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팔비수 님의 서재입니다.

살협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팔비수
작품등록일 :
2015.02.01 12:45
최근연재일 :
2016.06.25 12:54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1,558,912
추천수 :
58,696
글자수 :
495,859

작성
16.06.21 12:05
조회
6,484
추천
160
글자
15쪽

발각(發覺) (1)

DUMMY

숨이 막혀 꺽꺽대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문소혜.

남녀유별이니 뭐니 하는 고리타분한 말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얼굴을 붙들고 곽영이 덥석 문소혜의 입술을 사납게 집어삼켜버렸다.

순간 당황한 문소혜가 반사적으로 입을 꽉 다물었다. 그러자 마치 이를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곧장 곽영이 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문소혜의 윗입술과 아랫입술 사이를 곽영의 혀가 순식간에 비집고 들어와 굳게 닫힌 이빨 사이를 뚫어내기 위해 한 마리의 약동하는 거망(巨蟒: 큰 뱀)처럼 그 안에서 꿈틀거렸다.

그 펄떡펄떡 생명력 넘치는 야성의 움직임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뒤늦게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한 문소혜의 이성(理性) 때문이었을까.

이내 문소혜의 입이 스르르 열리며 그 안으로 곽영의 숨결이 쏟아져 들어왔다.

훅. 훅. 후욱-. 훅-.

훈이에게 했던 것처럼 곽영이 십여 회의 숨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입을 떼자마자 곧장 몸을 돌려 구덩이를 빠져나오더니 무서운 속도로 땅을 헤집으며 어디론가 새로운 길을 뚫으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바로 바깥의 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통풍공(通風孔)을 뚫기 위함이었다.

물론 바깥과 통하는 구멍이 생기면 기척이 감지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소혜와 훈이에게 계속 호흡 곤란을 겪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곽영이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는 거의 정상 상태를 회복한 오른팔이 왼팔과 더불어 한 쌍의 두더지 발이 되어 쉴 새 없이 흙을 파내고 돌을 깨부쉈다. 그리고 금세 남비하 강변의 갈대숲 쪽으로 파고 올라가 그 위에 십여 개의 미세한 공기구멍을 만들었다.

구멍을 통해 유입된 공기가 새롭게 뚫린 길을 타고 지하 공간으로 내려가는 것을 확인한 곽영이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마터면 훈이와 문소혜를 어처구니없는 일로 잃을 뻔했다.

자신의 실수였고 부주의였다.

지둔술예(地遁術藝)를 배우기 위해 살막의 교관들 손에 강제로 처음 땅속에 파묻혀야 했던 게 일고여덟 살 무렵의 일이었다. 그러니 햇수로 따지자면 벌써 삼십 년 가까이나 지둔술예를 익혀온 셈.

하지만 그 긴긴 세월동안 단 한 번도 자신 이외의 누군가를 데리고 지둔술예를 펼쳐본 적 없었고 함께 땅속으로 숨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잠시 잊고 있었다.

귀면(龜眠)의 술(術), 귀식(龜息)의 술, 그리고 축식(蓄䭒)의 술.

지둔술예 속의 이 같은 비기들을 익히고 있는 자신과는 달리, 보통의 무인들이나 평범한 사람들에겐 땅속에서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는 능력도, 땅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능력도, 공기를 몸 안 곳곳에 저장해두는 능력도 없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곽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문소혜가 있는 굴속으로 돌아왔다.

곽영이 돌아오자 좁은 굴 안에는 침묵이 흘렀다.

그런데 그 침묵이 그냥 침묵이 아니었다. 어색하면서도 어딘지 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침묵이었다.

사실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어찌 됐든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 접촉했었다.

서로 모르는(?) 남녀의 입과 입이 마치 진한 입맞춤이라도 하듯 맞닿았고 그 사이로는 짙은 숨결이 오고 갔으며 심지어 곽영의 혀가 문소혜의 입을 열기 위해 그 안을 휘젓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겸연쩍고 열없고 멋쩍고.

둘 사이에 야릇하고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저기...”

“근데...”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해보고자 입을 열려다 그게 또 공교롭게 서로의 말이 뒤엉켜버렸다.

더 어색해진 침묵이 구덩이 안을 감싸며 휘돌았다.

얼마나 그 계면쩍은 침묵 속에 휩싸여 있었을까.

곽영이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공기가 통하게 위에다 구멍을 내고 왔소.”

“감사합니다. 무사님.”

하지만 역시나 짧은 한 마디씩의 말을 겨우 내뱉고는 또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때, 문소혜의 뇌리에 잊고 있던 황철기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자신과 훈이가 호흡 곤란을 겪었던 것처럼 황철기 역시 그랬을 거라는 걱정이 뒤늦게 번개처럼 뇌리를 스쳐왔다.

“앗! 같이 온 제 동료를 깜빡...!”

문소혜가 다급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러나 곧장 걱정 말라는 곽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 마시오. 그는 괜찮소. 방금 전에 돌아오면서 내가 확인했소.”

그리고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원래 묘오(妙悟: 깨달음)에 드는 경우, 마치 귀식대법을 펼친 것처럼 호흡을 포함한 모든 신체의 활동이 극도로 느려지는 법이라오. 그러니 아마 공기유입이 다시 완전히 차단된다 해도 당신 동료의 생존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오.”

곽영의 부언(附言)에 문소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그때 곽영에게 어쩌면 지금이 바로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말을 이어나갔다.

“혹시 깨달음, 즉 묘오가 어떤 단계를 거치며 진행되는지 알고 있소?”

“아니요. 모릅니다.”

곽영이 설명을 시작했다.

“통상 깨달음은 다음의 네 가지 진행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오. 성각(醒覺), 개문(開門), 합기(欱氣), 정심체(淨心體). 어떤 계기로 만물의 이치와 도리를 깨닫고(醒覺), 그 깨달음이 문을 열면(開門), 그 문으로 세상의 기운이 몰려들어와(欱氣),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만든다(淨心體). 이것을 일컬어 묘오의 사계(四階)라고 한다오.”

곽영의 설명에 문소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제 동료는 지금 합기의 단계인가요?”

“그렇소. 합기의 단계 절정을 지나 점점 그 마무리를 향해서 가고 있는 중이오.”

“그럼 얼마나 더 있어야 모든 단계가 끝이 날까요?”

“글쎄 그건 깨달음의 크기에 따라 다르고 또 개인에 따라서도 편차가 있어 쉽사리 단정할 순 없소. 하지만 그리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소.”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무사님. 모르던 것을 알게 해 주셔서.”

“별 말씀을.”

이렇게 한번 대화가 풀리기 시작하자 어색했던 분위기가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문소혜가 애초에 하려다 말이 뒤엉키는 바람에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꺼냈다.

“늦었지만 오늘 저와 제 동료, 그리고 이 아이의 목숨을 구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오.”

“아니에요. 저희 세 사람의 목숨뿐만이 아닙니다. 덕분에 더 큰 화를 면했습니다.”

“?”

“혹시 청죽표국이란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소. 소요진 쪽에 있는 표국 아니오?”

“맞습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저는 청죽표국 산하 청죽관이란 학관 겸 무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문소혜라고 합니다. 청죽표국의 국주 문장경이란 분이 제 부친이십니다.”

“?”

뜻밖에도 자신의 정체를 순순히 밝히는 문소혜였다.

문소혜의 말이 계속됐다.

“오늘 만약 제가 죽거나 아니면 붙들려 정체가 탄로 났다면 저 하나의 일로 끝나지 않고 가깝게는 저희 표국, 멀리는 제가 가르치던 아이들과 아이들의 가족에까지 화가 미쳤을지 몰라요. 그래서 더욱 더 감사드립니다.”

문소혜의 말에 곽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위험한 일인 줄을 그렇게나 잘 아는 사람이 왜 이렇게 함부로 나섰냐며, 예전에 벽보를 뜯다가 걸렸을 때처럼 잔소리를 잔뜩 퍼부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애써 참아냈다.

“나는 지금은 와해된 무림맹 청룡단 소속 아무개라고 하오. 이곳 합비에는 적보를 붙이러 왔고 이름과 직위는 사정상 밝힐 수 없으니 이해해 주시오.”

그리고 곽영도 이처럼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문소혜가 스스로를 낱낱이 드러내니 어쩔 수 없이 자신도 이렇게 자기소개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편하게 대화를 계속했다. 어색했던 분위기는 대화를 계속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곽영은 비록 이미 다 알고 있는 일들이지만 예의상 훈이와는 어떤 관계이며 어디에서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을 문소혜에게 물었고 문소혜는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래서 평소 궁금했던, 무림맹의 하늘이 뒤집혔던 바로 그날 밤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곽영에게 물어왔다.

바로 어제까지 동료였던 자들이 돌연 검을 거꾸로 들고 달려들었던 그날의 비극.

곽영은 그 참사에 대해서 종두와 섭평에게 들은 바를 적당히 자신이 겪은 일인 양 각색해 들려줬고 문소혜는 곽영에게 청죽관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훈이와 자신이 어떤 관계인지 훈이가 장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얼마나 화가 났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었는지 등을 이야기했다.

곽영이 입을 열 때면 문소혜가 귀를 쫑긋 세운 채 경청했고 문소혜의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는 곽영이 성심성의껏 ‘아 그랬군요’, ‘저런 그러셨소’, ‘마음이 아팠겠구려’ 등등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런데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한참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던 중 문소혜의 속에서 이상한 기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앞에 있는 적보 괴인을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적보 괴인이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이 왠지 낯설지 않고 익숙했다. 꼭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익숙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불쑥 한 사람의 얼굴이 뇌리에 떠올랐다.

바로 곽영 무사부의 얼굴이었다.

문소혜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속으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일단 체형이 달라도 너무 달랐고 목소리 역시 판이하게 달랐다.

적보 괴인의 목소리는 쇳조각과 쇳조각이 서로 긁히며 나는 소름끼치는 목소리인데 반해 곽 사부의 목소리는 듣기 좋고 신뢰감이 느껴지는 낮고 굵은 저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 사부 곽영의 얼굴이 문소혜의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그때 곽영이 갑자기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

“잠시만 내가 당신의 소매 끝을 좀 잡고 있어도 되겠소?”

“?”

지금 곽영은 벽산표국에서 남궁강혁과 어떤 악연으로 얽히게 됐는지를 한창 설명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소매 끝을 잡고 있겠다니.

그렇지 않아도 뇌리에 떠오른 곽 사부의 얼굴 때문에 당황해하고 있던 문소혜가 이건 또 무슨 뜻인지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어 순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한데 그 찰나 곽영이 문소혜의 옷소매 끝을 살짝 붙잡았다.

대답이 없는 것을 허락의 의미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빙심내단 안의 온기를 끌어내 문소혜의 옷소매를 통해 흘려보냈다.

그러자 은은한 열기가 소매를 타고 올라와 팔과 어깨를 지나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게 문소혜에게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지금 입고 있는 의복은 물론이고 자신의 품에 안긴 훈이의 의복까지 모두 순식간에 보송보송해지는 것을 느꼈다.

사실 남비하의 물속을 통과하느라 문소혜와 훈이의 옷은 흠뻑 물에 젖어있는 상태였다. 결국 곽영의 이런 돌발(?) 행동은 물에 젖어 축축한 옷을 말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같은 사실을 깨닫자 문소혜의 얼굴이 잘 익은 홍시처럼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부끄러움이 물 밀 듯 밀려왔다.

왜냐하면 지금 문소혜의 눈에 보이는 것은 새까만 어둠뿐.

강바닥 아래로 몇 장을 파고 내려왔으니 빛이 있을 리가 없었다. 곽영이 뚫어놓은 공기구멍을 통해 미세한 달빛이 새어들고 있었지만 이곳 구덩이까지는 너무 멀고 또 빛이 약해 미치지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문소혜는 바로 코앞의 사물도 심지어 자신이 안고 있는 훈이의 얼굴도 그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이는 곽영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곽영 같은 고수의 안력이 자신의 것과 같을 리 없었다.

자신과 달리 아마 곽영의 눈에는 밝은 대낮처럼 굴속의 모든 것이 훤히 보일 터였다.

강물을 통과하면서 벗겨져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자신의 복면.

그래서 드러난 맨얼굴.

그리고 물에 젖어있던 의복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자신의 몸매.

이 모든 것을 그동안 곽영이 낱낱이 전부 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얼굴이야 어차피 스스로 정체를 밝혔으니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물에 젖어 몸에 잔뜩 밀착되어 있던 의복이었다.

오늘 일의 목표는 훈이를 구한 뒤 경공을 펼쳐 재빨리 도망치는 것. 그래서 그에 걸맞게 거추장스러울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배제하고 속옷이든 겉옷이든 최대한 가벼운 차림을 한 상태였다.

게다가 현재의 장소는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비좁은 굴속. 그만큼 가까운 거리였고 그렇기에 곽영이 어쩌면 자신의 몸 윤곽과 굴곡 그 이상의 것을 보았을 수도 있었다.

순간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었던 문소혜가 훈이를 안은 채 몸을 홱 틀어 곽영에게서 등을 돌려버렸다.

그런데 곽영을 등지자 기다렸다는 듯 예전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바로 맹의 벽보를 떼러 다니다 합비 지부 무사들에게 들켜 위기에 빠졌을 때 곽 사부로부터 구함을 받았던 일. 그가 펼쳐든 장포 속에서 숨죽인 채 그와 단둘이 숨어있던 일이 뜬금없이 떠올랐다.

그때도 꼭 지금처럼 자신의 등 뒤에 곽 사부가 있었다.

분명 다른 사람이었고 다른 상황 다른 장소였으며 공통점이라면 자신의 등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뿐이었지만 앞서 느꼈던 이상한 기분과 결합하면서 자꾸 등 뒤의 괴인이 곽 사부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적보 괴인 곽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러시오? 갑자기 어디가 안 좋으시오?”

느닷없이 문소혜가 몸을 돌려버리자 혹시 몸에 어디 이상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가 생각한 곽영이었다.

그런데 그 쇳조각끼리 부딪치는 소름 끼치는 곽영의 목소리가 문소혜의 귀에는 또 낮고 묵직한 곽 사부의 음성처럼 들렸다.

혼란에 빠진 문소혜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자신이 흘려보낸 내기 때문에 정말 어딘가 크게 탈이 났다고 생각한 곽영이 다급하게 문소혜의 어깨를 잡아왔다.

“안 되겠소. 몸을 돌려보시오. 내가 한번 봐야겠소.”

그제야 기겁한 문소혜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

“아.아니에요. 추.추워서 그래요. 구.굴 밖에서 차.찬 기운이 느.느껴져서...”

간신히 이렇게 둘러대는 문소혜였다.

그런데 그 핑계가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핑계가 되어버렸다.

“미안하오. 내가 옷을 좀 더 일찍 말려줬어야 하는데.”

찬 기운이 느껴진다는 말을 곽영은 자신이 너무 늦게 옷을 말려주는 바람에 감기(感氣)에 걸렸다는 소리로 받아들였다.

곽영이 말을 이었다.

“감기를 예사로 여겼다간 몸을 크게 상할 수 있소.”

“?”

“그리고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것인데 감기에는 군불을 때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화열법(火熱法)보다 기운을 직접 주입하는 기열법(氣熱法)이 낫고,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사람의 체온을 이용하는 체열법(體熱法)이라고 하더이다.”

“?”

“그러니 잠시 남녀 간의 예(禮)는 접어두겠소.”

“?”

그리고 말이 끝나자마자 곽영이 대뜸 문소혜를 뒤에서 힘차게 껴안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살협전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연장] 죄송합니다. 휴재 기간 더 연장합니다. +21 16.07.26 2,396 0 -
공지 연재를 재개합니다. +6 16.01.19 15,978 0 -
99 발각(發覺) (2) +26 16.06.25 7,445 162 14쪽
» 발각(發覺) (1) +11 16.06.21 6,485 160 15쪽
97 숨 막히던 순간 +12 16.06.14 7,349 166 16쪽
96 사신행(沙身行) +12 16.06.10 6,595 162 14쪽
95 청룡기본검의 진체(眞體) +15 16.06.07 6,791 167 15쪽
94 검무(劍舞) +17 16.06.03 6,967 167 16쪽
93 남궁정철 +9 16.05.31 6,616 179 15쪽
92 도움이 안 되는 놈 +11 16.05.27 6,950 181 15쪽
91 투법술예 +12 16.05.24 7,009 178 14쪽
90 양떼 속의 범 (3) +13 16.05.20 7,358 177 14쪽
89 양떼 속의 범 (2) +9 16.05.17 6,787 166 13쪽
88 [수정본] 양떼 속의 범 (1) +5 16.05.13 6,488 126 13쪽
87 강훈(姜薰) (3) +10 16.05.03 7,617 247 13쪽
86 강훈(姜薰) (2) +9 16.04.29 7,183 265 13쪽
85 강훈(姜薰) (1) +9 16.04.26 7,328 298 12쪽
84 빙심공을 의심하다 +9 16.04.22 7,367 310 12쪽
83 하린이, 날다 +12 16.04.19 7,272 307 13쪽
82 은신자(隱身者) +12 16.04.15 7,637 336 13쪽
81 남궁임혁의 묘책 +17 16.04.12 7,583 337 12쪽
80 강랑(蜣蜋)의 걸음을 걷는 사람이 되어라 +12 16.04.08 7,789 327 13쪽
79 세아식(洗兒式) +13 16.04.05 7,838 365 13쪽
78 친구를 얻다 +10 16.04.01 7,848 363 13쪽
77 청룡기본검을 펼치다 +14 16.03.29 7,712 391 14쪽
76 남아일언중천금 +17 16.03.25 8,020 377 13쪽
75 목을 쥐다 +8 16.03.22 8,234 372 12쪽
74 남궁강혁 +12 16.03.18 7,922 366 12쪽
73 뜻밖의 제안 +10 16.03.15 7,977 384 13쪽
72 새로운 복면인 +14 16.03.11 8,155 389 13쪽
71 혹시 나를 찾고 있나? +11 16.03.08 8,284 385 13쪽
70 능백(能柏) +7 16.03.04 8,375 371 12쪽
69 적보인들 +10 16.03.01 8,608 374 13쪽
68 어디에서 오신 고인(高人)이시오 +12 16.02.26 8,836 387 12쪽
67 강랑(蜣蜋)에게서 배우다 +14 16.02.23 9,157 398 14쪽
66 협의 씨앗 (2) +9 16.02.19 8,846 387 12쪽
65 협의 씨앗 (1) +11 16.02.16 9,119 386 12쪽
64 더 이상 그를 살수라 부를 순 없다 +10 16.02.12 9,246 401 12쪽
63 모두 내 손에 죽게 될 것이다 +13 16.02.09 9,086 397 12쪽
62 이것은 나의 싸움이 아니다 +12 16.02.05 9,503 391 12쪽
61 적보(赤報) +9 16.02.02 9,513 418 13쪽
60 정체불명의 벽서 +9 16.01.29 9,608 395 13쪽
59 잔소리꾼이 되다 +10 16.01.26 9,840 374 13쪽
58 형(兄) +13 16.01.22 10,325 394 12쪽
57 종마구자(從魔狗子) (4) +11 16.01.19 10,044 380 12쪽
56 종마구자(從魔狗子) (3) +11 16.01.19 10,259 381 12쪽
55 종마구자(從魔狗子) (2) +27 15.04.23 15,449 696 13쪽
54 종마구자(從魔狗子) (1) +27 15.04.13 17,545 760 14쪽
53 다시 만나다 (2) +21 15.04.10 17,027 741 12쪽
52 다시 만나다 (1) +27 15.04.08 17,163 746 14쪽
51 소요진 포구에서 +23 15.04.06 16,714 754 13쪽
50 도둑과 도둑 (4) +33 15.04.01 18,391 770 12쪽
49 도둑과 도둑 (3) +25 15.03.28 18,405 748 13쪽
48 도둑과 도둑 (2) +22 15.03.26 17,599 735 12쪽
47 도둑과 도둑 (1) +27 15.03.25 17,980 776 11쪽
46 종두와 섭평 (3) +26 15.03.24 17,524 764 13쪽
45 종두와 섭평 (2) +33 15.03.23 17,506 736 13쪽
44 종두와 섭평 (1) +17 15.03.22 18,452 736 9쪽
43 무창으로 +15 15.03.20 19,015 731 13쪽
42 검협이 살아있다 +14 15.03.20 19,470 710 13쪽
41 국주실에서 +15 15.03.18 20,348 808 13쪽
40 귀가(歸家) +19 15.03.17 20,780 735 13쪽
39 불청객 (2) +22 15.03.16 19,990 770 12쪽
38 불청객 (1) +22 15.03.15 21,157 744 11쪽
37 무해탑(武海塔)으로 가는 길 (2) +18 15.03.13 20,511 791 10쪽
36 무해탑(武海塔)으로 가는 길 (1) +16 15.03.12 20,913 757 8쪽
35 문을 열다 (4) +31 15.03.11 21,250 818 10쪽
34 문을 열다 (3) +21 15.03.10 20,906 773 9쪽
33 문을 열다 (2) +16 15.03.09 20,705 836 10쪽
32 문을 열다 (1) +18 15.03.08 21,640 882 9쪽
31 흡 흡 후아- (3) +16 15.03.06 21,098 800 10쪽
30 흡 흡 후아- (2) +20 15.03.05 21,281 805 9쪽
29 흡 흡 후아- (1) +22 15.03.04 21,361 828 8쪽
28 염왕채 (5) +16 15.03.03 21,382 821 9쪽
27 염왕채 (4) +14 15.03.02 21,286 812 8쪽
26 염왕채 (3) +12 15.03.01 21,336 820 8쪽
25 염왕채 (2) +17 15.02.27 21,117 840 8쪽
24 염왕채 (1) +14 15.02.26 21,933 798 8쪽
23 청죽관 (3) +15 15.02.25 21,837 840 8쪽
22 청죽관 (2) +21 15.02.24 21,805 827 8쪽
21 청죽관 (1) +18 15.02.23 22,460 852 8쪽
20 자넨 누군가 (3) +18 15.02.22 22,707 858 7쪽
19 자넨 누군가 (2) +20 15.02.20 22,646 890 9쪽
18 자넨 누군가 (1) +13 15.02.19 22,901 839 9쪽
17 무사부 (3) +14 15.02.18 22,894 851 8쪽
16 무사부 (2) +12 15.02.17 22,441 848 8쪽
15 무사부 (1) +11 15.02.16 22,862 851 8쪽
14 비무 (2) +13 15.02.15 23,286 860 7쪽
13 비무 (1) +9 15.02.13 23,713 907 9쪽
12 소요진의 대붕우(大朋友) (4) +12 15.02.12 24,476 863 8쪽
11 소요진의 대붕우(大朋友) (3) +16 15.02.11 24,375 855 8쪽
10 소요진의 대붕우(大朋友) (2) +11 15.02.10 24,918 901 7쪽
9 소요진의 대붕우(大朋友) (1) +16 15.02.09 26,405 902 8쪽
8 맹주의 선물 (3) +17 15.02.08 26,384 947 10쪽
7 맹주의 선물 (2) +11 15.02.06 25,539 898 8쪽
6 맹주의 선물 (1) +12 15.02.05 26,194 951 7쪽
5 와룡협의 갑급 살수 (4) +9 15.02.04 25,961 828 7쪽
4 와룡협의 갑급 살수 (3) +10 15.02.03 26,696 889 7쪽
3 와룡협의 갑급 살수 (2) +10 15.02.02 28,677 877 8쪽
2 와룡협의 갑급 살수 (1) +12 15.02.01 31,525 915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