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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압박에서 신중모드, 진화하는 전사 오브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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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on FOX 17’에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를 물리친 알리스타 오브레임.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서 맹활약 중인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5·네덜란드)이 ‘시가노’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1·헤비급)를 격파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오브레임은 2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 센터서 열린 ‘UFC on FOX 17’에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31·브라질)를 2라운드 4분 43초에 TKO로 무너뜨렸다.

오브레임의 이번 승리는 이변으로 평가된다. 대부분의 팬들과 관계자들이 산토스의 승리를 예상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둘의 전력상 차이가 확연히 존재했다. 다양한 펀치와 킥은 물론 클린치 테크닉까지 장착한 오브레임이 공격 옵션에서는 우위라고 할 수 있지만, 산토스에게는 맷집과 파워가 있었다.

비록 펀치 위주의 단순한 패턴이지만 웬만한 공격은 무시하며 밀고 들어가 한 방을 꽂는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은 산토스를 헤비급 정상권에 올려놓았다. 힘도 좋아 상대의 태클 시도를 앞선에서 막아내는 것은 물론 웬만한 그립은 완력으로 뜯어버렸다.

넘어졌다 해도 힘으로 어렵지 않게 일어나는 산토스를 오브레임이 상대하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여기에 산토스는 체력까지 좋은 편이라 오브레임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는 ‘체력과 맷집’을 제대로 공략할 무서운 상대로 꼽혔다.

어려운 상대 산토스를 맞아 오브레임은 철저한 전략적 패턴을 선보였다. 초반부터 압박하던 예전의 파이팅 스타일이 아닌 극도로 신중하게 산토스의 움직임을 살폈다. 받아치는데 능한 산토스를 의식한 움직임이다. 워낙 내구력이 좋은 산토스는 먼저 한방을 맞고도 개의치 않고 더 강하게 공격을 돌려줄 수 있는 파이터로 자칫 치고받는 양상이 되면 오브레임의 데미지가 더 클 수 있었다.

산토스 역시 오브레임의 강한 화력을 의식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때문에 둘은 초반부터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1분 30초가 지난 시점까지 한 번도 제대로 된 주먹을 내지 않았다. 워낙 신중하게 상대를 견제해 단순히 대치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브레임이 견제성 펀치나 킥을 내면 산토스는 카운터성으로 예리한 펀치를 휘두르는 정도에서 그쳤고, 1라운드 내내 무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2라운드에 들어서자 오브레임은 전략적 패턴에 가속을 밟았다. 사우스포와 오소독스로 수시로 오가며 스탠스를 바꾸는가하면 미들킥, 로우킥 등으로 차근차근 데미지를 입혀나갔다. 주로 선제공격을 내면서도 거리가 좁혀지면 산토스의 펀치사정거리 바깥쪽으로 미련 없이 물러나 흐름을 넘겨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산토스 입장에서는 거리는 물론 공격 타이밍도 쉽게 잡히지 않아 답답한 양상이 반복됐다.

신중하게 아웃파이팅을 펼치면서도 오브레임의 집중력은 결코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브레임이 또 다시 스탠스를 바꾸는 순간 산토스에게 빈틈이 생겼고 승부는 그 순간 결정됐다. 오브레임은 라이트를 내는 척하면서 레프트 훅을 휘둘렀고, 뒤로 빠지던 산토스의 턱에 정확한 한방이 꽂혔다. 충격을 받은 산토스는 무너져 내렸고, 오브레임은 파운딩을 내리치며 긴장감 넘치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를 거둔 오브레임은 UFC 입성 초창기의 위기를 딛고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미국의 명문팀 ‘그렉 잭슨&마이크 윙클존 MMA’에 입단한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타격코치 마이크 윈클존에게 좀 더 효과적인 타격트레이닝을 받고, 전술가 그렉 잭슨의 전략이 더해지면서 성적이 급등하고 있다.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의 오브레임은 ‘역전패의 달인(?)’이라는 오명처럼 초반에 상대를 압박하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역전패하는 공식이 계속 반복됐다. 체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힘을 쏟으며 압박하다 상대가 이를 견뎌낼 경우 집중력까지 흐트러지며 호된 반격에 무너지곤 했다.

하지만 그렉 잭슨은 이러한 선압박을 자제시키고, 라운드 전체에 걸쳐 체력을 분배하며 점수를 딸 수 있는 스타일을 오브레임에게 장착시켰다. 산토스전 승리 역시 원활한 페이스조절에 따라 경기중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결과의 산물이라는 평가다.

산토스전 승리로 인해 오브레임은 멀게만 보였던 타이틀 도전권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게 됐다. 오브레임은 현 챔피언 파브리시우 베우둠(38·브라질)과 타 단체에서 2차례에 걸쳐 승패를 주고받은 바 있다. 당시에 비해 기량 면에서 많이 달라졌지만 서로 익숙한 상대임은 분명하다.

오브레임 역시 베우둠과의 승부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레슬러 스타일인 케인 벨라스케즈(33·미국)의 벽만 잘 이겨내거나 피해간다면 챔피언에 등극하는 그림도 그릴 수 있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오브레임이 다시금 정상을 향해 질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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