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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고비 못 넘는 구스타프손, 전략적 진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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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손은 공격 자세를 잘 잡고 거리를 확보해야 제대로 된 화력이 나오는 스타일이다. UFC 캡처
알렉산더 구스타프손(27·스웨덴)은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흔치 않은 백인 강자다.

라이트헤비급 상위권은 미국 흑인들의 독무대로 바뀐 지 오래다. 전·현 챔피언 존 존스(28·미국)와 다니엘 코미어(36·미국)를 비롯해 앤서니 존슨(31·미국) 등이 정상권을 휘감고 있다.

필 데이비스(30·미국)가 둥지를 옮기지 않았으면 독주체제는 더욱 짙어질 뻔했다. 티아고 실바, 마우리시오 쇼군, 료토 마치다 등 한때 강세를 나타냈던 브라질 세력은 온데간데없다. 글로버 테세이라(35·브라질)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전 같지 않다.

그런 점에서 스웨덴 출신의 장신 백인 타격가 구스타프손은 미국 흑인 세력의 흔치않은 대항마라 할 수 있다. 신장 195cm의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꾸준히 상위권에서 명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장의 이점을 살려 펀치, 킥, 무릎공격 등 다양한 옵션을 장착한 구스타프손의 타격은 챔피언급 강자들에게 긴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안타깝게도 구스타프손은 중요한 길목에서 흑인 선수들에게 번번이 막히고 있다. 구스타프손은 통산 16승 4패를 기록 중인데 그 4패 모두 데이비스, 존스, 존슨, 코미어 등 미국 흑인 강자들에게 당했다.

데이비스에게 아나콘다 초크로 당한 것을 비롯해 존슨에게는 타격전에서 TKO패로 무너졌으며 존스, 코미어와는 판정접전 끝에 고개를 떨궜다. 장신, 단신, 타격가, 레슬러 등 신체조건과 파이팅 스타일을 가리지 않고 당했다.

챔피언을 노리는 구스타프손 입장에서 신중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비록 역대 최강 존스, 최강의 2인자 코미어와 판정까지 가는 명경기를 펼쳤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패배다.

지난 4일(한국시각) 열린 'UFC 192' 코미어전은 구스타프손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코미어는 동체급 최고 수준의 레슬링을 갖췄다는 점에서 난적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코미어는 신장(179cm)의 약점이 있었다. 워낙 몸놀림이 좋고 민첩해 치명적 약점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구스타프손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노려야했다. 자신의 최고 강점이 동급 최고 수준의 신장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스타프손은 신장의 이점을 거의 살리지 못했다. 사이드스텝을 밟으며 적극적으로 움직였음에도 계속적으로 코미어에게 거리를 잡혔다. 코미어는 잔매를 각오하면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갔다.

펀치거리가 생기면 지체 없이 주먹을 휘둘렀고 구스타프손의 스텝이 멈추면 날렵하게 클린치싸움을 걸어 더티복싱을 펼쳤다. 특히, 한손으로 목을 잡고 나머지 한손으로 어퍼컷을 날리는 패턴은 경기 내내 구스타프손을 힘들게 했다. 구스타프손이 타격을 낼 때의 대부분은 코미어 역시 맞타격이 가능한 거리가 대부분이었다.

구스타프손은 테이크다운도 잘 막아내고 타격기술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장신 스트라이커로서의 이점을 완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방에 상대를 넉 아웃시킬 만큼 화력이 넘쳐나지도, 카운터에 능한 것도 아니라 원거리에서 부지런히 폭격을 해야 하지만 압박하는 상대에게 금세 거리를 허용한다.

가드 역시 빈틈이 많아 타격을 주고받다보면 어느새 진흙탕 타격전 양상이 되고 만다. 레슬러에게 클린치 상황을 자주 허용하고 하드펀처의 한 방에 노출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구스타프손은 이런 식의 난타전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좋은 신장과 긴 리치가 있는데 굳이 자신보다 작은 파이터들과 치고받는 것은 아쉽다.

구스타프손은 공격 자세를 잘 잡고 거리를 확보해야 제대로 된 화력이 나오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리듬을 타며 안정적으로 스텝을 밟을 때는 매우 위력적인 타격 패턴을 보여준다. 앞손 잽으로 끊임없이 상대의 안면을 공략하고 미들 킥으로 몸통을 인정사정없이 공략한다. 코미어 역시 구스타프손의 자세가 제대로 잡혔을 때는 타격전에서 매우 고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자세가 자주 무너진다는 것이다. 상대가 압박을 거세게 하면 피하거나 물러나는 과정에서 당초에 갖췄던 자세와 거리는 온데간데없다. 결국 정상급 강자들에게는 그 틈을 공략 당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패배로 이어졌다.

구스타프손이 난적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자세에 대한 패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압박을 받고 물러날 때도 어느 정도 자세를 유지하거나 혹은 자세를 다시 잡는 과정이 더욱 빨라야한다. 그것이 안 된다면 근거리 무기를 더욱 갈고닦아 자세가 무너져 거리싸움이 힘들 때에도 상대를 무너뜨릴 패턴을 장착해야한다.

생애 최초로 연패에 빠진 구스타프손에게 전략적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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