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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님의 서재입니다.

소환하는 군주님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무협

안형찬
작품등록일 :
2021.11.23 14:56
최근연재일 :
2022.01.01 21:38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79,324
추천수 :
2,010
글자수 :
194,965

작성
21.12.03 10:00
조회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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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12쪽

5장. 출정

DUMMY

하지만 나는 이들을 가장 먼저 치기로 결정했다.


일단 현재 주 무대인 옹 주변에 이런 불안 요소가 있다면 현재 외부에서 활동 중인 금복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서다. 거기에 무엇보다 겨우 내 확인한 우리의 전력이면 이 정도 규모는 되어야지 여러 가지로 전력 확인이 가능했다.


“거기에 운만 따른다면 적지 않은 재물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도.”


보통 도적질까지 하는 자들이 재물을 모으는 일은 없다. 언제 죽을지 모르니 그저 한탕주의 심정으로 쓰기 바쁜 것이다.


하지만 상인들로부터 보호세를 받을 정도의 머리가 있다면 어쩌면 제법 재물을 쌓아두었을 가능성은 높았다.


“그보다 이제 128포인트인가?”


말하자면 각성한지 벌써 4달이 넘게 흘렀다는 이야기였다.


전생의 슈퍼 히어로들이었다면 이미 몇 차례 실전을 치르며 레벨을 올렸을지 모르나, 나는 이런 상황이 익숙했다.


소등병(소위+이등병)이라 불리던 신세였고, 이 때문에 내가 전장에 나선 것은 1년이 훌쩍 지난 뒤였다.


상황이 같지는 않다지만, 어찌 되었든 전생에 비한다면 발전한 셈이다.


-끼이익-


그렇게 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밖을 나섰다.


“충(忠)!”


밖을 나서기 무섭게 대기하고 있던 토벌대 대원들이 경례를 보였다. 현대식을 본 따 눈 옆에 경례 자세를 한 그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군기가 단단히 든 군인들이었다.


일반 토벌대와는 특색이 있어야 한다 생각해 가져온 예식이었는데, 생각보다 주 사부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위험과 급한 순간이 오가는 군에서 예식을 간소화한 것이 마음에 든 것이다.


대원들도 반응은 다르지 않았다. 아무래도 복장을 통일한데다 그에 맞춰 각을 잡고 경례를 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가지.”


나는 가볍게 목례로 그들의 인사를 받고는 움직였다. 이제 겨우 내 움추렸던 기지개를 필 시간이다.



이른 아침에 웅을 나섰던 우리는 해가 중천에 이르렀을 때쯤 도적들의 흔적을 발견했다.


처참히 죽은 사람의 시신과 부서진 마차의 잔해가 그것이었다.


“운이 좋았다.”


보통 마차의 잔해와 같은 경우 불에 태우거나 시체는 땅에 묻어 그 흔적을 감추기 마련인데, 아직 땅이 완전히 녹지는 않아서인지 이들은 제대로 감추지 못했다.


내가 운이 좋다고 한 것은 그것이었다.


“그나저나 이들은 상인으로 보이는데, 제법 거칠게 손을 썼군. 이야기와 다른데?”


상인의 경우 웬만하면 죽여 빼앗기보다는 보호비를 받는 것을 우선한다고 들었던 터라 생긴 의문에 태고가 답했다.


“도적들도 귀는 열려 있으니 저희에 대한 소문을 들었을 수 있지요.”

“그래. 자네 생각이 맞는 것 같네.”


확실히 그러했다. 사실 도적들도 물건을 구매하려거나 하려면 도시나 마을에 들어와야 하니 말이다.


그들의 영역에서 가까운 웅이 그 대상 중 한 곳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하아. 하루 더 일찍 움직일 걸 그랬군.”


만약 그랬다면 이들은 이렇게 들판의 시신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 나는 그것이 마음에 쓰였다.


그러나 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아니 오히려 이런 것에 마음을 쓰는 내가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래, 난세라 이거지.’


하기야 전생을 각성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저들과 같은 사고였을 것이다.


현 시대는 삶과 죽음이 너무도 가까운 시대. 하여 그 비정함은 어설픈 관용과 도덕심은 비웃의 대상이 되는 시대이기도 했다.


보잘 것 없는 나약한 자라 여기는 것이다.


‘그래, 이런 감정도 지금의 나에게 사치다. 강자만이 이런 감정을 누릴 수가 있지.’


전생에서는 너무도 당연했던 것들이 이 세상에서는 크나큰 사치임을 자각하자 나는 입가에 이른 쓴미소가 일었다.


“태고. 이들은 멀리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을 쫓아라.”

“알겠습니다.”

“그리고....이들은 화장해주어라.”


나는 시신들에서 물품을 저마다 챙긴 뒤 화장을 명 하고는 충일에게 고개를 돌렸다.


“군번줄을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

“알겠습니다.”


나는 저들의 시신에서 전생의 군인이 지니던 군번줄을 떠올렸다. 이처럼 제대로 된 시신을 돌려받지 못한 시대라면 간략한 자신의 신분을 알리는 군번줄로서 그 생사라도 알려주겠다 생각이 들어서다.


어쩌면 이를 두고 나약한 자라 볼지도 모르지만,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이 얼마나 큰 지를 알기에 나는 이 정도의 사치는 지금부터 누릴 생각이다.


-휘이이익!-


과연 멀리가지 못했던지 얼마 가지 않아 신호가 저 멀리서 일었고, 우리는 서둘러 말을 몰아 움직였다.


일각 가량을 몰아 발견한 도적들의 숫자는 스무 명이 넘었다. 이 중 말을 탄 자도 셋이나 있었으니, 이만하면 상당한 전력이다.


“역시 노련하구나.”


태고는 데려간 수하 다섯만으로 이들을 영리하게 상대하고 있었다.


적시(鏑矢:우는 화살)를 날린 뒤 가져온 활을 들어 말에서 내려 쏘거나 하며, 그들의 발을 묶어두고 있던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상단을 털어 걸음이 무거워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 숫자로 발을 묶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현 사태를 한 눈에 알아보고 일갈했다.


“더 볼 것도 없다. 충일. 쳐라!”

“악!”


-다그닥! 다그닥-


충일은 내 명에 무섭게 튀어 나갔고, 그 뒤를 수하들이 쫓았다. 말을 접한 것은 몇 달 되지 않았음에도 충일의 말 다루는 솜씨는 대단했다.


타고난 무재와 더불어 학습률 5단계가 함께 하자 수십 년을 말을 탄 것 같은 솜씨를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말 다루는 솜씨는 물론 다루던 말 등급에서도 밀린 수하들은 갈수록 충일과 거리가 멀어졌다.


충일 홀로 적지에 뛰어들게 된 꼴이었지만, 나는 물론 그 자리에 있던 어느 누구도 이에 걱정하는 이가 없었다.


이는 일말의 비명 소리를 시작으로 퍼지는 혈향으로 충분히 이야기되었다.


-크아아악!-

-괴, 괴물이야!-


수많은 죽음들을 보았던 잔혹한 도적들이란 게 무색하게도 도적들은 비명과 울부짖기 바빴다.


-콰가가가강! 서걱! 서걱!-


그럴 만도 한 것이 괴물을 연상케 할만큼 온통 검게 물든 충일이 그 거대한 미늘창을 내려쳐 자신들의 짐마차를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더불어 어느새 거두었던 그의 미늘창의 낫에 머리 2개가 허공에 날아 오르니 인간이라면 그 악몽 앞에 공포에 젖을 수밖에 없다.


-휘이익. 휙. 타다당.-


물론 모든 적들이 공황상태에 있지는 않았다.


이들 무리의 머리로 부리는 자가 수하와 함께 화살과 단검으로 충일을 노린 것이다. 급하다지만 열이 다다른 암기와 화살의 위세는 제법 매서웠으나 그 뿐이었다. 어느새 회전한 충일의 미늘창에 활과 단검은 가볍게 튕겨져버렸다.


“자, 잠깐...”


-쉬이익!-


그 모습에 깜짝 놀란 무리의 수장은 서둘러 무언가를 말하려 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어느새 검은 무언가가 그를 지나쳤기 때문이다.


“???!”


-쩌어억!-


너무도 빨라 무슨 일이지? 라고 생각은 차마 이어지지 못했다. 순간 그의 눈에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육신이 세로로 갈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나가 둘이 되어 반대편으로 기울어져가는 모습을 옆에서 본 도적들은 더는 전의를 일으킬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살기 위해 사방으로 도망치기 바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뜻은 이루지 못했다. 어느새 도적들 속의 기병 셋을 처리한 수하들이 그들을 둘러 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살려라.”


시작과 동시에 전투가 끝이 난 전장을 두고 나는 서둘러 그리 명했다. 도적의 본대에게 가는 길을 쫓아야 하는 상태에서 도적 하나 정도가 필요했는데, 그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모두 학살 당할 것 같아서다.


다행히 충일은 내 명이 내려지기 전에 그 같은 생각을 했던지 이미 눈치가 좋아 보이는 도적 하나를 산채로 잡아 둔 상태였다.


“끄아악! 내, 내 다리!”


그 방법이라는 것이 다리 하나를 날려 버린 것이라 서늘하기 그지 없었지만 말이다.


-전투가 끝이 났습니다. 포인트를 정산합니다.-


-정산된 포인트는 3포인트입니다.-


“으음...”


정산된 포인트를 보고 나는 저도 모르게 침음을 흘려버렸다. 각오를 하기는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포인트가 짰기 때문이다.


“뭐 당연한 것일까? 괴물을 잡아도 300포인트 이상을 받기 어려웠으니 말이야.”


물론 내가 상대했던 것은 최하급의 괴물들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러나 머리는 이해되면서도 가슴으로는 한없이 아쉬움이 일었다.


그도 그럴 게 가능하면 이번 출전에서 최대한 포인트를 얻어 새로운 인재를 소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아쉬움을 애써 뒤로 흘려 보내며 어느새 정리가 끝난 피비린내의 중심으로 말을 몰았다.


“다행히 기절하지는 않았구나.”

“끄흐흑!”


누가 보아도 나 나쁜 놈이요 라는 얼굴을 한 도적이 애가 저릴만큼 울어대는 모습이 여간 어울리지 않았다.


“너희 본거지에 가도록 길 안내를 해줘야겠다. 그러면 살려는 주지 않아도 편히 죽게는 해주마.”

“으흐흑....아, 알겠습니다. 이...이 손 좀.”


결국 살 수 없다는 말에도 도적은 슬퍼하지 않았다. 그보다 자신의 머리를 부셔버릴 듯한 충일의 손에서 해방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충일은 손을 치웠고, 그제야 도적은 서둘러 말을 하기 시작했다.


본거지로 향하는 길은 물론 그들의 숫자와 병력의 구성 따위에 대해 말을 하는데 어지간히도 충일이 두려웠던 모양이다.


-서걱-


나는 모든 정보를 알기 무섭게 직접 녀석의 머리를 날려버리고는 태고에게 명했다.


“자네는 조금 전 들은 정보와 여기 재물들을 기병 셋과 나누어 본대에 전하게.”

“알겠습니다.”


태고는 이미 내가 그리 명할 것임을 알았다는 듯 망설임 없이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잠시 바라보던 나는 묻은 피를 털어내는 충일에게 다가갔다.


“훌륭했다. 나의 첫번째 무장으로서 더 할 나위 없을만큼 만족스러웠다.”

“감사합니다.”


나의 치하에 충일은 그 나이대의 소년처럼 얼굴을 붉혔다. 침착이라는 고유 특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어지간히도 나의 칭찬이 기쁜 모양이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이러한 치하 정도는 자주 해야겠군.’


그리 생각하던 나는 어느새 시신들의 정리를 마친 대원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본대가 움직이기 전에 먼저 저들을 둘러 볼 것이다. 바로 움직일 것이니 빠르게 점검을 마치도록.”

“충!”


첫 번째 전투가 너무도 쉽게 끝이 나서일까? 아니면 충일의 전율스러운 모습에 감명을 받은 것일까?


대원들은 저마다 몸이 근질거리다는 태도로 빠르게 점검을 마쳤다.


나는 점검을 마치기 무섭게 움직이며 생각했다.


‘가능하면 전투는 피할 생각이지만....’


가볍게나마 기병이 실전에서도 훈련대로 하는 것을 본 나로서는 겨우 내 독하게 훈련 시킨 보병들도 어떨지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들이 이처럼 사기가 올라 있으니,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망설임 없이 밀어 붙일 생각이었다.


앞으로 최소 네 곳을 더 토벌 할 것인데, 가능하면 첫 번째 도적들에게서 최대한 사기를 끌어 올려 두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도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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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장. 화천심법 +6 21.12.19 1,393 49 11쪽
29 10장. 화천심법 +5 21.12.18 1,352 5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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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8장. 백사(白蛇) +3 21.12.13 1,506 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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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8장. 백사(白蛇) +1 21.12.11 1,650 44 13쪽
21 7장. 류(瑜) +4 21.12.10 1,630 49 12쪽
20 7장. 류(瑜) +7 21.12.09 1,666 4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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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6장. 토벌 +2 21.12.05 1,795 51 11쪽
15 5장. 출정 +2 21.12.04 1,828 50 11쪽
» 5장. 출정 +1 21.12.03 1,918 46 12쪽
13 5장. 출정 +1 21.12.02 2,127 48 12쪽
12 4장. 창설(創設) +2 21.12.01 2,291 52 12쪽
11 4장. 창설(創設) +1 21.11.30 2,376 56 11쪽
10 3장. 금복 +4 21.11.29 2,394 5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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