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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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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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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9.02.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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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
12쪽

도발 (2)

DUMMY

이상혁은 현정범과 함께 5공수특전여단보다 먼저 출발했다.


둘뿐인 상황이기에 무척 빠른 속도로 행군을 했음은 당연지사, 목표로 하는 마자르이 샤리프가 보이는 곳에 도착하자, 본대와의 거리가 하루까지 벌어졌다.


자리를 잡고 도시를 바라보자니 흙벽으로 지은 집들이 가장자리에 보이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현대식 건물로 바뀌어, 도심지에는 제법 높은 건물들도 보였다.


적은 이곳 저곳 할 것 없이 좌악 깔려있었고, 중간중간에 전차들이 포구를 내민채 흉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어휴. 쉽지는 않겠습니다."


이상혁의 말에 현정범이 동의했다.


"그러게. 많기도 하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놈들이 튀어나온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이거 미군도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우습게 보다가 베트남전 꼴 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크크.. 초 강대국 미국이 진 몇 되지 않는 전쟁중 하나지."


"요즘 안그래도 이라크에 집중하느라 여기에 병력 투입도 제대로 못하던데, 이 사태를 해결하기까지 얼마나 걸리련지... 아니 해결을 할 수나 있으련지 싶습니다."


"그러네. 뭐, 우리 알 바는 아니지. 우린 우리 할 일만 하자고."


"네."


이상혁은 현정범과 함께 도시 주위를 돌며 빈틈을 찾았다. 아무리 병력이 많다고 한들, 결국 현대화된 도시라는 것은 빈틈을 보이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물론 일반적인 병사들이 침투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병력이 많았지만, 이상혁이나 현정범이 침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뿐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둘은 병력과 병력 사이의 빈틈을 찾아냈다. 근처에 전차도 없었고, 침투 루트까지 몸을 숨길만한 엄폐물들도 꽤 있었다.


이상혁이 먼저 적을 살피며 한 구획씩 접근했고, 현정범이 곧 따라잡았다. 이상혁은 소드 유저가 되며 더욱 좋아진 시야로 경계병이 둘의 방향을 보지 않을 때에만 잽싸게 움직이며 침투해 들어갔다.


둘 다 실수와는 거리가 먼 존재들이기에, 총 다섯 구획을 나누어 움직이며 도시로 침투해 들어갔다. 그리고 사각지대에 자리한채 잠시 한숨을 돌렸다.


"하.. 이것 참. 간만에 들어가려니 쉽지만은 않네."


"흐흐.. 훈련좀 하셔야겠습니다. 이 정도에도 한숨을 내쉬다니.."


"뭐라? 너 요새 좀 많이 건방져졌다?"


"흐흐흣.."


이상혁의 의미심장한 눈빛에 발끈하려던 현정범이 한숨을 쉬며 주변을 살폈다. 어차피 아무리 막나가는 현정범이라도 이런 곳에서 드잡이질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상혁이 그런 것까지 계산하며 도발하나 싶기도 했다.


"너, 하여간에, 이거 끝나고 두고보자고.."


[저거 당장 한 대 쥐어박아 주거라! 저런놈을 그냥 내버려두다니, 쯧..]


"하하.."


이상혁은 사부의 말에 딱히 대답은 하지 못하고 웃고 말았고, 현정범은 그런 이상혁의 모습에 더욱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 넓은 도시에서 한국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가 문제입니다."


넓은 도시는 둘의 침투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한국인을 찾는 문제를 막막하게 만들기도 했다.


만약 군용 막사만 여러개 있다면, 그 중에 보초가 지키는 곳 몇 군데만 뒤져보면 되지만, 여긴 건물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보니 일일이 다 확인할 수도 없는 실정이었다.


이상혁과 현정범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무작정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군에게 단독행동을 허가받는 대신 약속한 것이 적의 상세한 배치상황이나 현황 등에 대한 정찰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련의 정찰 행동을 하다보면 무언가 수가 나오겠지라는 약간은 바보같은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기도 했다.


"쉿.."


이상혁이 둘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적병을 발견하고 내는 소리에 현정범도 덩달아 긴장하며 몸을 깊숙이 숨겼다.


- 저벅, 저벅..


수비병들이 근처로 다가왔을 때에는 심장이 두방망이질 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숨을 죽이기도 했다.


- 저벅, 저벅..


결국 수비병들은 이상혁과 현정범을 발견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얘기를 주고받으며 지나갔고, 둘은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윽.."


둘이 다시금 건물벽을 의지하며 정찰을 하고있던 중, 영문모를 신음소리를 들었다.


이상혁은 현정범을 보며 검지손가락에 입을 가져다대어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한 후, 창문을 통해 조심스럽게 안의 정황을 살펴보았다.


가정집으로 보이는 안에서는 젊은 부부가 수모를 당하는 중이었다.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은 계속되는 구타에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고,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은 공포에 몸을 떨며 찢어진 옷을 양손으로 억지로 여미려 하며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정신을 잃기 직전의 남편을 보며 여성도 기절 직전이었다.


이상혁은 이 모습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며 다시 몸을 낮추었다. 그리고 이상혁의 행동을 본 현정범도 마찬가지로 잠시 창문으로 안을 살피곤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낮추었다. 그리고 수신호로 이곳을 빠져나가자고 하였고, 이상혁은 그 신호에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조용히 그 자리를 빠져나온 후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우~"


"더럽네.."


"더럽죠. 어딜가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지.."


잠시 숨을 고른 둘은 다음 위치로 이동했다.






둘은 전차부대가 모여서 대기중인 장소, 병력이 대기하는 막사, 지휘부 건물로 보이는 곳 등 여러 장소를 정찰하여 그 배치를 머릿속에 저장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국인이 붙잡혀있는 곳을 찾으려 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흠.. 이제 그만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현정범은 이상혁의 말에 내심 맞다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래. 적의 인원구성과 배치 등은 충분할 만큼 보았다고 생각하고, 한국인들은.. 출발 전에 예상했던 것처럼 저항하다가 사살당했다고 보아야 하겠군."


"그게 타당한 것 같습.."


이상혁은 현정범에게 동조하며 정찰을 마무리 지으려다가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어서 입 밖으로 내었다.


"아, 혹시, 지휘부 건물과 그 근처의 건물만 좀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응? 왜?"


"우리가 아직 그 건물들에 들어가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적들이라면, 한국인을 굳이 살려서 데리고 있을만큼 가치가 있다면, 지휘부 근처에 두겠습니다. 엉뚱한 놈들이 죽여버리면 그것 나름대로 골치가 아플 것 같으니 말입니다."


현정범이 생각해보니 어느 정도의 타당성은 있어 보였다.


"그래, 그러자. 거기 까지만 확인하고 돌아가는 걸로 하자."


"네, 알겠습니다."


둘은 그렇게 현실과 타협하고는 도시 중심지에 있는 지휘부 건물을 향해 몸을 날렸다.







지상 10층짜리 지휘부 건물은 당연하게도 건물 입구를 지키는 보초가 있었다.


골목에 숨어서 이를 지켜보던 현정범이 답답해하며 말했다.


"흐음.. 저길 어떻게 들어가지? 보초를 처리하고 들어가면 쉽지만, 여기서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잖아?"


"음.."


이상혁은 살짝 고민을 하다가 말했다.


"저들은 건물의 입구만 지키고 있으니, 옆 건물에서 넘어가는 방법을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뭐?"


현정범은 20미터는 되어보이는 건물간의 간격을 보며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다.


멀리뛰기 세계신기록은 22년째 깨지지 않고있는 마이크 파월의 8.95미터. 도움닫기의 속도가 3km 늘어날 때마다 1미터를 더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현정범이 선수는 아니라지만 무술로 인해 신체조건이 월등하기에 몇 미터는 더 날아갈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20미터는 아니었다.


"저걸 무슨 수로.."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진심이냐?"


"네."


"..."


현정범은 어쩔 수 없이 지켜보기로 했다. 본인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데 어쩌겠나..






둘은 잠시후 높이가 비슷한 건물의 옥상에 섰다.


"정말 자신있지?"


긴장감 가득한 현정범의 말에 이상혁은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가볍게 몸을 풀고, 헤이스트 마법을 건 채 달리기 시작했다.


- 타타타타타탁~


이상혁이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자 그것을 보는 현정범의 눈이 커졌다. 이전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혁의 실력이 갑자기 한 단계 점프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상혁은 그렇게 달리다가 어느 순간 옥상 난간 끝을 밟고 점프를 했고, 한 마리 새라도 되는 것처럼 훨훨 날아갔다.


- 부스럭..


그리고 그 때 옥상 난간에 있던 돌조각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윽.."


현정범은 하늘을 날아가는 이상혁과 바닥으로 떨어지는 돌가루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만약 보초들이 이상혁을 발견하는 날에는 모든게 도루묵이 된다.


이상혁이 1/4즈음 넘어갔을때 돌조각이 절반정도 떨어졌고, 이상혁이 절반정도 넘어갔을때 돌조각이 거의 바닥에 근접했다.


- 투두둑..


바닥에 떨어진 돌조각은 보초들을 움직이게 했고, 보초들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이 하늘을 쳐다보려고 고개를 들어올릴 즈음 이상혁은 거의 다 넘어갔다. 보초들이 하늘을 쳐다볼 때 이상혁은 아슬아슬하게 옥상에 도착하여 이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휴우.."


현정범은 이 모습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초들은 한동안 이쪽저쪽을 쳐다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제 자리로 돌아가 경계를 서기 시작했다.


이상혁은 바닥에 발이 닿자마자 민첩하게 구르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관성을 해소시켰고, 곧바로 일어나 자세를 낮추며 주변을 경계했다.


잠시동안 경계하다가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빠르게 움직여 옥상 문으로 향했다.


문 옆의 벽에 등을 대고 문 안쪽의 기척을 느끼다가 사람이 없음을 확신하고는 문을 열기위해 손잡이를 잡고 돌리려 했다.


- 덜컹


그러나 문이 잠겨있는지 손잡이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자 이상혁은 다시금 안쪽의 기척을 확인한 후 손잡이를 힘주어 돌렸다.


- 까드득..


문 손잡이가 억지로 돌아가며 쇠와 쇠를 마찰시키는 소리가 났다.


결국 억지로 돌아가다 못해 부서져 뽑혀버린 손잡이를 버리고 문을 고정하는 걸쇠 부분을 손으로 뜯어냈다.


- 꾸득, 꾸득, 퉁..


탁한 소리와 함께 손잡이 부근의 걸쇠가 뜯어져 나왔고, 드디어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침입한 이상혁은 주변을 살피며 계단을 슬슬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상혁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을 마주칠 확률이 별로 없는 비상계단을 이용하기로 했던 것이다. 다행이도 건물 자체가 무척 넓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소드 유저가 된 이상혁의 기감으로 충분히 살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더구나 2서클 마법사가 되면서 기감이 발달하여 더욱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그렇게 내려가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5층에서 드디어 불안정한 기를 가진 사람이 여럿 있는것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신이 약해졌는지 미약한 기를 흘리고 있는 상태였고, 그 중에 유독 하나만 어느정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상혁은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슬쩍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기감으로 확인한 바와 같이 복도에는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기력이 쇠한 민간인들이기에 완전히 방심을 한 듯 했다. 그리고 그것은 이상혁에게 천운으로 다가왔다.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복도를 걸어가며 창문으로 방 안쪽을 살폈다.


방 안에는 세상 모든 것을 잃은 듯한 모습의 사람들이 방 하나에 한 명씩 갇혀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같이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고, 그 옷이 엉망으로 변한 것이 험하게 구른 듯한 모습이었다. 아마도 몸값을 받을 수 있을법한 사람들만 잡아놓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하나씩 살펴보던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상당히 잘 버티고 있는 사람의 방을 보는 순간 이상혁의 눈에 빛이 났다.


'한국인이다.'


작가의말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내일 하나 더 올리고 금주는 연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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