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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감 잡은 2패 시스코…kt 마운드 싸움닭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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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패를 기록 중이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시스코. ⓒ kt 위즈

kt 위즈 외국인 좌완 투수 앤디 시스코(32)가 두 번째 등판에서도 패배를 기록하며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시스코는 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1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5실점(4자책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롯데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데 이어 또다시 퀼리티스타트에 실패, 시즌 평균자책점도 8.68까지 치솟았다.

겉으로 보이는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시스코는 굉장히 부진한 듯 보이지만 적어도 두 번째 등판이었던 KIA전에서는 제몫을 다했다. 무엇보다 시스코는 야수들의 수비도움을 받지 못하며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 kt는 시스코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실책이 연거푸 나왔는데 마치 쏟아지는 수준이었다.

견제에 성공하고도 야수들의 송구실책으로 주자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 몇 차례이며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교체해야할 상황에서도 포수 실책으로 첫 실점을 헌납하기도 했다. 평소라면 잡아내야할 공도 야수들이 안타로 만들어주는 등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이어졌다.

시스코는 연이은 실책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다혈질적인 성향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는데 이후 계속 실책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자 체념한 표정까지 지었다. 이날 kt야수진의 수비가 어땠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코는 최대한 자신이 던져야할 이닝을 책임져주며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다. 대개의 경우 감당하기 힘들만큼 실책이 쏟아지는 경기에서는 스스로 무너지며 조기 강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련한 베테랑급 투수들조차 야수들의 실책이 너무 많다보면 견디지 못하고 투구 밸런스가 망가지기 일쑤다.

하지만 시스코는 다혈질 성격에도 불구하고 마운드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점수를 내어주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공을 뿌렸고 불붙은 KIA 방망이에 맞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라도 더 늘리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시스코는 208cm의 장신에 좌투수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듯 던지게 되면 타자들이 느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이날도 시스코는 송곳 같은 직구를 KIA들에게 던져대며 힘으로 압도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었다.

우타자 안쪽, 좌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들어가는 직구는 제대로만 들어갈 경우 알고도 치기 힘들다. 거기에 시스코는 다양한 변화구도 함께 선보였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스플리터를 섞어 썼는데 직구에 긴장하고 있던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가르거나 땅볼을 양산하기 일쑤였다. 소속팀 야수들의 연이은 실책으로 좋은 흐름이 계속 끊어지지만 않았다면 KIA타자들이 더욱 고전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시스코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는 힘 좋은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추고 있지만 제구가 너무 들쭉날쭉하다. 좋게 들어갈 때는 스트라이크 안쪽 바깥쪽으로 걸쳐서 기가 막히게 포수 미트에 꽂히지만 아닌 경우에는 엉뚱하게 빠지는 볼도 많았다.

원체 높이와 힘을 갖추고 있는지라 안타를 때려내기는 쉽지 않지만 타자들이 볼을 고르기 쉬운 타입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결국 어느 정도 타순이 돌게 되면 상대 타자들의 선택지는 훨씬 넓어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러한 스타일을 반영하듯 시스코는 미국무대에서 뛸 당시에도 삼진 못지않게 볼넷도 많았다.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 같은 경우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하고 대부분의 공을 그 주변으로 형성시키는데 반해 시스코는 그야말로 들쑥날쑥이었다. 그러다보니 가운데로 몰릴 때는 한없이 몰리고 유인구 같은 것도 확연히 빠져버리며 그 가치를 잃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리그에 선구안 좋은 타자들이 많은 것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패턴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좋은 구위를 제대로 써먹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좋은 신체조건에 강속구와 변화구를 두루 갖춘 근성 좋은 좌투수라는 점에서 시스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가 자신의 단점을 조금씩 보완해가며 kt 마운드의 진정한 싸움닭이 되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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