 손에 의한 치명상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아. 그래서 상고현청에서는 백가검문이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군요?" 양하진이 되물었다.


"그뿐이 아닙니다. 시신의 훼손 흔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백가검문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 양하진은 침묵을 지키며 생각에 잠겼다.


"기본적으로는 적사방 현장은 식인혈마의 현장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유서 깊은 백도방파와 흑도방파니까 현청에서 더 파고들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아. 무림방파의 시비는 깊이 있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뭐 그런 것인가요?"


"그렇지요. 그 외에도 백가검문은 적사방과 오랜 대립구도를 갖고 있었지만, 최근 몇 십년간 힘에서는 밀렸습니다. 그런 백가검문이 적사방을 피로 씻을 수는 없을 거니까 의심을 안한 측면도 있습니다."


양하진은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곰곰히 생각했다.


"목천호님. 시간되는 대로 적사방도 안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양소문주.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흔적이 없을텐데요?" 목천호는 쓸데없는 관심을 보이는 양하진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지역의 단 두개 문파 중 하나가 아예 사라진 사건입니다. 확인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



첫번 째 사건이 벌어진 조그만 산골마을은 인적이 끊긴 채 폐가가 된 초가집들만 덜렁 남아있다. 주변에는 음울한 분위기만 흐르고 있었다. 이미 희생된 주민들은 간단한 장례 후 인근 무덤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깊은 산중에 있는 마을이다. 초가집 8채가 조금씩 떨어져 사는 마을. 벌써 6개월이 흘렀다. 어떤 직접적 흔적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양하진은 한 집 한 집 꼼꼼히 살폈다.


좁디좁은 집안에는 온갖 벌레가 우글거리다가 양하진과 일행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순식간에 틈으로 숨는다. 단지, 거미줄에 있는 거미들만이 일해이 들어오자 거미줄 중심부위에서 지켜보고 있다.


바닥이나 벽에 피가 배어서 마른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흙벽에도 긇힌 흔적이 보인다.


"흙벽에 긇힌 흔적을 보니 생각보다 깊이 들어가지 않았는데요?" 양하진이 벽을 가리키며 세 사람을 향해 말한다.


"그렇네요. 아마 이때는 공력이 그다지 높지 않았을 수도 있고, 혈마 집단 중에서도 약한 자였을 수도 있습니다." 천백호가 나름대로 상황을 해석한다.


"그러니까 첫 살해현장이 발견된 반년 전보다 최근에 공력이 강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천백호님.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양하진이 덧붙인다.


양하진의 동의에 기분이 좋아진 천백호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식인혈마인가 하는 놈들이 마공을 익히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첫 사건이 벌어지고 6개월 동안 공력이 상당히 올랐을 것이다 이런 말입니다."


"예. 천백호님. 그러니까 가능하면 최근 1,2년 안에 무엇인가 변화하기 시작한 집단이나 무리를 검토해야 하는 것입니다." 양하진이 답했다.


"양소문주, 이곳을 다 봤으면 여기에서 10리 가량 떨어진 두번 째 현장을 가봅시다. 이러다 해 떨어지겠습니다." 목천호가 재촉했다.



*****



두번 째 마을을 가는데 중간 쯤에 산골마을 중에서는 50여 호가 살고 있는 규모가 있는 마을이 있다. 사람들이 나와서 말을 타고 지나가는 일행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본다.


"나으리, 그 식인혈마인가 하는 놈들은 도대체 언제 잡는거요? 우리 마을 사람들이 해만 떨어져도 집안에서 한 발짝도 못 움직인다오!" 노인 한 명이 목천호 말 앞에 서며 따진다.


"촌장어르신, 그놈들 잡으려고 여기 정무문의 벽안옥면 양소문주까지 합류했소이다." 목천호가 슬쩍 양하진을 전면에 세운다.


촌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아직 어려보이는 양하진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벽안옥면, 그게 누군데? 아니 이렇게 어린 소협만 동원하시면 어찌 합니까? 나이도 있고 경험 많은 무사들이 나와야지. 한달 전에는 백가검문에서 그놈들 찾는다고 여기 왔었는데 아무 소득이 없었소." 촌장이 따지듯 묻는다.


"허허. 그것은 촌장어르신이 양소문주를 잘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 들릴 것입니다."


"하여간에 나으리, 우리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빨리 그 놈들 좀 잡아주십시오." 촌장이 간절한 표정으로 말한다.


"예. 촌장어르신,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천호는 촌장에게 목례를 하고 일행과 함께 마을을 빠져나갔다.


"양소문주, 미안하오." 목천호는 옆에서 말을 달리는 양하진을 향해 말했다.


"목천호님. 아닙니다. 저분들의 입장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쨌든 저 사람들을 봐서라도 빨리 잡아야지요."


"물론입니다. 저도 빨리 잡고 싶은데 이런 일은 서두를수록 더 안풀립니다.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다보면 답이 보일 것입니다." 양하진의 자신 있는 대답에 일행들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당일 양하진과 일행은 사건이 벌어진 현장을 순차적으로 두 곳을 더 찾아가서 산골마을의 사건현장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했다.

해가 산마루에 걸리기 전에 일행은 동고현으로 의풍현으로 출발했다.


조그만 객잔에 들어가서 식탁에 앉아서 소면과 튀긴 고기를 배불리 먹었다.

양하진이 세 사람을 향해서 현장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부분을 설명한다.


"이들은 사건을 일으킬 때마다 조금씩 진화하고 발전합니다. 공력도 조금씩 강해지고, 살인수법도 점점 간결해 집니다."


목천호가 양하진의 반짝이는 푸른 눈을 응시하며 묻는다.


"양소문주, 그 식인혈마란 놈들이 모두 몇 명 쯤 되는 것 같습니까?"


"목천호님. 제가 볼 때는 많아도 열 명을 넘지는 않습니다. 아까 낮에 50여호가 있는 마을을 굳이 공격하지 않은 이유라고 추측합니다."


세 사람은 모두 양하진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잠시 침묵이 흐르자 사백호가 미간을 찌푸리고 턱수염을 만지다 양하진에게 물었다.


"양소문주, 아까 그 50여 호 있던 마을을 공격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그놈들이 혹시라도 도주하거나 숨어 있는데 못 찾은 사람이 후에 자신들의 정체를 밝힐까봐 그런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밖에 또 다른 것도 있습니까?" 사백호가 다시 물었다.


"공격한 정확한 시간대는 알 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보름달이 뜬 날에 전후에 사건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양하진의 말에 세 사람은 눈썹이 치켜올라가고 허탈한 미소와 함께 한숨을 내쉰다.


"날짜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대충 보면 보름날 전후에 벌어진 사건은 맞는 것 같습니다." 목천호가 동의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백호가 양하진의 두 눈을 응시하면서 묻는다.


"아마도 마공의 부작용 아니겠습니까?"


"이틀 후에 보름달이 뜨는 날인데 이를 어찌해야 좋습니까?" 천백호가 이마를 찌푸리면서 묻는다.


"가장 좋은 것은 그들의 본거지를 찾는 것이지요?"


세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양하진을 바라본다.


"양소문주, 어디 짚히는 곳이 있습니까?" 사백호가 못찹겠다는 듯 급하게 묻는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숭고현 현청과 적사방이 있던 곳, 그리고 의풍현 백가검문에 가봐야 겠습니다." 양하진이 굳은 얼굴로 말하고 곧바로 일어선 후 객잔 2층의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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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제남귀로 8 +5 23.03.11 1,219 27 11쪽
89 제남귀로 7 +5 23.03.10 1,144 30 12쪽
88 제남귀로 6 +5 23.03.09 1,216 29 11쪽
87 제남귀로 5 +5 23.03.09 1,218 32 12쪽
86 제남귀로 4 +5 23.03.08 1,202 32 13쪽
85 제남귀로 3 +5 23.03.08 1,214 33 11쪽
84 제남귀로 2 +5 23.03.07 1,277 32 11쪽
83 제남귀로 1 +5 23.03.07 1,352 33 12쪽
82 초씨세가 5 +5 23.03.06 1,321 34 11쪽
81 초씨세가 4 +5 23.03.06 1,287 35 11쪽
80 초씨세가 3 +5 23.03.04 1,385 29 11쪽
79 초씨세가 2 +5 23.03.04 1,333 29 12쪽
78 초씨세가 1 +5 23.03.03 1,366 32 11쪽
77 백가검문 2 +5 23.03.03 1,347 33 11쪽
76 백가검문 1 +5 23.03.02 1,371 29 12쪽
75 식인혈마 6 +5 23.03.02 1,345 29 13쪽
74 식인혈마 5 +5 23.03.01 1,346 32 13쪽
73 식인혈마 4 +5 23.03.01 1,347 32 11쪽
72 식인혈마 3 +5 23.02.28 1,335 29 12쪽
» 식인혈마 2 +5 23.02.28 1,393 29 12쪽
70 식인혈마 1 +5 23.02.20 1,623 33 12쪽
69 무창 정무문 3 +5 23.02.20 1,542 34 12쪽
68 무창 정무문 2 +5 23.02.19 1,564 36 12쪽
67 무창 정무문 1 +5 23.02.19 1,602 37 12쪽
66 제갈세가 6 +5 23.02.18 1,595 39 12쪽
65 제갈세가 5 +5 23.02.18 1,525 30 12쪽
64 제갈세가 4 +5 23.02.17 1,570 34 13쪽
63 제갈세가 3 +5 23.02.17 1,590 34 13쪽
62 제갈세가 2 +5 23.02.16 1,58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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