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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돌아온 닥터! 글로리 라이트급 판도 바꿀까?

'빗장수비' 달인 조르지오 페트로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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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닥터' 조르지오 페트로시안
ⓒ 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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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조르지오 페트로시안(30·이탈리아)이 '글로리(Glory)' 라이트급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아르메니아계 이탈리안 파이터 페트로시안은 7일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글로리 25'에 출전하여 '굿가이' 조시 전시(22·캐나다)를 만장일치 판정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프로 통산 85전 80승 2무 2패 1무효라는 경이로운 전적까지 이어갔다.

엄청난 성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페트로시안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동체급 최강의 사나이였다. 2009, 2010 K-1 월드맥스 토너먼트 챔피언에 오른 것을 비롯 '2012 글로리 토너먼트'까지 재패했다. K-1 월드맥스가 명맥을 유지했다면 지속적인 독주도 가능했다는 평가다.

예나 지금이나 페트로시안이 뛰던 체급에는 세계적인 강자들이 즐비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페트로시안은 차원이 다른 테크닉을 선보였다는 극찬을 받았다. 어떤 쟁쟁한 파이터도 페트로시안 앞에서는 모두가 평범해지고 만다. 단순히 앞서는 정도가 아니라 경기 내내 별다른 유효타조차 거의 허용하지 않을 정도다.

페트로시안의 상상을 초월하는 디펜스는 그야말로 상대를 질리게 한다. 빠른 스텝과 엄청난 동체 시력을 바탕으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대의 주먹과 발을 흘리듯 피해내는 묘기를 선보인다. 더불어 상대 공격이 나오는 타이밍에서 반 박자 빨리 공격해 흐름을 끊는 기술은 신기에 가깝다. 마치 상대의 속내를 들여다보듯 짧고 간결한 공격으로 맥을 자르는 테크닉은 이제껏 어떤 선수에게도 볼 수 없던 비기 중의 비기로 극찬 받는다.

페트로시안은 공격을 하면서도 수비를 생각하는 파이팅을 보여준다. 날카롭게 펀치와 킥을 내다가도 상대 반격 타이밍엔 공격이 어려운 사각으로 슬쩍 비켜서는가 하면, 가벼운 클린치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좌우앞뒤로 이동한다. 공격은 공격대로 하면서도 상대에게 기회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지나친 연승행진으로 방심했던 탓일까? 페트로시안은 2013년 11월 2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글로리 12 '라이트급 토너먼트 4강'에서 복병 앤디 리스티(33·수리남)에게 3라운드 43초 만에 KO로 무너졌다. 자신의 생애 첫 KO패였다. 팬들과 관계자들은 예상치 않았던 결과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페트로시안이 보여주던 링 안의 장악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리스티는 앞서는 신장을 적극적으로 살리는 한편 수시로 스위치 스텝을 섞어가며 페트로시안 특유의 거리감에 혼돈을 줬다. 자신의 거리에서 차근차근 상대를 갉아먹는 페트로시안 입장에서는 크고 빠른데다 변칙적인 공격을 수시로 펼치는 리스티에게 초반부터 흐름을 넘겨줬고 이후 평소와는 다른 리듬으로 공방전을 펼친 게 패인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곧바로 2차전이 펼쳐졌으면 페트로시안의 리벤지가 가능했을 것이다는 의견이 많다. 리스티의 파이팅 스타일은 분명 위협적이지만 그는 힘의 분배를 잘 하지 않고 전력 투구하는 패턴 일변도인지라 중반 이후 체력적인 부분에서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페트로시안을 이겼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근성과 투지가 좋은 다비트 키리아(27·조지아), 루스말렌에게 연거푸 역전패를 기록한다.

색깔은 다르지만 경기운영능력이 좋은 페트로시안이라면 두 번의 실수는 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페트로시안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경제적인 템포 조절이다. 수비든 공격이든 딱 필요한 만큼만 움직이며 펼친다. 철벽가드를 굳히는 것도, 활발한 스텝으로 경기 내내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것도 아니면서도 간발의 차이로 피하고 막고 때릴 수 있는 이유다. 때문에 다시 대결이 진행될 경우 페트로시안은 리스티의 체력적 약점을 파고 들 것이 분명하다.

충격적 패배 후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고 타 단체에서 조정기간까지 가지고 돌아온 페트로시안은 전시를 압도적으로 물리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 상태다.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리스티는 물론 챔피언 루스말렌, 떠오르는 신성 싯티차이 싯송피농(23·태국) 등 누구와도 승부가 가능하다. 돌아온 닥터가 글로리 라이트급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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