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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열전 : 불꽃 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3
최근연재일 :
2023.07.21 15:26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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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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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글자수 :
150,472

작성
23.06.1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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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부_10화 : 사람 새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으려는가?

DUMMY

무방비인 이 집 사람들이 그 큰칼이 마당 중간에 꼽히자 하인들이 소란 스럽게 굴었고, 그 소란에 그 집 가병 두 놈이 칼을 들고 나오다가 거인이 꽂아 둔 칼에 이미 전의를 상실하여 숨어 버린다.


그런데 안채 담 너머에서 겁장이 가병 두 놈이 안채로 넘어 온 것을 보고 나이가 좀 있는 여자가 호통을 친다.


"네 놈들 따위를 우리집 가병으로 뽑은 내 남편의 안목도 참 한심하구나. 뭣들하느냐. 사다리 대지 않고서! 지붕 말고....사랑채쪽 담에 대라!"


그리고 성큼 성큼 사다리에 올라 활을 겨누는데 독자 여러분도 기억하실게다. 귀신들었던 소영의 어머니다.


"부인 제 칼은 이미 저기에 꽂혀 있으니..... 전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러 온 것입니다. 부사 나으리를 뵈러 왔습니다!"


부사는 사랑방에서 관복을 채비 해서 나가려다 그 소리를 듣고 의아해서


"웬 소란인가!"


만득은 딸기코 밑으로 솔잎 처럼 난 수염의 강부사가 사랑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마당에 서서


"아드님의 일로 의논 드릴 일이 있어 이렇게 실례를 하오니 용서 하십시오!"


강부사가 요직에 있는 만큼 눈치가 빠르다.


마당에 꽂힌 칼을 보고는....


"안으로 들어 와서 이야기 하십시다."


부사와 만득은 사랑방 의자에 앉고 심하게 맞은 종놈이 문밖에서 서서 낱낱이 지금껏 있었던 일을 고하자 눈을 감고 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아! 그럼, 수시중 대감께선 알고 계시오? 이 사건을? (만득이 고개를 가로 젓자) 게 누구 있느냐? 가서 종명이 오라 하라!"


종명이란 놈이 들어 오는데 보니 술이 덜 깨어 지금껏 자다 나온 듯 한데, 만득을 보고는 놀란다.


머리는 산발을 하고 졸린 눈으로 들어 서니 아비 된 입장에서 얼마나 부끄러울까.


"게 누구 없느냐? 종두와 종선이도 들라 하라!"


잠시 후 이 집 삼형제가 모였다. 종두와 종선은 글을 읽다 온 듯 반듯한데, 제일 큰 종명 만 눈은 풀리고 의관이 흐리다.


이 강부사는 자신의 큰딸 소영이 귀신들어 고생하는 것을 지켜 봤고, 이성계로 부터 갑옷을 빌렸고 이방원의 직장 상사이다.


"나는 네가 진사(進士)가 된 이후 지금껏 방종해도 곧 마음을 잡을 거라, 해서 과거에 곧 급제하리라...그래서 우리 집안을 바로 세우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종명이란 놈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못하고 있다.


"그런데 장군께서 그리고 저 종놈이 하는 말을 들어 보니, 네 놈은 고쳐 질 수 없는 놈이란 것을 오늘에야 깨달았다."


부사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허물은 곧 아비의 허물, 제가 어찌하면 이 아이의 죄를 용서 받을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시오!"


무릎을 꿇고 앉아 우니 세 아들 모두 울며 아버지를 일으키려 한다.


"이 일은 저의 주군이신 수시중 대감과는 무관하오. 다만 제 개인의 일이니 조정과는 연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얻어 터진 종놈이 손가락으로 돈 모양의 고리를 만들어 보이며 흔든다.)


다만, 나으리께서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으시고 수습하시려 하시니 저는 안도하고 안심합니다."


만득이 직접 꿇어 앉은 부사를 일으켜 세워 의자에 앉게 하자, 만득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분개하여 말하기를


"먼저 제가 제 집안 일 부터 처리 한다음에 말씀 나누시지요."


방안에 있던 검을 들고 칼을 뽑아 녀석의 머리카락을 다 잘라낸다.


"내가 웬만하면 이 오른손은 고려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려 했으나 오늘은 좀....... 너희 두 놈들도 제대로 봐 두거라. 못나게 행동하는 아들을 위해 아비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깡패가 되는 것이다..!"


얼굴이 벌개지며 칼집으로 '살려 달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두들겨 팬다.


"내 비록 이인임과 당(黨)을 지어 일을 같이 도모함에 막되먹은 일을 계획한다는 소리만 들어도 자다 가도 달려가 말리곤 했다!


나의 간언에도 이 대감이 기어이 그 짓을 하면 그를 부끄럽게 여겨 주상께 사직을 수 차례 청한 것을 수시중께서도 아시는 바라...


그런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은 나와 이인임을 엮어 버린다.


'혐의' 만으로도 사람을 '등신' 만드는 세상인데 (마당에 꽂힌칼 만득의 칼을 가르키며) 저렇게 물증이 있는데 내 어찌 피해 가겠나?


내 새끼마저 나를 이리도 부끄럽게 하는 구나!"


만득이 말했다.


"부사께서는 정의로우셔서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는 것은 면하게 하시는 구려!"


부사는 쓰러져 꼼짝도 안하는 놈에게 화가 몹시 났지만 인내하는 목소리로


"아들아 일어나 거라, 네가 이만한 매에 죽는다면 세상 사람들은 약하게 키운 나를 욕할 것이니, 당장 안 일어나면 목을 자르고......!"


아들 놈이 피를 흘리며 벌떡 일어난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십세기당 모든 부친들에게 서찰을 쓸테니 용서를 빌어 사람의 자식으로 살려는 자들은 오고, 개 새끼로 죽을 자들은 개 새끼의 얕은 꼼수를 부려 보라 하라....


(웃는 얼굴로 칼을 든다. 여차하면 내려 칠 기세다)


할 수 있겠느냐? 할 수 있어야 할텐데!"


저녁이 안되어 여섯 집에서 여섯명의 아버지와 여섯명의 아들이 모여 들었다. 네 집에서는 강부사의 서찰을 읽고는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투로 받아 들였다고 한다.


집구석 망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위험함을 알고도 그 위험을 무시한다'는 거다.


여섯 집 아비들이 마당에 꿇어 앉았고 관여한 아들 놈들은 아비들 뒤에 꿇어 앉았다.


모든 종들은 방 밖으로 나왔다가는 경을 친다는 엄포에 다를 방 구석에서 있어 어찌 돌아 가는지 몰랐다.


만득이 그들에게 타이르듯 조용한 목소리로 "이 건은 조정과는 무관하고 수시중 대감은 절대 알아서는 안됩니다."


"동의 하오!" 모든 아버지들이 반기며 외친다.


다른 아버지 하나가 "그런데 어찌 하면 용서하시려오?"


만득이 군모를 벗고 짧은 머리를 보이며 "집이 여섯 채 불탔습니다. 그 안에 들어 있던 재화는 말 할 것도...."


"다 갚겠소"


"말이 안되게 많아도?"


"두말하면 잔소리...."


"종은 다섯이 죽었소"


"각집 마다 종을 두명씩 총 10명을 드리리다!"


"자! 이제 마루에 오르셔서 얘기를 계속합시다. 네 놈들은 계속 꿇어라! 그런데, 오늘 오지 않는 네 집은?"


강부사가 비웃으며


"우리가 살벌한 조정에서 살아 남은 이유가 상황 판단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거요. '지금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 자들은.....개 새끼들인데 '사람'인 우리가 어찌 상종하겠소! 그 놈들은 오늘 부로 모르는 사람들이오!"


"알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이인임 대감은 사직했소! 이제 여기 모이신 대감들은 내일 즉시 사직서를 내고 조용한 곳으로 가 계십시오.... 비록 이인임의 사람이라고는 하나 이 중에는 조정에서 분명 대감들을 알아 주는 이가 있을 것이오..


또한 개성부윤(수도 개성의 시장직)이 수사를 시작하면 분명 자제들을 부를 터, 오늘 있었던 일은 일체 함구하는 걸로...."


그날 만득이 받아 챙긴 금만, 개성에서 기와집 스무 채 정도 였고, 귀한 옥과 비취 산호등 만으로도 개평관 5개를 만들 돈이 었다. 노비는 필요 없다 사양하고 그 집을 나왔다.


다음날 조정에서는 요직에 있던 사람 여섯이 사직했다.


나머지 네 놈의 집구석이 문제였다.


다음날 밤, 그 문제의 밤! 만득은 과묵하지만 우직하고 불의를 참지 않는 사나히가 아니던가? 다만, 솔직하게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사죄하면 받아 주는 사람이다.


시인도 사죄도 하지 않는 자들이 미웠다.


첫째 집엘 가니 아녀자들만 있으니 내일 오라고 했다.


두번째 집도 세번째도 같았다. 그래서 네번째 집을 먼 발치에서 보니 횃불을 대낮 처럼 밝혀 두고 이웃의 개마저도 긴장하였는지 소리 하나 안 난다.


폭풍 전야 같았다.


만득은 말을 천천히 몰아 대문 앞에서 다시 당당하게 '여봐라! 이리 오너라!'를 시전했다. 대문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하고 살 떨리는 긴장 감이 돌았다.


조금 더 기다리니 늙은 문지기가 빼곰이 문을 열고는


"뉘라 전해 올리오리까?"


"사람 자식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을 자들을 위해 칼 춤을 추러 왔노라 전해라!"


문이 활짝 열리고 문 안에서 비단 옷을 입고 화사하게 화장을 한 사내가 당당하게 외친다.


"(깐족댄다) 도와 달래서 왔더니 오히려 여기가 개 새끼 소굴이었군! 장군! 들어 오시라!"


말을 매어 두고 걸어 들어 가니 제법 갑옷과 투구를 쓴자가 40여명, 숨어 있는 자가 얼마인지 모른다.


그들 앞에 선 그 화장한 사내가 호탕하게 웃으며 서 있다.


만득이 "비겁하지 않은 걸 보니 칼을 제대로 배운자로다!" 하였다.


"장군! 말씀 많이 들었소! 뵙는 건 처음이로군요. 수시중 대감의 휘하에 계시다고요?"


"그렇소! 노야께서는 누구시오?"


"길태미라고 칼춤으로는.... 사람들이 고려 제일검이라고 합디다! 실력도 변변 챦은데... 부끄럽게 말이오!"


"아! 전설을 이렇게 뵙는 영광이..! 저는 사실 '내성적'이라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다만, 이런 개 새끼들을 보호하다니...... 자! 시작합시다!"


"나는 여기 개 자식들과 일절 상관없소! 다만, 장군님과 겨뤄 보고 싶어서 온 것 뿐, 은원은 별개요!"


"듣던 중 반가운 말씀!"


둘은 칼을 빼 들었다.

지켜 보는 이들 모두가 마른 침을 삼킨다.


먼저 길태미가 매섭게 파고 들며 찔러 들어 갔지만 만득은 태산 처럼 태연히 있다가 칼날이 몸에 닿으려는 순간 자신의 칼로 가볍게 튕겨 낸다.


"가볍군! 귀하가 실재 전장이었다면 오른쪽 옆에서 적의 창을 받았을거요!"


"!"


"자 이제 내가 가오!"


만득은 부드럽고도 느리게 쓰윽 앞으로 나서며 검을 바닥에 끌며 걸어 간다. 길태미는 이런 형태의 검법을 상대해 보지 않아 몹시 당황했다.


"워낙 파닥거리는 놈들만 보다 보니..... 이런..."


만득이 세 보 앞까지 닿았을 때 길태미는 뒤로 한발 물렀다가 두보 전진하며 칼을 좌에서 우로 비껴 내려쳤다.


만득이 칼을 땅에 꽂으니 길태미는 그 칼의 손잡이를 치게 되었고 그 짧은 시간에 만득은 어느덧 가볍게 길태미의 옆구리에 가서 주먹으로 옆구리를 쳤다!


그런 거구의 몸이 저리도 가볍게? 라는 생각을 하며 길 태미는 칼을 쥔채 쓰러졌다.


일어서도록 배려했다. 길태미는 피를 뱉어내며 일어났다.


"옆은 전장에서 뒤만큼 위험하오!"


길태미는 칼을 고쳐 잡고 도약하며 칼을 날린다. 만득은 칼을 마당에서 뽑아 칼등으로 막으며 그 칼을 튕겨 내었다.


그리고 바로 물 흐르듯이 짧게 칼을 뻗어 길태미의 목에 칼이 닿았다.


길태미는 칼을 땅에 떨어 뜨렸다.


작가의말

노야 : 나이든 상대 남자를 높여 부르던 옛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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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부_12화 : 은사시 나무가 뿌리 내릴 곳을 찾아서 +2 23.06.13 30 2 10쪽
29 2부_11화 : 만득의 모금 활동과 만득 처의 사연 23.06.13 30 2 23쪽
» 2부_10화 : 사람 새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으려는가? +2 23.06.12 35 2 11쪽
27 2부_9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3 23.06.11 34 2 9쪽
26 2부_8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0 2 10쪽
25 2부_7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6 2 13쪽
24 2부_6화 : 소비와 꾹쇠 드디어 신혼을 시작하다. +4 23.06.10 30 2 10쪽
23 2부_5화 : 독한년과 미친년 +2 23.06.09 27 2 10쪽
22 2부_4화 : 꾹쇠와 소비 사랑하게 된 사연 +4 23.06.08 35 3 11쪽
21 2부_3화 : 소비는 스물 꾹쇠는 열여섯 23.06.07 40 2 10쪽
20 2부_2화 : 미인이 장수를 낚다 +6 23.06.01 58 4 9쪽
19 2부_1화 : 난 지금 죽어도 호상인께 나부터 베어 야! +4 23.05.30 48 4 10쪽
18 1부_18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2 +6 23.05.26 56 4 11쪽
17 1부_17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1 +2 23.05.26 37 3 12쪽
16 1부_16화 : 깨지는 항아리 +12 23.05.25 53 5 10쪽
15 1부_15화 : 막금의 첫사랑 +4 23.05.24 47 4 13쪽
14 1부_14화 : 먹쇠의 사연 +6 23.05.23 42 4 9쪽
13 1부_13화 : 입으로 똥을 싸는 놈들 +8 23.05.22 52 5 10쪽
12 1부_12화 : 주댕이로 산적질을 하다 +2 23.05.20 35 3 13쪽
11 1부_11화 : 은혜를 원수로 혹은 은혜로 +2 23.05.20 46 3 10쪽
10 1부_10화 : 스승을 만나다 +6 23.05.18 48 4 10쪽
9 1부_9화 : 객귀를 물리다 +2 23.05.18 32 4 11쪽
8 1부_8화 : 미친 꽃이 나불대다 +4 23.05.17 38 4 10쪽
7 1부_7화 : 사부를 찾아서 +6 23.05.16 36 4 10쪽
6 1부_6화 : 쌍지랄의 탄생 +6 23.05.16 42 5 9쪽
5 1부_5화 : 먼치킨들의 등장 +6 23.05.15 39 4 10쪽
4 1부_4화 : 미블개와 귀덕의 불행 +6 23.05.15 47 3 11쪽
3 1부_3화 : 만득과 그의 아버지 +4 23.05.12 47 4 9쪽
2 1부_2화 : 이리와 새끼야 제사는 지내 줄께 +4 23.05.11 7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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