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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노장의 품격' 최진선, 고향 홍성서 유종의 미 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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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선 ⓒ 맥스FC
입식격투대회 맥스FC 08 ’파이트홀릭’이 22일 충남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서 열린다.

회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화려한 매치업과 이벤트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맥스 FC는 입식격투기에서 소외되다시피 했던 ‘우먼파워’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초창기 전슬기(24·대구무인관) 정도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여성파이터가 없었으나 꾸준한 경기와 캐릭터 살리기를 통해 김효선(38·인천정우관), 박성희(22·목포스타), 캐롤라인(30·노르웨이) 등 다양한 여전사들을 배출했다. 걸그룹 '솔티' 멤버 도아 역시 입식격투기 도전을 준비 중이다.

이번 대회 역시 만만치 않은 우먼파워가 기대된다.

최근 ‘보급형 박신혜’로 화제몰이 중인 '미녀 불도저' 김소율(22·평택엠파이터짐)을 필두로 ‘격투신동’으로 이름을 쌓아가고 있는 윤수빈, 윤현빈(대구더파이터클럽), 다이어트 전쟁의 주인공들인 최은지(대구피어리스짐)와 길민정(순천암낫짐), DMC챔피언 ‘블랙로즈’ 박유진 등 각양각색 여성파이터들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스포츠모델, 방송인, 가수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억대연봉 럭셔리 몸짱녀’ 이서현의 격투기 캐스터 데뷔도 우먼파워 상승에 한몫 거들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대회의 진정한 주인공은 따로 있다. 아무리 우먼파워가 거세도 상징성, 공로 등에서 빠뜨릴 수 없는 파이터가 있다. 홍성이 고향인 백전노장 최진선(37·홍성청무)이다.

오랜 격투 인생, 고향에서 마무리!

친숙하기는 하지만 입식격투기는 아직까지도 마니아적 요소가 강하다. 때문에 우수한 기량에도 이름을 알리기 쉽지 않다. 최근 들어 맥스FC 등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간극을 좁히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최진선이 이번 대회의 메인이벤트를 장식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팬들 사이에서는 “최진선이 누구냐”는 반응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만만치 않은 전적을 쌓아가며 입식격투기 발전에 크게 공헌했지만 과거에 뛰던 선수라 이름을 알릴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맥스FC 측에서는 그간의 공헌도, 대회가 열리는 홍성을 대표하는 파이터 등 여러 의미를 감안해 그의 은퇴전을 메인이벤트로 끌어올렸다. 당장의 이슈몰이보다 ‘명분’과 ‘미래’까지 두루 감안하려는 큰 그림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10여년 국내 경량급 강자로 활약해 온 최진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메인이벤터로 서기에 손색이 없는 선수다. 데뷔 1년 만에 -55kg급 챔피언 벨트를 획득하며 일찍부터 ‘될 성 부른 떡잎’으로 불렸던 그는 국내에서 차지한 챔피언 타이틀만 무려 4개다.

후지와라 아라시(38·일본)와 챔피언 벨트를 놓고 겨룬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일본무대로 옮기고 나서도 만만치 않은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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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선은 이제 파이터에서 아빠의 삶으로 돌아간다. ⓒ 최진선
최진선은 최근 ‘데일리안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이 딱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시원섭섭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격투계에서 선수 수명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MMA보다는 입식타격 쪽이 노쇠화가 더 빠르다. 더욱이 최진선은 과거의 선수라 체계적인 관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힘만 강하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중량급과 달리 밴텀급을 주 무대로 싸워왔던 경량급 선수라 신체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 경량급으로 갈수록 스피드와 몸놀림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진선은 우연한 기회에 입식격투계에 입문했다. 2003년 군대를 막 제대했을 당시 정미소를 하는 집안일을 돕다가 근처에 체육관이 생기자 호기심 반으로 문을 두드렸다. 운동 시작후 3개월 만에 첫 경기를 치를 정도로 적성에 맞았고, 그대로 파이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최진선은 “예전부터 투기운동에는 관심이 있었습니다. 사는 곳이 워낙 시골이라 멀리 있는 체육관에 다니기가 힘들어 포기하고 있던 상태였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나마 가까운 곳에 체육관이 생겼던 것이 제 인생을 바꿔놓은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파이팅 스타일을 따지자면 최진선은 인파이터에 가까웠다. 본인 스스로도 “맷집은 잘 모르겠지만 근성 좋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한다. 테크니션과의 싸움에서 고전할 때도 많았지만 정타를 맞으면 뒤로 물러나기보다 오기로 더 치고 들어가기도 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가장이라는 점도 이제는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격투기가 아니라 파이터 인생에 후회는 없지만 이제는 가장으로서의 삶에 더 충실해야겠다는 입장이다. 파이터 입문 전부터 해오던 정미소 일을 본격적으로 맡아 하고 있으며 좀 더 넓힐 계획도 있다.

아침 런닝을 빠뜨리지 않고 있지만 일이 끝나는 저녁 7시 이후부터나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화이라 몸 관리도 쉽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아빠를 찾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필요해졌다.

최진선은 “열심히 달려왔죠. 마음만큼 큰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후회 없이 치고받아왔으니 이제는 또 다른 인생에서 한 번 싸워봐야죠. 고향에서 은퇴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최진선이 마지막으로 싸우게 될 상대는 제이슨 첸(20·대만)이다. 젊을 뿐 아니라 2015 전국 산타 컴뱃토너먼트 금메달, 2016년 내셔널 무에타이 토너먼트 금메달, 2016 MMC 세계킥복싱선수권 금메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떠오르는 별’이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백전노장 파이터 최진선이 고향 홍성에서 어떠한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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