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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열전 : 불꽃 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3
최근연재일 :
2023.07.21 15: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408
추천수 :
103
글자수 :
150,472

작성
23.05.12 06:30
조회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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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1부_3화 : 만득과 그의 아버지

DUMMY

■ 바보 만득 병영에 들다


열여섯 만득이 '다음'이라는 소리에

번쩍 고개를 들고 들고 가니

마당에 책상을 하나 두고 장교 하나가 앉았다.


주위에서 수군 거린다. 이미 여러번 이 곳에

왔었나 보다.


"북청 바보 왔다!"

"저 바보가 힘은 쎄다며?"

"근데 저 바보가 글을 안다고?"


동네 바보 만득은 눈을 크게 뜨고

"어찌 북청의 바보가

함흥까지 알려 진단 말이오!"


그 장교가 나지막하게 대답한다.

"네 아버지가 네가 다녀 갈 때 마다

동네방네 소문을 내셨지! 잘 왔다!


이제 세상과 한판 할 준비가 되었냐?

조카야!"


"하하하하!

내가 아버지를 싫어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 되는군요.

어쨋든 어떤 것을 통과해야

이 병영에 들 수있겠소? 삼촌!"


"여봐라! 저 놈에게

제일 무거운 월도를 가져다 주어라"


두 놈의 병사가 낑낑거리며

가져다 주니 정작 열여섯 만득이

월도를 수수깡 처럼 휘두르는데....


"합격! 합격! 더 볼거 없다!

네가 저 문을 열고 들어 서는 순간,


아니! 네가 마음을 먹고 북청을 떠날 때

넌 이미 합격이었다.


도길아! 여기 신병 받아라!"


젊은 장교 박도길은 덩치가 산같은

만득을 데리고 병영으로 데리고 갔다.


머리를 짧게 깍이고 투구와 갑옷을

그리고 장검과 월도를 주었다.


병영의 50여명이 빙 둘러싸고


"네 아버지로 부터 많은 얘기 들었다.

어릴 때 부터 못 다루는 무기가 없다고?"

"예!"


"장가는 들었느냐?"

"아니오!"


"왜 병영에 들려느냐?"

"그냥요!"


"활은 잘쏘느냐?"

"예!"


"말은?"

"예!"


'예' '아니오'로 만 답하는게 답답해서

긴 대답이 나올 만한 질문을 해도

"글쎄요?",

"잘 모르지 말입니다!",

"잊었지 말입니다!" 등등....


재미없는 녀석이라

병영 사람들은 생각했다.


"네가 그토록 무예에 뛰어 나다니

나랑 대련을 해 보자!

네가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해라!

나는 이 장검으로 하마!"


만득은 병장기 중에 월도를 들고

격투를 시작했다.


만득은 월도를 자유자재로 휘두르는데

도길은 여유롭게 그 강한 월도를 흘리거나

막는다.


서너번의 부딪힘이 있었으나

도길은 숨이 전혀 차지 않았지만

만득은 점점 지쳐 간다.


"그렇게 맥락없이 전투를 하다가는

네 스스로 지쳐 스러질 것이니....

이만하도록 하지...."


하며 번개처럼 만득에게 다가 서서

칼등으로 옆구리를 처버린다.


쓰러지 만득은 기진맥진해서 넘어지자

선배 둘이 두다리를 질질 끌고 막사에

넣었다.


기절하듯 잠든 만득을 누군가 깨운다.

박도길 조장이 직접 와서 따뜻한 물을

먹이고 멱살을 잡아 앉힌다.


"네 아버지가 하도 자랑을 하길래

얼마나 되나 보았더니......

그 나이에 그 정도면 엄청난 것이다!

자! 먹어라!"


수북히 쌓인 고기와 소주를 한 사발

주고는


"체력 시험은 통과이고 무술도 그 정도면

되었다! 이제 너의 담력 시험을 하겠다."


담력 시험은 간단했다.


병영의 뒷 문에 있는 고개를 넘어 있는

상여집 안에 있는 검을 가져 오는 거란다.


만득은 두려운게 없는 청년이다.


병영에서 그 상여집까지 갔다 오는데

한시간이 주어졌다.


만득은 갑옷을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병영을 나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 달리니 양 옆으로 검은 소나무 숲이

높이 쏫았고 산 짐승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담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오금이

저릴텐데 만득은 전혀 감정의 떨림없이

달렸다.


한 참을 달려 고개를 넘으려는데

자신만큼 큰 사람 형상 하나가

푸른 눈빛을 흘리며 서있는 것을 보고

뛰는 것을 멈추고 걸어서 다가 섰다.


"김서방! 메물묵 좀 줘!"

"내가 김씨이기는 하지만 아직 장가 안갔소!"


"김서방! 그러지 말고 메밀묵 좀 줘!"

"어허 이양반이...이렇게 뛰는 사람에게

메밀묵이 있을리 없쟎아!"


"김서방! 정말 없어?

그럼 나랑 씨름해서 나 한테 지면

메물묵 가져 와야해!"

"바쁜 사람 붙들고 뭐하는 거야!

나 바빠!"


"헤~! 김 서방 씨름에 자신이 없구나!

나한테 질 것 같으니..... 그런가 보구나!

그래 가라!"

"고마워! 그럼"


만득이 급히 달려 나가다가 열걸음 정도

뛰었을까? 다시 그 자에게 달려 왔다.


"씨름 한판 합시다. 씨름으로 져 본적이

없는 사람이오! 선을 넘네 이 양반이"


그 검은 사람이 어디서 났는지 쌑바를

주자 만득은 급히 그 것을 매고

씨름을 시작한다.


싱거웠다. 만득은 들배지기로 땅바닥에

엎어 버렸다.


그 자는 당황한 목소리로

"일대영"

"지랄하시네..."

하며 급히 달려 가자


"김서방 비겁해!

고려에서는 무조건 세판이야!"


다시 달려 온 만득은 득달 같이

샅바를 매고는

시작이라는 말도 없이

앞 무릎치기로 간단하게 또 땅에

눕힌다.


"김서방! 세판이라니까! 세판!"


다시 달려온 만득은

"진짜 성가시게 구네!" 라

중얼거리며 샅바를 매고는

다시 씨름을 시작한다.


이번에 여러 기술을 써 보았으나

교묘하게 빠져 나가길래

만득이 밭다리를 걸자

그 자도 무서운 힘으로 버틴다.


그 상태에서 모든 힘이 집중되었는데

갑자기 뚜둑 거리며 그 검은 형체의

사나이가 풀썩 쓰러졌다.


만득은 "세판 내가 다 이겼다?"

끽 소리도 못하며 부러진 다리를 붙든

그 사내를 놔두고 달리기 시작했다.


상여집에 도착하고 보니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입에 칼을

물고 있다.


만득은 비웃으며

"네가 그러고 있으면 내가 겁낼 줄 알았지?

이리내라!"


우격 다집으로 칼을 빼앗고는

"고개에 있는 니 남편 다리 부러졌으니까

빨리 데려 가라!"


병영에 도착해서 그 칼을 전해 주니

도길은 웃으며


"도깨비 부부의 실력이

요즘 형편 없나 보구나!"


그렇게 병영에 들었고

새장가든 아버지와는 같이 있지 않겠다며

아버지가 주군으로 모시는 장군집 아래채에

기거하며 병영으로 출퇴근했다.





■ 만득과 아버지


중국 도적떼 방비를 하지 않고 가족을

방치한 아버지가 싫었다.


박도길이라는 장교로 부터

온갖 훈련과 무술을 배워

독립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침투조'에 들었다.


침투조는

적 진지를 정탐하며 침투하여 흔들어 놓으면

본 부대가 그 어수선한 진지를 쓸어 버린다.


하여, 침투조원은 저마다가

일당백의 전투 실력과

태산과 같은 용기가 필요했다.


침투조 조장은 박도길이었고

만득의 아버지는 본부대의 한 장수였다.


그래도 아버지 인지라

가금씩 저녁을 먹으러 가면

새 어미가 살갑게 대해 주었지만

만득은 늘상 '뚱'했다.


그리고 어미라 부르기를 싫어 했는데

새어미가 만득보다 겨우 네살 많았다.

그래서 장난스레


"누님! 밥 좀 더 주시오!"


그러면 새어미는 눈을 흘기며


"아들아! 다음부턴 어미라 부르거라.

어미라 부르면 더 많이 주도록하마!"


장난스레 눈을 흘기며 받은 그릇에

수북히 밥을 담아 건네 준다.


새어미를 '누나'라 부르는 만득을

아버지는 절대 나무라지 않았는데

응석을 부리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 두 사내는

둘다 지독히도 말없는 사람들이다.


만득은 배다른 동생들을

보기 위해 그 집에 갔다.


만득 나이 열일곱에

남동생 막쇠가 태어 났는데

북쪽에서 잃은 동생이 생각나서

정을 쏟았다.




■ 만득 장가들다


바보 만득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가

세상과 맞짱을 한 번 뜨기 위해서였고

그 다음은 장가 들기 위해서였다.


열 여덟에 드디어 어찌어찌하여

서울 여자를 아내로 맞았는데

키가 몹시도 작았다.


만득의 처는 첫 날 밤에 둘간 속 궁합이

너무 안 맞다는 것을 알았고

전장에서 돌아 오면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했으니 만득은 얼마나 기가 찼으랴.


만득은

"머리깍은 스님과 무엇이 다르랴"

하며 자조 섞인 한탄만 할 뿐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만득의 처는 자신을 '인간 백정'에게

시집 보냈다고 자신의 부모를 원망했다.




■ 미블개가 만득을 보다.


그로부터 8 여 년이 흐른

공민왕 20년(1371년)


몰락해가는 원나라를 치고 돌아 오는 고려군,

평양성 도로 양 옆으로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군중이

개선하는 군대를 향해 박수와 환호를 했다.


본 부대 2만이 지나자

그 많던 평양성 군중들은

각자의 일상을 위해 흩어졌다.


한 100여 명 되는 소규모의 군사들이

모두 말을 타고

거의 맨 마지막으로 평양성을 지날 때 쯤,


나지막한 언덕 위에서 개선하는 군사들을

지켜 보는 머리가 노란 아가씨 하나가 있다.


키는 170 이 넘어 삐쭉하고,

눈처럼 희고 고운 피부,

푸른 눈동자 붉은 입술....

참으로 미인이다.


이 아가씨가 미래에 여러 쭈꾸미들을

작살 내는 주모 미블개이다.


열여섯 미블개가

그 언덕위에서 지나는 말을 타고 선두에선

늠름한 거인을 보았다.


걸어 가던 병사들이 언덕위의 미녀를 보고

휘파람을 불고 장난스레 불러 본다.


그 장교는 그 소녀를 보지도 않고

자신의 병사들을 점잖게 꾸짖는다.


"그만하라!

이래서 언제 서울까지 가려고

이리 지체하느냐!"


군모를 푹 눌러쓴,

점잖게 울림 있는 목소리의 그 장교를

그 노란 머리 미인이 한참을 쳐다 보았다.


"아씨! 뭘 그리 넋을 빼고 보시우?

마님께서 찾으십니다."


"아버지께서? 그래, 무슨일이니?"


"혼인 얘기 같소!"


"저 사내 정도는 되어야 할텐데..."


열여섯 미블개는 스물다섯의 장교 만득을

이날 처음 보았으나


만득은 자신의 병사들을 단속하느라

미블개의 아름다운 얼굴을 못 보았다.


이 둘은 닿을 듯 닿을 듯 몇 번을 스쳐서

결국에는 만나고야 마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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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부_12화 : 은사시 나무가 뿌리 내릴 곳을 찾아서 +2 23.06.13 30 2 10쪽
29 2부_11화 : 만득의 모금 활동과 만득 처의 사연 23.06.13 30 2 23쪽
28 2부_10화 : 사람 새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으려는가? +2 23.06.12 35 2 11쪽
27 2부_9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3 23.06.11 34 2 9쪽
26 2부_8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0 2 10쪽
25 2부_7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6 2 13쪽
24 2부_6화 : 소비와 꾹쇠 드디어 신혼을 시작하다. +4 23.06.10 30 2 10쪽
23 2부_5화 : 독한년과 미친년 +2 23.06.09 27 2 10쪽
22 2부_4화 : 꾹쇠와 소비 사랑하게 된 사연 +4 23.06.08 35 3 11쪽
21 2부_3화 : 소비는 스물 꾹쇠는 열여섯 23.06.07 40 2 10쪽
20 2부_2화 : 미인이 장수를 낚다 +6 23.06.01 58 4 9쪽
19 2부_1화 : 난 지금 죽어도 호상인께 나부터 베어 야! +4 23.05.30 48 4 10쪽
18 1부_18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2 +6 23.05.26 56 4 11쪽
17 1부_17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1 +2 23.05.26 37 3 12쪽
16 1부_16화 : 깨지는 항아리 +12 23.05.25 53 5 10쪽
15 1부_15화 : 막금의 첫사랑 +4 23.05.24 47 4 13쪽
14 1부_14화 : 먹쇠의 사연 +6 23.05.23 42 4 9쪽
13 1부_13화 : 입으로 똥을 싸는 놈들 +8 23.05.22 52 5 10쪽
12 1부_12화 : 주댕이로 산적질을 하다 +2 23.05.20 35 3 13쪽
11 1부_11화 : 은혜를 원수로 혹은 은혜로 +2 23.05.20 46 3 10쪽
10 1부_10화 : 스승을 만나다 +6 23.05.18 48 4 10쪽
9 1부_9화 : 객귀를 물리다 +2 23.05.18 32 4 11쪽
8 1부_8화 : 미친 꽃이 나불대다 +4 23.05.17 38 4 10쪽
7 1부_7화 : 사부를 찾아서 +6 23.05.16 37 4 10쪽
6 1부_6화 : 쌍지랄의 탄생 +6 23.05.16 42 5 9쪽
5 1부_5화 : 먼치킨들의 등장 +6 23.05.15 39 4 10쪽
4 1부_4화 : 미블개와 귀덕의 불행 +6 23.05.15 47 3 11쪽
» 1부_3화 : 만득과 그의 아버지 +4 23.05.12 48 4 9쪽
2 1부_2화 : 이리와 새끼야 제사는 지내 줄께 +4 23.05.11 7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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