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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화끈한 컴백 '똑순이' 박성희, 거침없이 '미들킥'

(1)박성희 등장3.jpg
 화끈하게 맥스 FC 무대로 복귀한 박성희
ⓒ 김종수


맥스 FC 여성 밴텀급(-52kg) 기대주 '똑순이' 박성희(22·목포스타)가 화끈하게 돌아왔다. 지난 24일(토)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 문화체육관서 열린 맥스 FC 09 '원 모어 라운드' 대회서 '달려라 하나' 최하나(20·군산엑스짐)를 넉 아웃으로 제압하고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박성희의 트레이드마크는 지나칠 정도의 자신감이다. 상대가 누구든 위축되지 않고 전의를 불태운다. 링 밖에서는 착하고 예의바르지만 링 안으로 들어와 싸우게 되는 순간 만큼은 철저히 파이터로서 투지를 불태운다. 사람에 따라서는 건방지다고 오해할 정도다.

이날 역시도 그랬다. 링 안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기 무섭게 최하나를 향해 도발성 세레머니를 펼쳐 보이며 경기장을 화끈하게 달궜다.

이날 돋보였던 박성희의 기술은 단연 미들킥이었다. 최하나를 상대로 박성희는 초반부터 거침없이 미들킥을 구사했다. 제자리에서 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치고나가면서도 때렸고 사이드로 돌면서도 미들킥을 멈추지 않았다.

지나치게 대놓고 치는 감이 없지 않았던지라 최하나 입장에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부분도 있었지만 워낙 날카롭고 묵직하게 들어갔던지라 적중률이 높았다. 최하나 또한 거칠게 반격에 들어갔으나 박성희의 미들킥은 스톱장치가 고장난 스윙머신처럼 거침이 없었다.

미들킥이 마음먹은 대로 들어가자 펀치 공격도 원활했다. 최하나의 신경이 온통 미들킥에 쏠리자 소나기 펀치가 안면에 들어갔고 이에 안면가드가 올라가면 다시 몸통을 노렸다. 컴비네이션의 시작과 끝도 미들킥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간혹 최하나가 킥캐치를 하게 되면 빰을 잡고 상대를 주저 앉혀버렸다. 확실한 공격 하나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자 다른 움직임에까지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것이다.

결국 계속된 미들킥 러시는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2라운드 중반 최하나의 빈틈을 발견한 박성희의 하이킥이 거침없이 터졌다. 미들킥을 연달아 때리다 보니 최하나의 가드가 내려갔고 그 순간을 박성희가 놓치지 않았다. 맥스 FC 입성 후 첫 넉아웃 승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박성희의 별명은 '똑순이'다. 경기력 자체가 야무진 것도 그렇지만 경기 후 인터뷰를 들어본 팬들에게는 '아! 저래서 똑순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박성희는 말을 잘한다. 자신의 현재 상황과 입장을 또박또박 제대로 얘기했고 관중들 역시 환호로 화답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최하나에게 거칠게 도발했던 이유에 대한 부분이었다.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최하나는 후천성 청각 장애로 인해 왼쪽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반대쪽 귀 역시 점점 안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 세컨의 작전지시는커녕 심판이 하는 얘기까지 제대로 듣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터로서 열정을 불태우는 최하나에 대해 팬들은 물론 같은 선수사이에서도 존경의 목소리가 높다. 박성희 역시 최하나의 의지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한 바 있다. 때문에 인터뷰를 통해 박성희는 더더욱 도발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신무장이 단단히 필요한 승부에서 상대에 대한 감정이 들어가면 안되었던지라 일부러 더 독하게 행동을 취했던 것이다.

이번 최하나전은 박성희 입장에서 매우 중요했다. 맥스 FC 07 'All For one' 대회서 아카리 나카무라(23·일본)에게 완패를 당했던 상황인지라 연패에 빠지게 될 경우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밀려날 우려가 컸다. 이에 박성희는 단단히 정신무장을 하고 경기에 임했고 경기 후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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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희의 최종목표인 맥스 FC 여성 밴텀급(-52kg) 챔피언 김효선
ⓒ 김종수


'미녀불도저' 김소율(22·엠파이터짐)과 퀸즈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어 승리를 거둘 때까지만 해도 박성희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전슬기를 물리치며 주가가 한껏 치솟은 '간호사 파이터' 김효선(38·인천정우관)과의 챔피언타이틀전이 예정된 상황에서 젊은피 반란을 일으키겠다며 기세등등했다.

그러나 대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김효선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매치업 문제가 생겼고 주최 측에서는 대체선수를 데려왔다. 잠정 타이틀매치로 치러진 해당 경기의 상대 아카리는 매우 강했다.

WMC I-1 -51kg 현역 챔피언이자 슛복싱 미니멈급 2위, J-Girls 플라이급 2위 등 다양한 단체에서 상위 랭커로 이름을 올리며 28전을 경험한 강자답게 육체적·기술적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줬다. 전형적인 탱크형 인파이터 김효선에게 맞췄던 게임플랜이 거리싸움에 능한 아카리로 상대가 바뀌며 꼬인 점도 악재였다.

젊은 베테랑답게 아카리는 노련했다. 중앙을 빼앗기지 않은 채 과감하게 치고받은 것은 물론 박성희의 스타일을 잘 파악한 듯 먼저 그녀의 기동력을 봉쇄하고자 적극적으로 바디를 노렸다. 근거리에 들어왔다 싶은 순간 펀치연타를 치고 니킥 콤비네이션으로 연결시켰다. 순간 움직임이 워낙 자연스럽고 빠른지라 박성희가 막아내기 쉽지 않았다.

결국 박성희는 평소의 차분했던 경기 리듬을 가져가지 못했고 아카리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목전에 둔 챔피언의 꿈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정신력이 강한 박성희는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가 뛰고 있다. 최하나전 승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량은 물론 전략적 움직임 또한 더욱 성숙해졌다.

현재 맥스 FC 여성 밴텀급은 박성희가 부딪혀야할 적수들이 부쩍 많다. 라이벌 김소율을 비롯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아카리 그리고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김효선 등 쟁쟁한 선수들이 건재하다. 좌절을 모르는 똑순이가 다시금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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