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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현신 무당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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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12.03 15:45
최근연재일 :
2024.09.15 15:0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11,254
추천수 :
103
글자수 :
689,230

작성
24.01.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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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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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8화. 비밀은 없다.

본 콘텐츠는 픽션으로 내용에 등장하는 모든 상황은 가상이며, 브랜드, 단체, 기관, 이름과 상황은 모두 허구입니다. 현실과 단 하나의 연관성도 없음을 밝힙니다.




DUMMY

파령검을 뽑는 것을 실패한 난, 나주 할매의 격려로 수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주변의 기운을 느끼는 중 불길하고 붉은 기운이 내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그 기운으로 인해 나의 몸은 긴장감이 휘몰아 쳤다.


‘부, 불길하다. 누구지? 아니 뭐지? 아는 것 같기도 한 이 기운, 하지만, 공포스럽다. 붉은 아니, 분노인가?’


내가 그 기운을 분노로 예상하고 느끼자, 더 공포스러웠다.


.

.


그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잠시, 사천왕을 모신 방 밖이 소란스러웠다.



* * * * * * * * * *



조금 전 거실.


지현과 유현이 차를 마시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루한 가운데, 거실 벽에 그려진 그림들을 구경하듯 눈동자를 굴리며 감상했다.


“와, 그림들이 하나같이 오래된 골동품 같아요.”

“그, 그런 것 같지?”

“네. 지난번에는 정신이 없어 못 봤는데, 지금 보니까, 산수화 같은 것이 꼭 금강산을 그려 놓은 것 같아요.”

“그렇지? 일만이천봉? 하하.”


그때, 유현의 주머니에 있던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었다.


“이시간에... 누구지?”


유현이 전화길 꺼내 액정을 보니 나현지 였다.


“현지가 이시간에...”


유현은 바로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현지야!”


전화기 너머 나현은 흥분된 목소리로 다짜고짜 나를 찾았다.


- 현지야. 오빠 같이 있어?“


”응? 응. 너 화났니?“


- 설명할 시간은 없고 오빠 좀 바꿔줘.


”오빠, 지금 다른 곳에 있는데, 수련 중이야.“


- 수련? 이 미친 나현신. 오빠 전화 좀 받으라고 해.


”수련 중이라 못 받은 것 같은데, 급한 것 같으니, 나한테 말해. 내가 전해 줄게.


전화기 너머에선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방금까지 흥분으로 가득한 목소리로 나를 찾던 나현이 갑자기 조용해 진 것이었다.


“왜? 현지야, 곤란한 거야? 그럼 나중에...”


- 아, 아냐. 그런 건 아니고...


“뭔데? 너하고 나사이에 무슨 비밀? 아님 내외하는 거야?”


- 그래, 어차피 너도 알게 되겠지.


나현은 유현에게 자신이 전화한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유현은 제주에 간 아버지가 그곳에서 임한성을 만났고, 한성은 내가 죽으려 했던 일을 모두 아버지에게 전했다고 나현이 유현에게 털어 놓았다.


“뭐, 뭐? 정말? 정말 현신 오빠가 자살하려고 했다는 거야?”


- 그렇다니까, 그 미친놈이 글쎄, 지 묻힐 묫자리 마련하려고 건설 막일을 한 거라잖아. 미친 거 아니니?


“뭐?”


- 미친놈이 정신 차렸나 싶었는데, 그 반대였어.


“서, 설마.”


- 아빠가 그 미친놈이 묫자리 계약금과 잔금으로 맡겨 놓았던 오백만원도 한성오빠에게서 돌려받았다고 하더라고. 그 미친놈 아직도 죽으려고 하는지도 몰라. 그러니까 현지야 니가 잘 지켜보고 있다가, 딴생각 못 하게 바로 집으로 데리고 와. 알았지?


“아, 응. 알았어.”


나현과의 통화를 마친 유현은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자마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지현이 험상궂은 얼굴로 유현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통화. 뭐, 뭐야! 현신 오빠가 뭐를 해? 자살?”

“어, 언니, 그, 그게...”

“현지, 너 하나도 빼지 말고, 통화내용 그대로 내게 말해!”

“그, 그게...”


유현은 지현에게 나현과 통화한 내용을 그대로 전하고, 지현은 흥분을 넘어서 화를 내고 있었다.


“그, 미친놈. 아버지나 현지 생각은 하지도 않는 거야? 이기적인 놈. 어머니가 하늘에서 통곡하시겠다. 미친놈. 내가 이놈 가만 안 둬!!!”


지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피나주 할멈과 내가 수련중인 사천왕이 있는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 갔다.



* * * * * * * * * *



난 피나주 할멈의 가르침대로 정신을 집중해 주변의 기운을 느끼려 애쓰고 있었다.

내가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붉은 기운을 느끼고 있을 때 방 밖이 소란스러워 지더니, 방문이 열렸다.


피나주 할멈이 방문이 열리자, 불같이 화를 냈다.


“어떤 놈이 허락도 없이 수련을 방해하는 게야?”


피나주 할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문으로 갔다.

그러자, 문밖엔 지현이 안으로 들어오려 다연의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피나주 할멈이 화가난 듯 호통을 쳤다.


“이것들이 뭐 하는 짓이야!! 신성한 곳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어디서 배워 먹은 짓이야!!”


앞뒤 안 보고 직진만 하던 지현이 피나주 할멈의 호통에 멈췄다.

하지만, 그 바람에 피나주 할멈은 수련시킬 마음이 가셨고, 그대로 수련을 멈추고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피나주 할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기다렸다는 듯 지현이 방 안으로 들어와 나의 손을 잡아끌고는 밖으로 나갔다.


.

.


씩씩거리며 화가 난 듯 나를 거칠게 끌고 가더니, 차 앞에 도달하자, 다짜고짜 날 차에 태웠다.

그리곤, 바로 공격적인 언사가 폭발했다.


“야, 미친놈아! 자살을 왜 해! 미쳤어? 넌 아버지나 현지 생각은 안 해? 이기적인 놈아!”


지현의 입에서 자살이란 단어가 튀어나오자, 난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변명 따위는 더더욱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


‘어, 어떻게 알았지?’


지현의 거친 언사가 차 안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난 지금 지현의 언사보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가 더 궁금했다.

지현이 거세게 한참 동안 내게 쏟아내더니, 이제 조금은 진정이 되었는지,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오빠.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그러지 말자. 아버지와 현지를 봐서라도 남아 있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그러면 안 돼. 오빠가 그러면 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은 지현의 눈에서 내 모습이 비쳐 보였다.

그녀의 동공에 나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현에게 또, 아픔을... 상처를... 고통을 줄 뻔했구나...’


지현에게 미안한 감정이 드는 순간, 지현은 갑자기 차를 출발시킨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달려 돌아온 곳은 집이었다.


집에 도착하기까지, 차 안에선 침묵이 지속되었다.


.

.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내가 자살하려 했던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의문이 극도에 달했을 때, 나의 입이 열리려 할 때, 차가 멈춰 섰다.


‘어? 왜 멈추지?’


차 밖을 내다보니, 집이었다.


집에 도착하자, 지현은 나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나를 가두기라도 하듯, 방에 밀어 넣더니, 방문 앞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 참, 이게 뭐야. 꼭 감옥에 갇힌 것 같잖아.’


난 한숨을 내쉬곤,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아, 그러고 보니, 다연씨에게 인사도 못 하고 왔네. 에라 모르겠다.’


침대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그리곤, 눈을 감았다.


‘하루하루가 쉽지 않네,’


.

.

.

.


피곤한지 잠에 빠져들었다.


.

.

.

.


‘어, 또 안개?’


항상 그랬듯 꿈속에서 헤매는지 또 안개 속에 갇혔다.

그리고, 또 들리는 파령검과 염마지왕의 목소리.


“염마지왕. 그대는 어쩌다 한심하디한심한 이곳에 있는 것이오?”

“하하하, 그러게, 그리고 예전처럼 편하게 부르게, 염마라고... 천년 전까지 나를 그리 부르지 않았나. 자네... 염호. 그대와 나는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형제와도 같은 사이가 아닌가,”

“염마지왕, 그것은 대왕께서 염마지왕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때, 그리 이름이 지으셨을 뿐이지, 절 자식으로 생각하신 건 아닙니다.”

“뭐, 그것이 중요한 건가? 그저 난 이곳에서 자네와 함께 있다는 것이 다행일 뿐인거네, 자네와 지옥을 정벌하던 그때와 같이 말일세.”

“염마지왕...”

“그러니, 그때처럼 염마라고 불러주게, 염호.”


염마지왕과 염호의 사연을 알게 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난 저들의 목소리는 들리지만, 안갯속에서 헤매고 다닐 뿐 저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을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열심히 듣기 시작했다.


“염왕.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은 어찌 이자가 혼령을 보게 된 것인지, 혹 아는 바가 있소이까?”

“아마도, 그때인 듯한데,”

“그때?”

“이 녀석이 죽으려고 목멨던 그때.”

“목멨던?”

“이 녀석이 죽으면, 나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뭔가. 그래서 나도 살고 싶어 발버둥을 치고 말았지, 아직도 이곳에서 나가려 온갖 짓을 다 해보았지만, 실패했네, 그런데 그때는 아주 조금 밖으로 나갈 수 있었어. 순간이었지만 말이야.”

“그래서, 흡귀를 잡을 때도 그런 힘이...”

“아, 그건, 내가 낸 것은 아니네, 이놈이 자연스럽게 한 것이지, 그리고 말이야. 이놈은...”


염마지왕이 말을 더 이어가려는 그때.

나의 복부는 또 엄청난 고통을 느꼈고, 꿈속에서 깨어났다.


.

.


“으악!!! 아, 아파!!”


눈을 뜨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을 땐, 나현이 화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주먹질, 그래도 감사한 건 절대 얼굴은 때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현에게 흠신 두들겨 맞고 나서야 지현과 유현도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


그녀들은 내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자초지종을 듣고 싶어 했다.

그녀들의 모습에선 모두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

.


난, 죄인처럼 거실로 내려와 그녀들 앞에 앉았다.

그리고, 변명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변명이라 해봐야 길지도 않았다.


“한심한 나로 인해,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어.”


나의 단순 짤막한 이유와 설명이 끝났다.

그리고, 그녀들의 표정은 걱정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그녀들의 입에서 터져나온 한마디.


“미친...”


그리곤 그녀들의 잡들이가 시작되었다.

난 또 샌드백이 되었고, 흠씬 두들겨 맞고서야 또 끝이 났다.


.

.


오랫동안 두들겨 맞아서인지, 나의 뱃속에선 고통보단 배고픔이 우선인 듯 요란한 소리를 냈다.


- 꼬르르르륵.


그러자, 그녀들도 배가 고픈 듯 서로를 바라보았다.


.

.

.

.


어느새 음식들이 배달되었고, 탁자에 이것 저것 음식이 올려졌다.


“먹어! 그리고 다시는 그런 생각하지 마! 아빠한테도 전화하고, 아빠가 얼마나 걱정하는 줄 알아? 오빠 때문에, 일도 못 하고 서울로 바로 올라온다는 걸 겨우 막았어. 아빠 왔음, 오빤 정말 죽었을 거야.”

“그, 그래... 그랬겠지..”


내가 음식을 먹으려 젓가락을 들자,


“오빠는 그 순간에 우리 생각은 안 나디?”


나현의 물음에, 나는 들었던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아, 그, 그러게, 미안하단 생각만...”

“그래? 어서 먹어.”

“응.”


내가 젓가락을 들자, 이번엔... 유현이었다.


“오빠는 왜 거기까지 간 거야? 주변에도 많았을 텐테?”

“아하, 그, 그게, 명당이라서.”

“명당? 죽을 생각을 한 사람이 굳이 명당을 찾아?”


나의 젓가락은 다시 탁자에 놓여졌다.


“그게, 명당은 죽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 쓰는 것이니까...”

“그래? 그것 참... 명당은 죽은 사람이 좋은 곳으로 가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었어?”


그녀들은 오물오물 음식을 씹으며, 내게 말을 시켰고, 음식은 사라졌다.

결국, 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로 그녀들의 질문에 답만 했다.

그러다, 나의 최고 의문점을 나현에게 물었다.


“그런데, 나현아! 내가 죽으려 했던 건 어떻게 알게 된 거야?”


나현은 배가 부른지, 만사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거, 아빠가 한성 오빠한테 들었대.”

“뭐? 한성이한테?”

“응. 오빠 우리 맥주 마실건데, 오빠도 마실 거야?”


‘한성이...’


한성이란 이름이 나현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난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꼈다.


‘미친... 임한성. 네놈이 나를 배신하고, 내가 죽으려 했던 것까지 가족에게 알렸다는 거야? 나쁜놈!!!’


내가 한성이에게 분노하는 사이 탁자위엔 음식이 모두 치워지고 맥주가 놓였다.

그리곤 나의 뱃속에선 다시 엄청난 소리를 냈다.


- 꾸루루루룩!!!!

현신무당과함께0232.jpg




항상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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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화. 이제부터가 본론. 24.02.21 67 1 12쪽
56 56화. 좌절된 승진. 24.02.19 68 1 13쪽
55 55화. 원수의 상판을 보다. 24.02.17 80 1 13쪽
54 54화. 분노의 이름. 24.02.13 77 1 14쪽
53 53화. 지옥 형벌. 24.02.12 75 1 14쪽
52 52화. 금단의 호두. 24.02.11 81 1 14쪽
51 51화. 피곤을 이기고... 24.02.05 95 1 12쪽
50 50화. 천부산에 오르다. 24.02.04 91 1 13쪽
49 49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24.02.01 99 1 13쪽
48 48화. 붉은 천 아래... 24.01.30 98 1 12쪽
47 47화. 개 못 주는 버릇. 24.01.29 101 1 14쪽
46 46화. 엄마의 기일. 24.01.24 101 1 12쪽
45 45화. 가족의 맛. 24.01.23 110 1 12쪽
44 44화. 수사의 벽. 24.01.22 103 1 12쪽
43 43화. 당사자에게 듣다. 24.01.19 98 1 12쪽
42 42화. 꼬실 확률 백 퍼센트. 24.01.18 109 1 11쪽
41 41화. 수상한 천덕산. 24.01.17 113 1 12쪽
40 40화. 곡성으로 가는 길. 24.01.16 115 1 12쪽
39 39화. 감정이 일렁이다. 24.01.15 131 1 13쪽
» 38화. 비밀은 없다. 24.01.13 127 1 12쪽
37 37화. 피나주와 첫 수련. 24.01.09 129 2 13쪽
36 36화. 정 병장의 두 여인. 24.01.08 127 1 14쪽
35 35화. 목격자 정만은 병장. 24.01.06 130 2 14쪽
34 34화. 심령수사. 24.01.05 124 2 13쪽
33 33화. 사건과 팀 결성? 24.01.04 129 1 12쪽
32 32. 흡령술(吸靈術), 흡귀(吸鬼)를 잡다. 24.01.03 125 2 15쪽
31 31화. 흡귀 24.01.02 132 1 13쪽
30 30화. 지하 2층의 불명(不明). 24.01.01 132 1 15쪽
29 29화. 인신공양(人身供犧). 23.12.30 129 2 12쪽
28 28화. 민다연 23.12.29 13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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