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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불꽃 팔꿈치' 크로캅, 불혹의 진화 기대

크로캅 팔꿈치.png
[UFC]크로캅이 팔꿈치를 앞세워 곤자가를 상대로 리벤지에 성공했다(SPOTV 중계화면).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을 향한 격투 팬들의 관심이 달아올랐다.

크로캅은 12일(한국시각) 폴란드 크라쿠프 타우론 아레나서 열린 'UFN 64'에서 지난 2007년 당시 끔찍한 패배를 안겼던 가브리엘 ‘나파오’ 곤자가(36·브라질)를 상대로 리벤지에 성공했다.

2라운드까지 하위포지션에서 눌리는 등 답이 없어 보였지만 3라운드 들어 팔꿈치 공격이 통해 기적 같은 역전 TKO승을 따냈다.

최근 크로캅은 UFC에 복귀하면서 과거 자신을 꺾었던 상대들과의 리벤지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주변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노쇠화가 시작된 30대 중반에도 넘지 못한 상대들을 불혹을 넘긴 나이에 꺾는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형적 스트라이커인 크로캅은 활발한 스텝을 바탕으로 스피드와 반사 신경을 최대한 살리는 스타일이다. 맷집과 체력도 강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공격 역시 왼쪽 펀치, 왼쪽 킥에서 나오지만 워낙 빠르고 타이밍이 뛰어나 대부분의 상대들은 알고도 어쩌지 못했다. 하지만 운동능력이 떨어지면서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만 남아 무기력한 패배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피드가 떨어지다 보니 주특기인 레프트 스트레이트는 상대 커버에 걸리거나 라이트에 노출됐고 펀치를 제대로 쓸 수 없어 킥조차 봉인되는 악순환에 시달렸다. 타격은 물론 태클 방어에도 효과적이던 스텝마저도 경쾌함을 잃었다. 워낙 고집스럽게 하나의 패턴만 구사, 상대를 긴장시킬 또 다른 무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UFC를 떠나있는 동안 크로캅의 파이팅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더 이상 무서운 스피드와 현란한 스텝으로 상대를 유린하는 사냥꾼은 될 수 없었지만, 그동안 쌓아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더티복싱’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최상급 타격가 출신답게 좋은 타이밍에서 꽂아 넣는 타격에는 일가견이 있어 원거리보다는 근거리가 상대를 공략하기 더 편했다.

특히, 빠르고 날렵한 타격가들이 주류를 이루는 무대인 K-1에서 이러한 스타일이 잘 통했고, MMA 무대로까지 패턴변화가 이어지게 된다. 예전처럼 멀리 떨어져서 피하고 때리는 것이 아닌 최대한 바짝 붙어서 짧고 정확한 타격을 자주 맞췄다. 거리가 가깝다보니 회피하거나 흘리기에도 편했고 카운터에 노출될 확률도 낮았다.

물론 종합룰이 적용되는 MMA무대는 크로캅보다 그래플링이 뛰어난 상대들이 넘쳐난다. 어설프게 더티복싱을 하려가다 외려 클린치 싸움에서 밀리며 희생양이 될 수 있고 테이크다운의 위험 역시 계속된다.

때문에 크로캅으로서는 근거리에서의 화력보강이 절실하다. 전성기 크로캅의 수비가 타격가 치고 좋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던 배경에는 강력한 공격력이 밑바탕이 됐다. 상대들은 크로캅이 다가오면 디펜스에 먼저 신경을 써야했고 이는 상대의 공격력 약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시너지효과를 일으켰다.

곤자가전을 통해 크로캅은 새로운 필살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팔꿈치 공격이 그것이다. 경기 전까지 크로캅은 "엘보우 공격은 출혈을 유발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정확하고 날카로운 엘보우 기술을 선보이며 곤자가를 제압했다.

마치 팔꿈치 공격이 주특기인 선수처럼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구사, 향후에도 주특기로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 경기에서도 팔꿈치 공격이 통한다면 상대들은 크로캅의 엘보우를 매우 경계할 것이 분명하고, 그에 따라 펀치와 킥 공격의 성공률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

크로캅은 곤자가와의 두 번의 대결을 통해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1차전 패배가 자신감 하락의 단초가 됐다면 2차전 승리는 자신감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크로캅이 곤자가전 승리를 통해 늦은 나이에 다시 한 번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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