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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비스핑vsGSP, 누가 이겨도 멍들 미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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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비스핑과 생 피에르의 매치는 그 자체로 큰 관심을 모을 수 있지만 명분이 없는 승부다. ⓒ 게티이미지
UFC 미들급 역사상 가장 명분 없는 챔피언 타이틀전이 열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현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7·영국)의 다음 상대로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가 낙점되자 미들급 도전자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상당수 팬들 역시 “순리를 저버린 이벤트 매치업”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비스핑과 생 피에르의 매치는 그 자체로 큰 관심을 모을 수 있지만 명분이 없는 승부다. 영국과 미국 백인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스핑과 웰터급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던 전 챔피언 생 피에르의 대결은 빅매치로 손색없다.

현재의 UFC는 브록 레스너, 론다 로우지, 존 존스, 코너 맥그리거 등 거물급들이 줄줄이 이탈하거나 잠정 휴식에 들어가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강한 선수들은 풍성하지만 이른바 ‘머니 파이터’들의 씨가 말랐다. 그런 상황에서 상품성을 자랑하는 생 피에르의 복귀는 호재다. 비스핑과 생 피에르의 대결은 적어도 돈이 되는 경기라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챔피언을 노리는 도전자급 파이터들을 설득할 만한 명분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생 피에르는 전설적인 파이터다. 그가 복귀전을 타이틀 매치로 치른다는 것은 납득할 수 있다. 생 피에르는 웰터급의 레전드다. 웰터급이라면 환영받을 수 있지만 복귀전을 미들급에서 치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미들급에 인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루크 락홀드, 크리스 와이드먼, 호나우두 소우자, 요엘 로메로, 게가드 무사시 등 쟁쟁한 강자들이 즐비하다. 유라이어 홀, 데릭 브런슨 같은 개성 넘치는 선수들은 물론 켈빈 가스텔럼, 로버트 휘태커 등 젊은 유망주 그룹도 탄탄하다.

앤더슨 실바, 비토 벨포트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강자들이 하락세에 있고, 팀 케네디가 은퇴했지만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UFC 체급 통틀어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 체급이다.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이벤트 매치업이 필요 없는 체급이다.

챔피언 비스핑은 은퇴 직전의 노장 댄 헨더슨(47·미국)과 방어전을 치러 빈축을 샀는데 생 피에르와의 타이틀매치는 헨더슨 때보다도 더 명분이 부족하다. 생 피에르는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당시 챔피언이었던 실바와 슈퍼 파이트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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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웰터급 전 챔피언 생피에르(오른쪽). UFC 영상 캡처
그런 생 피에르가 은퇴 후 복귀전을 미들급 매치로 치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체격 차이도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비스핑이 만만하기 때문이다. 비스핑 역시 체급 내 다른 도전자보다 덜 위험하다고 판단해 이를 수락했다고 볼 수 있다. 상당한 대전료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매치라 둘의 입장에서만 보면 ‘꿀대진’이다.

비스핑이 타이틀을 지켜내도 문제다. 결과적으로 두 차례의 방어전을 성공한 셈이 되어 또 엉뚱한 상대를 지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헨더슨 때 그랬던 것처럼 은퇴를 목전에 둔 벨포트와의 대결을 시도할 수도 있고, 실바와의 전·현 챔피언 매치는 물론 네이트 디아즈 등 뜬금없는 상대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 피에르가 이겨도 문제다.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이 아니라 벨트를 두른 후 이벤트 매치업 위주로 움직일 수도 있다. 시간만 끌다 웰터급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 락홀드, 소우자 등을 상대로 생 피에르가 승리를 거두는 그림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스핑2가 될 수도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우수한 선수들이 넘쳐나는 미들급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타이틀 매치는 체급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 이는 곧 UFC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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