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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IA 강한울 한 줄기 빛, 김선빈 돌아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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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중인 김선빈.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팬들은 그 어떤 팀보다도 유격수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한국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괴물 유격수 ‘야구천재’ 이종범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수비만 잘하고 2할대 중반의 타격만 해도 주전이 가능한 유격수라는 포지션에 대한 상식을 깼다.

강견,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유격수면서도 타격왕, 최다안타왕, 도루왕, 홈런왕을 동시에 노리는 괴물 중 괴물이었다. 신인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KIA 팬들의 눈높이를 한없이 올려놓았다.

이종범 이후 KIA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유격수는 없었다. 김종국, 이현곤은 수비는 안정적이었지만 공격이 떨어졌고, 홍세완은 글러브가 방망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현존하는 젊은 피 김선빈, 강한울, 박찬호 등도 미완성이다.

‘작은 거인’ 김선빈 등장

김종국은 김성한호 시절 이종범과 팀 타선을 이끌며 도루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 생활 동안 아쉬운 공격력으로 팬들로 하여금 한숨을 내쉬게 했다. 발 하나만큼은 준족 군단 타이거즈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빨랐다.

아무리 스피드가 좋아도 출루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2루수, 유격수를 모두 안정적으로 커버하며 수비만으로 국가대표에 입성할 만큼 수비 능력은 확실했지만 KIA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선수였다.

이현곤 역시 수비 하나는 일품이었다. 2루수, 유격수, 3루수 어느 쪽에 세워도 수비문제는 일으키지 않았다. 김종국이 그랬듯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센스와 타구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비했다. 그러나 공격이 낙제점이었다. 출루율이 낮은 것은 물론 발까지 느려 위협적인 주자가 되지 못했다.

2007년 팀타선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고군분투하며 타격 2관왕(타율-최다안타)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몬스터 시즌’이었다.

이후 유격수로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김선빈이다.

현재 군복무 중인 그는 프로야구 최단신(165cm)이라는 약점을 안고도 뛰어난 야구 센스와 근성 있는 플레이를 통해 주전 자리를 꿰찼다. 2번 타순에서 찬스를 이어주는 테이블 세터로 주로 활약했는데 파워는 떨어지지만 재주가 뛰어나 ´클러치히터(clutch hitter)´ 역할도 곧잘 했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빠른 배트 스피드로 공을 정확하게 가격해 코스 구석구석을 노리는 타격이 일품이다.

타격 재능 뿐 아니라 발도 빠르다. 주력을 바탕으로 내야 안타도 종종 생산하고 있으며 루상에 나간 상태에서도 잦은 움직임과 공격적 주루 플레이를 통해 상대팀을 골치 아프게 만든다.

김선빈의 빠른 발은 수비에서도 잘 활용된다. 신장이 작아 수비 범위가 좁지만, 빠른 발을 무기로 한발 더 뛰고 정확한 타이밍에서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로 이를 상쇄시킨다. 부드럽고 빠르게 글러브에서 공을 빼내지는 못하지만 동작이 간결하며 투수 출신 강견답게 송구는 수준급이다.

한때 트라우마로까지 작용했던 고질적 ‘뜬공 문제’ 등에서도 알 수 있듯 안정감이 떨어져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비 보강이 절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정호에 이어 유격수 ‘넘버 2’급의 공격력을 자랑했음에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배경에는 불안한 수비문제가 항상 원인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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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새로운 유격수로 부상 중인 강한울. ⓒ 연합뉴스
미완성 경쟁자들

김선빈이 군문제로 팀을 떠나있는 동안 여러 선수들이 유격수를 소화하고 있다. 강한울, 박찬호를 비롯해 올 시즌에는 유격수와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김주형까지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앞서갔던 선수는 강한울. 181cm의 좋은 신장에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췄으며 우투좌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김선빈의 공백을 틈타 주전 자리를 차지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많은 기회를 받았음에도 강한울은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로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빈약한 공격에 수비 역시 기복이 심해 안정감이 우선인 유격수에 맞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강한울은 대부분의 공을 몸 중심에서 잡으려고 하는 경향이 짙었다. 역동작으로 펼치는 수비 능력은 떨어진다. 송구 전까지의 불필요한 스텝, 한두 템포 느린 송구가 단점이다. 땅볼 타구에 대한 대시 능력도 아쉬움을 남긴다.

그 사이 박찬호가 후반기 들어 두각을 나타냈다. 빠른 발과 타구 판단력을 높이 산 김기태 감독이 가능성을 인정하고 많은 기회를 줬다. 하지만 박찬호 역시 반짝했지만 장기레이스에서 꾸준한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강한울과 마찬가지로 공격이 너무 취약해 공헌도가 떨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은 파격적 선택을 감행했다. 주로 1,3루에서 뛰던 거포형 선수 김주형을 유격수로 파격 기용하는 모험을 했다.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유격수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공격으로 승부를 보기 위한 포석이었다.

아직 시즌 초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김주형이 덩치에 비해 유연하고 수비 센스도 갖춘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유격수는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포지션이 아니다. 본래 유격수를 봤던 선수들도 주전으로 풀 시즌을 뛰기 쉽지 않은데 전혀 다른 포지션에서 뛰었던 김주형의 심리적 압박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실책이 거듭되다보니 나중에는 심하게 위축돼 평범한 땅볼도 놓치게 됐다. 초반에 좋았던 타격감까지 무너지며 현재는 주전 자리에서 낙마했다.

그 사이 강한울이 다시금 도약했다. 올 시즌 강한울은 공수 모든 면에서 지난 시즌보다 나아졌다. 수비시 약점으로 꼽혔던 과감한 대시능력 등을 보완, 김선빈이 빠져 있는 유격수자리에서 최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격적인 부분 역시 타격의 임팩트는 여전히 약하지만 빠른 발을 살린 ‘맞추고 달리는 특유의 발야구(?)’로 많은 내야안타를 생산하며 3할 타율(0.311)을 유지 중이다. 맞추는 능력 역시 크게 향상됐고 삼진도 크게 줄었다. 현재의 활약만 이어간다면 돌아올 김선빈과도 경쟁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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