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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다 잡은 ‘핏불’ 놓친 조던…표도르 교훈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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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이 방심한 순간, 알베스는 묵직한 미들킥을 메인의 복부에 정확하게 적중시켰다. (SPOTV 동영상 캡처)

나카무라 카즈히로(36·일본)는 프라이드 시절 반더레이 실바와의 맞대결에서 뼈아픈 실수를 했다.

당시 극강의 펀처로 유명했던 실바를 맞이해 초반 과감하게 펀치 맞대결을 펼쳤다. 유도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무모하게 느껴졌지만 대등한 경기로 지켜보던 팬들을 흥분케 했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인해 피가 끓었던 탓일까. 나카무라는 뒤로 물러나며 걸치고 있던 유도복 상의를 벗었다. 옷을 벗고 '제대로 붙어보자'는 의지가 드러난 동작이다. 하지만 영리한 실바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옷을 벗는 사이 집중력이 흐트러진 나카무라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가 맹렬히 펀치를 휘둘렀고 사실상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6·벨라루스) 역시 어플릭션에서 뛰던 시절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맞붙어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UFC-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출신끼리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했던 당시 경기에서 알롭스키는 초반을 우세하게 이끌어 나갔다. 탄탄한 가드와 안정적인 펀치를 바탕으로 표도르를 압박했다. 분위기만 봐서는 알롭스키에 의해 세계 최강의 황제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흐름을 잡아나가는 듯하자 알롭스키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대로 그 상황에서도 표도르는 냉정했다. 흐름 자체가 알롭스키에게로 넘어가려는 찰나 대반전이 일어났다.

자신감을 찾은 알롭스키는 프런트 킥으로 표도르를 코너 구석으로 밀어버리고 재빠르게 플라잉니킥을 시도했다.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표도르의 냉정함은 그 순간에도 살아 있었다. 알롭스키가 플라잉니킥을 시도하려고 공중에 뜬 찰나를 놓치지 않고 전광석화 같은 펀치를 턱에 꽂았다. 카운터펀치를 정타로 얻어맞은 알롭스키는 그대로 링 바닥에 고꾸라진 채 실신하고 말았다.

나카무라가 유도복을 벗지 않았고, 알롭스키가 플라잉니킥을 쓰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짜릿하면서도 아쉬운 승부였다.

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서 열린 UFC 183 ‘앤더슨 실바 vs. 닉 디아즈’ 대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불운(?)의 주인공은 조던 메인(25·캐나다)이었다.

메인과 맞붙은 선수는 '핏불' 티아고 알베스(31·브라질). 한때 웰터급 최고의 타격가로 불리며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치른 선수다. 예전에 비해 날카로움이 무뎌졌다는 평가도 많지만 여전히 이름값만큼은 만만치 않다. 게다가 많은 빅매치를 치러온 베테랑 특유의 노련미도 상당하다. 상위권으로 치고나가지 못하고 있는 메인 입장에서는 알베스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대어였다.

상대성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메인은 알베스에 비해 공격 옵션은 부족하지만 신장에서 8cm정도 앞섰다. 같은 타격가 스타일끼리의 대결에서 신장-리치의 이점은 굉장히 많다. 이러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메인은 1라운드에서 굉장히 우세했다. 원거리를 유지하고 로우킥과 잔펀치를 꾸준히 꽂으며 차곡차곡 포인트를 따갔다. 신장에서 열세인 알베스의 공격은 메인이 조금만 백스텝을 밟아도 빗나가거나 커버에 걸리기 일쑤였다.

타격거리 차이도 매우 컸다. 자신감이 생긴 메인은 중반 이후 묵직한 팔꿈치 공격을 섞어 쓰며 상당한 데미지까지 안겼다. 적어도 1라운드까지의 경기내용만 놓고 보면 알베스에게는 답이 없어 보였다. 반전은 2라운드에서 일어났다. 알베스가 잘한 것이지만 메인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

메인은 2라운드 초반 알베스에 의해 철장구석에 몰리자 유도식 전방 회전낙법을 연상케 하는 앞구르기 동작을 선보이며 빠져나왔다. 그냥 빠져나와도 충분한 상황이었지만 자신감이 넘친 메인이 일종의 쇼맨십을 펼친 것이다.

1라운드에서의 긴장감을 잊고 방심했던 탓일까. 메인의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고, 알베스는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알베스는 묵직한 미들킥을 메인의 복부에 정확하게 적중시켰다. 순간 메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어진 파운딩은 단순한 '확인사살'일 뿐이었다.

메인은 나이는 어리지만 일찍 데뷔한 탓에 무려 39전을 치렀다. 하지만 빅네임이나 큰 경기에 약해 전적 자체가 들쭉날쭉했고 그런 탓에 정상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그가 뛰고 있는 체급이 죽음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알베스전 패배는 굉장히 뼈아프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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