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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열전 : 불꽃 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3
최근연재일 :
2023.07.21 15:26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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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
추천수 :
103
글자수 :
150,472

작성
23.05.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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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부_4화 : 미블개와 귀덕의 불행

DUMMY

■ 미블개의 사연


개선하는 만득을 보았던 그 미블개는

그해평양에서 행세 깨나 한다는

집에 시집을 갔다.


시집을 가 보니 남편이라는 작자는

첫날밤을 겨우 지내고는

집 밖을 나가 들어 오는 경우가

한 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였다.


매일 도박으로 밤을 새우고

다른 여자와 잠을 잤는데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역정도 내 보고 달래도 보았으나

도무지 들어 처먹지를 않았다.


2여년을 그리 보낸 어느날,

남편이라는 작자가 들어 왔다.


남편은 키가 미블개 보다 작았고

볼폼없는 얼굴이었다.


저녁을 들이고 밥을 먹는데

불쑥 이런 말을 꺼낸다.


"부인, 미안하오.

내가 본디 글공부를 하여 출세를

준비했자만 공부 머리는 아닌듯하여

예전에 접었고


당신 집안의 힘으로 무엇을 해 보려 했으나

장인이 당신을 이제는 완전 내 놓은 자식이라

괄시하여 내 몹시 섭섭했드랬소."


"제 아비는

당신이 뚜렷한 목표를 가지지 않아

그리 사납게 말한 것이오. 그리고,

사나이가 할 것이

어찌 벼슬과 장사만 있겠습니까?

이제, 집에 들어 와 같이

잘 살 길을 찾아 보십시다."


"생각해 보십시다.

2년 동안 당신의 독수공방이

미안하고 또 미안하오."


그렇게 하루밤을 지내고

번듯하게 차려입고는

바람을 쐬며 생각 좀 하고 오겠단다.


그 날 밤에도 어김없이 들어 오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칼에 찔린 시신으로

돌아 왔다.


미블개는 분노했다.


미블개는 여자 치고 키가 큰 편이었다.

미블개는 집에 있는 종들을 모으고

직접 칼을 들었다.


남편이 죽은 곳으로 들어 가니 관가에서

나와서 조사를 하고 있다.


관원이 '범인은 아무개인데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이에게 들으니

살인범과 그 관원은 사촌 지간이라는데...


'찾을 수없다' 하고 어물쩍 넘어 가려한다는

의심이 들었다.


미블개는 그 길로 흰 소복을 입고 머리를 길게

풀고 서경(평양)부윤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백주 대낮에 노란 머리를 풀고

소복을 입은 키 크고 예쁜 여자가

꽹과리를 치는 두명의 종을 데리고

소란을 일으키며

평양성으로 들어 가려 하니


수많은 인파가 그 것을 구경하는데

미블개가 소리친다.


"내 죽은 남편은 서진충이란 자고

나는 평양고가 미블개입니다.


(평양에서 유명한 집안이라 모두 경청한다)


모월 모일 어느 곳에서

'정호인 판관'의 사촌 동생 '정창인'이


내 남편 서진충을 살해하고

도주하였는데 찾을 수 없다 하오!


사촌형이 사촌 동생을 조사하는 것은

부당하여 고발하려 하오.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정창인이 어듸 있는 지 아시는 분이

계시면 여기 이 큰금을 드리갔소!"


"엥? 그 잡놈이 자기 집에 있는 걸

오늘 아침에도 보았는데?"


그 소란을 들은 서경 부윤이

즉각 정 판관의 조사를 중지 시키고

다른 이로 하여 재 조사케 했다.


과연, 정창인은 붙잡혀 목이 베이고 죽었고

사촌 형은 조정에 보고 되어

그 직을 내려 놓아야 했다.



미블개는 슬픔으로 일년을 지냈다.


그 때 자신의 어미가 친 아비를

개성 벽란도에서

만났다는 말이 생각이났다.


또 한편으로 자신은

편히 살팔자가 아님을 깨닫고

아비와 어미를 찾아 갔다.


"아부지, 아부지 딸도 아닌데 키워 주시고

시집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네가 내 소생이 아니라 하나

단 한 번도 네가

내 딸이 아니라 생각한 적 없다."


"아부지의 그 하늘과 같은 사랑을

뼈 속까지 새기며 잘 살겠습니다.


나이 열여덟에 과부가 되니

새로 시집을 가려고 보니 엄두도 나지 않고...

하여 개성으로 가서 장사나 해 볼까 하옵니다.

허락하소서...."


"얘야! 여긴 너의 집이다.

힘들 땐 언제든 돌아 와도 된다.

그런데 어떤 장사를 해 보려느냐?"


"사람 장사를 하려합니다."


"오! 요즘 개성에서 유행한다는

필아미두 또는 다단계를 말하는 것이냐?"


"아닙니다.

고려 최고의 기생집을 하려 합니다."


"아니 그건 술장사 혹은 물장사라고 하는 것이.......

기생집이라면 내가 잘 알지, 근데

늬가 기생이 되려 한다는 게냐? 안된다!"


옆에 있던 어미가 울컥해서


"아! 썅! 옛 생각나게 하네..... 자~알 알겠지!

나랑 놀 만큼 놀았다고 기생년과.....

뭐? 의로운 사랑의 도피? 내래 왜 개성으로

간줄 알아? 나도 눈에 뵈는게 없는

이판사판이었거든!"


"내가 어려서 철이 없었지 뭔가!

이젠 잊읍시다!"


"두분은 그만하시라!

그리고 걱정 마소서!

제가 어찌 손님과 잠을 자는

창녀 일을 하리까...!

손님을 맞고 인사를 할 뿐"


"정히 그러하다면 (농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이 돈을 가지고 가서

개성을 휩쓸어 버리거라!"


옆에서 듣던 어미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아니! 당신은 어째 그런 것을 허락하오!

혹, 당신 소생이 아니라

가벼이 여기시는 것은 아니오?"


"아니오! 미블개는

어릴 적 부터 한다면 하는 아이였소.

그것도 제대로...! 나는 걱정하지 않소!

개업하면 한 번 찾아 가보마"


미블개의 시댁에도 그 말을 하니

시아버지가 울면서

금을 주면서 얘기 한다.


"그 동안 너는 내 딸처럼 여기며 살았다.

여기는 네 시동생이 꾸릴터이니

걱정말고 네가 가려는 곳으로

훨훨 날아 가거라!

그리고 이것은 네가 하려는

업에 보태거라!"


그렇게 평양을 떠난 미블개는

각 집에서 준 종을 열명 데리고

개성으로 오던 중에 장마를 만났다.


개성 근처에 도착하여

열흘 동안 장마에 발이 묶인 동안

종들을 풀어


어떤 곳이 번화하고

어떤 곳이 장사하기 좋은가

알아 오게 하니


우연동에 술집이 많고

기생집이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 귀덕의 사연


6월 말에 시작한 장마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예성강 위쪽 꽤 큰 지류변에 초가집이

옹기 종기 모인 마을이 있다.


장맛비가 연 열흘째가 되니 도롱이를 입은

여자애가 아궁이에 군불을 때다가

젖은 나무 때문에

눈이 충혈되어 애를 먹는데

목소리 굵은 청년이 쓰윽 와서 앉는다.


"귀덕아! 연기 많이 나지?

이 마른 나무로 불을 확 일으켜서 그 젖은

나무를 넣어야지...


너 이래가지고 나한테 시집와서

잘 할 수 있겠냐?"


"나 불지르는 거 잘하는데 히!"


"그 불하고 이 불하고 같애?"


방안에 있는 노인 하나가


"아직 혼례도 안 올린 것들이

잘하는 짓이다. 이 놈들아"


"아! 장인 어른! 몸은 좀 어떠시우?"


"방이 습해서 그런지... 몸이 더

무겁다 ... 저녁 먹고 가거라!"


"집에서 기다려요. 쉬세요."


그러고는


한창 입가에 솜털이 제법 검어진

사각턱 얼굴에 굵은 주근깨의

귀덕에게 입을 맞추고 속삭인다.


"네 방에도 내가 방금 전에 불 넣어 놨다.

오늘밤에도 비가 많이 내리려나 봐!"


귀덕이 좋아하며


"아! 신나! 오늘밤엔.... 히~!

그리고 가장 야하게....."


귀덕이 얼굴을 붉히며 그 놈의 멱살을

잡고는 입을 맞추는데

방안에서 노인이 또 소리를 낸다.


"다 들린다 이 놈들아! "


남자애가 벌떡일어 나며


"장인 가오!"


"밤에 또 올 거면서 무슨 인사냐?"



그리고 한밤이 되어 귀덕의 방엘 들어가니

과연 보송보송하게

말라서 기분이 상쾌하다.


비소리는 요란하여 굿을 해도

모를 지경으로 내리는데

아예 물을 양동이로

들이 붓는 듯 한다.


한참이 지났을까,

연인의 팔베게를 하고

잠들었던 귀덕이 설 잠에서 깨었다.


소가 그 소란 스런 빗소리에도

방까지 들릴 만큼 크게 울었다.


"누렁이가 왜 저러지?"


등 위로 옷을 주섬주섬 입는

귀덕을 보고


"왜그래?"


"누렁이가 저런 적이 없었는데?

그리고 화장실 좀..!"


"나도 가야하는데..

내것까지 해결해줘!"


"아녀자의 몸으로 어찌 사내의......

하여튼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지요 히!"


귀덕이 문을 나서자 방이 움찔하는 것을

느낀 녀석이

급히 옷을 입고 마당으로 나서니


마당엔 이미 강물이 들이 차 발목까지 왔는데

세차게 흐르는 것을 느끼고는 자신의 집으로

뛰어 올라 갔다.


동이 터오는데 여기는 구름이 걷히고

비가 그치고 있었지만


상류에서 못이 터졌는지

산 같은 물결이 덮쳐

아래 귀덕이네와 자신의집을

종잇장 처럼 구겨버린다.


그 녀석은 자기집 마당에 크게 자란

대추나무를 무의식적으로 두손으로 잡아

물살을 견디는 동안

흙탕물을 얼마나

마셨던지 아찔해 졌다.


이윽고 물이 허리 아래로 줄어들자

이내 정신을 차리고 가족과 그리고 귀덕을

불렀지만


그 소리는 불어 난 강물에

떠내려 간다.


자신의 집 위에 있던 집들도 흔적이 없고

큰 나무만 서 있는데

마을 전체가 휩쓸렸다.


한편 귀덕의 상황을 보자면

귀덕이 방을 나와 나막신을 신고

섬돌 아래에 내리자

마당의 물살에서 위급함을 느꼈다.


아버지가 걱정되어 방에 들어 서자

물이 덮쳤고 집과 마당이

통채로 휩쓸렸다.


초가 지붕이 부셔져 강물이 들이 치자

아버지를 꼬옥 껴안있지만

집 전체가 부서지며

빠른 물살에 휩쓸려 맹렬하게

떠 내려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번을 무언가에 맞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 손을 잡고

떠 내려 오는 기둥을 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귀덕이 머리카락 한개 차로

그 것을 놓치자


아버지가 '살아라'는 입 모양을 하고는

온 힘을 다해 귀덕을 밀어 냈다.


울면서 고개를 저었으나 아비는

이내 큰 물살에

휩싸이며 자취를 감추었다.


그때 자신이 키우던

누렁이가 귀덕에게 육중하게 다가 왔고

겨우 그 녀석의 뿔을 잡았다.


아무리 물난리가 나도

소는 능히 살아 남는다 더니

그 말이 사실인가 보다.


어찌어찌하여 안전한 곳에 닿아

풀 바닥에 기진맥진 해 누워서

울음을 터뜨렸다.


온 사방이 물 바다인데 해는 떠서 명랑하다.


집을 잃었고 아버지를, 곧 결혼 할 연인을

한꺼번에 잃었다.


한 참을 그리 누워 있으니

아직도 고삐에 말뚝을 단 누렁이가 와서

눈만 꿈뻑꿈뻑하다가 길게 울었다.


집에 가잔다.


"넌 집이 떠내려 가는 걸

못 보았냐?"


그렇게 소 머리를 붙잡고 또 한참을

울었다. 누렁이도 무엇인 줄 아는지

눈물을 흘린다.


햇살이 얼마나 뜨거웠던지 모든 옷이

말랐고 소털도 다 말랐다.


귀덕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자기 마을로

가는 길로 발걸음을 옮겼고


귀덕의 연인은 혹시나

누구의 시신이라도 찾을까 하여

수위가 올라 있는 강변을 따라 내려 갔다.


귀덕이 마을로 와 보니 마을 전체가 수마에

휩쓸려 흔적도 희미하고

큰 나무만 여기 저기 있을 뿐

사람 그림자는 자취조차 보이지 않아

또 대성통곡했다.


귀덕의 연인 '올마대'는 반나절을

강변을 따라 내려 갔지만 자신과 같이

시신이나 찾으려는 사람들로 붐볐고

물었으나 아무도 시신을 찾지 못했단다.


결국 포기하고 길바닥에서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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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부_12화 : 은사시 나무가 뿌리 내릴 곳을 찾아서 +2 23.06.13 30 2 10쪽
29 2부_11화 : 만득의 모금 활동과 만득 처의 사연 23.06.13 30 2 23쪽
28 2부_10화 : 사람 새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으려는가? +2 23.06.12 35 2 11쪽
27 2부_9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3 23.06.11 34 2 9쪽
26 2부_8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0 2 10쪽
25 2부_7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6 2 13쪽
24 2부_6화 : 소비와 꾹쇠 드디어 신혼을 시작하다. +4 23.06.10 30 2 10쪽
23 2부_5화 : 독한년과 미친년 +2 23.06.09 27 2 10쪽
22 2부_4화 : 꾹쇠와 소비 사랑하게 된 사연 +4 23.06.08 35 3 11쪽
21 2부_3화 : 소비는 스물 꾹쇠는 열여섯 23.06.07 40 2 10쪽
20 2부_2화 : 미인이 장수를 낚다 +6 23.06.01 58 4 9쪽
19 2부_1화 : 난 지금 죽어도 호상인께 나부터 베어 야! +4 23.05.30 48 4 10쪽
18 1부_18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2 +6 23.05.26 56 4 11쪽
17 1부_17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1 +2 23.05.26 37 3 12쪽
16 1부_16화 : 깨지는 항아리 +12 23.05.25 53 5 10쪽
15 1부_15화 : 막금의 첫사랑 +4 23.05.24 47 4 13쪽
14 1부_14화 : 먹쇠의 사연 +6 23.05.23 42 4 9쪽
13 1부_13화 : 입으로 똥을 싸는 놈들 +8 23.05.22 52 5 10쪽
12 1부_12화 : 주댕이로 산적질을 하다 +2 23.05.20 35 3 13쪽
11 1부_11화 : 은혜를 원수로 혹은 은혜로 +2 23.05.20 46 3 10쪽
10 1부_10화 : 스승을 만나다 +6 23.05.18 48 4 10쪽
9 1부_9화 : 객귀를 물리다 +2 23.05.18 32 4 11쪽
8 1부_8화 : 미친 꽃이 나불대다 +4 23.05.17 38 4 10쪽
7 1부_7화 : 사부를 찾아서 +6 23.05.16 37 4 10쪽
6 1부_6화 : 쌍지랄의 탄생 +6 23.05.16 42 5 9쪽
5 1부_5화 : 먼치킨들의 등장 +6 23.05.15 39 4 10쪽
» 1부_4화 : 미블개와 귀덕의 불행 +6 23.05.15 48 3 11쪽
3 1부_3화 : 만득과 그의 아버지 +4 23.05.12 48 4 9쪽
2 1부_2화 : 이리와 새끼야 제사는 지내 줄께 +4 23.05.11 7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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