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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헤라

재능이 사기급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베르헤라
그림/삽화
연재 ; 부정기
작품등록일 :
2021.12.28 10:50
최근연재일 :
2022.01.26 21:1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27,427
추천수 :
693
글자수 :
144,645

작성
22.01.20 17:40
조회
697
추천
21
글자
16쪽

#016 힘내라, 적화야

DUMMY

#016 힘내라, 적화야


***** [고산신] *****


"가서 안사람을 불러오게."


명금성의 입에서 서늘한 말이 떨어졌다.

관리인이 조용히 머리 내리는 모습을 보고, 고산신은 의자에서 엉거주춤 엉덩이를 뗐다.


"저기... 나는 이만 가봐야겠네. 아무래도 나이를 먹었나 보이. 여러 날 걸었더니 그만 피곤해서...."


하지만 명금성이 뱀처럼 차가운 눈으로 그를 보자, 쳐들던 엉덩이가 저절로 의자에 다시 내려가 붙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명금성의 말이 무겁게 어깨를 누른다.

의자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명금성 목소리에 화가 난 듯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호수처럼 조용한 어조였다.

한데 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걸까.

고산신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뱀 앞에 선 쥐가 된 느낌이다.

백려안이 이 건물에 오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기분상으로는 며칠 걸린 것 같다.

숨 쉬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고산신은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처럼 조심스럽게 공기를 약간씩 집어삼키고 내뱉었다.

마침내 백려안이 방으로 들어왔을 때는 조금 안심했다.

싸우든 치고받든, 어쨌든 이 얼어붙어 숨도 못 쉴 공기는 흔들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명금성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조용히 방으로 들어오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다른 것은 명금성 주변의 온도뿐이었다.


'주, 죽겠어. 너무 추워서 숨을 쉴 수 없네.'


고산신은 더욱 답답해지는 심장을 손으로 누르며, 어떻게든 백려안과 눈을 마주치려고 했다.

고산신이 이미 이야기한 사실을, 백려안은 전혀 모르고 있다.

혹시라도 백려안이 거짓말을 하다 더 수세에 몰릴까 걱정이 되어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하지만 백려안은 고산신을 보지 않았다.

남편만 보이는 모양이다.

명금성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기쁜 듯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당신, 이렇게 외부 건물까지 부르시다니, 웬일이세요? 오늘은 혹시 저를 데리고 나가시나요?"


천진한 아이처럼 백려안이 방긋방긋 웃었다.

백려안은 목이 너무 가늘어서 장식을 꽂은 머리가 무거워 보일 정도로 작고 가녀린 여성이다.

바람이 불면 날아가 버리는 꽃잎 같다고 할까.

악의 같은 건 전혀 모르는, 화원에 핀 꽃이 사람으로 변한 것 같은 여자였다.

아내를 보자, 명금성의 눈에 순간적으로 부드러움이 피어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백려안은 그런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길게 늘어진 옷소매를 들어, 입가를 가리며 백려안이 말했다.


"서두르라 하시길래 옷차림이 이런데, 괜찮을까요? 당신과 함께일 때는 언제라도 항상 예쁜 모습이고 싶은데... 내 모습이 초라하지 않나요?"

"...."


명금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이, 이렇게 화가 났는데도 모르는가? 백려안 저 여자, 바보 아니야? 왜 눈치를 못 채!'


지켜보는 고산신은 지금 당장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백려안은 태평하다.

옷차림이 이상하지 않은지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더니 약간 슬픈 듯이 눈썹을 내렸다.


"항상 사랑스럽다 말해주시는 당신이 아무 말씀 않으시는 걸 보면... 역시 초라한 거군요."


백려안의 눈동자가 촉촉해지더니 고개를 숙였다.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옷을 갈아입고 오겠어요. 당신을 부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처량한 얼굴로 몸을 돌리는 백려안을 향해, 명금성이 낮은 목소리를 던졌다.


"부인, 그대는 나와 혼인한 뒤 마점산을 만난 적이 있소?"


몸을 돌리려다 말고, 백려안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녀가 다시 몸을 돌려 명금성을 보았다.

눈물이 살짝 감돌고 있는 눈동자에 이상하다는 감정이 떠 있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그분을 왜 만날까요?"


고산신은 자기도 모르게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저, 저, 저기, 자네 잊고 있는 거 아닌가? 은령이가 태어났을 때 자네가 나한테 서신을 보내지 않았나. 마점산에게 알려달라고 말이야."

"어머!"


백려안이 그제야 고산신을 바라보았다.

이 안에 고산신이 있다는 사실을 지금에야 알아차린 모양이다.


"어르신! 오랜만이에요."


백려안이 방긋 웃었다.

고산신은 명금성의 눈치를 살피며 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그, 그래, 오랜만이지, 근데 그게 아니고, 자네가 나한테 약혼 얘기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던가."

"아, 그랬죠. 후후. 잘 전해주셨나요?"

"그래, 그래. 전했지. 분명하게 전했네. 그래서 지금 그 아이가 와 있어. 마점산 아들 말일세. 내가 그만 데려와버렸지 뭔가. 하... 하...."


더 이상 조마조마해서 못 견디겠다.

고산신은 백려안이 실수하지 않도록 얼른 말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백려안은 전혀 당황해하지 않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밝게 웃었다.


"어머, 정말이세요? 어디에 있나요?


마치 명금성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어라, 혹시 명금성이 까먹고 있었던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명금성을 보았지만, 아닌 것 같다.

명금성의 눈썹이 머리 꼭대기까지 치솟아 올라 있었다.

하아, 이제 그냥 여기에서 나가고 싶다.

새처럼 작은 그의 가슴은 더 이상은 견뎌낼 수 없다.

아까부터 터질 것처럼 팡팡 뛰고 있었다.

고산신은 심장이 터지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가슴을 누른 채 입을 열었다.


"그 아이는 이곳에 있네. 중앙 건물에 있어."

"그런가요? 어르신, 그 아이는 어떻던가요?"

"...그, 그 아이는 어미를 쏙 빼닮았네. 하. 하. 아버지를 닮았으면 좋았으...려나? 하... 하...."


고산신은 명금성의 눈치를 보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백려안이 옷소매로 입가를 가리며 키득 웃었다.


"그러면 거한이겠네요. 무공이 높겠어요."


그녀가 남편을 바라본다.


"당신은 그 아이를 보셨나요?"

"...."


명금성은 서늘한 시선으로 백려안을 가만히 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그저 웃어서 넘어가려는 모양인데, 이 일에 대해 내게 할 말이 있지 않소?"


얼음장 같은 목소리다.

백려안은 약간 놀란 듯 남편을 올려다보더니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고산신을 보고 가냘픈 미소를 지었다.


"어르신, 이이와 할 말이 있으니 잠시만 자리를 비켜주세요."

"그래! 그런 일은 당연히 부부끼리 이야기해야지."


고산신은 다행이다 싶어서 얼른 의자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명금성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 고산신은 다시 엉거주춤 의자에 엉덩이를 걸쳤다.


"아니, 이 일은 어르신이 데려온 아이로 인해 벌어졌으니 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혹시 말이 다르면 어르신이 확인해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사람들은 왜 부부 싸움에 제삼자를 말려들게 하는 건가.

고산신은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꼬리 말은 강아지처럼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 내가 데려왔으니 끝까지 책임져야지. 여기 앉아서 조용히 있을 테니 둘이 이야기 나누게."


고산신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안 들렸는지, 명금성은 뚫어지게 백려안만 쳐다보고 있었다.

백려안은 그런 남편의 시선을 온몸에 받으면서 서글픈 듯 고개를 떨구었다.

근처에 있는 의자에 힘없이 앉는다.

하얀 목이 드러난 백려안의 모습은 보는 고산신이 다 마음 아파질 만큼 슬퍼 보였다.

하지만 험한 꼴이란 꼴은 다 보았을 명금성에게는 어림도 없다.

명금성은 철로 만든 두꺼비 조각처럼 굵은 목을 뻣뻣하게 굳힌 채 백려안을 보았다.


"당신은 저에게 창피를 주려고 하시는군요."


백려안이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 모으고 명금성을 올려다본다.

다른 때 같으면 아마 쉽게 누그러졌을 것이다.

백려안의 눈물 한 방울에 무너지는 명금성의 모습을, 고산신은 여러 번이나 보았다.

그러나 오늘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모양이다.

명금성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이번에야말로 백려안이 크게 낭패를 당하겠구나.'


고산신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살짝 백려안에게 시선을 주었다.

백려안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래요. 제가 당신의 뜻은 묻지도 않고 제 마음대로 혼사를 정했어요."


백려안의 하얀 뺨 위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그걸 닦아낼 생각도 않은 채 백려안이 말을 이었다.


"그건 제가 당신과 혼인하기 전의 일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마점산 대인께 저를 보내려 했을 때지요. 당신도 알고 있을 거예요. 제 아버님이 마점산 어른의 첩으로 저를 보내려 했던 사실을...."


백려안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거기에서 물기가 빛을 뿌리며 방울이 되어 흘러내렸다.

명금성의 눈썹이 움찔하는 것을 보고, 고산신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니, 혼인도 하기 전인데 무슨 아이들의 혼사를 정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


하지만 그는 제삼자다.

고산신의 의문과는 상관없이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저는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마점산 어른도 나쁜 분은 아니지만... 제 속에는 이미 당신을 향한 마음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혼인 전의 몸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몰래 마점산 어른을 만나러 갔어요. 그때, 부탁을 드렸습니다."


백려안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마치 악기처럼 아름다운 흐느낌을 만들어냈다.

훌쩍훌쩍, 중간에 약간의 울음이 섞이는데, 그것이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고산신은 살짝 명금성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명금성의 이마에 주름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여전히 까다로운 표정에 냉기가 풀풀 나고 있지만, 아까처럼 분노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복잡하고 안타까워 보였다.


'이거, 내가 계속 이 자리에 있어도 되는 건가? 슬그머니 나가는 게 좋지 않아?'


백려안과 혼인할 무렵의 이야기는 이 집에서 금기다.

명금성이 마점산을 지금까지도 미워할 만큼, 그때 일은 자존심과 질투에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명금성의 집안은 뒷골목 세계에서는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일종의 암흑 명가라는 느낌의 가문이었다.

그 집안의 후계자이면서 뛰어난 사업가였던 명금성은 어느 날 백려안이라는 미녀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백려안의 집안은 본래 높은 중앙 관리를 여러 명 배출한 명문가였지만, 가세가 완전히 기울어 간신히 이름만 유지하고 있었다.

그것이 명금성에게는 사정이 딱 맞아떨어지면서 매우 좋게 굴러갔다.

백려안의 아버지가 명문가 출신답지 않게 돈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딸이 아름답게 태어나자, 신붓값이라 불리는 지참금을 최대로 불려 받아먹을 기회로 여겼다.

없는 돈을 여기저기서 끌어모으고 빌려서, 딸 가꾸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백려안이 어릴 때부터 쌀겨 물로 피부를 매일 씻게 하거나 식물의 기름을 이용해서 손발을 손질하고, 엉덩이의 모양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 의자에 앉지도 못하게 하는 등, 고산신은 들어도 모를 여러 가지를 했던 모양이다.

마침내 백려안이 정혼할 나이가 되자, 백려안의 아버지는 중매인을 통해 지참금을 많이 낼 신랑을 찾기 시작했다.

백려안에게 청혼한 남자는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명금성이 관심 가졌다는 사실을 알자 다른 경쟁자는 모두 나가떨어졌다고 들었다.

문제는 백려안의 부모가 명금성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딸을 마씨 집안의 공자에게 첩으로 밀어 넣으려고 했던 것이다.

명금성의 집안이 제아무리 돈이 많고 뒷세계에서 유명하다 해도, 마점산의 집안은 황족의 피가 들어갈 정도의 명문가였다.

마점산이 그럴 마음을 먹으면, 명금성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

실제로 백려안의 모습을 한 번 보고, 마점산은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열세 번째 첩으로 백려안이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다.

한데 갑자기 마점산이 물러나버려, 백려안은 결국 명금성의 여자가 되었다.

고산신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면... 마점산이 물러난 게 백려안의 부탁 때문이었나?'


마점산은 자신의 외모가 아름다워서 그런지 여자에게 집착하지 않았다.

여자가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웃을 뿐이다.

백려안이 눈물을 옷소매로 콕콕 찍으면서 말했다.


"저는... 저는... 독한 계집입니다. 마점산 대인께 저를 포기해 주시면, 대신 제가 딸을 낳았을 때 보내겠다고 약속드렸어요. 제 딸을 그분의 첩으로 보내는 한이 있어도, 저는 당신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곁에 머물고 싶었어요."


고산신의 입이 딱 벌어졌다.

설마하니 이 혼사가 처음에는 백려안의 딸과 마점산의 이야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백려안, 저 여자가 생긴 건 가련하게 생겨서, 엄청나게 독하구만.'


명금성도 예상치 못한 말이었는지 멍하니 아내를 바라보았다.

백려안이 의자 팔걸이에 몸을 의지한 채 흐느꼈다.


"제가 그리 애원드리자, 마대인께서 말씀하신 거예요. 만일 성별이 다른 아이들이 태어나면 그 자식을 혼인시키자고.... 저는 당신을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그만... 그리하겠다고 약조했습니다."


명금성이 잠시 멍하니 있다 물었다.


"그렇다면 왜 그때 말하지 않았소? 왜 내게 비밀로 한 거요?"

"당신이 아시게 되면 저를 독한 여자라 하여 미워하실까 두려웠어요. 당신께 미움받으면, 이 려안은 살 수 없습니다.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 차라리 나아...."


백려안은 그렇게 말하고 더욱 서럽게 울었다.

소매가 흠뻑 젖을 만큼 흐느껴 우는 백려안을 바라보다, 명금성이 빠른 걸음으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살며시 백려안의 어깨를 안으며 명금성이 속삭였다.


"부인, 울지 마오. 내 사랑 려안. 그대가 그런 약조까지 하게 만들다니, 다 내가 부족한 탓이오. 내가 못나 그대의 마음이 이리 다쳤구려."


턱이 빠질 것 같다.

고산신은 너무 놀라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손으로 입을 닫았다.

다른 일에서는 냉정하고 빈틈없는 명금성이, 아내의 일만 되면 저렇게 바보가 되고 만다.

솔직히 낳지도 않은 딸을 자신보다 나이 많은 남자의 첩으로 주겠다는 여자가 어디 좀 독한가.

하지만 명금성은 오직 자신을 그토록 사랑하느냐며 감격할 뿐이다.


'저런 멍청이가 될까 두려워 내가 여자랑 살림을 차리지 않는 거야.'


고산신은 어느새 다정해진 두 사람을 보고 조용히 방을 나왔다.


'여자는 요물이야, 요물.'


잡히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

종류는 다르지만, 마점산도 여자에게 붙잡혀 저리 되지 않았는가.

예쁘고 못 생기고를 떠나서, 여자와 관련되어 좋을 일이 없다.

방에서 나오자, 중앙 건물의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마적화의 모습이 보였다.

계속해서 명금성과 백려안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고산신의 얼굴을 보고 마적화가 히죽 웃었다.

무서운 얼굴이지만, 방금 전 백려안과 비교하면 순박하기 그지없다.


'저 녀석도 이제 고생길이 훤하구먼.'


고산신은 마적화에게 다가가 창문 너머로 팔을 툭툭 쳐주었다.


"힘내라, 적화야."

"네, 할아버지."


마적화가 영문도 모른 채 대답하고 웃는다.

약혼녀의 어머니가 아름다운 걸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모양이다.

눈동자가 꿈을 꾸는 것처럼 보였다.


"적화야."

"네."


고산신은 마적화를 물끄러미 보았다.

백려안은 그래도 하는 행동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왜 그러는 건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명은령은....

이 집안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고 있지만 그 아이는 도무지 모르겠다.

고산신은 자기도 모르게 마적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얘야,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다. 힘껏 살아."

"네."

"그래, 그러면 나는 간다."

"할아버지, 몸 건강하세요."

"그래. 너도, 정말 조심하고."

"네."


어느새 관리인이 그의 앞에 와 서 있었다.

고산신은 식사를 권하는 관리인의 말을 거절하고 저택 밖으로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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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7 타레엘프
    작성일
    22.01.20 21:45
    No. 1

    꼬마여우는 고릴라가 웃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蜀山
    작성일
    22.01.24 16:44
    No. 2

    ㅋㅋㅋㅋㅋ 정말 재미있네요. 작가님 작품 중에 제일 재미있습니다. 매력넘치는 황제폐하 이후로 이렇게 미치도록 맘에 드는건 처음이예요. 그리고 초반의 삽화를 없애주시면 좀 더 나을것 같습니다. 전작의 닭살스러움에 데어 삽화를 보면 포기하고 싶어져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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