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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마이클 매덕스, 손꼽혔던 빅네임 용병의 데뷔전

 치어리더 신3(명승부).jpg
 명승부 역사 속으로⑤
ⓒ 전주 KCC

 

 

국내 인기 스포츠중 하나인 프로농구에서는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오갔다. 아무래도 운동신경이나 신체조건에서 국내선수들보다 월등한 부분이 많았던지라 어느 팀이 어떤 외국인 선수를 뽑았느냐에 따라 농사의 희비가 갈리곤 했다.

좋은 성적을 올렸던 팀들의 이면에는 언제나 걸출한 외국인 선수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크리스 윌리엄스-피트 마이클-크리스 랭-리벤슨-단테 존스-찰스 민랜드 등 역대급 기량을 선보인 용병들은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과거 골드뱅크, 전자랜드 등에서 활약한 마이클 매덕스(39·204cm)는 한때 엄청난 화제몰이를 했던 선수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제대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지 않지만, 국내 리그에 입성할 당시에는 역대 어떤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의 데뷔전은 언론과 수많은 팬들이 한꺼번에 주목했을 만큼 뜨거운 감자가 된 바 있다.

매덕스는 2000년 7월 24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래디슨 호텔서 있었던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골드뱅크에 지명됐다. 1998∼1999시즌부터 터키·중국·베네수엘라 등에서 활약한 매덕스는 골밑 플레이는 물론 중장거리 슛까지 두루 갖춘 센터 겸 포워드였다. 그는 트라이아웃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일제히 각 구단의 주목을 받았고 골드뱅크는 지체 없이 매덕스를 선택했다.

매덕스는 부상으로 인해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보다 조금 늦게 데뷔전을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데뷔전에 역대 어떤 1순위 용병보다도 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여기에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평가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당시 국내에서 뛰고 있던 대다수 용병들은 "현재 들어온 외국인 선수 중 최고는 누구냐?"는 질문에서 일제히 매덕스를 지목했다.

특히 삼성에서 뛰고 있던 아티머스 맥클래리(42·194cm)의 발언은 그러한 평가에 쐐기를 박았다. 당시 최고의 용병은 단연 맥클래리였다. 이전까지 현대(현 KCC)가 조니 맥도웰의 영향으로 강호로 군림했던 것처럼 삼성 역시 맥클래리의 가세와 함께 전력이 급상승했다. 비록 그 활약상이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해당 시즌만 놓고 봤을 때는 맥클래리의 적수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한 맥클래리가 매덕스를 최고로 꼽았다. 당시 그는 자신의 소속팀 삼성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붙을 상대로 약체 골드뱅크를 지목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바로 매덕스의 존재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고 용병이 있기에 골드뱅크는 무서운 위력을 떨칠 것이다는 게 맥클래리의 평가였다. 물론 그의 말처럼 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수많은 팬들과 언론은 "도대체 매덕스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저런 말까지 나오는가"라며 혀를 내두르곤 했다.

2000년 12월 14일 골드뱅크(현 KT) vs. 현대(현 KCC)

골드뱅크로서는 비록 패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절반의 성공이었다. 현대로서는 아직은 몰락하지 않았다는 정통 강호의 자존심을 확인한 경기 내용이었다.

골드뱅크로서는 부상 선수와 채 갖춰지지 않은 조직력의 부조화가 안타까웠다. 중심선수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매덕스는 성치 않은 몸임에도 그럭저럭 무난한 기량을 보여줬으나 막판 체력 저하로 데뷔전을 약간은 혹독하게 치렀다. 골드뱅크로서는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약점을 대부분 노출했다. 이에 반해 현대는 전력누수로 인한 파워부족이 여실히 드러났으나 조직력만큼은 여전히 탄탄했다는 평가다.

골드뱅크는 매덕스의 가세로 팀 파워에서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부상 선수들이 많은 관계로 전체적 공수가 제대로 따라주지를 못했다. 팀의 '쌍포'로 활약하게 될 매덕스와 현주엽의 부상이 가장 큰 이유였다.

골드뱅크는 속공이 거의 되지 않았다. 본래가 팀 전체적으로 속공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매덕스는 무릎 부상으로 거의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 현주엽은 본래 스피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눈 주변 부상까지 완쾌되지 않아 속공 참여가 힘들었다. 노련한 포인트 가드 부재도 이유 중 하나였다.

정락영이 없는 상황에서 김용식이 분전했으나 포인트 가드로서의 속공 전개 능력은 썩 매끄럽지 못했다. 스타팅으로 나온 정인교를 비롯해 핵심 식스맨 박상욱 역시 발이 느린 편이었다. 팀 스피드의 문제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더 심각하게 드러났다. 공격을 성공시키고도 수비전환을 빠르게 하지 못해 현대의 속공에 알고도 당했다.

거기에 자유투 성공률 역시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현대는 찾아오는 자유투 기회를 침착하게 득점으로 성공시키는 데 비해 골드뱅크는 낮은 성공률로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매덕스는 첫 출장이라는 이유 하나로도 뜨거운 화제가 됐다. 무릎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약간씩 절룩거리며 뛰어다니고 수시로 벤치로 들어가는 등 예상했던 문제점들은 그대로 노출했으나 전체 1순위 외국인 선수답게 가능성은 보여주었다.

3점 슛으로 자신의 한국리그 첫 득점을 올린 그는 미들 슛, 골밑 슛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28득점(3점 슛 3개)을 기록했다. 무릎부상의 여파인지 골밑에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떨어져 자주 미스를 범하기는 했다. 하지만 감각적인 리바운드와 번개 같은 스핀무브 거기에 센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드렉 드리블이나 피딩 능력도 좋은 편이었다.

수비도 초반에는 맥도웰의 노련함에 번번이 당하는 모습이었으나 갈수록 두뇌 플레이를 통해 제몫을 해줬다. 그러나 체력 문제때문인지 마지막 쿼터에서는 자유투와 결정적 3점 슛을 에어 볼로 날려 버리는 등 팀 패배의 주범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기본적 체력과 몸만 만들어진다면 맥클레리의 말이 꼭 과장은 아닐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기에는 충분해보였다.

교체설이 나돌고 있던 골드뱅크의 또 다른 외국인선수 말린 킴브루(45·193㎝)는 그 때문인지 다른 경기에 비해 활약도가 적었다. 전반 2득점에 그치는 등 몸이 무거워 보였으며 자유투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후반 기습적인 3점 슛을 2개를 연달아 성공시키는 등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그뿐이었다.

현주엽은 연습경기에서 봉하민과의 충돌로 눈 부위가 찢기는 부상을 당했다. 물론 탱크 같은 힘을 바탕으로 '고지능 하마' 플레이는 여전했으나 무엇인가 투박하면서도 다채로운 평상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정인교는 당시 골드뱅크의 계륵 같은 존재였다. 장래가 유망한 정진영을 기아에 내주는 출혈 끝에 얻었음에도 베테랑에게서 기대했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었다. 1쿼터 3점 슛 3개를 연달아 몰아넣으며 팬들을 흥분시켰으나 이후 침묵모드에 들어갔다.

단신 공격수 정인교는 스피드도 느리고 수비 역시 좋지 못한 편이다. 노련미가 있고 한번 폭발하면 무서운 위력의 외곽능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때는 굉장히 기복이 심한 상태였다. 상대적으로 정진영은 기아로 가서 펄펄 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골드뱅크 팬들을 마음 아프게 했다.

노련미를 발휘해서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해주고 있는 김용식은 16득점(3점슛 2개), 장신 슈터 장창곤은 3점 슛 3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었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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