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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불꽃 복수전’ 크로캅…곤자가 트라우마 치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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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캅은 2007년 곤자가전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하이킥에 실신패했다. ⓒ 게티이미지

‘아무리 인정을 받더라도 그를 이기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하라 야스히사의 인기장편만화 ‘킹덤’은 전국시대 혼란기 속에서 용맹과 무예를 겨루는 호걸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루며 일본은 물론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전쟁 만화답게 '킹덤'에서는 수많은 전투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많은 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승부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백발노장이자 진나라 총사령관인 몽오의 최후 전투가 바로 그것이다.

몽오는 진나라의 전설로 불리는 ‘육대장군’만큼은 아니지만 일국의 총사령관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장수로서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몽오는 만족하지 못한다. 다름 아닌 필생의 적수 염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위나라 명장인 염파는 한때 조나라 삼대천 중 한명으로 악명을 떨치다 망명한 장군인데 몽오는 젊은 시절 그와 맞붙어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무력은 물론 지략으로도 염파는 몽오가 당해내기 어려운 상대였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몽오의 가슴 한 켠 염파는 늘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이기고 싶지만 두려운 상대, 몽오에게 염파는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몽오는 다시금 용기를 낸다. 늘 자신의 인생에서 큰 벽으로 남아있던 염파와 다시 맞붙어 이기고자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몽오는 언젠가 있을 염파와의 싸움을 머릿속으로 그려오면서 얻은 노하우와 이후 실전을 통해 얻은 본능적 감각을 총집결한다. 몽오의 장수인생은 염파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최근 UFC에 컴백한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에게 가브리엘 ‘나파오’ 곤자가(36·브라질)가 그런 존재다.

크로캅은 UFC에서의 두 번째 경기였던 2007년 UFC 70 'NATIONS COLLIDE'에서 의외의 복병 곤자가에게 무너졌다. 당시 크로캅에 대한 기대치는 챔피언 타이틀급이었는데 벨트 전쟁에 나서는 중요한 일전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며 이후 파이터 인생 자체가 꼬여버렸다.

당시 곤자가는 크로캅전을 겨냥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다. 사우스포인 크로캅의 스텝과 공격 방향을 염두에 둔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처음부터 자연스러운 타격이 나오기 어렵게 이끌었다. 이를 눈치 채지 못한 크로캅은 평소처럼 ‘알고도 못 막던’ 자신의 패턴을 그대로 구사했다.

곤자가는 크로캅의 사이드스텝을 잘 따라간 이후 공식처럼 이어지던 첫 미들킥 공격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낚아채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탑 포지션을 차지했다. 곤자가가 본격적으로 승리를 잡게 된 것은 이후 이어진 엘보우 공격이었다. 크로캅은 이전 프라이드룰에서는 구경하지 못했던 팔꿈치 파운딩이 계속해서 쏟아지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마 부분에서 출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크로캅이 그대로 무너지는 것을 주최 측에서도 원하지 않았던 것일까. 잠시 후 이례적인 레프리의 스탠딩 전환 선언이 나오면서 크로캅은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팔꿈치 공격을 연거푸 허용한 크로캅은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듯 얼굴에 일그러진 표정이 가득했다.

그리고 잠시 후 누구도 상상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 곤자가의 하이킥이 벼락처럼 크로캅의 왼쪽 관자놀이에 그대로 꽂혀버렸던 것. 전혀 예상치 못한 한 방에 크로캅은 옥타곤 바닥에 정신을 잃어 실신했고, 지켜보던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참동안 정적이 흘렀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하이킥에 역으로 넉아웃을 당한 크로캅은 이후 거짓말처럼 연패하며 이전의 강력했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옥타곤 부적응, 노쇠화에 따른 운동능력 감소 등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곤자가에게 충격적 패배를 당한 후 무너져버린 멘탈적 요소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크로캅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크라쿠프 타우론 아레나서 있을 'UFN 64'에서 곤자가와 숙명의 2차전을 벌인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라 예전보다도 훨씬 노쇠해버린 크로캅이지만 리벤지에 대한 집념의 불꽃만큼은 꺼지지 않았다. 여러모로 불리하다는 예상이 많지만 크로캅은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오래전에 꺼져버린 불꽃 하이킥은 다시금 타오를 수 있을지, 팬들은 단 한번만이라도 마지막 불꽃이 옥타곤에서 피어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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